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 Kreme]

The Butterfly Drinks the Tears of the Tortoise

ouii 2024. 12. 8. 14:12


https://youtu.be/4FpWpCL8wTc
"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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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levidayan.substack.com/p/an-interview-with-cs-kreme


CS + Kreme 인터뷰
Levi Dayan
[Unknown Rhythms]
2024년 10월 14일


CS + Kreme은 현재 가장 매혹적인 음악을 만들어내는 밴드들 중 하나일 것이다. 약 10년 전, 호주에서 결성되었던 이 프로젝트는 Conrad StandishSam Karmel로 이루어진 2인조 밴드로, 덥, 앰비언트, 익스페리멘탈, 그리고 심지어 포크 음악에서도 여러가지 음향을 취해 매 앨범마다 매력적인 음악을 빚어 왔었다. 이 인터뷰에서 필자는 두 멤버와 함께 호주의 음악 씬, 2인조의 창작 과정, 그리고 기타등등 여러가지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Levi Dayan>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예전의 음악적 기억은 무엇인지?

Conrad Standish> 몇 가지 기억들이 있다. Michael Jackson의 "Beat It" 뮤직비디오를, 아마 공개된 지 얼마 안 되었을 시점인 것 같은데, 무튼 비디오를 보고는 '우와아아아 - 이 감정들은 대체 뭐지?'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다. 성적인 방식이 아닌 방식으로 엄청나게 흥분한 것 같은 기분이었달까, 아니 어쩌면 성적인 방식이었던가? Michael Jackson의 그 힘, 지퍼가 달린 빨간 가죽 재킷을 입고 당구장에 있는 그의 모습에 거의 감전을 당한 것 같은 전율을 느꼈었다 - 이게 나에게는 모든 것의 시작이었던 순간이었다. 아직도 가끔, 바로 그 순간 덕분에 내가 지금 음악가가 되지 않았나 하고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곤 한다.
 좀 이상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것은 Billy Joel의 "Uptown Girl"이다. 5~6살 무렵에 라디오에서 자주 나오던 노래인데, 뭐랄까 이 노래가 나올 때마다 굉장히 열받아 했었는데, 이 노래를 내가 만든 거라고, 그런데 Billy Joel이 어떻게 내 머릿속에서 이 노래를 꺼내어 가서 자기가 만든 것처럼 해서 라디오에서 틀고 있다는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어렸을 때에는 현실과 환상이 완전히 뒤섞이게 되곤 하는 걸 알고 있는지? 그 두-왑 화음이 나에게 했던 것이 바로 그런 뒤섞임이었다, 설명할 수 없는 느낌 - 그 똑같은 '이 감정들은 대체 뭐지?'라는 느낌. 물론 Billy Joel은 최악의 가수 중 하나이지만, 그 곡 "Uptown Girl"만은, 만약 1961년에 제대로 된 두-왑 그룹이 그 곡을 만들었다고 친다면, 우리 모두가 그 곡을 사랑했을 것이리라. 멋진 곡이다.
 누나들이 앨범을 사 모으던 사람들이어서, 나 또한 Eurythmics 라던가 Talking Heads 같은 음악들을 들으며 자라게 되었다. UB40 버전의 "Red Red Wine"을 들으며 주인공에게 슬픔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하하하. 이 시점 이후의 또 다른 큰 도약은 힙합이었던 것 같다. 아마 처음으로 '내 음악이다'라는 기분을 느끼게 되었던 음악이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힙합은 너무나도 신선하고 새로운 음악이었으며, 부모님 두분 다 정말 싫어하셨던 음악이기도 했고, 또 12살이었던 나에게는 정말 진정으로 와 닿았던, 전투적이고 반항적인 음악이었던 것이다, 하하하. 19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나는 음악적으로 상당히 좋은 환경에 있을 수 있었다.

Sam Karmel> 아주 어렸을 때 소파에 누워 아버지가 피아노 연주를 하는 걸 들으며 선잠에 들곤 했는데, 그 때 아버지께서 쇼팽의 녹턴을 많이 연주하셨었다, 그래서 아직도 쇼팽 연주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든다. 유치원에서 금관악기 밴드의 공연을 본 것도 기억나는데, 모든 소리가 정말 강렬했었고 나에게 정말 흥미롭게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특히 저음의 금관악기 음향이 그랬었다.


Levi Dayan> 두 사람 모두 CS + Kreme 전에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함께 작업을 시작했을 때 뭔가 다른 것을 느꼈었는지?

Sam Karmel> 물론이다, 그 때 나는 10년 전부터 해 온 프로젝트를 막 중단한 상태였다. Bum Creek이라는 밴드였는데, 대학생 시절 만났던 친구인 Tarquin ManekTrevelyan Clay와 함께 결성한 3인조였다. 뭐랄까 굉장히 과격한 플럭서스 스타일의 즉흥 연주 밴드라고 할 수 있었는데, 악명 높은 공연을 하고 다녔었다. 멜버른에서 약간의 컬트 팬들을 이끌고 다니기도 했고. 마지막 공연 전의 공연이 시드니 항구에 있는 현대미술관 (아트 바였다) 에서 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공연 도중에 보안요원들에게 붙잡혀서 쫓겨났었다. 거기에 모여 있던 상업 예술계 관객들에게 진짜 제대로 우리의 공연을 전달하고 있었고, 관객들이 우리에게 욕을 퍼붓기 시작하고 우리도 그들에게 욕을 퍼부었기 때문이었다. 4명의 건장한 보안요원들에게 붙잡혀서 건물에서 쫓겨났고, 우리는 당황하고 경악한 일본인 큐레이터와 함께 닫힌 문 바깥에 서 있게 되었다.
 CS + Kreme은 그 이후, 비교적 차분한 프로젝트로 시작했었고, 솔직히 말해서 초기에는 나나 Conrad나 그렇게까지 큰 포부를 갖고 있지는 않았다. 초기에 나는 Tarquin Manek 그리고 Carla dal Forno와 함께 F Ingers라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었고, Blackest ever Black 레이블이 F Ingers 앨범을 발매해 주면서 관심도 점점 많이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무렵 내 주된 관심사는 F Ingers였고, 일정이 겹치는 부분이 상당히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나와 Conrad는 계속해서 음악을 만들어 나갔고, 정말 좋은 음악이 계속 만들어졌고, 프로젝트도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기 시작했다. 몇 년이 지나자 진짜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고. 당시만 해도 나는 그렇게까지 아방가르드하지는 않은, 무언가 다른 것을 만들어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리고 Conrad는 나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았고, 해서 기질적인 차이도 있었기에 협업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이기도 했다.

Conrad Standish> 맞다, 다른 인터뷰들에서도 조금 얘기해본 적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내 이전 협업들과는 다른 즉각적인 케미스트리가 우리 사이에 있었다. Sam 덕분에 음악가로써의 나에게 새로운 부분이 열리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전까지는 스스로 굉장히 제한적인 느낌이 있었다, 음악적인 고민들, '아 그래 이건 안 되고 저것도 안 돼,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같은 생각을 많이 했었던 것이다. 하지만 Sam이 잼 연주에 장난스러움, 즐거움을 더해 주었고, 나 또한 천천히 녹아내려가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과정을 즐긴다'는 개념이 거의 없다시피 했었다.


Levi Dayan> 멜버른 음악 씬에서 특별히 일찍부터 교류해 온 음악가가 있는지? 필자가 호주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악가들 중 둘이라고 할 수 있는 James Rushford 그리고 Judith Hamann하고 협업한 적이 있다는 건 알고 있는데.

Sam Karmel> 정말 초기에 엄청난 색소포니스트 Jack Doepel과 상당히 많이 작업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는 재즈 쪽에 더 가까운 사람이었는데, CS + Kreme의 첫 EP들에 담긴 흐릿하고 섹시한 음악들과 상당히 잘 어울리는 사람이기도 했다. 좀 이상하게 들릴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상당히 많은 수의 평범한 유튜브 솔로 연주자들과도 교류하곤 했는데, 그들의 연주를 찢어발기고는 노래들 위로 던져버리곤 했었다. 우리는 시작부터 '까불대는' 기질을 유지해 왔고, 아직도 그렇다. 우리가 해 온 샘플링들 중 몇 가지는 좀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한 샘플링인데, 아주 유명한 작곡가의 곡에서 상당히 큰 부분을 그대로 떼어 와서 우리 곡에 넣어놓곤 하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아직까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샘플들을 다소 교묘한 방식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리라. Conrad의 808 비트 중 하나는 어디서 왔냐면... 사실 말할 수 없는 이야기다, 미친 짓을 했었지.


Levi Dayan> 필자가 느끼기에는 CS + Kreme의 음악은 '실험적 음악'계에 발을 디디고는 있지만 또 보다 더 리드미컬한, 클럽 음악 느낌의 세계에도 발을 걸치고 있는 것 같다. 실험적인 음악계에 더 친숙한지, 아니면 클럽 음악 세계에 더 친숙함을 느끼는지?

Conrad Standish> 둘 다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도 그렇게 느끼고 있기는 하다, CS + Kreme은 언제나 여기도 저기도 아닌 어딘가에서 활동해 왔던 것 같다. 우리가 3차원의 '실험적 음악' (나는 이 표현을 쓰는 게 좀 망설여진다) 을 한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커다란 클럽 음향 시스템을 통해서 말이다. 우리 둘 다 '장르'라던가 그런 것들에 얽매이는 타입이 아니다 - 스스로를 진솔하게 표현한다는 생각이 들기만 한다면 뭐든 좋은 것이다. 어어어어쩌면 첫 EP에서는 좀 더 특정한 클럽 음악에 연관된 음악을 했었을지도 모르겠다, 당시 우리의 레이블이었던 Total Stasis는 2010년대 초반 밴쿠버의 클럽이지만-클럽이-아닌 멍한 음악에 반쯤은 연관되어 있던 레이블이었으니까. 하지만 만약 그 EP 음악들을 실제 클럽에서 공연했었다면 아마 완전 재앙에 가까운 공연이 될 것이다. 그 무렵에는 공연을 비밀스럽게, 소규모로 야외에서 하곤 했었다, 그냥 강가에서, 게릴라 공연으로.

Sam Karmel> 나는 클럽 음악 세계에서 자라난 사람이다. 10대 후반 / 20대 초반에 한창 디트로이트 테크노에 푹 빠져서 몇 년간을 디트로이트 테크노만 듣고 지냈었다. DJ가 공연을 하면 술도 안 마신 채로 8시간이나 내리 춤을 추곤 했었다. Carl Craig, Kenny Larkin, DEC, Juan Atkins, UR 등의 음악이야말로 평생 들을 가치가 있는 음악들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다가 대학에 가서 컴퓨터 음악 / 서라운드 음향을 공부하게 되었고, 내 음악 취향은 점점 더 이상해지기만 했으며, 음향 해킹으로 길다랗게 늘린 Zipper 샘플을 행복하게 듣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다가 펑크에 빠졌고, 술에 취해서 밴드에서 연주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되었고 (웃음). 우리 둘 다 음악적으로 상당히 다양한 삶을 살아 왔기에 자연스럽게 모든 것을 열어두고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게 된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자연스럽게,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내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Levi Dayan> 여러 사람들이 [Snoopy]와 COVID 락다운을 연계시키는 걸 봤는데, 사실 [Snoopy]는 COVID 사태 전에 발매되었던 앨범이었다. 사람들이 왜 둘을 연결시키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Conrad Standish> 맞다, [Snoopy]는 일종의 '행복한 사고'를 당한 셈인 앨범이었다. 이 앨범이 락다운이나 COVID 시기에 관련한 앨범으로 받아들여지는 걸 알고 있지만, 막상 앨범을 만들었던 때에는 COVID 같은 건 없었다. 어쩌다 보니 2020년 2월 중순에 발매되게 되었는데, 그 때가 바로 막 온갖 사태가 일어나던 시기였다. [Snoopy]는 CS + Kreme의 프로듀싱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 첫 앨범이었고, 우리 둘 다 이 앨범에 대해 굉장히 기쁜 마음을 갖고 발매했었다. 어째서 그렇게까지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뭐랄까 나로서는 자세히 설명을 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 CS + Kreme에 어떤 '내면적인' 느낌이 자연스럽게 깃들어 있어서 발매 당시의 상황에도 잘 어울리게 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 다음에 만들었던 앨범인 [Orange]는 정말로 '락다운 앨범'이 맞았으며, 실제로 락다운 시기에 녹음을 진행한 앨범이었다. 멜버른은 다른 나라, 다른 도시들에 비해 상당히 혹독하게 긴 락다운을 거쳤었다. [Orange]는 100% 락다운 시기에 만들어진 앨범이었고.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앨범이고, 실제로 나에게는 그 앨범이야말로 'COVID 앨범'에 더 적절하게 들어맞는 앨범이다! 바이러스 느낌과 편집증 느낌이 같이 실려 있는 앨범.

Sam Karmel> 맞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그냥 우연의 일치였을 뿐인데. 그러니까, 사실 세상은 COVID 전에도 이미 개판이었다. [Snoopy]를 만들 때 상당히 감정적인 기분이 되었던 기억이 있다. 호주의 날씨와, 화재들... 미친... 전반적인 기분이 [Snoopy]의 감정에도 스며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나는 [Snoopy]의 음악에는 충분한 모호함이 남아 있어서 청자들이 각자의 감정과 느낌을 음악에 담아 들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게 정말로 중요한 부분이다. "Saint"는 지금 들어보면 COVID 포스트-아포칼립스 찬가처럼 느껴지는 곡이고, Conrad의 가사는 너무나도 훌륭하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것에 따르면 이 곡은 '세계의 죽음' 보다는 '자아의 죽음'에 가까운 곡으로 만들었었다. 뭐 하지만, 둘 다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Levi Dayan> CS + Kreme의 음악에서는 온갖 이질적인 음향 요소들이 등장하는 것 같다. 보통 어떻게 음악을 완성하는지? 좀 더 전자음악적인 요소에서 출발한 다음 어쿠스틱 악기 연주들을 그 위에 쌓아올리는 식인 건지?

Conrad Standish> 상황에 따라 다르다. [The Butterfly Drinks the Tears of the Tortoise]의 "COTU"가 좋은 예시가 될 것이다. 거의 Beatles 느낌의, 컬트적이면서도 '해피'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로 시작한 곡인데, 우리는 거기에 메스를 꺼내 들고는 제대로 될 때 까지 계속해서 난도질을 했었다. CS + Kreme 작업 방식에는 딱히 정해진 방법은 없긴 하지만, 뭐가 되었든지간에 처음에는 어딘가에서는 시작해야 하고, 그 시작점은 비트일 수도 있고, 베이스 라인일수도 있고, 드론일수도 있고, 어쿠스틱 기타일수도 있고, 아니면 루프일수도 있고 그렇다. 규칙은 없다.

Sam Karmel> 규칙은 아예 없다, 곡을 만들다 보면 금세 덕지덕지 붙게 된다. 종종 성급하게 이런저런 것들을 던져 넣고 빼고 하기도 한다. 가끔은 원래 핵심이었던 부분이 마지막에는 아예 없어지기도 하고. 계속 깎아내리다가 '운 좋은 우연'이 일어나면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기도 한다.


Levi Dayan> 지난 번 앨범 (역주: [Orange]) 의 Bridget St. John 노래가 정말 좋았었다. 어떻게 함께 작업하게 되었던 것인지?

Conrad Standish> 그냥 단순하게, 그녀에게 직접 물어봤을 뿐이었다! GEORGIA의 멤버이자 우리 친구인 Justin Tripp이 Bridget St. John가 참여한 음반 관련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Justin은 우리가 Bridget St. John의 엄청난 팬인 걸 알고 있었고, 해서 관련 작업을 하는 겸 그녀와 우리를 연결시켜 주었다. 그리고 그냥 이메일 하나를 보내며 함께 뭘 해 보는건 어떠겠냐는 제안을 간단하게 해 봤을 뿐이었다. 그리고 몇 년 전, 브루클린에서 우리가 공연을 할 때 그녀도 공연에 와 주었고, 함께 점심도 먹게 되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정말로 멋진, 이제까지의 CS + Kreme의 작업 목록들에서 초현실적인 작은 순간이 되었고 - 이 협업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세대를 아우르는 협업은 즐거운 일이다.

Sam Karmel> 정말 미친 짓이었지만, 결국에는 "이 곡에 뭐가 들어가면 멋질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협업이었다. 어떤 '현명한' 에너지가 필요했다. 세상은 좁은 곳이고, 연락이 닿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쉬웠다.


Levi Dayan> CS + Kreme의 앨범 아트워크, 특히 [Orange]의 아트워크가 훌륭하다.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음악의 저변에 어떤 시각적 미학이 숨어 있는 건지?

Conrad Standish> 전부 (Trilogy Tapes의) Will Bankhead 작품이다. 그에게 모든 영광을 돌린다. Will은 우리 음악을 시각적으로 포착해내는 데에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Sam Karmel> 첫 두 EP의 아트워크를 해 주었던 Thomas Jeppe 또한 언급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그의 단순한 이미지는 그 두 EP들의 즉각적인 인상을 말 그대로 '만들어' 주었으며, 단순하면서도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놀라운 아트워크들이었다. 아마 그가 첫 분위기를 조성해 주지 않았었나 싶다.


Levi Dayan> 이번 앨범의 제목 [The Butterfly Drinks the Tears of the Tortoise]는 어디에서 따온 제목인지?

Conrad Standish> 몇 년 전인가 한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았었던 것 같다? 그 제목을 적어서 따로 보관해 두었는데, 이번 앨범이 이 제목이 딱 어울리는, 딱 맞는 시점에 나오게 되었다.


Levi Dayan> [The Butterfly Drinks the Tears of the Tortoise]와 지난 앨범들 간의 차이점이 있다면?

Sam Karmel> 흠. 그 전보다 더 많은 씨앗들을 발아시킨 상태로 시작했던 것 같다. Conrad가 포크 느낌의 분위기를 생각했고, 이를 모바일을 통해 전달했다. 우리는 또 새로운 기술 몇 가지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리고 보다 더 짧고, 보다 더 자주 들을 수 있을 만한 음악을 만들어보려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Orange] 이후의 셔벗 같은 느낌으로. 정말로 그렇게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게 출발점이었다.

Conrad Standish> 지난 앨범이 좀 어려웠을 수도 있겠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었고, 해서 이번 앨범에서는 의도적으로 조금 더 가볍게 만들어보려고 했었다. 청자의 입장에서 곡을 만드는 건 사실 그렇게 좋아하는 방식은 아니고, 이번 앨범에서 실제로 그렇게 했다고 말하기도 어렵겠으나, 무튼 이번 앨범에서는 그렇게까지 무겁게 하지는 않는 게 맞겠다는 건 의식하면서 작업을 하긴 했었다. 하지만 나는 '어려운' 앨범들을 좋아하며, 그래서 앞으로도 CS + Kreme에서 어려운 앨범들이 더 나올 거라고 확신한다.


Levi Dayan> "Fly Care"와 "Blue Joe"의 보컬 샘플들이 정말 좋았다. 이번 앨범의 샘플들은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

Sam Karmel> 많은 샘플들이 [Orange]의 "Earth is Paradise"에서 가져 온 것들이었다. Conrad의 보컬을 자르고 다시 샘플링해서, 말하자면, '인간의 목소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들어' 보려고 했다. "Blue Joe"의 경우는 이 앨범에서 첫 번째로 완성했던 곡인데, 목소리 샘플들이 단순하고 멋지게 들렸기에 그대로 사용했다.


Levi Dayan> CS + Kreme의 앨범들은 즉흥연주와 편집으로 만들어진 앨범들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공연으로 선보일 때에는 음악의 느낌이 어떻게 달라진다고 느끼는지?

Conrad Standish> 이제는 새로운 방식의 작업을 하고 있는데, 스튜디오 버전의 트랙들을 가지고 가끔은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의 공연 버전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 그래서 공연장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곡으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상당히 새롭게 느껴지는 방식의 작업이고, 그래서 정말 재밌게 하고 있다. 스튜디오 버전에 충실해야만 한다는 짐을 내려놓으니 정말 좋다. 그리고 그 공연 버전의 곡들은 또 다른 곡이 되는 것이다, 원본과는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무관한 것처럼 보이는 새로운 곡이. 하지만 새로운 개념이라기 보다는 '버전 업'인 것이며, 이게 지금의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다.

Sam Karmel> 점점 더, 공연과 스튜디오는 서로 전혀 다른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있다. CS + Kreme의 음악은 즉각적인 번역이 그다지 쉽지만은 않은 음악일 것이다. 최근 공연에서는 재창조의 아이디어들을 마구 던지며 원래 곡들을 새로운 음악으로 리메이크해서 선보였는데, 정말 좋았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우리는 공연에 고착화된 '수평적'인 음악을 만들려는 의도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 음악을 수식하는 표현들 때문인지 관객들이 공연에서 바닥에 앉는 경우가 꽤 많은 편인데, 사실 우리가 정말 원하는 공연은 역동적이고 생생한 공연이다. 우리는 육체에 영향을 끼치는 음악, 청자가 잠시나마 삶을 잊어버릴 수 있는 음악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Levi Dayan> 투어 계획이 있는지, 아니면 스튜디오 작업에 집중하는 중인지?

Conrad Standish> 호주에 살면서 유럽 투어는 꽤 정기적으로, 아니면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자주 하는 편이지만, 2022년 투어를 제외하고는 미국 투어는 거의 한 적이 없긴 하다. 시카고에 사는 걸로 아는데, 맞는지?


Levi Dayan> 맞다!

Conrad Standish> Museum of Surgical Sciences에서 멋진 공연을 했었다. 미국 공연을 정말로 좋아하고,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 다시 미국 투어를 돌고 싶다. 모든 면에서 완전히 다른 풍경이다. 몇 주 뒤에 일본에 다시 방문할 예정인데, 일본 또한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이런 일을 해서 정말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Sam Karmel> Conrad가 잘 요약해 준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중국, 멕시코, 남미 지역에도 한번 가보고 싶다. 앞으로 언젠가는, 실제 공연장 무대에 따라 공연을 다른 모습으로 변형시켜 제각기 다른 영역에 도달하게 하는 방식의 무대를 구현하고 싶다. 현재에는 어느 정도의 즉흥 연주를 포함하는 공연을 하고 있지만, 언젠가 아주, 아주 자유롭지만 또 동시에 깊이 있는, 관객들이 빠져들 수 있는 공연을 해 보는 것도 정말 좋을 것이다. 물론 스튜디오 작업을 정말 좋아하긴 하지만 말이다.


Levi Dayan> 향후 협업해 보고 싶은 음악가가 있는지?

Conrad Standish> 많은 음악가들이 있지만 지금 당장은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엄청난 예산이 투자되는, 큰 규모의 힙합 앨범에 참여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Vegyn이 언젠가 Travis Scott의 최신 앨범 (역주: [Utopia]) 에 참여했던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었다. 정말로 거친, 장난 아닌 세계 같아 보였다.

Sam Karmel> 지금 단계에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어떤 느낌의 음악을 원하게 될 지. Kakuhan의 Hino 및 Yuki와 함께 잼 연주를 곧 하게 될 것 같다. 어떠한 고정관념에도 얽매이지 않게 될 것에 기대하고 있다, 누가 알겠는가.



https://youtu.be/lRh8Jm4vtkI
"Fly C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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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 Karmel / Conrad Stand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