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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RO
    [...]/[BOaT] 2024. 6. 22. 04:56




    https://youtu.be/AjLiA9FQw8o
    "Akiramuj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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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x.com/IMJUSTSEVENTEEN/status/1557308182656999424


    실험, 전위, 사이키델릭, 인스트루멘탈, 그리고 그 사소한 호칭들을 전부 허물어버리는, 보편적인 멜로디
    오로지 '좋은 곡'만을 지향한 끝에 BOaT는 새로운 세계에 도달하게 되었다. 이들의 날카로운 첨예함은 어째서 이렇게나 청자의 마음을 울리는 것일까?

    인터뷰 = 타나카 다이(田中 大)
    [buzz]
    2001년


    최대한의 확신으로 단언하건대, 미니앨범 [RORO]는 말도 안 되는 정도의 걸작임이 틀림없다. 어쨌든지간에 이 압도적인 에너지를 가진 앨범이 결코 일반적인 앨범이 아니라는 사실을, 반드시 듣고 직접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일렉트릭 기타, 현악, 피아노,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칼림바 등 갖가지 악기와 음색이 나타났다가 사라져가며 서로 얽혀들어가는 음악. 그 융합과 마찰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진동은 실제로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정도로 생생한 원색의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총 6곡에 인스트루멘탈 곡이 2곡이며, 나머지 4곡 또한 보컬은 일종의 마무리 역할만 담당하여 전체적으로 악기 연주 중심으로 짜여진 곡들인데, 이는 얼핏 듣기에는 상당히 난해한 음악이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드는 설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앨범의 실제 인상은 오히려 정반대에 가깝다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다. 이 앨범은 매우 명쾌하고, 직접적으로 본능을 자극하는 앨범이다. 이러한 신비롭고 기이한 힘이 대체 어디에서 생겨나게 된 것이란 말인가? 보컬 및 기타의 A.S.E., 보컬 및 미밍(요컨대 BOaT 용어로 샘플링을 뜻하는 말인 것 같다)의 AINE를 만나 [RORO]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타나카 다이> 기타와 보컬 중심의 밴드였는데, 최근 들어 악기 연주의 비중이 높아지게 되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까?

    A.S.E.> 기본적으로는 단순히 '좋은 곡'을 연주하는 것만이 목표였다. 그리고 지난번 앨범 [Listening Suicidal]에도 인스트루멘탈 곡(역주: "雲番人Bと釣人A")이 들어가 있었는데, 그 때 나는 정말로 어둡고 암울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고 그래서 어두운 인스트루멘탈 곡이 나왔던 것이었다. 그런데 라이브 공연에서 연주로 해 보니 뭐랄까, 그 곡이 가장 열중할 수 있는 곡들 중 하나였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는 그런 스타일을 좀 더 늘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이렇게 된 거 아닐까 싶은데.

    타나카 다이> '노래'와 비교해 보면 어떤 부분이 다른 건지?

    A.S.E.> 노래한다는 행위도 정말 좋아하긴 하는데, 그래도 힘들다거나 해서 노래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는 법이니까. "잠깐만 눈 감은 채로 하고 싶다"같은 때라거나 (웃음). 지금까지는 그냥 노래를 하면서 "불태워버리고" 싶은 때가 많았는데, 이제는 그냥 "산책하고 싶다"는 쪽이랄까.

    타나카 다이> 그전까지는 잘 모르고 있던 새로운 즐거움에 눈을 떴다는?

    A.S.E.> (웃음). 이번에는 미니앨범이라는 형태로 발매할 수 있었다. 하나의 곡이라기 보다는 곡들의 집합체로써, 하나의 앨범이라는 형태로 발매할 수 있었던 것들이었다.

    AINE> 그전까지도 합주 연습 때 제법 자주 이런 곡들을 갑작스레 연주하곤 했었는데, 뭐랄까 '아직은 안 되는거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쯤은 일단 밀어붙이는 느낌으로 시작했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이런 앨범도 정말 좋다는 것에 멤버들 모두가 동의하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에게 딱 맞는 느낌이 드는 앨범.

    타나카 다이> 알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궁금한 점이 있는데, 수록된 6곡 전부 하나의 세계관이랄까,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촛불을 자르고"(ロウソクを切る)라는 가사라던가, "아키라무지나를 피우고"(アキラムジナ吸う) 같은 가사가 여러 곡에서 계속 등장하고 있다. 각각의 수록곡들이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A.S.E.> 아아, 맞다. 수록곡들의 뼈대를 잡아가던 시기에는 6번째, 마지막 곡은 아직 만들지 않았었는데, 그 때에도 이미 첫번째부터 다섯번째까지의 곡들은 순서를 그렇게 정해놓았고, 거기에 서로 연결되는 듯한 가사들을 넣어두었던 거다.

    AINE> 이거 전부 여름에 대한 곡들, 여름에 대한 노래들이거든.

    타나카 다이> 에? 무슨 말인지?

    A.S.E.> 보통 9월 말이면 가을이 된다고들 하지 않는가. 세상도 그렇게 변하고, 사람들의 옷도 변하고. 이게 아무래도 납득이 가질 않아서.

    AINE> 항상 비-산(비치 샌들)을 신고 다니지.

    A.S.E.> 11월이 끝날때까지 항상 최선을 다 한다. 여름이 왔다고 해서 딱히 특별한 걸 한다거나 하지는 않는데. 여름이 끝난다고 말하면 기분이 완전 애틋하지곤 하지. (웃음)

    타나카 다이> 그런 기분을 설명하는 곡은......??

    AINE> 하나도 설명이 안 되잖아 (웃음). 그러니까, 작년 여름에 오사카에서 공연을 하고 난 다음에 아침까지 마시고 술집 아래에서 놀고 그랬거든. 그런데 어떤 노숙자 아저씨가 다가와서는 나한테 계속 영어로 말을 거는 거라 (웃음). 그러다가 A.S.E. 쪽으로 돌아서서는 "너, 너! 여름을 늙어버리게 만들지 말라고!"라고 말하는거야. 그 때 영감이 팍 하고 꽂혔지.

    A.S.E.> 그 아저씨가 무슨 뜻으로 말한 건지, 의미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계속해서 여름 안에서 연주하라는 뜻이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깨닫게 되었고. 그래서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니 "아, 나는 매년 가을마다 여름이 계속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녀석이었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

    타나카 다이> '표식'같은 느낌인 것 같은데.

    A.S.E.> 그렇지. 나에게 주어진 사명 같은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여름을 늙어버리게 만들지 마"같이 이상한 말들을 정말 좋아하기도 한다. 그런 말들에 뿌리를 내리고, 매듭을 짓고 싶었다. 이 것이야말로 [RORO]를 만들게 된 유일한 원인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듯 싶다.

    타나카 다이> 여름의 어떤 부분이 그렇게 매력적인 것일지.

    A.S.E.> 아무튼 짧다는 부분이겠지 (웃음). "왔다!"라는 느낌이 들자마자 끝나버리니까. 뭐 내 성격 자체가 그런 것이겠지만, 나는 스타트가 늦는 사람이라서, "바다 가자!"라는 생각을 하면 이미 바다가 온통 해파리 천지라던가 (웃음).

    타나카 다이> 그러니까,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놀고 싶다는 의미인 것인지?

    A.S.E.> 아니, 그렇다기 보다는 늘어지고 싶은 편일 거다. 바다에 실제로 가게 되더라도 그냥 여기저기 걸어다니기만 하는 편이고. 열대야로 한밤중에 끙끙거리는데도 뭔가 만족감을 느낄 때도 있다 (웃음). 어떤 실패감, 대단한 실패감을 느낄 때도 있고. 사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고 있는 데도, 무언가 대단하고 굉장한 것이 금방이라도 생겨날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뭐랄까 설렁설렁 무심하게 늘어져 있는 것으로부터 뭔가가 태어나는 것 같달까. 가사도, 음악도.

    타나카 다이> 이번 앨범이 당신의 '창작의 원점'으로 채워져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하는지?

    A.S.E.> 그런 것 같다.



    https://youtu.be/Pbo-miPdewI
    "Circle 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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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