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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ventures Beyond The Ultraworld
    [...]/[The Orb] 2024. 9. 7. 14:40


    https://youtu.be/KNfjpmvbQG0
    "Little Fluffy Clou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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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furious.com/perfect/orb.html


    Howard Shih
    1997년 8월


    타임스퀘어에서 한 블록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호텔 라운지에서, The Orb와 나는 미국 언론이 '갑작스럽게' 전자음악을 발견하게 된 현상에 대해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The Orb에서 오랫동안 엔지니어 역할을 하다가, 탈퇴한 Kris "Thrash" Weston를 대신해 정식 멤버까지 된 Andy Hughes는 그저 웃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아 보였다: "지난 주에 우리가 들어왔을 때 그들이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의 새로운 물결' 운운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솔직히 정말 웃겼다." 하지만, 그렇다면 잉글랜드의 현 상황은 어떠한지? 록 음악과의 경계선이...

    "록?" Dr. Alex Paterson, The Orb의 창시자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아니, 우리가 록을 죽였다. 그러니까, U2를 봐라. 이제 디스코텍 앨범을 만들게 되지 않았는가." OasisBlur같은 밴드가 잉글랜드에서 여전히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Paterson이 좀 과장해서 말하는 것도 없지 않겠으나, 클럽에 가서 DJ가 턴테이블을 돌리는 걸 듣는 게 밴드 공연을 보러 가는 것과 별다른 차이 없이 일상적으로 느껴지게 되었다는 것도 사실이기는 했다. UK의 대중이 DJ 문화를 이렇게까지 받아들이게 된 것은, The Orb라는 밴드의 시작과도 연결되어 있는 현상이었다.

    1989년의 런던으로 되돌아가서. 약 6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매주 월요일 밤마다 Paterson은 The KLF의 Jimi Cauty와 함께 런던의 Heaven 나이트클럽에서 전설적이었던 [Land of Oz] 파티가 열리는 동안 그 윗층의 휴식공간에서 DJing을 하고 있었다. "처음 '앰비언트'를 시작했을 무렵, 우리는 3대의 레코드 데크, 작은 12트랙짜리 Akai 믹서, 엄청나게 많은 카세트와 CD를 가지고 시작했었다... 그리고 그 누구도 대체 무슨 짓거리가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Paterson은 설명했다. 이들이 선보이던 '실험적 앰비언트 DJ 셋'은 엑스터시에 취해 밤새도록 춤을 추다 지쳐 올라온 사람들이 스스로를 잊고 휴식하기에 최적인 음향의 바다를 선사하고 있었다. "이 때,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사회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 새로운 약 (엑스터시) 은 사람들이 갑자기 쓰러져 죽어가는 마약이 아닌, 모두가 즐기는 약물이었다." Paterson은 말했다.

    이 '좋은 의사'가 The Orb의 첫 앨범 [Adventures Beyond The Ultraworld]를 만들기 시작하던 1990년, Paterson과 Cauty는 이미 각자의 길을 가기 시작했던 참이었으나, 이 앨범은 그 둘이 함께 만들어나가던 [Land of Oz] 세션을 기반으로 더 확장시킨 음악을 담고 있었다. "Little Fluffy Clouds"같은 곡은 서로 완전히 무관한 샘플들 (Rickie Lee Jones가 어린 시절에 보았던 하늘을 회상하는 부분, Ennio Morricone 영화음악의 하모니카 연주, Steve Reich의 [Electric Counterpoint]를 연주하는 Pat Metheny의 기타 연주) 을 귀에 착 감기는 비트 위에서 한데 모아 환희로 가득찬 거품같은 신디사이저 연주로 감싸올려 편안하게 쉴 수 있으면서도 맞춰서 춤을 출 수도 있는 음악으로 만들어낸 곡이었다 - 바로 '앰비언트 하우스'였던 것이다.

    UK에서 [Adventures Beyond The Ultraworld]는 차트 30위권에 올랐으며, 이는 무명, 앰비언트 그룹의 더블 앨범으로써는 사실상 전례가 없는 쾌거라고 볼 수 있을 성적이었다. 이러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Adventures Beyond The Ultraworld]는 미국에서 일종의 '중성화 수술'을 당해 1장짜리 CD로 쪼그라들었고, Paterson은 이에 분개하고 있었다. "그 자들이 말하길 '모든 곡들을 3분짜리 길이로 줄였으면 합니다'라더군. 뭐라고? "Spanish Castles"를 3분짜리로 만들라고? 아니, 그건 불가능하다고..." ([Adventures Beyond The Ultraworld]의 수록곡들의 평균 길이는 대략 10분이다) "곡 이름을 "Spa Ca"로 줄이면 될지도," Hughes의 농담이었다. "The Orb의 일부만 가져갈 수는 없다... 전체를 다 갖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

    사실, The Orb의 1992년 싱글 [Blue Room]이 거두었던 성공은 앰비언트나 전자음악을 '얼굴도 없으며 접근하기도 어렵다'라고 치부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성공이었을 것이다. [Blue Room]은 39분 58초짜리 싱글이었으며, 놀랍게도 싱글 차트에서 8위까지 도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 후 발매된 두 번째 앨범 [U.F.Orb]는 UK 차트 1위에 진입했다. ('얼굴도 없는' 음악 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과 아닌가?) 하지만, 이 시점에서 The Orb와 레이블 Big Life 사이의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되기 시작했다. 그 후 1년여의 시간동안 모든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Island Records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The Orb는 그 어떤 음악도 발매하지 못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새로운 레이블에서 발매한 The Orb의 다음 두 앨범 [Pomme Fritz]와 [Obrus Terranum]은 이들의 초기작들이 보여주었던 환상적인 앰비언트에 끌려 온 팬들을 저버리는 듯한 앨범들이었다는 것이다. 비트 중심의 음악에서 벗어나, The Orb는 그들 특유의 기괴한 샘플링과 음향에 덥(dub)의 맛이 가버린 스튜디오 기법들을 차용하였던 것이다. 이들의 최신 앨범 [Orblivion]은 정글풍의 브레이크비트를 믹싱과 음향에 더해 과거의 The Orb를 떠올리게 만드는 앨범이며, 정글이라는 장르 자체가 덥과 레이브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사실 자연스러운 발전이라고 할 수도 있을 앨범이다. [Orblivion]은 이전 앨범들보다는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앨범이지만, Island Records가 생각하는 '혁신적인 앨범'인 것은, 아마도 아닐 것이다.

    "그냥 아예 이해를 못 하더라." Hughes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Island Records가 L.A.에서 주최했던 앨범 발매 기념 행사는, 정말 말 그대로 [Spinal Tap] 영화에 나왔던 장면 그 자체였다 - 실제로 그 장면이 촬영되었던 바로 그 하얏트 호텔 옥상에서 행사가 진행되었다. '씨발 이게 대체 뭐야?' 그 누구도 담배를 피울 수 없었다, 보안요원들이 계속해서 쫓아다니며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강요하고, 샌드위치는 너무 작아서 고기 조각을 빵으로 덮을 수도 없을 정도였고, 행사장에 있는 건 고작 PA 시스템과 CD 플레이어 하나씩이 전부였다... 사람도 많지 않았다, 고작 30명 정도밖에 없었다."

    "그 자들 말에 따르면 이 행사에서 술값으로만 천 달러를 써버렸다고 하더라. 우와아, 대단하군." Paterson은 매우 건조하게 말했다. "개인적으로 Island 쪽 사람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저, 우리가 그저 하나의 상품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 뿐." 실제로 [Orblivion]은 이미 1년 전, 1996년 5월에 작업을 전부 끝냈던 앨범이었지만, Island Records에서 U2의 그 유명한 '테크노' 앨범 [Pop]의 발매 이후에 앨범을 발매하길 바랬기 때문에 이제서야 발매가 진행되게 되었던 것이었다. Island Records의 '메가-셀링' 밴드 때문에 The Orb의 일정이 조정되어버린 건 이번이 처음인 것도 아니었다. The OrbU2의 "Numb"를 리믹싱하기도 했었지만, U2는 그 리믹스를 결코 발매하지 않았다.

    "집구석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Hughes의 말이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음악이지." 이는 The Orb가 작업해 온 다른 수많은 리믹스들에도 적용될 수 있을 말이었다. Primal Scream, Erasure, Depeche Mode, 그리고 최근에는 Island Records의 또 다른 동료 The Cranberries의 곡이 The Orb의 손을 거쳐 리믹스로 재탄생했었다. Paterson과 Hughes는 리믹스의 대부분이 수익 창출을 위해 진행되었던 작업이 맞다고 인정했으나, 또한 예술적 표현도 중요한 요소였다는 말을 더했다. "약간은 도전적인 느낌도 있는 과제다... 많은 사람들이 'The Orb 리믹스가 필요해'라고 말해오지만, 사실 그렇게 부탁해오는 사람들 그 누구도 우리의 리믹스 버전들을 실제로 들어본 적은 없는 사람들이다. 다들 자신의 노래가 크게 변하지 않는 선에서의 리믹스를 기대하지만, 실제로 받게 되는 건 그들의 노래가 아주 약간 첨가되어 있는 The Orb 곡이다."

    Island Records 경영진은 리믹스가 The Orb라는 밴드를 가지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Dr. Paterson은 그것보다는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 둘 중 하나가 죽으면 그 자들이 우리를 일종의 아이콘으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Bob Marley라던가 그 비슷한 뭔가로."

    "어젯 밤 폭풍우 속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면서, 내가 그렇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무표정으로, Hughes가 말했다.




    https://youtu.be/qDOzsURspVg
    "Spanish Castles In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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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dy Hughes / Dr. Alex Pater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