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onouncane]
Jalitah
ouii
2023. 12. 17. 08:05
https://youtu.be/X5a5ITsQdi8
"Summer on a spiaggia affoll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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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rollingstone.it/musica/interviste-musica/iosonouncane-il-buono-del-conflitto/642860/
인터뷰
Iosonouncane, '갈등'의 장점
여러 사람들이 '모두를 만족시켜야만 한다'는 충동을 느끼곤 한다. 반면, 이 남자는 '갈등'이라는 것의 힘을 믿고 있다. Primavera Sound 페스티벌 직전에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Iosonouncane는 청자가 스스로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버리는 음악, Tanca Records 레이블, 그리고 이탈리아 팝 음악의 경박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Raffaella Olivia
[Rolling Stone]
2022년 6월 2일
Jacopo Incani는 Duke Ellington에서 Thom Yorke까지, Robert Wyatt에서 Francesco Guccini까지, 온갖 예술가들로부터 영감을 받고 있는 음악가이다. Iosonouncane라는 이름으로 활동한지도 12년이 넘어가는 동안 그는 자신이 다양한 장르를 전부 섭렵할 수 있는 음악가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였으며, 팝 음악의 문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보여주었다 - 2015년의 앨범 [Die]의 수록곡 "Stormi"는 골드 레코드를 달성했다. 반면, 2021년의 앨범 [Ira]같은 작품을 통해 그는 전자 음악, 앰비언트, 재즈, 포크, 그리고 마그레브(Maghreb) 지방의 음악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융합하여 자유로운 형식으로 깊이 있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것 또한 보여주었다.
반면, 두 작품의 사이에서 Jacopo Incani는 영화음악 작업도 진행하였으며 (단편 영화 [Lodi Primo Soccorso]에서부터 다큐멘터리 [Follow The Paintings]까지), 음향 감독직도 수행하였고 (저명한 예술가 Edoardo Tresoldi의 작품 [Locus]), 스튜디오에서 프로듀서 활동을 하기도 했으며 (Colapesce, Dino Fumaretto), Colombre, Gianni Maroccolo, Verdena 같은 동료 음악가들과 협업을 하기도 했다. 마치 직접 행동을 통해서 이렇게 말하는 것 처럼: 나를 규정하지 말기를, 무엇이 되었든지간에 나는 다른 곳으로 떠나갈 것이니. 똑같은 행동 방식으로 최근 그는 언제나 협력 관계를 유지하던 Trovarobato 레이블의 산하 레이블로써 Tanca Records라는 레이블을 직접 창립하였으며, 이를 통해 '노래'로부터 출발하여 다양한 영역에 걸쳐 새로운 '언어'를 발견하고자 하는 목표를 다른 예술가들과 공유하게 되었다.
우리는 Jacopo Incani에게 연락하여 여름 투어에 앞서 그의 예술가로써의 목표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얻었다. 이번 여름 투어는 Mi Ami에서 시작하여 6월 3일에 바르셀로나의 Primavera Sound 페스티벌에서의 두 번째 공연으로 이어질 예정이며, 그 후 볼로냐 (6월 10일, Express 페스티벌), 프라토 (6월 11일, Off Tune 페스티벌), 시라쿠사 (7월 1일, Maniace Summer 페스티벌), 바울라두 (오리스타노 지방, 7월 31일, Dromos 페스티벌), 아레초 (8월 5일, Fortezza Medicea), 로마 (9월 16일, Spring Attitude), 그리고 10월에 몇몇 해외 공연으로 이어질 투어였다.
Raffaella Olivia> 만나서 반갑다. 우선 Primavera Sound 관련해서, 이 페스티벌에는 지난 2017년에 이미 참여했었는데: 그 때 말했기를 Primavera Sound 페스티벌은 '좋은 느낌'을 받기 상당히 어려운 페스티벌이라고 했었다. 어째서인지?
Jacopo Incani> 세계 곳곳의 음악가들이 전부 참여하는 페스티벌이며 참여자들의 수준 또한 상당히 높은 페스티벌이기 때문이다: 특히 음향을 다루는 기술과 보컬을 표현하는 기법들에 주목한다면, 배울 만한 부분이 너무나도 많은 페스티벌이다.
Raffaella Olivia> 최근 이탈리아의 경향, Rolling Stones같은 역사적인 밴드나 Dua Lipa같이 엄청나게 유행하고 있는 메인스트림 팝 음악가를 제외하고는 이탈리아 음악에 중점을 더 두고자 하는 경향으로 인해 이탈리아 내에서 외국 음악가들의 입지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는 현상을 인지하고 있는지?
Jacopo Incani> 이탈리아라는 음악 시장은 작은 시장이며, 닫혀 있는 시장이고 또 스스로 자급자족을 하고 있는 시장인 것이 사실이다. 상당한 돈이 돌고 있으며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다 - 1990년대에는 다소 예외였었다, 이 때에는 앨범을 만들기 위한 비용을 많이 들였었으니 - 그리고 지금 이 시대에 중요한 것은 몇 가지 안 되는 지표들 뿐이다, Spotify 재생 횟수와 Sanremo(역주: Sanremo Music Festival,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 경연 프로그램) 출연 경력 같은 것들 뿐. 그러니 이탈리아 음악계는 뭘 해도 어떻게든지 상당히 괜찮은 상황에 놓이게 되며, 특히 팝 음악계는, 거의 모든 측면에서 항상 괜찮은 상황 속에 있게 되어 '바깥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무관하게 되어버리고 있다. 음향 프로덕션 관련해서도 그렇고, 음악 자체에 관련해서도 그러하며, 주제를 다루는 방식 또한 그렇다: 나에게 요즘의 이탈리아 음악은 청소년 수준의 경박함 위에 떠 있기만 한 것 같아 보인다, 내 동료 음악가들은 그 뒷편에 있지만. Primavera 같은 페스티벌에 한번만 가 보면 모든 것이 명확해진다: '우리 동네'에서는 최고의 축구선수지만 다른 동네에 가 보면 거의 패배자 수준이라는 것이.
Raffaella Olivia> 그렇겠지만, 비교를 하지 않아 본다면...
Jacopo Incani> 의도적으로 비교를 피하는 것이 가능한지 잘 모르겠다, 물론 비교 자체가 가능한 기회가 거의 없기는 하다. 해외 음악가가 이탈리아 밴드들과 함께 공연하는 이탈리아 페스티벌 자체가 요즘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으니.
Raffaella Olivia> 해외 음악을 잘 듣지 않게 된 경향에서 출발하여 의문점이 곳곳에 존재하는 '음악적 독립성'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하는지? 특정 음악에 대한 홍보를 하지 않게 된다면 그 특정 음악의 음향, 분위기, 편곡을 대중들이 익숙하게 느끼지 못하게 되어 결국에는 소수를 위한 음악으로만 남게 되는 법이니 말이다.
Jacopo Incani> 당신의 말이 맞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상하게 느껴지는 일이다, 나는 온갖 해외 음악을 항상 듣고 있는 사람이니까. 단순히 '해외 음악'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말 그대로 나를 가장 강하게 사로잡는 음악들을 듣고 있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물론 이탈리아 음악을 무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17살에는 Verdena와 CSI에 푹 빠져 지냈었고, 둘은 지금도 자주 듣는 밴드다. 말하자면 나는 이탈리아 음악과 해외 음악을 차별하여 따로 대한 적이 없었으며, 항상 나에게 가장 멋져 보이는 밴드와 음악에만 집중해 왔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젊은' 예술가들에 대해 말하자면, 모든 젊은 예술가들이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최근 Tanca Records를 통해 26살의 음악가 Vieri Cervelli Montel의 앨범을 발매했는데, 그와 그의 동료들은 굉장히 열려 있는 마음을 가진 음악가들이었으며 내가 그 나이였을 때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수준의 음악적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니까 환경에 달린 것이다, 더 열려 있는 환경이 있고 더 닫혀 있는 환경이 있다. 그리고 더 닫혀 있는 환경이 바로 돈이 굴러가는 곳이고, 만들어진 음악에 대해 즉각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곳이며, 나와는 관계 없는 곳이다.
Raffaella Olivia> 요즘에는 어떤 음악을 주로 듣는지?
Jacopo Incani> 요새는 시간이 많지 않은 편이라 거의 걸어다닐 때에만 듣는다. 최근에는 1950년대 음악에 빠져 있다. 특히 The Flamingos를 많이 듣는데, Doo-Wop이지만 어쩐지 뒤틀린 느낌의 밴드이며 정말 놀라운 음악을 한다.
Raffaella Olivia> Primavera에서는 특별히 관심을 갖고 볼 무대가 있는지?
Jacopo Incani> 할 수 있는 만큼만 들어보려 한다. 사람이 잔뜩 모인 장소의 열기를 안 좋아하기에. Primavera에서 내가 어떨지 한번 상상해 봐라 (웃음).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두 밴드의 무대는 놓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다, Tropical Fuck Storm과 Lightning Bolt.
Raffaella Olivia> Tanca Records를 만들기로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Tanca Records의 첫 앨범인 Vieri Cervelli Montel의 [I]를 들어봤었는데, 굉장히 강렬하고 흥미로운 앨범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Jacopo Incani> [I]는 훌륭한 앨범이다, 용감하면서도 매우 자유로운 앨범이며 전자음악에 대한 엄청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젊은 재즈 음악가 - Vieri Cervelli Montel은 재즈 교육을 받은 사람이다 - 의 첫 앨범, "당신이 날 버렸고, 나는 아파" 따위의 너무 많이 만들어져 온 사랑 노래가 아닌 고통스럽고 개인적인 주제들을 가지고 컨셉 앨범의 형식으로 탐구한 앨범이다. 뭐랄까 Francesco Guccini 같은 사람이 1970년대에 보여주었던 그런 내용의 앨범이지만, Vieri Cervelli Montel는 여기에 프리 재즈에서부터 미니멀한 전자음악과 테크노까지 굉장히 흥미로운 중간지대 또한 선보이고 있다.
Raffaella Olivia> Tanca Records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것은?
Jacopo Incani> 말하자면 지난 몇 년간 나는 비슷하게 모험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여러 음악가들을 맞닥뜨리게 되었고, 이들을 받아주어 앨범을 발매할 수 있게 해 주고 소통할 수 있게 해 줄 장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10~12년 전만 해도 음악은 지금보다 더 모호한 영역이었으며 전통적이지 않은 음악들 또한 어느 정도의 주목을 이끌 수 있었다, 나 또한 초창기에는 성숙하지 못했던, 시끄러웠던 음악을 했었지만 적어도 누군가, 특정 그룹이라던가 아니면 시장 그 자체라던가, 그 누군가를 즉각적으로 기쁘게 만들어야겠다는 욕망에 이끌리지는 않았었다. 나는 나만의 무언가를 찾아다니던 음악가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탈리아 음악 시장은 - Spotify와 음악 페스티벌 둘 다 - 타협하지 않는, 수그리고 들어가지 않는 음악가들을 배척하는 시장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작은 방식이더라도 어떠한 '공간'을 만들어내어 상징적으로, 시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 그러한 음악가들을 받아주려 노력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Raffaella Olivia> 다음 앨범은 Paolo Angeli와 함께 진행했던 2018년 공연의 라이브 앨범이 될 거라는 말을 보았다(역주: [Jalitah]). Paolo Angeli는 팔라우 출신의 기타리스트로 현재 바르셀로나를 기반으로 활동 중이며 당신과는 앨범 [Die]에서 곡 하나를 함께 작업하기도 했었다. Paolo Angeli는 엄청난 경력을 가진 사람이다.
Jacopo Incani> 맞다, 환상적이다. Paolo Angeli는 지난 2018년에 뉴욕 공연에서 카네기 홀을 매진시키기도 했었다,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음악가이다. 그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독특한 악기, 스스로 제작한 프리페어드 기타(prepared guitar)를 특별하면서도 개인적인 어법으로 연주하는 사람이다. 단순한 '인디 음악가'를 넘어서, 그는 '거인'이다. 그러나 다른 여러 '거인'들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 음악계에서는 그다지 자주 거론되는 사람이 아니며, 경계선에 위치한 사람 정도로 취급받고 있다. Paolo Angeli가 버려졌다고, 그래서 고통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짧게 말해서 그는 영역 바깥으로 나가 새로운 음악을 탐구하고자 하는 소수의 음악 팬들에게만 알려져 있는 사람이다. 이러한 현상은 해외 투어를 많이 도는 여러 다른 음악가들이나 혹은 해외에서 주로 작업하는 프로듀서들에게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Raffaella Olivia> Paolo Angeli와의 앨범은 언제 발매될 예정인지?
Jacopo Incani> 올해 마지막 쯤을 예상하고 있으며 Paolo Angeli와 함께 프로듀싱할 것이다, 그 또한 스스로 작업하는 사람이니. 앞서 말했던 것 처럼 이 앨범은 2018년에 함께 돌았던 투어를 녹음한 앨범이다. 악기 연주로만 이루어진 앨범은 아니고, 두 가지 다른 양상을 혼합한 앨범이 될 것이다: 나는 '노래'를 하고, 그는 즉흥연주와 음색으로부터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투어는 이 두 가지 다른 것들이 서로 만나는 지점을 찾아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었다. 그래서 공연을 할 때 실제로 작은 조각, 내 작업물이거나 아니면 Paolo Angeli의 작업물에서 출발하여 아주 대략적인 '캔버스' 위에서 진행시키거나, 아니면 아예 그 캔버스마저 거의 무시하고는 가고 싶은 대로 가곤 했었다. 그러니 이 앨범은 느슨하게 짜여진 틀 위에서 완전히 즉흥적으로 진행되는 음악을 담은 앨범이 될 것이다.
Raffaella Olivia> 한때, "Stormi"가 막 나왔던 시기에, 사람들은 당신을 Lucio Battisti에 비교하곤 했었다. 이러한 비교는, 이제 와서 돌이켜 보자면, 당신이 정말로 되고 싶었던 음악가와는 전혀 상관 없는 비교였었다.
Jacopo Incani> 전혀, 전혀 관련이 없다.
Raffaella Olivia> 그러다가 [Ira]에서는 Iosonouncane의 새로운 영역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르데냐 섬, 현재 폭넓은 시각을 가진 굉장히 활동적인 재즈 씬이 벌어지고 있는 그 지역이 당신의 다채로운 용암과도 같은 음향, 당신의 음악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주었던 것인지, 이런 질문을 해도 괜찮을지?
Jacopo Incani> 음악에 대한 태도에 관해서라면 사르데냐에서 엄청난 영향을 받은 것이 맞다. 이렇게 말해 보자, 나는 19살에 사르데냐를 떠나 볼로냐로 거처를 옮겼으며, 그 때의 나는 굉장히 제한된 소수의 음악만을 접해 본 전형적인 시골 애송이였다. 부게루(Buggerru)와 이글레시아스(Iglesias) 사이에 위치한 내 고향은 음악 잡지조차 배송되지 않는 곳이었으니 집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들만을 듣고 자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인디 음악'이라는 세계가 무엇인지, 어떻게 굴러가는지에 대해 아예 하나도 모르고 있었으며, 내 사고방식은 TV에 완전히 의존하고 있었다.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위대한 록 밴드'들, 그러니까 사전에도 나올 법한 그런 밴드들 뿐이었다, 지금 생각나는 밴드들이라면 Pink Floyd같은 밴드들, 잘 해 봐야 Mogwai 정도만을 알고 있을 뿐이었고, Fugazi나 Slint 같은 밴드는 아예 존재조차도 몰랐다. 볼로냐로 거처를 옮기고 나서야 몇몇 사람들을 운 좋게 만나 그들에게서 여러 앨범들을 받을 수 있었고, 광활하고 다양한 음악의 세계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니 내가 받아 온 '음악적 교육'에 관해서라면 나는 볼로냐로부터 갚을 수 없을 정도의 빚을 진 사람이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태도'라면 맞다, 사르데냐가 내 태도를 만들었다. 음악을 상상하고 그 상상을 정리하는 방식에서부터 음악을 만드는 방식, 그리고 내 삶을 어떻게 살아갈 지 정하는 방식까지도.
Raffaella Olivia> 어째서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고 생각하는지? 사르데냐가 섬이어서 더 특별한 것도 있을까?
Jacopo Incani> 그러니까 부게루, 내가 태어난 곳은 사실 '섬 안의 섬'같은 곳이다. 부게루는 전통적인 사르데냐 섬이라고 하기는 힘든 곳인데, 19세기 중반에 프랑스인들이 와서 부게루 지역의 땅을 매입하고 그 아래에서 상당한 양의 광맥을 발견했던 곳이다. 그 프랑스인들은 사르데냐 섬 곳곳의 양치기들을 고용해서 광산 개발을 했고 본토 이탈리아 및 프랑스에서 온 사람들이 광산을 관리했다. 그러니 더 정확하게, 문헌학적으로 더 맞는 말을 하자면 나는 사르데냐 섬 보다는 부게루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사르데냐 식 성(surname)도 없고 문화도 사르데냐와는 좀 다른 장소인 부게루의 영향을.
Raffaella Olivia> 이번 투어가 끝난 후 상당히 긴 기간 동안 휴식기를 가질 거라고 했는데. 이러한 시대, 모든 것이 서로 소통하고 있는 이 시대에 사라져서 조용히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일지 궁금하다.
Jacopo Incani>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나는 애초에 한톨도 신경을 쓰지 않으니.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채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증명해 왔다. 투어를 도는 등의 이유로 외부에 노출이 될 때에도 내 얼굴은 소셜미디어라던가 잡지, 심지어 무대 위에서도 그렇게까지 잘 보이지 않는 편이다. 밴드 멤버들에 비하면 나는 어둠 속에 숨은 채로 서서 연주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공연이 아니라 작사/작곡이다, 그래서인지 휴식기에도 스튜디오 안에서 내가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행위인 '새로운 음악 만들기'를 하며 즐겁게 잘 지낸다. 그래서 사람들이 나의 존재를 잊어버리는 시기를 좋아하고 환영하는 편이다 (웃음).
Raffaella Olivia> 요즘 그런 방식은 '시대착오적이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고, 심지어 가끔은 비생산적이기 때문에 '틀린' 방식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어떠한 저항의 의미로 그렇게 작업하는 것인지?
Jacopo Incani> 그렇다. 실제로 몇몇 음악가들이 탐구에의 의지로써의 예술적 야망 같은 것은 없으며 예술적인 야망은 무언가 좋지 못한 것, 혹은 불필요한 추가 장식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까. 하지만, 예술적 야망이 그런 것이라면, 더 나은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이제 40살이 되어가고 있으며, 15살때부터 음악을 해 왔다. 27살에 Iosonouncane라는 이름으로 첫 음악을 발표했으나 그 전에도 여러 밴드와 함께 음악을 해 왔었다 (Adharma 등). Iosonouncane의 첫 앨범이 다소 좁은 영역 내에서 제법 잘 되었었다면, 두 번째 앨범 [Die]는 훨씬 더 넓은 영역에서 잘 되었었고, 30살이 넘어가던 시점에서 나는 "좋아, 이 '직업'을 계속 할 수 있겠어, 꿈도 못 꿨던 직업인데"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어떻게 음악이라는 직업을 해야 하는지, 내 인생에서 어떤 역할로 진행해야 하는지, 내가 정말로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를 스스로에게 던졌던 것이다.
Raffaella Olivia> 그 질문의 결론은?
Jacopo Incani>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은 음악을 만드는 것, 특히 계속해서 변화하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단순히 '그래야만 하기 때문에'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만 흥미와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머지는 부차적인 일일 뿐이다. John Coltrane의 인터뷰를 담은 멋진 책 하나를 가지고 있는데, 그 책의 모든 인터뷰에서 John Coltrane은 항상 똑같은 것을 말한다, 심지어 질문자가 굉장히 무례하게도 '어째서 이렇게까지 어려우면서도 듣기 힘든 음악을 만들게 되었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에도: John Coltrane은 자신만의 음향, 자신만의 문법을 찾고자 하였으며, 어려운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해방감을 주는 것이라고 답변했던 것이다. 이는 내면 깊은 곳에서의 해방의 과정이며, 이러한 해방은 갈등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 이 나라 그리고 이 특정한 환경, 음악적 환경에서 잃어버리고 만 것이기도 하다. 갈등은 오히려 건강한 것이다. 변증법적이고, 충돌적이며, '해방'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그래서 내가 음악을 경험하고 '관객'이라 불리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은 갈등과도 같은 방식이지만, 무언가 굉장히 힘든 것을 함께 마주하는 방식이기도 하기에 나에게는 아주 '건강한' 방식이다. 그리고 Tanca Records를 통해서 나는 이러한 접근법을 공유하는 음악가들이 좀 더 바깥으로 드러날 수 있게 해 주고자 한다, '가치'가 있는 것이 무엇인지만을 따지는 기준은 수용하지 않는 채로...
Raffaella Olivia> 그런 식으로 작동할 수 있는 것인지?
Jacopo Incani> 된다. 사실은 좋지 못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작동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은 어떤 특정한 현실적인 목적, Spotify의 재생 횟수를 늘린다거나 하는 목표를 향해 작동한다는 의미이지만, 음악은 명백히 그런 것이 아니다. 나는 이제는 '늙어버린 생존자'일 것이다, 수 년 전에 음악가 활동을 시작했으며 내가 만들었던 것들이 어째서인지 어떻게든 굴러갔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내 음악이 잘 '작동'하도록 작업했다는 것은 아니다, 만약 내가 그랬더라면 나는 [La Macarena Su Roma] 다음에 [Die]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며, [Die] 이후에 [Ira]를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저 끊임없이 계속해서 "Stormi"를 자가복제했겠지. 사실 나는 아직도 나와 비슷한 접근법을 가지고 음악을 하고 있는 음악가들과 신뢰의 관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믿는다. 어린 시절 나는 [OK Computer]를 질리도록 들었는데, [Kid A]가 나왔을 때 나는 그 앨범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이해할 만한 도구를 하나도 가지고 있지 못했었다, 미니멀리즘이라던가 Charles Mingus같은 음악을 아예 몰랐었으니까. 그나마 당시에 내가 알고 있었던 몇 개 안 되는 것들로 인해, 나는 내가 듣고 있는 이 음악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온갖 것들을 찾아 읽어대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Radiohead와 내가 구축한 신뢰 관계 속에서 나는 [Kid A]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었으며, 그래서 나는 [Kid A]에 뛰어들었고, 그 덕에 Radiohead와 나의 관계는 계속해서 유지되며 보다 더 풍성해지게 되었던 것이다.
Raffaella Olivia> Thom Yorke, Johnny Greenwood, Sons of Kemet의 Tom Skinner가 만든 프로젝트 The Smile의 앨범은 들어 보았는지?
Jacopo Incani> 2번 들어보았다. Radiohead의 최근 작품과 비슷한 그루브를 가진 곡들이 몇몇 보였으며, 이곳 저곳에 불온한 순간들이 존재하는 앨범이었고, 음향과 프로덕션은 언제나 그랬듯이 굉장히 훌륭했다. 언젠가 다시 들어 볼 예정이지만 지금 당장은 1950년대 음악에 푹 빠져 있으며 당분간은 계속해서 그렇게 지내고 싶다.
Raffaella Olivia> 좋다, 그렇다면 당신이 돌아올 때 어떤 음악을 가지고 올 지를 기다려 보겠다.
Jacopo Incani> 누가 알겠는가!
https://youtu.be/MQewZAIdoLU
"Giug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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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onouncane (사진: Silvia Ces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