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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we Sytuacje, Nowe Orientacje
    [...]/[REPUBLiKA] 2023. 3. 2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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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republika.art.pl/wywiad_butrym.html

    https://youtu.be/Nd-DXfv84gA

    Grzesiu, 당신은 Republika의 리더이면서 보컬, 피아노, 플루트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 밴드 전체의 예술관에 대해 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Ciechowski> 이야기는 물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나 자신의 의견이 모든 밴드 멤버들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먼저 분명히 하고 싶다.

    곡을 완성하기 전, 모든 밴드 멤버가 곡의 예술적인 부분에 대해 전부 동의해야만 진행이 되는 식인가?

    Ciechowski> 예술적인 영감이란 것은 때때로 우연히 발생하며, 이 영감은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을 통해서만 곡의 형태로 완성될 수 있다. 밴드 멤버 모두 자신만의 경험, 자신만의 기준, 성격, 개성을 갖고 있으며, 우리를 한데 묶는 공통점은 록 음악에 대한 비전이다.

    밴드 멤버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 당신, 혹은 Grzegorz Ciechowski가 보컬/피아노/플루트, 드럼/보컬에 Sławomir Ciesielski, 기타/보컬에 Zbigniew Krzywński, 베이스에 Paweł Kuczyński. 대략적으로 말해서 공화주의(Republika)란 만인의 동의에 기반한 국가 통치 체계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밴드 이름이 당신의 사상을 대변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냥 큰 의미는 없는 이름인가?

    Ciechowski> 밴드의 이름은 우리가 현재 하고 있는 일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우리가 창조하고자 하는 이미지/텍스트를 포괄하는 큰 주제이다. 우리는 이 밴드와 이 밴드의 음악 및 가사가 단순한 무대 위의 공연을 넘어 독특한 개성을 가지길 바라며, 우리의 메시지를 담는 매개체로서 작동하기를 바란다. 자주 잊혀지지만, 이 것이야말로 록 음악의 의무이다. 어떤 상황에서건 밴드의 이름은 우리 음악의 가사에 있어서의 시적인 부분을 반영하며, 이런 부분은 SF의 경계에 서 있는 현대 문학(예를 들자면, Kurt Vonneguth)에 친숙한 사람이라면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 록 음악이란, 우리의 텍스트를 받아들이고 우리의 음악에 감정적으로 동조할지에 대한 여부를 누구나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공화주의적인 플랫폼이다.

    Republika의 음악은 진지한 논의와 생각 위에 만들어졌다고 말하는 것으로 들린다.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겠는가.

    Ciechowski> 나는, 예술이라고 불리는 것을 창조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처음 생각했던 컨셉트에 대해 계속해서 다시 생각하지 않으면서 그저 기계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래밍을 한다거나, 의뢰받은 글을 쓴다거나, 리허설을 4번 하고 무대에 오른다거나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기계적인 접근 방식이 기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거기에 기계적인 연습을 통해 더 좋은 음악을 연주하는 음악가들이 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지만, 그런 방식의 예술의 내면은 텅 비어 있을 뿐이다. 이미 무언가 살아 있는, 창조적인 것을 만들어 내려는 밴드들이 있으며, Republika또한 그런 밴드가 되려고 한다. 단순히 가사와 음악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을 넘어, 새롭고 포괄적이면서도 비유적인 컨셉트를 창조하여 사람들의 내면을 흔들어 새로운 상황과 새로운 사고구조를 유발하는 것. 나는 문학이나 예술계에서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 사람들의 이성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격리된 채 홀로 록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본다.

    새로운 선지자가 등장하여 발표하는 성명서 같이 들린다.

    Ciechowski> 전혀 아니다. 선언도 아니고, 선지자도 없다. 두 가지 모두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짧게 말해서, 한 예술가에게 무언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그 예술가는 이 전달을 다양한 방식으로 달성할 수 있으며, 단순히 그저 노는 것 또한 이 전달방식에 포함될 수 있다. 대다수의 록 밴드들은 단순히 무대 위에 올라 공연하는 것 자체가 최종 목표이다. Republika는 그런 목표를 위해 만들어진 밴드가 아니며, 우리가 무대 위에 오르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공연은 우리에게 있어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이다.

    이론적으로는 당신의 말이 맞지만, 당신이 전달하고 있는 메시지가 정말로 중요한 내용이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당신의 공연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당신의 동년배이거나 그렇게까지 어리지는 않은 청년들인데, 그들 앞에서 갑자기 구루 행세를 하며 대중들보다 아는 것이 많다는 행세를 어떻게 할 수 있는가.

    Ciechowski> Boże jedyny, 모든 예술가들은 자신에게 어떤 메시지가 있어 그것을 바깥으로 전달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고 나서 행동해야 한다. 록 음악을 단순히 엔터테인먼트로 취급하는 것은 흔한 오해이다. 20살의 한 작가가 명작 소설을 썼다면, 그 작가가 어떤 나이였던지간에 그에게는 타인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재즈나 클래식 음악이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으면서, 어째서 다른 형태의 음악일 뿐인 록 음악은 그런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나를 설득할 필요는 없다. 젊은 세대를 위한 대중 문화가 스스로 자신만의 예술적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Beatles가 이미 증명한 바 있지 않은가.

    Ciechowski> 나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많은 나이의 사람들을 우리 음악에서 밀어내고 싶지 않고, 나와 동년배의 세대들만을 위해 음악을 만들고 싶지도 않다. 그런 것은 결국 지루해 질 뿐이다.

    물론이다. 하지만 록 음악의 발전사를 생각해 보면, 젊은 세대의 음악은 패션/트렌드/소비의 영역에서 이미 성과를 이룬 전문가들에 의해 창조가 되는 편이다. 예를 들어 Elvis Presley의 음악은 이미 전문가인 작곡가들이 다른 의뢰들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의뢰를 받고 만든 음악이었으며, 단순히 Elvis Presley를 위해 작곡되었고 그가 불렀다는 이유만으로 젊은 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곡들 중 하나가 되었다.

    Ciechowski> 지금까지는 그런 방식으로 흘러온 것이 맞다. 무대 위에 오르는 아이돌의 뒤에는 쇼 비즈니스 CEO들과 음반사들이 있었다. 스타 가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으며, 그 아래에는 음악 관련 사업의 모든 기계장치들이 작동하면서 스타를 생산해내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가끔씩은, 무언가 다른 밴드들이 나타나곤 했으며, 무언가 다른 것을 제안하고, 자신의 방향성을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며 스스로 자신의 예술을 만들어내곤 했었다. 아주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기는 하고,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더 드문 일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자신의 방향성을 스스로 정하고 싶다.

    https://youtu.be/qdabTa5Meh0

    당신들은 스스로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록 음악의 예술적 측면에서 관하여 말하고 있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제발 뉴 웨이브 이야기는 하지 말아달라, 뉴 웨이브라는 단어는 아무 의미도 없는 개념이니. 당신들의 음악은 얼마나 새로운 음악인가? Republika가 록 음악 자체를 발명한 것은 아니니 말이다.

    Ciechowski> 우리에게는 예술에 대한 컨셉트가 있었고, 록 음악은 컨셉트를 실현시키는 매체로서 선택한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경험, 기술, 재능으로 이루어진 인프라를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있다. 말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Republika의 음악을 들어볼 수 밖에 없으며, 그 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록 음악의 비전에 대해 동의하거나, 아니거나 둘 중 하나일 뿐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록 음악을 대중문화로, 2등 문화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째서 그렇게 된 건지 알 수가 없다. 요즘 사람들은 대중문화라는 개념 자체를 아주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록 음악을 대중문화의 한 갈래로 생각하는 단 한가지 이유는, 록 음악이 많은 수의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친다는 사실이다.

    Ciechowski> 맞다. 하지만 그 영향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끼치는 것이다. 대중이란 아주 다양한 사람들의 집합체이므로.

    그리고 문화 또한 다양하다. 아방가르드 예술이라 불리는 것들이 그러하듯이. 하지만 록 음악은, 당신이 무슨 말을 하던지간에 상관없이, 언제나 엔터테인먼트 산업계에 속해 있었다. 물론 엔터테인먼트라는 말을 비난으로 받아들일 것도 없는 것이, 그 Fryderyk Chopin 또한 어느 정도는 엔터테인먼트 예술가였다. Stanisław Lem또한 엔터테인먼트용 소설 작가로 시작했으며, 오늘날 그의 책들은 거의 철학적 논고에 가깝다. 여하튼 지금은 인터뷰의 주제를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당신의 의견을 들려 달라, 당신이 가진 록 음악에서의 목적에 있어, 그 목적이 목표하는 대상들 중 최선의 대상은 누구인가?

    Ciechowski> 나는 주로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의 감수성을 가진 사람들을 고려한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 가장 큰 흥미를 갖고 있으며, 우리가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대체로 젊은 사람들이 이에 해당한다. 록 음악 공연이란 젊음의 형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과의 가장 중요한 교류는 보통 공연이 끝난 후의 대화나 편지 교환에서, 서로 텍스트, 책, 다양한 매체에 대해 토론할 때 일어난다. 싸인, 사진, 스탬프 등을 바라는 편지가 아닌 것들 말이다. 그러니 우리의 음악은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적어도 일부분만이라도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음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때 동전의 뒷면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당신의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 전부가 당신의 음악, 당신, 당신의 생각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Lombard Maanam같은 밴드들은 음향적으로는 당신들과 비슷하게 강렬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아무에게도 도전하거나 공격하지 않는 밴드들이며, 이런 방식을 통해 록 음악은 언제나 문자 그대로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음악이 될 수 있다. 예술가의 생각이나 사상, 예술가의 복잡하고 풍부한 내면의 생각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이 말이다.

    Ciechowski> 물론 분명히 그렇다. 하지만 공연에 온 한 관객이 자신의 겉을 긁어내고 인지의 천장을 열어젖혀 무언가를 받아들이게 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그 누구도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비록 어떤 관객들이 아주 쉽게 공연에 오고 또 쉽게 빠져나가더라도. 결국 그들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고, 그 선택은 공화주의적인 선택으로서 자유로워야 한다. 우리는 관객들의 그런 선택을 도울 수 있다. 놀라운 텍스트라던가 기타등등, 우리가 제공하는 것을 통해 그 선택을 좀 더 수월하게 만드는 것이며, 이런 부분에서 우리는 다른 밴드들과 차이점을 갖는다.

    공연에서 말인가? 록 음악 애호가들은 그저 대단하고, 역동적이고, 감정 표현이 가득한 음악이 들린다는 말을 할 뿐이고, 록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편집증적인 타악기와 멍청한 소음만이 들린다고 말할 뿐이다. 물론 양 쪽 모두, 청자가 음악에 담긴 내용보다는 단순히 가사의 몇몇 단어만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Ciechowski> 순전히 기술적인 문제이다. 그런 문제는 공연 시작 전에 가사가 쓰인 종이를 배부하는 것 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으며, 우리는 실제로도 그런 일을 가끔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텍스트를 읽을 수 있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주의를 끌 수 있으며, 자신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게도 해 줄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엔터테인먼트에서 좀 너무 멀리 떨어져 버린 것 같다. 텍스트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 텍스트라는 것이 없는 경우는 어떤가? 록 음악이란 파격적인 환영의 혼란과 싸구려 철학 없이, 가식 없는 즐거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좋은 시가 있다면 나쁜 시도 있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모든 록 밴드들이 이상해지고 복잡해진다면 그 누가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도 춤출 수 있는, 뭐랄까 순수한 디스코 같은 음악을, 들을 수 있겠는가?

    Ciechowski> 철학은 철학자에게, 환영은 유령에게 맡기도록 하자. 디스코는 지난 시간동안 너무나도 심하게 타락하여 아무도 그런 음악을 들으려 하지 않는 지경이다. 그리고, 록 밴드들 중에는 댄스 음악으로부터 거리를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춤을 출 만한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들이 있다. 록 음악이란 음악적 형식은 가식 없는 순수한 즐거움에서부터 아방가르드까지 아주 넓은 범위를 포괄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디스코는 록 음악에서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는 것들의 즙을 빨아먹는 뱀파이어와 같다. 젊은 세대의 표현방식이 춤이라면, 얼마든지 추게 하라. 나는 젊은 세대들에게 앉아서 조용하게 텍스트를 들으라고 강요할 생각 따윈 없다. 게다가 나 또한 춤 추는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https://youtu.be/JZ1h5gFhlsg

    조금 전, 세대에 따라 무엇을 좋아하는지가 다르다는 말을 했던 것을 이어가 보도록 하겠다. 좀 더 나이가 많은 세대들에게는 록 음악을 강하게 혐오하는 정서가 퍼져 있기도 한 것 같다. "듣기 싫은 파열음", "쿵쾅대기만 한다", "멍청하다" 같은 표현들이 자주 등장하며, 특히 한때 자기 자신을 대중 음악계의 전문가이자 현자로 여겼던 한 남자는 "Kafar(역주: 파일 드라이버) sound"라는 표현도 썼었다. 너무 시끄러운 음악은 좋지 않으며, 조용할수록 더 좋다는 논리적 결론을 내리며 말이다.

    Ciechowski> 그런 사람들이 록 음악을 싫어하는 것은 아마도 그들 스스로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이나 좋아하는 것들의 대안책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어서인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의 내면은 열려 있지 않으며, 그들은 현재의 예술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들의 주장에 확실한 근거가 없다면, 그들이 발표하는 성명서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 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류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때때로 그런 사람들이 현실의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말이다. 어떤 록 밴드가 공연을 하고 그 공연을 보기 위해 수 천명의 사람들이 티켓값을 지불한다고 하면, 티켓 판매금의 대부분은 그 록 밴드에게 가지 않는다. 록 밴드는 20명이 공연에 왔을 때와 다를 바 없는 수백 złoty 정도의 수당을 받을 뿐이다. 하지만, 몇몇 엔터테이너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개런티를 받는다. 농담이지만, Warsaw에 공연을 왔던 Eric Clapton이 말했던 것처럼 말이다: "블루스를 빵에 발라 먹을 수는 없지 않는가." 음악은 직업이고, 야망 하나로만 먹고 살 수는 없는 것이다.

    Ciechowski> 그건 음악적인 주제라기보다는 회계관리에 가까운 것 같다... 우리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이상할 정도로 크며 황금광을 보지 못하는 관료들의 나태함을 증명할 정도이다. 첫 기회가 주어지기만 한다면, 록 밴드들이 훨씬 더 많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한 록 밴드가 공연 에이전시 전체에 해당하는 돈을 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의 밴드가 성취하고자 하는 예술적 목표는 무엇인가?

    Ciechowski> 우리는 사람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들을 그 방향으로 유도하고 싶다. 1~2년 안에 우리는 새로운 음악과 공연을 선보일 것이며, 이 방향이 어떤 식일지는 현재는 말을 하기 어렵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흥미롭다고 생각하고 열정을 가질 수 있는 방식으로 록 음악을 연주하고 싶다.

    그리고, 예술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은 염두에 두고 있는가?

    Ciechowski>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으며, 예술에는 법칙 같은 것이 없다. 음악적 아이디어가 고갈될 수 있고 영감의 원천도 바싹 말라버릴 수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는 음악을 떠나 다른 길을 추구할 것이다. 아마 다른 밴드 멤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밴드를 처음 시작할 때, 우리는 우리가 역동적이어야 하며, 한 스타일에 머물러 변화나 발전 없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반응하지 않는 밴드는 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헤비 메탈, 레게, 블루스와 같이 가망없는 막다른 길로 들어설 생각은 없다.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변하고 있고, 우리 또한 변화하고 있기에, 우리의 음악 또한 항상 변해야 한다.

    그렇다면, 공연이 성공적이었다고 스스로 느낄 때는 언제인가?

    Ciechowski> 우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느낄 때, 우리의 메시지가 전달되었다고 느껴질 때, 공연장의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느껴질 때, 내 얼굴에 긴장감이 느껴지고 표정이 바뀌는 것이 느껴진다. 관객들이 우리가 공연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들을 단순히 감상하고 이해한 것을 넘어서 자신들의 내면에 무언가를 새겼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

    영화를 위한 음악이나 록 오페라를 작곡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단순히 주문을 받아 필요한 음악을 작곡하는 것 말고 말이다.

    Ciechowski> 환영한다. 내가 해당 영화를 공동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느껴지고, 내가 가진 예술관과 부합하는 내용의 영화라면. 비록 팡파레스러운 음악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평가절하를 당하기도 하지만, 록 오페라도 나는 마찬가지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과 나의 예술관을 연결시킬 수만 있다면, 나에게 그런 일은 아주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이다.

    동의한다. 그러나, 공연중에는 당신이 실시간으로 즉흥연주를 하거나, 분위기를 바꾸거나, 템포, 색깔, 온도를 바꿀 수 있지만, 록 오페라는 컨셉트나 수준과는 관계 없이 결국은 그냥 같은 앨범을 반복적으로 재생하는 꼴이 되어버릴 뿐이다. 이렇게 본다면 록 오페라는 그냥 같은 것을 반복하는 일종의 서비스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Ciechowski> 공연도 마찬가지이다. 공연에서 연주하는 음악 또한 이미 편곡이 완료된, 일상적으로 반복 연주하는 곡들이며 이 곡을 표현하는 방식이 무대마다 다를 수 있는 것이다. 록 오페라나 록 공연이나, 그 상황에서 실제로 연주를 하는 연주자들의 진심어린 표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관객은? 관객들이 진심으로 공연을 듣긴 하는가? 현재의 젊은 세대를 '귀머거리 세대'라고 표현하는 말이 맞지 않은가?

    Ciechowski> 완전히 헛소리다. 관객들은 점점 더 가사의 내용과 음악에 많은 신경을 쏟고 있다. 그런 표현은 아무것도 없는, 헛소리만 써 대는 멍청이들의 표현이다. 애초에 그런식으로 젊은 세대 전체를 뭉뚱그려서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코트를 멋지게 차려입고 신문을 읽는 회계사는 음악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이고, 그 신문에 그런 글을 쓰는 인간은 사람들에게 앉아서 Mozart나 들으라고 글을 쓰는 부류이다. 어떻게 고작 한 인간이 특정 세대 전체가 이렇다 저렇다고 단정지어 말할 수 있는가? 그렇게 단언하는 것은 사실 아주 어려운 일이다. 나이 많은 세대들 중 디스코텍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젊은 세대와 자신들 사이에 생년월일 말고는 아무런 차이도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10대 청년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 오히려 늙은 사람들의 록 음악 공연이 더 활발한 감정 표현을 보여준다. 요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자주 으스스하고 외부와 단절된 혼자만의 트랜스 상태로 빠져든다. '대중속의 고독'이라는 드라마틱한 표현이 날이 갈수록 현실성을 가지고 있다.

    Ciechowski> 그것 또한 다른 이야기다. 최근에 Brodnica에서 공연을 했었는데, 10대 수십명이 서로 격렬하게 부딫히며 정신없이 춤을 추고 있었다.

    넌센스다.

    Ciechowski> 넌센스? 나는 대체 무엇이 그 10대들로 하여금 표현의 극단에 이르게 했는지가 궁금할 정도였었다. 그 현장에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모두들 서로가 닥치고 있기를 바란다면, 애초에 공연장에 직접 올 이유가 있긴 하겠는가?

    관객들은 무슨 이유로 당신의 공연을 보러 오는 것인가?

    Ciechowski> 질문으로 대답하겠다. 우리가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이성적으로는 가사를 통해서, 감정적으로는 음악을 통해서, 우리는 관객들의 진짜 주목을 이끌고 싶다. 관객들의 의식과 감정에 직접적으로 맞닿고 싶다. 히피들의 무감정한 제스쳐, 슬로건, 허무한 약속 같은 것 없이, 허세나 인공적인 무언가 없이, 자유롭게 우리 공연에 와서 음악을 듣는 것. 관객들은 결국 Republika가 단순한 록 밴드가 아닌, 무대에서의 클리셰 없이도 스스로의 예술성을 주장할 수 있는 밴드이며, 자유롭게 받아들이거나 거절하거나 할 수 있는 일종의 개념이라고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흑/백 컨셉의 의상을 입고, 하얀 조명만을 사용하며, 무대 장식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과도한 무대 장식이 주의를 흩뜨려트리지 않음으로써 관객들이 우리에게 더 집중할 수 있도록.

    그렇다면 Republika의 최소화된 치장은 관객들이 외양보다는 내용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선택한 방향성인 것인가? Republika는 무대매너, 춤, 기교, 연기, 조명, 폭죽 등등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

    Ciechowski> 그런 것들은 순수하게 극적인 효과만을 노린 것이며, 속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마치 의수와 같은 것이며, 스스로는 의미나 개성을 창조하지 못하는 밴드들을 위한 것이다. 원색적인 조명, 화려한 의상, 멋진 제스쳐, 마치 머리카락으로 바닥을 쓸 것 마냥 흔들어대는 헤드뱅잉... 그런 퍼포먼스들은 10억 번도 넘게 반복되어 온 것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록 음악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내용이다.

    https://youtu.be/9zVhs58C_-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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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publika의 리더 Grzegorz Ciechowski와의 인터뷰를 출판한 이후, 편집진에게 밴드의 예술 신조에 대해 논하는 수없이 많은 편지가 홍수처럼 쏟아졌다. 밴드를 열정적으로 따르는 팬들의 의견이 밴드를 원수처럼 여기는 반대파들의 의견과 충돌했다. 밴드의 의견에 동조하는 측은 Republika가 제시한 록 음악의 형식이 단순히 조금의 감정표현을 더한 게임 음악 정도의 수준을 넘어선, 독창적이고 살짝 비현실적인 사고와 경험을 통해 예술적 이데올로기, 특정한 메니페스토를 주장한다고 보았다. 반면, 의견에 반대하는 측은 Grzegorz의 발언이 거만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없는, 싸구려 철학이 뿌려진 채로 다 아는 것마냥 앞을 내다보는 척만 하고 있다고 보았다. 재미있는 부분은, 양 측 모두 서로에게 Republika의 공연을 직접 보고 나서 그들을 평가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나는 Republika의 음악이 밴드 자신이 걸어가는 길과 부합한다고 생각하며, 이 생각은, 우리의 기준에 따르자면, 칭찬이 될 것이다. 실제로, 밴드가 전국 수준의 무대에서 첫 공연을 했을 때 부터 - Toruń 에서의 록 밴드 시상식 공연이었다 - Republika는 자신들의 형식이나 스타일을 바꾸지 않았고, 가지고 있는 것을 발전시켜 왔다. 그들의 음악이 담고 있는 메시지에 관해서라면, 논의를 하는 양 측 모두 일정 부분의 진실을 갖고 있을 것이다. Republika가 보여 주는 텍스트와 음악은 열정, 세상에 대한 흥미로운 관측, 독자적인 해석으로 가득 차 있으며, 꿈결과 같이 몽환적인 시적 표현으로 분위기를 세심하게 다듬는다. 동시에, 이들은 맹물을 가지고 부족한 기량으로도 열정적으로 글씨를 써 내려 가 진부한 방식으로는 지워지지 않는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 적어도 우리는 그렇게 느끼고 있다. 창조자가 자신의 생각을 투영하는 과정은 언제나 표현의 방식이라는 문제에 부딫히며, 단순히 좋은 의도를 가지고 록 음악이라는 흥미로운 매체를 선택하는 것은 그 문제의 해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나는 Grzegorz Ciechowski가 정말로 멋지고 밝은 사람이였다고 말하고 싶다. 그는 조용하게, 자신의 생각에 대한 신념을 갖고 말하는 사람이었고, 예술을 사랑하며 예술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자신의 예술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다.

    한 가지 더 짚고 싶은 부분은 좀 더 일반적인 주제에 대해서이다. 당신은 Republika가 주장하는 록 음악의 형식에 대해 자유롭게 동의하거나 반대할 수 있다. 물론, 부분적으로만 동의할 수도 있다 - 음악은 받아들이지만 가사의 내용은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Republika가 자신만의 형식을 정립하고 자신만의 이유로 스스로 자극을 받아 왕성히 활동하는, 폴란드에서 몇 안 되는 훌륭한 록 밴드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창작자가 어떤 생각을 갖고 창작에 임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은 항상 반복되는 따분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의 록 음악계를 생각해 보면, 이와 같은 이야기는 사막에서 맑은 샘물을 찾는 것 마냥 드물게 일어나는 대화일 것이다. 수 없이 많은 록 밴드들이 무슨 음악을 어떻게 연주할지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와중, Republika는 누구에게 연주를 할 것인지, 어떤 내용을 담아 연주할 것인지도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 차이는, 정말로 큰 차이이다.

    MARIAN BU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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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youtu.be/bf4wxtJWqOA


    2020/08/01 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