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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kull Defekts: 창조와 파괴의 아름다움, 혹은 The Skull Defekts에게 죽음을[...]/[The Skull Defekts] 2023. 3. 2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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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heskulldefekts.bandcamp.com/album/the-skull-defekts
https://youtu.be/NxktNIL28e8
2005년 1월, 나는 Kid Commando라는 밴드의 기타리스트 역할로 참여해 몇 주 간의 영국 공연을 막 마친 참이었다. Kid Commando는 지난 6년간 1개의 정규 앨범과 몇 개의 7인치 싱글을 발매해왔고, 미친 놈들처럼 투어를 돌았던 밴드였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공연을 하기 위한 밴드였고, 3명의 멤버가 각각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주먹질을 하며 싸운 적이 단 1번밖에 없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였다.
Kid Commando의 불꽃이 꺼져버렸을 때, 난 이미 Union Carbide Productions에서 드러머로 이름 좀 날리던 Henrik Rylander와 접선해 협업을 추진중이었다. Rylander가 솔로로 강렬한 피드백 노이즈 음악을 만드는 걸 몇번 본 적이 있었고, 그가 이상하고 난해한 쓰레기들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건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해서 - 우리는 거의 곧바로 몇몇 친구들을 모아 The Skull Defekts라는 밴드를 결성했고, 2005년 3월 예테보리에서 Sunn O)))의 오프닝 밴드로 첫 출발을 끊었다. 목표는 순환하는, 주술적인, 단조로운 록 음악을 만들고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은 음반을 발매하는 것이었다.
3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오랜 친구인 Jean-Louis Huhta를 타악기 및 전자음향에, Daniel Fagge Fagerström을 보컬과 기타에 맡기며 최종 라인업에 도달할 수 있었다. Huhta는 Anti Cimex에서 활동하고 있었고, 끝내주는 데님 수트를 갖고 있었으니, 멤버로 뽑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Fagge는 90년대 내가 아는 한 가장 강렬한 하드코어 밴드였던 8 Days of Nothing에서 활동했었고 따라서 그 또한 자연스럽게 멤버가 되었다.
우리는 The Skull Defekts라는 이름으로 지인들과 몇 개의 특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나와 Rylander는 둘이서 드론 전자음악 같은걸 녹음도 했고 공연도 했다. 그 드론 곡들은 아마 누군가에겐 좀 혼란스럽게 다가갔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전혀 아니었다. 같은 에너지였고, 같은 밴드였다. 우리에겐 시간의 흐름이 무의미할 정도로 견고한 무엇인가가 있었다.
The Skull Defekts는 몇 개의 앨범, 싱글, 테이프를 만들었고, 유럽을 돌아다녔다. 2008년, 중국 그리고 마침내 미국에서 공연을 했을 때, 볼티모어에서 Daniel Higgs를 만나게 되었다. 나는 Higgs를 몇 년 전에 All Tomorrow's Parties에서 이미 만난 적이 있었고, Fagge는 언젠가 스페인에서 Higgs와 신발을 교환했던 적이 있는 사이였다. Higgs는 바로 다음날 공연이었던 워싱턴DC The Black Cat 공연에서 같이 무대에 올라와 주었다. 그는 당시 우리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무슨 밴드에 속해 있었다. 같이 한 공연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흘러갔고, 우리는 다음 Skull Defekts 앨범을 Higgs까지 포함한 이 5명이서 만들어야겠다고 결정하게 되었다. 2009년 10월이 끝나갈 무렵, Higgs는 스톡홀름에 왔고 우리는 3일간 [Peer Amid]를 녹음했다. 이 미국 투어와 그 이후에 일어났던 일들, 이 때야말로 The Skull Defekts의 최전성기였다. 개소리가 아니라. 정말로 마법같은 시간이었다. Zomes가 우리의 오프닝 밴드로 활약해 주었다. 우리는 전부 서로 친구사이가 되었으며 하루 시간을 내서 로드아일랜드 포투켓의 Machines With Magnets 스튜디오로 가 [2013-3012] 12인치를 같이 녹음했다. 우리는 영원할 것만 같았다.
The Skull Defekts는 기계였다. 5명으로 이루어진 군대와 같았던 우리는 초월적인 록 음악을 만들고 있었다. 음악을 하는 동안 나는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고, 내 인생 또한 거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내가 꿈으로만 그려왔던 음악을 직접 만들고 있다는 경험. 우리는 내가 청자였어도 팬이 되어 푹 빠졌을 밴드였다. 하지만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다. Higgs는 점점 자신만의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했으며, 대서양을 건너 유랑자의 삶을 살아갔다. [Dances In Dreams Of The Known Unknown] 앨범은 같이 녹음했지만, Higgs의 비중은 확실히 줄어 있었다. 그 앨범은 적어도 내 생각에는 아주 훌륭한 앨범이었다. 그 앨범에서 우리는 앨범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에 대해 잘 말할 수 있었다. 그 후, 우리는 유럽과 미국에서 공연을 몇 번 했고, 그리고, 우리가 가 본 적 없었던 낯선 장소로 향하게 되었다.
2016년, 우리는 새 앨범에 대한 작업을 시작했다. Huhta는 참여하지 않게 되었다. Higgs는 사라졌다. 에너지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나는 더 이상의 미래를 볼 수 없었고, 스튜디오로 들어서는 첫날 밴드를 그만 둘 결심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The Skull Defekts로서 남겨야 할 중요한 과제가 하나 남아 있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이.
우리의 새 앨범, [The Skull Defekts]는 밴드의 끝과 이 밴드에 대해 그 동안 신경을 써 준 모두에게 보내는 작별인사다. 이 앨범에는 우리가 그 동안 울려댔던 소리들의 잔향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지금, 현재의 음악이기도 하며, 바라건대 우리만의 어두움이 깃든 앨범일 것이다. 이 앨범에는 일종의 긍정적인 절망감, 우리가 지금 녹음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는 절망감이 담겨 있다. 우리는 이 앨범에서 4번째 멤버로 Mariam Wallentin을 섭외하여 같이 일했고, 그녀는 밴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새로운 창조력을, 새로운 피를. 그녀의 기여는 정말 중요했다.
내가 쓴 곡들은 물론 우리가 밴드로서는 그다지 편안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에 물들어 있다. Fagge의 곡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스튜디오 안에서 작업할 때, 우리는 우리가 같이 곡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는 같이 연주하는 걸 정말 좋아했다. 하지만 이제는 끝내야 할 때다. [The Skull Defekts]는 아마 우리 앨범들 중에서 음악적으로는 가장 강한 앨범이 될 것이다. 가장 많은 작곡을 해 본 앨범이기도 할 것이다. 음악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으며, 물론 즉흥적인 부분들도 있지만, 예전 앨범들에 비해서는 덜할 것이다.
이 앨범은 우리의 마지막 앨범이다. The Skull Defekts는 우리의 삶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와 같이 작업했던 레이블들 (특별히 지난 수 년간 우리를 아낌없이 지원해 준 Thrill Jockey Records) 에게, 우리의 공연 스케쥴 담당 Regina에게, 프로모터들에게, 지난 멤버들과 협력작업을 했던 사람들에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공연에 와서 우리의 음악을 이해하거나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다. 우리는 당신들을 정말로 사랑한다.
Joachim Nordwall
The Skull Defekts를 위하여
예테보리, 2017년 가을
※우리는 2018년에 공연을 몇 개 할 예정이며, 4월 7일 예테보리 Pustervik에서의 공연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진심으로, 재결성이니 뭐니 하는 개짓거리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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