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ii 2023. 3. 14. 00:52

https://youtu.be/rLZYm8nHEws
"The End of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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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passionweiss.com/2019/11/21/whats-past-is-epilogue-the-thousand-knives-of-ryuichi-sakamoto/


지나간 것은 에필로그다: The Thousand Knives of Ryuichi Sakamoto

Jordan Ryan Pedersen은 Wewantsounds를 통해 재발매된 사카모토 류이치의 [Thousand Knives]를 가지고 스스로를 살짝 베어 보았다.

Jordan Ryan Pedersen
[Passion of the Weiss]
2019년 11월 21일


Jordan Ryan Pedersen는 잘 해봐야 10~15개의 칼을 가지고 있다.

1978년 4월, 사카모토 류이치가 솔로 데뷔 앨범 [Thousand Knives]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 중국은 대략 30년간의 마오쩌둥(毛泽东) 지배 시기를 벗어난 지 이제 막 2년이 된 상황이었다. [Thousand Knives]는 1928년에 마오쩌둥 본인이 직접 썼던 시를 26살의 사카모토 류이치가 보코더를 입힌 목소리로 읊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시는 자신의 '게릴라 투쟁 이론'을 처음으로 실험했었던 정강산(井冈山) 투쟁 시기에 대한 경험을 마오쩌둥 스스로 묘사한 시였다:

"山下旌旗在望,
山头鼓角相闻。
敌军围困万千重,
我自岿然不动。

早已森严壁垒,
更加众志成城。
黄洋界上炮声隆,
报道敌军宵遁。"

"Below the hills fly flags and banners,
Above the hilltops sounds bugles and drums.
The foe encircles us thousands strong,
Steadfastly we stand our ground.

Already our defence is iron-clad,
Now our will unite like a fortress.
From Huangyanggai roars the thunder of cannon,
Word comes the enemy has run away in the night."

"산 아래 온통 저들의 깃발이 펄럭이며
산 위로는 나팔과 북소리가 울려퍼진다.
수 천의 적군이 포위망으로 둘러싸고 있지만
우리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우리의 방어는 강철과도 같고
우리의 의지는 요새와도 같으니.
황양제(黄洋界)에서 우레와 같은 포성이 울려퍼지니
적은 어둠을 틈타 도망가버렸다고 전하더라."

사카모토 류이치는 1960년대, 2차대전 이후 서구화가 진행되고 있던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던 사람이었다. 그가 대학을 다니며 The Beatles 클로드 드뷔시의 음악을 발견하고 있던 시기에 바다 건너의 대륙에서는 문화대혁명의 불길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마오쩌둥은 학교들을 폐쇄하였으며, 도시의 젊은이들을 농촌으로 보내 일하게 하였고, 수 십만의 사람들 -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은 수의 사람들 - 을 "우경화된 반동분자"라는 명목 하에 학살하였다.

이 앨범, [Thousand Knives]는 일본의 이웃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던 일들을 서구권에게 사카모토 류이치 나름대로 설명해 보려는 시도이기도 했다. 발매 이후 몇 십년간의 기간 중 처음으로, Wewantsounds 레이블이 일본 바깥의 나라에서 [Thousand Knives]를 재발매하게 되었다. 이 앨범은 서로 다른 두 충동의 충돌을 음향적으로 담아 낸 앨범이다: 한 쪽에는 중국이 보여 주고 있던, 목가적(pastoral)인 풍경으로의 회귀, 다른 한 쪽에는 일본이 보여 주고 있던, 앞으로 질주하는 발전. 자연은 문명의 사이에 불편한 모양새로 앉아 있었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Thousand Knives]의 시작과 끝을 앨범에서 가장 '캐치'한 곡으로 갈무리하였으며, 그 사이사이에는 청자를 뾰족하게 찔러대는 곡들을 담았다. 두 번째 트랙 "Island of Woods"는 '나무의 섬'의 소리를 담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곡이지만, 막상 사카모토 류이치가 사용한 악기들은 거의 전부가 전자 음향기기이다. (마오쩌둥의 야만성에 대해 숙고하는 동시에 그는 Moog, Buchla, ARP 등등의 선보였던 새로운 신디사이저 기술에 매혹되어 있기도 했다.) "Grasshoppers"는 전통적인 일본 음악과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를 절반씩 섞은 듯한 피아노 연주의 가닥 위에 서 있으며, [Don't Look Now] 풍의 신디사이저 연주 사이를 헤쳐나가다가 완연한 블루스풍의 끈적임, 그리고 거기에 기이한 느낌으로 순응하며 흐르는 전자 베이스 연주로 변해버리는 곡이다.

앨범의 첫 곡 "Thousand Knives"와 마지막 곡 "The End of Asia"는 둘 모두 레게 음악의 영향을 받은 신스팝 서사시이며, Prince가 생각나는 기타 연주들이 흩뿌려져 있는 곡이다. 이 곡들이 보여주는 순간들 속에서, 사카모토 류이치는 어째서인지 자신의 속내를 조금은 보여주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그는 음악 경력 내내 고전음악적인 악기들과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융합하는 음악을 계속해서 선보여 왔지만 - 2017년의 [async]는 과거, 현재, 미래의 혼란스러운 충돌이었다 - 그렇다 하더라도, 그가 미래를 내다보는 것보다 과거를 바라보는 쪽을 선택할 수도 있다라고 주장하기는, 쉽게 할 만한 이야기는 아닌 것이다. [Thousand Knives] 이후 시작했던 Yellow Magic Orchestra는 곧 엄청나게 성장하게 될, 불가분하게 미래지향적인 신스팝 운동의 초석을 쌓아올린 밴드 중 하나였었다. 또한, 올해 초만 해도, 그는 넷플릭스의 '테크노-나이트메어' [Black Mirror] 시리즈의 시즌 5 에피소드 중 하나, "Smithereens"의 음악을 맡기도 했었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사카모토 류이치는 [Thousand Knives]의 끝에서 "동방홍"(东方红), 문화대혁명 시기 중국에서 사실상의 국가로 불리웠던 그 음악의 멜로디를 차용한다는 결정을 내린다. 여기에서 마오쩌둥은, 자연으로 돌아가야만 한다고 열렬히 믿고 주장했던 그는 중국의 미래에 있어 자기 자신만이 유일한 선택지라고 설파하고 있다:

"毛主席,爱人民,
他是我们的带路人,
为了建设新中国,
呼尔嗨哟,领导我们向前进!"

"Chairman Mao loves the people.
He is our guide
to building a new China
Hurrah, lead us forward!"

"마오 주석은 인민들을 사랑한다네.
그는 우리의 지도자이며
새로운 중국을 만들고 있나니
만세, 우리를 앞으로 이끌고 있다네!"

때로 과거의 심판자들이 스스로를 미래의 수호자라 자칭하는 경우가 벌어지고는 한다. [Thousand Knives]의 내부에 흐르고 있는, 안개가 낀 듯 혼탁한 이중성의 정체가 바로 그것일지도 모른다.

 

https://youtu.be/Y2NjlyXfhMc
"Thousand Kn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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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류이치(坂本 龍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