Bright Green Field
https://youtu.be/bQsyUwziy4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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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loudandquiet.com/interview/squid-the-joy-and-unity-of-making-a-strange-bleak-debut-album/
Daniel Dylan Wray
[Loud and Quiet]
2021년 3월 19일
9/11 테러가 발생했을 때, Squid의 보컬/드럼 Ollie Judge는 7살이었다. 영국의 여러 이전 세대들이 전부 그러했듯이, 전쟁이라던가 종말이라던가 같은 것들은 사실 상당히 '일상적인' 생각이었다. Judge의 부모 세대 또한 핵전쟁의 위협 - 교실에서 주기적으로 진행되었던 안전 훈련, 방사능 낙진에 대해 적혀있는 팸플릿들, 핵전쟁과 그 이후를 그린, [Threads]같은 수없이 많은 극적인 영화들 -에 시달렸었던 것이 사실이었지만, TV를 통한 9/11 테러의 전세계적인 방영이라던가, '테러와의 전쟁'이라던가 하는 것들은, 또 다른 새로운 개념이었다.
"9/11 이후, 나는 한동안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탄에 당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시달렸었다." Judge는 말했다. "한 2년인가를 가끔씩 악몽을 꾸거나 하며 잠을 못 이루곤 했었다. 침대에 누워 책을 읽다가 비행기가 지나가는 소리라도 들릴라 치면 곧바로 이불을 뒤집어쓰고는 '지금이구나, 폭격이 시작되는구나'같은 생각을 했었다. 하늘 위에서 지나가고 있는 저 비행기가 단순한 여객기에 불과하다고 애써 진정해야 했었다." 7살의 Judge는 너무 어렸고 이러한 위협이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거라고 믿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Judge는 점점 자신의 경험을 직접 꺼내서 분석하고 스스로의 정신에 어떤 영향이 끼쳤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좋지 않은 불안감을 경험했었다는 것, 2020년이 되어서 그 경험이 굉장히 새롭게 다가왔다. 지금의 팬데믹이 어린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경험했던 강렬한 불안감에 대해 쓰게 되었다."
이 경험은 Squid의 첫 앨범의 수록곡, "Global Groove"의 기반이 되었다. 이러한 유년기의 불안감은 Judge가 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면서 폭발하듯이 불어나게 되었다: "Adam Curtis의 [Hypernormalisation]을 본 후, TV화 되어버린 전쟁들에 의해 우리가 얼마나 실제 폭력이나 죽음에 대해 무뎌지게 되어버렸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Global Groove"의 마지막 부분은 내가 딕터폰(dictaphone)으로 직접 녹음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이 이야기는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릴 때 나올 법한 미친 듯한 단발적 웃음소리에 가려지게 된다." 이는 Judge가 다큐멘터리를 다 보고 난 후 잠깐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자기자신에 대한 한 측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던 부분이었다. "[Hypernormalisation]은 진짜 끔찍한 다큐멘터리였고 다 보고 나니 이제 너무 늦어서 자야 할 시간이었다. '아, 이런 기분으로 잘 수는 없어'라는 생각이 들었고, 해서 기분전환 삼아 [The Simpsons]의 에피소드 하나를 봤고 전부 괜찮아졌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씨발 잠깐만, 생각해보면 진짜 이상하잖아. 방금 막 사람들이 죽어가는 다큐멘터리를 다 보고 기분이 가라앉았었는데, 지금 [The Simpsons] 하나 보니까 기분이 완전 괜찮아졌다고.'"
이 일화는 '디지털 시대'만을 겪으며 살아 온 젊은 세대의 경험을 잘 보여 주는 예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끝없는 온라인 '스크롤'이 진심과 아이러니, 죽음과 코미디, 비극과 웃음거리의 경계를 흐리는 시대. 이러한 디지털의 시대는 인간의 삶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일들에 대해 무뎌지게 하면서도 동시에 그러한 사건들을 과하게 인지하며 그로 인해 감정적인 측면에서 스스로 목을 조이게끔 만들기도 하고 있다 - [Hypernormalisation]와 Judge의 일화에서 보여지는, 바로 그런 식으로. Judge가 속한 세대가 (자신들이 직접 참여한 적도 없는 전쟁에 과하게 몰입하곤 하는) 나이 많은 세대들에게 흔히 폄하당하거나 비웃음을 당하곤 하는 현실을 생각해 볼 때, 24시간 내내 전쟁이나 갈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TV뉴스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얼마나 적은지, 생각해 볼 만한 주제이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그런 '늙은 세대'들에게는, 별다른 심사숙고 없이 "애들의 문제는 그냥 스마트폰과 비싼 커피들 때문이잖나"라고 단순히 비난만 하는게 더 쉬운 것 같아 보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주제가 Squid의 전작들로부터 너무 많이 바뀐 느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Squid는 음악과 그 속의 가사에서 언제나 이런 '긴장', '불안'의 감성을 은근하게 드러내 온 밴드였다. 그저 이들의 음악이 너무 재밌는, 흥겨운 음악이었기에 그런 측면들이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었을 뿐이다. Squid의 싱글 [Houseplants]는 강력한 그루브와 귀에 바로 꽂히는 라인으로 무장한 히트곡이었지만, 사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의외로 상당히 강렬하고, 불안하고, 그리고 기괴한 곡이었다. 이렇게 Squid는 기이함을 흥겨움 속에 감추는 것에 도가 튼 밴드였고, 실험적이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부분들이 담긴 곡을 만들면서도 동시에 [BBC Radio 6 Music]의 Steve Lamacq와 아저씨 청취자들이 Blur의 곡 다음으로 이어 들어도 전혀 무리없이 흥겹게 즐길 만한 곡 또한 만들 줄 아는 밴드였다.
종종 수없이 많은 포스트-펑크 리바이벌 밴드들, Mark E. Smith를 흉내내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그저 그런 밴드들 사이에 대충 끼워진 채로 한꺼번에 다루어지기도 하지만, Squid는 사실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진 밴드이다. 이들의 포스트-펑크-훵크-록-크라우트-재즈 음악은 1970년대 영국의 음울한 밴드들보다는 차라리 오하이오 주의 Devo나 Pere Ubu같은 밴드들에 더 가깝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첫 LP는 [Bright Green Field] (5월 7일 Warp Records를 통해 발매된다) 라는 이름을 가진 앨범이며, 밴드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여정을 하나로 담아 낸 것 같은 앨범이다. 다만 이번 앨범은 '실험적'인 측면에 좀 더 방점이 실려 있으며, [BBC Radio 6 Music] 청취자 아저씨들이 듣기에는 조금 소화가 어려운 음악들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Judge는 [DIY] 지와의 인터뷰에서 "진짜 개 이상한 앨범을 만들어버리게 되었다"라고 소회하였으며, Squid는 그간 발매해 온 훌륭한 싱글들([The Dial], [The Cleaner], [Sludge], [Houseplants])을 전부 버리고 새로운 곡들로만 앨범을 채웠다. 밴드 멤버 Arthur Leadbetter는 말했다: "새 앨범은 앨범 스스로 모든 것을 완성할 수 있는 앨범이어야 했다. 해서, 옛 곡들은 전부 넣지 않았다. 예전의 싱글곡들은 각자의 삶을 잘 살았고 우리는 과거는 과거에 두고 미래로 나아갔다."
[Bright Green Field]은 "G.S.K."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이 곡은 제약회사 'GlaxoSmithKline'의 이름에서 따 온 제목을 갖고 있으며, 이는 Judge가 어느날 GlaxoSmithKline의 본사 건물을 바라보다 순식간에 공상으로 빠져들었던 경험으로부터 유래한 것이었다. "그 때 브리스톨에서 런던으로 메가버스를 타고 가고 있었다. 마침 유럽 연합에서 영국이 최종적으로 탈퇴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날이기도 했다. 버스에서 나는 J. G. Ballard의 [Concrete Island]를 읽고 있었다. 버스에서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버스는 고가도로를 막 지나고 있었는데, 모든 것이 말 그대로 끔찍해 보였다. 그 순간, 우리 모두가 현재 완전한 디스토피아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은 hauntology와 잃어버린 미래에 대한 Mark Fisher의 책을 읽으며 더 강해지게 되었다. "나를 지나간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목록을 적어보기 시작했었다. 오늘날의 [Concrete Island]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어떨지에 대한 상상을 해 보기도 했다. 고가도로 아래에서 회사원, 그물망으로 덮힌 재개발 지대, 버려진 공유 자전거 같은 것들을 바라보는, 현실 세계의 디스토피아. 이러한 생각이 [Bright Green Field]의 느낌을 구성하는 재료가 되었다. 그리고 나선처럼 스스로 뻗어 통제 밖으로 뛰쳐나갔고, 나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진짜 디스토피아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J. G. Ballard스러운 '느낌'이 있다고 하더라도, [Bright Green Field]은 음악적으로나 가사적으로나 컨셉트 앨범이 아니며, 팬데믹이라는 기이한 시대를 반영하는 앨범도 아니다. Laurie Nankivell는 말했다: "의도적으로 '지금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곡을 쓰겠어' 같은 결정을 내리지는 않는 편이다. 그런 의식적인 결정보다는, 그냥 서로의 음악을 듣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작곡이 이루어진다. 바깥 세상에서 영향을 받는 것은 주로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기후 변화, 브렉시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곡을 쓰겠어'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대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실재하는 불확실성이라던가 암울함 같은 기분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진행중인 온갖 나쁜 일들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응하는 방식으로 활동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뭐랄까, 직접적인 언급 없이 암묵적으로 디스토피아적 느낌이 들어간 음악을 만들게 된 것 같다. 음악이 먼저 특정한 기분을 잡고 나타난 느낌."
Squid는 또한 [Bright Green Field]를 '정치적인 앨범'이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앨범에 사회-정치적인 영역의 주제에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음에도 말이다. 대부분의 가사를 만든 멤버인 Judge는 말했다: "나는 '우리 음악은 정치적이다'같은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언제나 꺼려진다. 나는 그러한 주제를 다루기에는 덜 배운 사람이다. 내가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피해만 줄 거다. 나는 '권리를 빼앗긴 청년 세대'의 선봉장 같은 것이 전혀 아니다. 물론 우리 가사에 정치적인 주제와 연결지을 수 있을만한 내용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곡의 중심인 것은 아니다."
[Bright Green Field]를 '성년의 앨범'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성인이 되며 겪는, 상당히 깊으면서도 강렬한 변화, 이런 변화에 따르는, 20대 중반, 주변을 다시 한 번 바라보며 모든 것들이 변화하는 것을 보는 그런 느낌. Louis Borlase는 말했다: "친구들이 정말로 빠르게 많은 것들을 성취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정말 큰 영향을 끼치는 일이다. 삶의 방식이 변화하는 것을 보는 것도. [Bright Green Field]는 '성장'에 대한 앨범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동시에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앨범이기도 하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현실을 좀 더 분명하게 자각하는 것."
현재의 영국에서 살고 있는 다른 젊은 음악가들이 전부 그러하듯이, Squid 또한 눈 앞에 온갖 좆같은 것들이 떨어져 내려오는 것을 손도 못 쓰고 가만히 바라봐야만 하는 입장에 처해 있는 세대이다. Judge는 스스로를 '정치적인 대변인'같은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이러한 현실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하는 사람 또한 아니기도 하다. "지금의 우리들이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좆된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어떻게 보자면 단지 최근 뿐이 아니라, 지난 세월동안 언제나 다양한 방식으로 좆되면서 살아오고 있었던 것도 맞는 것 같다. 나는 항상 이 모든 쓰레기들이 대학교 등록금 문제에서 시작되었던 것 같다고 느낀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 이런 말은 정말 하고 싶지 않은데, 우리 세대는 매일 매일이 좆같은 일들의 연속이라 이제는 새로운 좆같은 일이 일어나도 거의 무감각하게 반응하게 되어버린 것만 같다고 느낀다."
Squid는 자신들이 얼마나 운 좋은 밴드인지에 대해서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는 밴드이지만, 불평을 내뱉을 만한 근거 또한 충분하게 갖고 있기도 하다. 팬데믹 전까지 충실하게 공연을 하던 밴드로써 (Squid는 애초에 공연으로 유명세를 얻었던 밴드였다), 그리고 현재 정부의 무심한 대처에 업계 전체의 생명줄이 걸린 음악계의 일원으로서, 브렉시트 이후 유럽 투어용 비자에 대한 온갖 거짓말들과 병신짓거리들은 밴드의 미래에 불확실성을 신나게 끼얹고 있는 실정이다. Anton Pearson은 말했다: "영국 밴드들의 투어 산업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최신 뉴스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 씨발, 뱀 같은 새끼들이다. 상황은 빈말로라도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지경이고 음악가들은 날이 갈 수록 자신의 삶의 방식에 회의감만 느끼고 있다. 영국 섬 위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는데, 근시일 내에 밝아질 전망 따위는 보이질 않는다."
https://youtu.be/jubv7_Gss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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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diymag.com/2021/05/10/squid-bright-green-field-may-2021-interview
James Balmont
[DIY]
2021년 5월 10일
...
Squid가 강하게 똘똘 뭉쳐있는 밴드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새 LP의 이름을 정하는 것은 순탄치 않은 작업이었다 - 밴드 스스로도 '역설적이다'라고 금방 인정할 정도로. "한 40개 정도의 후보가 있었고, 전부 병신이었다." Ollie Judge의 말이었고, Laurie Nankivell은 웃음을 터뜨렸다.
버려진 후보들은 순진한 제목에서 기괴한 제목까지, 다양했다: 'Data Glove', 'Log Command', 'Walkie Talkie' 등등. Judge는 더했다: "'Tunnel Boring'이라는 후보도 있었고, 'Boring Tunnel'도 있었다."
그들이 최종적으로 선택한 이름, 'Bright Green Field'는 Squid가 어떻게 돌아가는 밴드인지를 엿볼 수 있는 이름이었다. Nankivell에 따르면, 'Bright Green Field'는 여러 의식들이 비유적인 의미에서 서로 만날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이다. "'Bright Green Field'와, 이 이름에 대비되는 '도시의 이미지'를 나란히 두고 바라보았다. 밝으면서도 인공적인 그런 장소의 이름." 그러하다면 'Bright Green Field'란 유토피아적인 이상의 이미지일 것이며, 컴퓨터로 만든 이미지인 앨범 아트는 이러한 이상적인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있을 것이다.
"Boy Racers"가 [분노의 질주]에서 영향을 받은 곡이라면 (Judge는 동의했다: ""Boy Racers"는 온갖 마초 청년 레이서들에 둘러쌓여 성장기를 보내는 것에 대한 노래다"), "Narrator"는 그 반대의 의미를 내포하는 곡일 것이다. "Narrator"는 중국의 예술 영화 [지구 최후의 밤] (Judge에 따르자면, '데이비드 린치'적인 영화) 을,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했던 영화를 극장에서 직접 보게 되었던 Judge의 경험에서 시작된 곡이었다.
"원래는 여자친구와 같이 보려고 예매했었는데, 여자친구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어 나 혼자 가서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줄거리가 없는 진짜 이상한 영화였다. 마지막 부분에 굉장히 긴 3D 장면들이 이어지는데, 진짜 대단했지만, 영화가 다 끝나고 극장 밖으로 나오면서는 굉장히 혼란스러운 기분이었다. 이 모든게 대체 무슨 의미였는지 골똘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 곡 하나를 만들기에 아주 좋은, 생각의 연속이었다."
이 경험은 "Narrator" 하나뿐이 아니라 앨범 전체에 영향을 준 경험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Squid는 나중에 [Bright Green Field]에 수록될 음악을 머나먼 동아시아의 연구실에, AI 알고리즘을 통해 '의식의 눈'을 해독하는 연구를 하는 일본의 뇌과학자에게 보냈던 것이다. 이 해독 과정은 사람들이 생각을 할 때 뇌에 그려지는 이미지를 fMRI 스캐너를 활용해 인식하고 컴퓨터로 재구성해내는 과정이다 (역주: 참고 기사 -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21102). "사람들이 우리의 음악을 들을 때 어떤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는지를 알고 싶어졌다." 밴드는 언론에 이렇게 공표했었고, 이 선언문은 얼핏 보기에는 좀 기괴해 보이는 아이디어지만, 프랑켄슈타인 박사보다는 데미안 허스트에 가까운 아이디어였다.
"Ollie의 생일이었고, 우리는 펍에 모여있었다." 이 아이디어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해, Louis Borlase가 말했다. 이 펍에서 밴드 멤버들은 앨범의 특정한 순간에 연관지을 수 있는 '원본 이미지'들을, 고층 건물, 불타고 있는 차량, Louis Theroux의 사진 등등을 가미타니 유키야스 교수에게 보내보자는 결정을 내린다. 가미타니 유키야스 교수는 이 이미지들을 피험자에게 보여주고 동시에 Squid의 음악의 일부를 들려주며 피험자들이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를 그려내는지를 fMRI로 관측하였다. Borlase는 말했다: "가미타니 유키야스는 진짜 멋진 매드 사이언티스트였다. 그가 보내 준 이미지들이 앨범 아트의 일부가 되었다. 겉표지의 초록색 잔디밭도 그 이미지들 중 하나를 기반으로 만든 것이다."
바로 이 이미지들 덕택에 [Bright Green Field]는 상당히 기이한 모양새를 갖춘 앨범이 되었다. 앨범 아트는 익숙한 물체들이 이상한 모양새로 변형된 듯한 이미지들로 가득하며, 이러한 변형은 Squid가 지난 몇 년간 겪어 온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Judge는 말했다: "이미지 하나는 [Eastenders]의 강 사진하고 비슷하게 보이기도 했다. 한편 "Paddling"을 위한 이미지 하나는 [스타워즈]의 '보바 펫' 우주선 같이 생기기도 했고."
사변적 사고와 기술적 진보는 Squid의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Bright Green Field]은 온갖 3D 모델링으로 만들어낸 "Narrator"의 뮤직 비디오에서부터 구글 어스 이미지를 무작위적으로 보여주는 밴드의 웹페이지까지, 그러한 주제로 온통 뒤덮여 있다. 하지만, 미래는, 여전히 상상할 수 없어 보인다.
"곧 '5G 주파수'가 머리로 들어가고 있는 광경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Judge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하다면, 도시 거주민들이 홀로그램 전화기로 소통하고 풍력으로 돌아가는 차량을 타고 다니는 시대가 왔을 때에도, Squid는 남아서 이에 대해 생각하며 활동하고 있을 것인지?
"뭐 우리야 항상 똑같겠지, 아닌가?" Arthur Leadbetter는 그 때 쯤이면 우리 모두 다른 차원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Nankivell의 희망사항을 무시하며 말했다. "언제나 우리를 막아설 멍청한 짓거리가 있기 마련이니까."
무시무시한 새로운 현실이 눈 앞에 있거나 말거나, 적어도, 우리에겐 상황에 걸맞는 사운드트랙 정도는 있게 될 것 같다.
https://youtu.be/Jv35ffaxFj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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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 Borlase / Anton Pearson / Arthur Leadbetter / Laurie Nankivell / Ollie Judge
2021/11/09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