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a Kohl과의 대화 Nathan Yoder [Deepest Currents] 2023년 2월 21일
Lia Kohl은 시카고 기반의 예술가로,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발을 담가 보고 있는 사람이며, 작곡, 즉흥 연주, 솔로 연주, 협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고, 첼로의 음향을 전자 효과로 조작하는 첼리스트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녀의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접근법은 예기치 못한 결과 - 가능한 한 최고의 방식으로 놀라움을 선사하는 '밝은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다. Lia Kohl의 웹페이지에는 그녀의 작품을 이렇게 요약하고 있는데 (내 글 보다 훨씬 더 잘 요약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호기심과 인내심, 일상의 탐구 그리고 음향이 가진 심오한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오는 3월 10일, Lia Kohl은 그녀의 새 앨범 [The Ceiling Reposes]를 American Dreams Records 레이블에서 발매할 예정이다. 가장 좋아하는 예술가가, 가장 좋아하는 레이블에서 말이다! 새 앨범은 혼란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우며, 그녀가 여기저기서 찾아낸 음향들이 Lia Kohl 본인의 연주와 복잡하게 엮어들어가고 있는 앨범이다. 벌써 몇 번 감상할 특권을 누릴 수 있었던 나는 앨범을 재생할 때 마다 매번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증언하고 싶다. 정말로, 그녀의 웹페이지에 있던 설명은 100% 맞는 묘사이다. '호기심'과 '인내'야말로 Lia Kohl의 음악에 있어 핵심적인 특징인 것이다.
단 한 번 들어보았을 때부터 이미 [The Ceiling Reposes]의 마력에 사로잡혔던 나는 Lia Kohl에게 연락하여 인터뷰를 요청하였고, 그녀는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 아래에서 나의 질문과 그녀의 대답을 볼 수 있으며, 다음 달 공식으로 발매 될 [The Ceiling Reposes]도 반드시 찾아서 들어보기를 바란다.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좋은 앨범이다.
Nathan Yoder> 무엇보다도 먼저, [The Ceiling Reposes]에 담겨 있는 영감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 다층적인, "콜라주" 느낌이 정말로 좋다 - 라디오 잡음과 조각난 녹음들이 다양한 악기 연주 및 필드 레코딩들과 혼합되어 있는 그 느낌. 어쩌다가 이런 작곡 스타일을 시도하게 되었던 것인지?
Lia Kohl> 고맙다! 이번 앨범은 Vashon 섬(역주: 시애틀 근교의 작고 한적한 섬)에서 진행했던 레지던시 프로그램 도중에 시작했었다. 그 때 Vashon 섬으로 내가 직접 들고 가져갈 수 있을 만한 모든 것들을 가져갔었다. 첼로를 가지고 여행을 하다 보면 나머지 것들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쪽으로 익숙해지기에, 내 여행 가방 또한 이동식 녹음기, 아주 작은 신디사이저 몇 개, 라디오 하나 정도만 들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딱히 어떤 특정한 음향들을 생각하면서 작업을 진행하지는 않았었고, 그저 Vashon 섬의 '통상적이지 않은' 녹음 환경에 최대한으로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했었다 (섬으로 가기 전 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는 음악 관련한 장비가 아예 없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작곡 스타일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언제나 즉흥적으로 시작하며 '작곡' 부분은 나중에, 편집 과정에서 따라오는 식이다. 그래서 대체로 일종의 '즉흥 연주'에서 시작한다 - 첼로라던가, 신디사이저라던가, 아니면 그냥 산책을 나가서 필드 레코딩을 수집한다던가 하는 식이다. 그리고는 보통 곧바로 여러가지를 더해 기본이 되는 뼈대 구조를 만들어낸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 나는 대략 4시간 정도의 길이에 해당하는 '스케치'를 가지고 있게 되었다. 또한 몇 시간 정도의 라디오 녹음을 수집했고, 그 녹음을 꼼꼼하게 살펴본 후 여러 메모를 적어 두었었다. 굉장히 이상한 줄임말들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있는 노트가 있다: 인용문들, 의견들("짜증나는 목소리로 차에 대해 말하는 남자"), 그리고 기타 등등 여러가지들. 라디오 녹음들로부터 흥미로워 보이는 부분을 선택하는 과정은 그 "콜라주"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방법이었다.
Nathan Yoder> 작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탐구하고자 하는 특정한 분위기나 주제를 가지고 시작하는 편인지, 아니면 작곡 및 녹음 과정이 당신을 알아서 이끄도록 두는지? Vashon 섬에서 발견한 음향들이 당신을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이끈 적이 있었는지?
Lia Kohl> 이번처럼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곡을 만든 적이 없었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만들어야만" 하는지, 내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는 한 건지 등등에 대해 상당한 걱정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지금에서야 다시 앨범들 돌아보며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었는지가 쉽게 보이긴 하지만, 당시에는 사실상 어둠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 내가 지금 뭘 만들고 있는지에 대해 하나도 감을 잡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었다. Vashon 섬의 조수(tide), 끊임없는 물의 소리, 혼자 동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 하지만 미리 정해둔 주제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모호하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대략적으로 말해서 나는 무언가 알려지지 않은 것, 오직 곁눈질로만 볼 수 있는 무언가에 닿으려고 노력하면서 작품을 만드는 편이다. 내 친구인 한 시인은 내 음악을 가리켜 "전류를 손으로 잡으려는 행위"라고 표현했었는데,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시'하기보다는 '듣는' 편이다.
Nathan Yoder> 2022년의 앨범들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2개는 전부 글과 그림이 담긴 작은 소책자와 함께 발매되었던 앨범들이었다. 그래서인지, 당신의 앨범 [The Ceiling Reposes] 또한 당신이 제작한 시집과 함께 발매된다는 소식에 상당한 기대를 품었었다. 거기에 기고자 명단은 또 얼마나 놀라웠는지! 앨범과 시집이라는 두 가지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둘은 어떻게 서로 어울리고 있는가?
Lia Kohl> 나는 내 (공개적인) 작품에서 글을 써 볼 만한 부분이 있을지에 대해 한동안 생각했었고, 가사를 씀으로써 글을 쓰는 행위를 하는 동료 음악가들을 존경해 왔었다. 내가 앞으로 가사를 쓰게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라디오 샘플들을 추출하면서 느꼈던 것이 어떤 샘플들은 정말로 멋진 시가 되곤 한다는 사실이었다. 굉장히 의도적이면서도 완전히 직관적인 과정이기도 하다 - 종종 작품을 이미 다 만든 후에야 그 속에 있는 의미나 연결고리를 찾아내곤 한다. 그 시집은 앨범의 수록곡 중 하나에서 발췌한 것에서 나온 시집이며, 대체로 한 기상 예보에서 추출한 샘플들이었다. 샘플들을 모아 내 단어들도 끼워 넣으면서 살을 붙여 보고 나니 그럴싸한 습작처럼, 시처럼 보였다. 그래서 그걸 가지고 몇몇 시인들 및 작사가들에게 한번 이걸 가지고 작업을 해 보겠냐고 부탁했고, 그 결과 같은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한 멋진 시들이 모이게 되었던 것이다.
Nathan Yoder> 좋다, [The Ceiling Reposes]의 음악에 관련하여 한 가지만 더 질문하려 한다. 내가 알기로 당신은 기본적으로 첼리스트이지만 동시에 다재다능한 악기 연주자이며 이번 앨범에서도 정말 다양한 음향을 주입하고 있는데. 또 이전 인터뷰에서 보기로는 몇몇은 스튜디오에서, 몇몇은 바깥에서 녹음하여 다양한 자연적 노이즈와 인공적 노이즈들이 앨범에 스며들도록 했다고도 했는데. 궁금한 점은, 특별히 기억에 남는 녹음 세션이 따로 있는지? 특정한 장소에 대한 기억이라던가, 아니면 특정한 음향 혹은 경험에 대한?
Lia Kohl> 녹음이 진행되는 장소와 시간의 특정성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마치 '사진'처럼, 녹음 또한 단 한 번만 가능한 행위이다 - 하지만 스튜디오 환경에서의 녹음에서는 이러한 특정성을 쉽게 잊어버리게 되는데, 여러 번 동일한 연주를 녹음한 이후 어떤 이상적인 목표에 가까운 '좋은 버전'을 얻는 데에 노력하게 되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녹음에 반대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나와 내 작품을 시간의 흐름 위의 특정한 지점에 분명하게 배치할 수 있는 기회를 좋아한다, 나 자신 또한 시간에 기반한 존재로써 말이다. 많은 녹음을 '바깥'에서, 적어도 스튜디오 바깥에서 진행했다. Vashon 섬에서의 시간 말고도 나는 집에서, 집 뒷마당에서, 뉴올리언스 투어에서 많은 녹음을 진행했었다. 특히 뉴올리언스에서 정말로 멋진 5월의 오후들을 보냈었는데, 집 앞 현관 베란다에서 집안에서 찾아냈던 여러 악기들을 연주해 보기도 하고, 새들의 소리를 듣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었다. 뉴올리언스에서 하루는 말 그대로 수탉이 우는 소리에 새벽에 잠에서 깨어났었는데, 그 수탉의 소리를 녹음하러 밖으로 나갔을 때 수탉과 지나가는 열차, 또 다른 아침의 새의 소리 사이에 이루어졌던 아름다운 대화를 녹음할 수 있었다. 이 '대화'는 [The Ceiling Reposes]의 3번째 곡(“when glass is there, and water”)의 마지막 부분에 삽입되어 있다. 이번 앨범 중 유일하게 스튜디오에서 녹음했던 것은 내 친구 Zach Moore와 함께 진행했던 녹음이었는데, 그는 시카고에서 나와 가장 친한 친구 중 한명이다. 그가 마이크 세팅을 했고, 우리는 나에게 좀 지루하게 들리는 여러 트랙들을 함께 들어보았다 - 그리고 Zach Moore가 이런저런 제안을 해 왔고 우리는 함께 앉아서 그 제안들을 시도해 보며 오후 시간을 보냈었다. 정말 기억에 남는, 그러므로 "제 때에" 이루어졌던 세션이었다.
Nathan Yoder> 당신은 올 봄에 여러 공연들을 진행 할 예정이며, 3월 20일에는 포틀랜드의 Mississippi Studios에서 Macie Stewart와 함께 공연할 예정이기도 하다. 포틀랜드 사람들: 거기서 보자! 공연은 어떤 느낌일 것인지? 새 음악을 연주할 예정인지, 아니면 [Too Small To Be A Plain] 수록곡들도 공연할 것인지? Macie Stewart와 함께 연주하는 부분도 있을까? 아니면 전부 비밀이니 그냥 신경쓰지 않아야 할지?
Lia Kohl> 하하 - 새 곡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현재 공연을 위해 편곡 중이다. 꽤 어렵다! 하지만 편곡의 결과물이 즉흥 연주의 여지를 많이 남길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The Ceiling Reposes]에 라디오 녹음이 여럿 들어가 있기에 공연에서도 라디오와 송신기를 많이 사용할 것 같다. 포틀랜드 공연에서는 우선 내가 솔로 연주를 하고 그 다음 Macie Stewart의 밴드에 합류해서 함께 연주할 예정이다.
Nathan Yoder> 여러 음악가들의 앨범에 참여하는 편인데, 요즘에는 누구의 음악을 즐겨 듣는지 궁금하다. 아, 꼭 당신이 참여한 앨범일 필요는 없다. 그런 뜻으로 질문한 것은 아니다. 현재 정말 빠져 있는 특정한 예술가(음악이거나 아니면 다른 영역의 예술이거나)가 있는지?
Lia Kohl> 지금 당장은 Dylan Henner의 [The Invention Of The Human]을 듣고 있다. 배우자가 오늘 아침 나에게 보내 줬는데, 정말 훌륭한 앨범이다. 보통은 누군가가 나에게 들어보라고 말하는 것을 듣는 편이다. 내가 알아야 하는 앨범들을 찾아서 듣는 걸 정말 못하는 편이다 - 어떤 밴드라도 이름을 대 보면, 나는 아마 아무것도 모를 것이다. 또 지난 가을에 드디어 전축을 구매했는데, 이 덕에 더 많이 듣게 되었다. 앨범의 물리적인 느낌이 어쩐지 나에게 뿌리를 내리는 듯한 느낌이 있다. 저번에 음반 가게에 놀러 갔을 때(뉴올리언스의 Domino Records에게 감사를!) Arthur Russell의 [World Of Echo](오랫동안 사랑해 온 앨범), Horse Lords의 새 앨범 [Comradely Objects], 그리고 Tewolde Redda(1970년대 에리트레아의 놀라운 기타리스트)의 기타 싱글 모음집을 샀었다.
Nathan Yoder> 잠시 음악이라는 경계를 벗어나 보자. 쉬는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는지? 아니면, 하루라는 여유 시간이 주어졌을 때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지?
Lia Kohl> 요리하고 먹는 걸 좋아한다, 특히 배우자와 함께하거나 아니면 친구들과 함께. 요새 Marcella Hazan의 [Essentials Of Classic Italian Cooking]을 하나하나 독파하는 중이다. 어머니하고도 통화를 많이 한다. 요새 고양이 한 마리를 들였는데, 정말 이상한 녀석이다: 고양이랑 노는 것은 언제든 좋다. 지금 그 녀석이 내 무릎에 앉아 아주 크게 그르렁거리는 중이다. 여름에는 미시간 호에 가서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수영을 하기도 한다. 겨울에는 목욕을 많이 하는 편이고.
Nathan Yoder> 마지막으로, 이제 막 새 앨범을 발매하고 투어를 돌게 될 당신에게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한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좀 어리석은 일인 것 같지만, 향후의 일정에 대해 어떤 계획이 있는지 묻고 싶다. 힌트라던가 자세히 설명해 줄 만한 것이 있을지? 아니면, 어쩌면 이 시점에 꼭 필요할 '휴식'의 시기일지도 모르겠다. 휴식도 좋은 것이다.
Lia Kohl> 전혀 어리석지 않다! 나는 항상 불 위에 7~8개의 프로젝트들을 올려 놓고 동시에 하는 편이다. 몇 개의 듀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 Whitney Johnson(Matchess), Zander Raymond, Patrick Shiroishi, James Wetzel(Melkbelly). 그리고 새 솔로 앨범도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시간을 내어 내 질문들에 사려 깊게 답변해 준 Lia Kohl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다. 몇 주 후 다들 포틀랜드에서 보길 바란다! 그리고 여기, American Dreams Records에서 발매 될 그녀의 새 앨범에 대한 링크를 첨부한다. 현재는 선주문 중이지만 곧 정식으로 발매될 것이다.
Artist Spotlight: Lia Kohl Konstantinos Pappis [Out Culture] 2023년 3월 22일
Lia Kohl은 첼리스트, 작곡가, 즉흥 연주가이며 뉴욕에서 태어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2013년부터는 시카고에 거주하고 있는 음악가이다. 그녀의 부모는 둘 다 음악가이다 - 어머니는 가수이자 피아니스트, 아버지는 베이시스트 - 그리고 그녀는 초등학교 3학년 무렵부터 첼로를 연주하기 시작했으며, 학교 교향악단에서 활동하며 클래식 음악의 연주자이자 감상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시카고에서 그녀는 즉흥 음악 및 아방가르드 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다양한 분야의 여러 퍼포먼스 예술가들과 함께 협업하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 갔다. 협업자로서 그녀는 Macie Stewart, Claire Rousay 등 이 [Artist Spotlight] 시리즈에서 다루었던 적이 있는 여러 음악가들과 함께 작업하였으며, 첫 솔로 앨범 [Too Small To Be A Plain]를 작년에 발매하기도 했다. 이번 달 초, 그녀는 2번째 솔로 앨범 [The Ceiling Reposes]로 돌아왔으며, 이 앨범은 라디오 샘플, 스튜디오 즉흥 연주, 그리고 여러 녹음들을 하나로 엮어 긴밀함과 역동성을 지닌 일종의 춤으로 빚어내고 있으며, 동시에 우연하게 발생하는 심오한 순간들을 그대로 포착해내고 있기도 하다. Lia Kohl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전달한다는 행위의 불가능성을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그 것을 추구하는 행위 자체의 즐거움과 의미 또한 찾아내고 있는 예술가이며, 공간과 시간의 경계를 흐리면서 그 둘 사이를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넘나들고 있는 음악가이다.
우리는 [Artist Spotlight] 시리즈를 위해 Lia Kohl을 만나 그녀의 클래식 음악 배경, 라디오 세계로의 방향 전환, 다양한 영역에 걸친 협업, 그리고 기타 여러가지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Konstantinos Pappis> 당신은 클래식 음악가로서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며, 클래식 음악이란 나름의 규칙과 선입관을 가진 업계이다. 이러한 배경을 염두에 두었을 때, 정해진 영역을 벗어나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갔던 과정을 어떻게 되돌아보고 있는지?
Lia Kohl> 클래식 음악에 대한 내 경험은 뭐랄까, 나 자신이 예술가라기 보다는 예술을 공연하는 연주자에 가깝게 느껴지는 경험이었다. 모든 클래식 음악가들이 다 그렇다는 말은 전혀 아니다, 하지만 내가 학교를 다니며 개인적으로 겪었던 경험은 확실히 그랬었다. 단 한번이라도 내가 예술가라는 말을 들었던 적도 없었던 것 같으며, 이런 공간에서 나 자신의 창조적 목소리를 찾는 것이 반드시 격려를 받고 권장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도 느꼈다. 내 경험은 확실하게 그 문을 열고, '무언가'로 다시 돌아가는 과정이었다 - 언제 그 '무언가'가 시작되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현재 내 작업은 22살 무렵 음악학교 학생이었던 Lia보다는 5살 시절의 Lia와 더 많이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진부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이제는 훨씬 더 직관적으로 보게 되었으며 나 자신이 정말로 어떤 사람인지를 더 받아들이게 되었다. 정말 좋은 기분, 나 자신이 온전한 한 사람의 인간으로 느껴지는 기분이며, 나의 모든 부분 하나하나를 다 인정하고 내가 정말로 관심을 갖는 것들을 탐구하여 예술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정말로 좋은 일이다.
Konstantinos Pappis> 그러한 '직관'과 함께, 자신의 어떤 다른 부분이 현재의 당신과 가장 잘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지?
Lia Kohl> 연주자로서의 내 작업에는 즉흥 연주가 정말로 중요한 부분이었으며, 뭐랄까 좀 웃긴, 비동기적인 녹음 과정 중에도 그렇게 되었다. 물론 즉흥 연주에도 어떤 직관이 깃들어있긴 하지만 즉흥 연주라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습작이다. 그리고 협업, 적극적인 협업 또한 현재의 내가 하는 일들 중 아주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번 앨범에서는 아니지만. (웃음)
Konstantinos Pappis>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당신은 자신 스스로와 협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Lia Kohl> 맞다. 나는 나 자신과 협업하고 있으며 다른 시간대의 나와 협업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 물론 라디오와 협업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협업이 어떤 일을 가능하게 해 주는지를 발견하게 될 때 마다 정말로 놀랍고 흥미롭다. 협업이란 협업에 참여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는 공간 같은 것이며, 내가 만들어내는 음향이나, 내가 사용하는 기법이나, 내가 떠올리는 생각 등등은 오직 나와 굉장히 특정한 협업자 사이에서만 발생한다. 요즘 들어서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통해 여러 듀오 연주를 하고 있는데, 내 연주 스타일 자체가 협업자에 따라 변하는 것을, 예를 들어 노이즈 드러머와 함께 협업할 때와 비교하여 또 다른 신디사이저 연주자와 함께 협업할 때에 내가 얼마나 많이 변하는지를 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는 일이다. 그냥 악기 때문인 것만은 아니다, 각각의 협업자들이 가지고 있는 그들의 전통, 생각, 성격까지 전부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
Konstantinos Pappis> [The Ceiling Reposes]는 몇 시간 분량의 라디오 샘플에서 추출한 몇몇 순간들을 기반으로 하여 만들어진 앨범이며, 이렇게 샘플들을 골라내는 과정이 상당히 고독하고 세심한 주의를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을 것 같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작업 방식에 있어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했었는지?
Lia Kohl> 특별히, 몇 시간 분량의 라디오 샘플을 얻은 후 다시 들어본다는 과정에 대해 말한 것 그대로 - 좀 지루한 측면이 없지 않긴 하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느낌의 지루함이었다, 세심하게 고르는 과정에서 말이다. 샘플을 얻는 과정은 언제나 '제 시간'에 맞춰야만 하는 과정이었다, 빨리감기를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라디오를 스킵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러면 그냥 스킵하면서 돌아다니는 것일 뿐이다. 샘플을 골라내는 과정에서 "아, 진짜 지루하다. (웃음) 그냥 앉아있기만 하고 있네"라는 생각을 했던 순간들이 분명하게 있었다. 때로는 지루하게 느껴졌지만, 또 때로는 어떠한 의식의 순간들이 있기도 했다, 또 다른 누군가가 라디오를 듣고 싶어하게 될까? 그리고 때로는 영감의 순간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한 남자가 진짜 완전히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순간이나, 누군가가 정말로 웃긴 뭔가를 이야기하는 1초의 순간을 내가 포착해냈던 순간이라거나. 또는 '좋은 음악'을 듣는다는 예술적인 과정에서 잠시 벗어나 그냥 "아, 이 인터뷰를 그냥 듣고 있는 거구나"라는 순간이라거나. (웃음) 한 인간의 사이에 진짜 상호작용이 있었다 - 내가 이 둘을 꼭 나누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 내 안의 인간적인 부분과 내 안의 예술가적인 부분 사이의 상호작용이. 첼로 연주를 녹음할 때 나는 항상 내가 예술가라고 의식하면서 작업한다. 하지만 라디오에 관해서라면, 나는 그냥 앉아서 있는 내 뇌와 상호작용을 하고 있을 뿐이다.
Konstantinos Pappis> "in a specific room"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샘플을 듣고 깊은 인상을 받았었는데, 누군가가 "당신은 낯선 사람을 안아줄 수는 있지만 절대로 그들의 얼굴을 만지거나 눈을 쳐다보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샘플이었으며, 이 샘플은 당신의 작품에 종종 등장하는 주제인 '친밀감'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작품을 감싸고 있는 미스테리를 깨고 싶지 않다면 굳이 관련된 내용과 맥락을 공유해 줄 필요는 없지만, 나는 앨범의 시작을 여는 이 샘플의 감성이 어째서 이렇게까지 '맞다'고 느껴지는지 궁금하다.
Lia Kohl> 라디오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는 누군가가 무언가를 말할 때, 그 말이 맥락 바깥에서는 시 혹은 상당히 심오한 무언가가 되는 순간들이 있다는 것이다, 마치 당신이 방금 언급한 그 샘플처럼. 내가 기억하기로는 그 샘플은 이런 이야기인데 - 어떤 남자가 SeaWorld에 가서 돌고래와 교감하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걸 보고는 농담조로 돌고래와 얼마나 빠르게, 그렇게까지나 친밀하게 교감하고 있는지, 평범한 사람들과는 결코 하지 않을 정도로 돌고래와 친밀하게 교감하고 있는지에 대해 말하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보자면 또 심오한 측면이 있는 생각이기는 하지만, 그들이 그 말을 하던 순간에는 뭐랄까 '브로' 스타일의 말을 던진 것이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을 애초에 말해졌었던 맥락에서 완전히 분리하여 일반적인 의미의 친밀함에 대한 말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앨범의 첫 시작을 그 샘플로 정했었던 것을 돌이켜 생각해 보자면 - 당시에는 정말로 그런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었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 보니 '친밀함'과 '맥락 없음' 사이의 훌륭한 상호작용이 드러나는 시작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앨범에서 나는 나에게 정말로 가깝게, 정말로 깊게 느껴지는 것들을 다루려고 노력하면서도 동시에 어느 정도의 미스테리를 남겨 두기도 했으니 말이다. 낯선 사람을 보는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친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만을 바랄 뿐이다.
Konstantinos Pappis> 강렬한 개인적 기억을 불러일으켰던 샘플도 있었는지, 아니면 단순히 뒤집히거나 재맥락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넘어서 당신의 개인적인 측면에도 울림이 있는 샘플이 있었는지?
Lia Kohl> 나는 특히 기도라던가 다양한 종교적 내용을 방송하는 라디오에 끌리는 편이다. 할머니께서 라디오에서 나오는 설교를 자주 듣곤 하셨는데, 립스틱을 바르고 머리를 말아올리시면서 그 남자의 라디오 설교를 들으셨었다. 그 남자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으며 아마 지금 다시 들어보라고 하면 굉장히 싫어질 것 같다. (웃음) 하지만 그 때에는 그 설교 방송 속에 무언가 굉장히 편안해지는 것이 있었다. 보다 더 개인적인 측면에서, 나는 라디오 전파와 그 안에 숨어있는 미스테리에는 신성함과 불가해함 사이의 어떤 상호작용이 있다고 생각한다. 라디오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라디오 전파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이 존재하며 심지어 음향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과학적으로 설명되어 있다는 것은 알지만, 보다 더 넓은 맥락에서 나에게는 여전히 미스테리하게 느껴진다. 그러니까 - 맞다, '마법' 같게만 느껴진다. 이 샘플들에는 진정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뭔가가 깃들어 있으며, 앨범을 통틀어 다양한 곳에 많이 들어가 있다. 대부분은 원래 맥락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으며 그냥 사람들이 무언가 정말로 심오해 보이게 들리는 것을 말하는 순간들이지만, 또 상당히 모호하기도 한 내용들이다. "이번 앨범은 기독교적 교리에 대한 앨범입니다"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은데, 왜냐면 실제로도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라디오 전파를 향해 얼굴을 내미는 광경에는 굉장히 흥미로운 무언가가, 굉장히 이상하면서도 정말로 심오하게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다. 앨범에 들어가 있는 샘플들 중 하나, 좀 더 완전한 형태이지만 믹싱 과정에서 굉장히 낮은 음량으로 들어가 있는 샘플이 있는데, 성 금요일(Good Friday)에 가톨릭 미사를 드리는 어린이들의 소리이며 이 샘플 또한 이상하면서도 마음을 움직이는 구석이 있는 샘플이다. 그러니까, 이 어린이들이 라디오에 출연하고 싶어서 나왔던 것일까? 어째서 이런 라디오 방송이 있었던 것일까? 들리기에는 상당히 어린 아이들이었던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진심 어린, 정말로 아름답게 느껴지는 샘플이었다.
Konstantinos Pappis> 사람들이 신성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샘플에 당신이 끌리는 것은 그러한 '진정성' 때문인 것일까? 아니면 '모호함' 때문인 것인지?
Lia Kohl> 그 질문에는 두 가지 답변이 있겠다. 하나는 명백히 '모호함'이다. 내가 언급했던 샘플들, 기도, 기도자, 경전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담은 샘플들을 가지고 언제나 나는 그 샘플들을 원래 위치하던 맥락에서 완전히 분리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에서 말했던 다른 샘플들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샘플들을 맥락에서 분리해내는 것은, 특히 그러한 샘플들의 경우에 더 흥미로운 작업이 되는데, 대체로 종교적인 내용을 담은 샘플들은 너무나도 '맥락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나 자신의 종교적 신념하고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나는 정교회 신자이며, 내 예술, 어떻게 보자면 정교회와는 사실 아무 관련이 없는 내 예술이 나의 종교적 신념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 남들을 개종시키는 것에는 관심이 없지만 어쨌든 나 자신, 예술가로서의 경험과 맞닿는 부분이 있다, 종교라는 것이 한 인간으로서의 내 경험이기 때문이다. (웃음) 나에게는 정말로 중요한 부분이다.
Konstantinos Pappis> 여기저기에서 찾아낸 음향들과 악기 연주들을 쌓아 올릴 때 둘 사이에 분명한 구분선을 짓는 편인지, 아니면 라디오 샘플들을 포함한 모든 음향들을 각각 일종의 악기로 생각하면서 동등하게 다루는 편인지?
Lia Kohl> 모든 음향들을 동등하게 다루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모든 음향을 동등하게 다루다 보면 모든 것을 '악기가 아닌 것'으로 다루게 되어버리곤 한다. 라디오를 악기처럼 다루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첼로를 방 안에 놓여 있는 오브제 정도로 다루는 경우는 많이 있다. 나는 일종의 "실제 상황"에서의 녹음을 많이 진행했었다. 앨범에 담긴 샘플들 중 하나는 내가 집 뒷마당에 앉아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는 샘플인데, 그래서 이걸 들어보면 뒷마당의 새 소리, 내가 흥얼거리는 소리, 라디오 소리가 전부 들리고, 이 세 가지 음향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모습을 들을 수 있다. 나는 모든 것을 '음악'으로 취급하지만, 모든 것을 '악기'로 다루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는 뒷문 쪽 베란다에서 앨범의 믹싱을 점검하고 있었는데 뒷골목으로 트럭이 한 대 지나갔고, 이 트럭의 소리와 내가 듣고 있던 부분의 조성이 같다는 것을 발견했다. (웃음) 그래서 재생을 바로 멈추고 휴대폰을 챙겨 트럭의 소리를 녹음했고, 이 샘플을 바로 앨범에 넣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앨범에 넣었던 샘플이었다. 그리고 어떻게 보자면 이러한 상황이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녹음'이다, 모든 것이 제 시간에 맞추어 각자가 각자의 위에 동시에 딱딱 포개지는 그런 상황. 언젠가는 그런 것을 실제로 시도해 볼 지도 모르겠다.
Konstantinos Pappis> 내가 깊은 인상을 받았던 부분은 음향의 종류보다도 '공간'의 종류, 특히 각각의 음향들의 원천이 되었던 공간들이었다. 독립된 공간, 내부의 공간, 혹은 외부의 환경.
Lia Kohl> 그렇다. 물론 그런 것들을 구분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예를 들어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듣게 된다면 머릿속에는 곧바로 '바깥'의 풍경이 그려지게 된다. 신디사이저 소리를 듣게 된다면 신디사이저는 컴퓨터에서 바로 녹음된 음향이므로 전혀 다른 종류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새의 소리와 신디사이저의 소리가 같은 '소리'라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나에게는 둘 모두 같은 우주 안에서 존재하는 음향들이며, 나는 그 둘이 서로에게 키스를 하게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 물론 그 둘이 서로 원할 때에만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웃음)
Konstantinos Pappis> 이번 앨범에 딸려 나오는 시집에 대해서, 한 기상 예보의 조각들을 가지고 당신이 부탁한 여러 시인들과 작가들이 작업하여 완성해 낸 시를 담은 시집에 대해 물어보고 싶다. 그들 각각의 기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다양한 형식을 혼합하는 이 '실험'이 당신에게 어떤 영감을 주었는지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겠는가?
Lia Kohl> 나는 언제나 내 작업에서 '글쓰기'를 포함하고 싶어했었다. 나 자신이 작가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가사를 쓰는 것이 어떨지에 대해 고민해 왔었다. 하지만 내가 노래를 만드는 것은 아니니 - 언젠가 미래에 노래를 만들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래서 이렇게 생각을 했었다: [The Ceiling Reposes]에 '가사'가 있다면 무엇일까? 샘플들을 '가사'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 샘플들이 '시'인 것일까? 무언가 나름대로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들일까? 샘플들에 어떤 말이 담겨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한번 들어보며 필사본을 만들어 보았었는데, 이 때는 이미 믹싱과 마스터링이 다 끝난 이후였다. 하지만 이 샘플은 특별히 더 '시'처럼 느껴졌다. 정말 단순한 샘플이었는데, 그냥 한 남자가 기상 예보를 해 주는 게 다인데. [프랑켄슈타인]처럼 여러가지 라디오 방송의 일부들을 조합해서 하나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그냥 기상 예보 방송 하나였을 뿐이었다. 나는 그 샘플을 기반으로 시를 만들어냈고, 정말로 좋은 느낌이었다. 이 '시'가 [The Ceiling Reposes] 전체에 대해 어떤 의미가 있기는 한지, 아니면 내 작업들 전반에 걸쳐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나 스스로 이 시를 만들고 읽으며 정말 좋았으며, 다른 사람들도 그럴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나는 아주 단순한 협업 프로젝트들, "이봐, 내가 이걸 했는데, 혹시 너도 이거 해 볼래?"라고 물어보는 것이 다인 그런 종류의 프로젝트들을 좋아한다. 협업자에게 뭘 하라거나 어떻게 하라고 얘기하지 않았으며, 협업자들은 스스로 프로젝트에 빠져들어 각자의 작업을 진행했던 것이다. 나에게 있어 그 시집은 다양한 영역을 탐구해 보는 수단이었으면서도 동시에 내 작업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 본다는 행위의 연습이기도 했다.
Konstantinos Pappis> 또 다른 '시'라고 할 수 있을 만한 것은 [The Ceiling Reposes]의 수록곡 제목들이다. 여기에 대해서도 말해줄 수 있을지?
Lia Kohl> 절친한 친구 중 Elizabeth Metzger가 있는데, 오랫동안 친구로 지낸 사이다. 예술적으로도 중요하고 소중한 우정이라고 생각하는게, 그녀는 나와 아주 다른 예술 전통에서 나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내가 하는 걸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나 또한 그녀가 하는 걸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The Ceiling Reposes]의 첫 마스터링이 끝났을 때 그녀에게 음원을 보내 주었는데 - 그녀는 내가 음원을 공유한 사람들 중 유일하게 음악가가 아니며 또 음악적 의견을 보내주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그녀가 보내 온 답장은 하나의 완성된 시라고 볼 수 있는 긴 이메일이었는데 - 말 그대로 내가 보내준 음원을 들으며 실시간으로 이메일을 써서 보내 주었던 것이었다. (웃음) 정말 아름다운 시였다. "이 시를 곡들의 제목으로 써"라는 말은 전혀 하지 않았고, 그냥 순전히 진심에서 우러나온 이메일이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이메일의 일부들을 추출한 후 "이것들로 곡 제목을 정해도 될까?"라고 물어보았고, 그녀는 승낙해 주었다. 이러한, 거의 우연이라고 할 수 있는 협업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Konstantinos Pappis> 더 많은 예술가들이 그런 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Lia Kohl> 이렇게 서로 다른 예술계 사이의 협업은 상당히 드문 일인 것 같다, 무용과 음악 사이의 협업이라던가 그 비슷한 것들이 아니라, 그냥 정말로, 그저 "나와 굉장히 다른 예술가인 당신,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어보고 답을 얻는 그런 식의 협업은.
Konstantinos Pappis> 서로의 작업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다고 느끼는지?
Lia Kohl> 비슷하게 직관적이고 또 비슷하게 꼼꼼하다고 생각하며, 흥미로운 공통점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Elizabeth Metzger는 시 하나에 몇 주 혹은 몇 달을 투자하는 사람이며, 나 또한 곡 하나에 몇 주 혹은 몇 달을 투자하는 사람이다. 특히 완전한 형태로 만든 후 거기에다가 여러 구멍을 내서 무엇이 핵심인지를 파악한 후에야 세상에 내놓는 방식으로 작업한다는 것도 비슷한 점이다. 전반적인 작업 과정에 유사점이 있으며, 뭐랄까 (가슴 부분에서 손이 뻗어나가는 동작을 반복했다) - 손으로 이렇게 표현하는 것 말고는 달리 어떻게 표현하지를 못하겠다 - 이렇게 스프링처럼 튀어나오는 무언가가 있다는 유사점도 있다.
Konstantinos Pappis> 나도 바로 그렇게 묘사할 것이다.
Lia Kohl> (웃음)
Konstantinos Pappis> 서로 다른 형태의 예술 사이의 협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저 단순히 당신이 다른 영역의 예술가들과 서로 이해하고, 공통의 언어를 찾는 것 만으로도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듣고 있는 것 만으로도 흥미롭다는 생각이 든다.
Lia Kohl> 바로 그러한 이유로 무용수들과 함께 협업하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이 부분에 어떤 음악이 들어와야 하는지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뭐랄까, 바삭바삭하고... 파란 느낌의 음악?"이라는 식으로 말해오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그러면 나는 "사실 바삭바삭하고 파란 느낌이라는 설명이 '포르테'라던가 어쩌구 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좋은 설명이에요"라고 말한다. 뭐 더 낫다고는 할 수 없을지 몰라도, 더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다.
Konstantinos Pappis> 당신의 음악에 대한 묘사 중 특별히 마음에 와닿았던 묘사가 있었는지?
Lia Kohl> 지난번 앨범을 발매한 후 발매 기념 공연을 했었는데, 직조 일을 하는 내 친구 Molly Scranton이 왔었다. 그녀가 정확히 뭐라고 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대충 이런 느낌의 말이었다, "네 음악은 뭔가를 향해 손을 뻗고는 있지만 그 무언가를 절대 잡지는 못하는 음악 같아 - 심지어 그 무언가를 잡을 필요조차도 없는 것 같아." 아주 친밀한 말이었다. 나는, "맞아, 몰랐었는데, 바로 그게 맞아."
이 인터뷰는 가독성을 위해 편집되었습니다.
Lia Kohk의 [The Ceiling Reposes]는 American Dreams 레이블을 통해 발매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