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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n Daijing
    [...]/[Pan Daijing] 2023. 3. 22. 13:50


    https://www.redbullmusicacademy.com/lectures/pan-daijing-l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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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N DAIJING
    레드불 뮤직 아카데미: Berlin 2018

    Pan Daijing은 촉각적 자극과 감촉에 중점을 둔 음악으로 유명한 예술가이다. 입에서 발생하는 아주 작은 소리를 확대한다거나 폭포수처럼 노이즈를 퍼붓는다거나 등, 이 중국 출신의 예술가는 거친 디테일에 주목하여 청자를 끌어들이는 청각적 경험을 만들어낸다. Pan Daijing은 레드불 뮤직 아카데미 몬트리올 2016에 참석했었고, 그 후 2년의 시간 동안 다양한 미술관 및 패션 쇼에서의 배경 음향을 작곡하였고, 또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완성해 발표하기도 했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그녀의 데뷔 앨범 [Lack]은 베를린 기반 레이블 PAN을 통해 발매되었고, 이 앨범에서 Pan Daijing은 오페라적 스토리텔링에 기반한 표현을 담아내었으며, 또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즉흥음악가 Werner Dafeldecker와의 협업으로는 7인치 싱글을, 두바이의 Bedouin Records에서는 클럽의 어두운 측면을 탐구한 EP를 발매하기도 하였다. 2018년에는 Amnesia Scanner의 데뷔 앨범 [Another Life]에 펑크 스타일의 보컬을 맡아 음악적 다양성을 넓혔다.

    레드불 뮤직 아카데미 베를린 2018에서 진행한 강연에서, Pan Daijing은 그녀가 보여 준 여러 퍼포먼스들 뒤에 숨은 영감, 음향과 감정 사이의 관계, 작곡에의 접근법에 대해 논했다.

    진행자: Vivian 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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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youtu.be/yhHrzgcDiRA

    Vivian Host> 제 옆에 앉아 계신 Pan Daijing에게 환영의 인사를 전합니다.

    |박수|

    Pan Daijing> 안녕하십니까.

    Vivian Host> Pan Daijing은 노이즈, 테크노, 퍼포먼스, 춤, 연극, 인더스트리얼, 아방가르드를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보여 주는 예술가입니다. 관객 여러분들께서는 아마도 지난 여름 PAN 레이블에서 발매 된 [Lack], 또는 CTM이나 Atonal 같은 페스티벌에서 보여 준 파격적이면서도 다각적이었던 퍼포먼스를 통해 Pan Daijing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과거에 그녀는 여러분과 같은 관객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Pan Daijing은 레드불 뮤직 아카데미 몬트리올 2016에 참여했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말한 것들이 Pan Daijing을 설명하는 말이었지만, 실제로는 Pan Daijing을 전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니, 앞으로 한 시간 가량 Pan Daijing의 흥미로운 예술세계에 대해 직접 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져 보고자 합니다.

    Pan Daijing> 저를 이렇게 초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Vivian Host> 이렇게 뵙게 되어 정말 좋네요. [Lack]의 수록곡에 대해 다루어 보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당신의 음악은 실제의 삶에서는 반드시 말할 수는 없는 것들에 대해 말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여러 번 말씀하셨던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Pan Daijing> 맞습니다. 저는 모든 예술가들과 음악가들이 - 화가던, 조각가던, 시인이던간에 상관 없이 -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 그들이 스스로 선택하였거나 또는 재능을 타고 난 표현 방식, 자신들이 다룰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가장 잘 표현을 할 수 있는 적합한 언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저는 음악을 통해서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을 가장 명료하게 말할 수 있고, 표현하고 싶은 것을 가장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그렇게 음악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Vivian Host> 언제 음악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표현 방식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까? 음악이 아니라면, 소리라고 말할 수도 있을까요?

    Pan Daijing> 흠, 저는 자라 오면서 언제나 음향적인 자극, 소리, 환경 등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고, 소리야말로 가장 분명하면서도 가장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음악이야말로 제가 세상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가장 잘 공명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래, 음악을 선택할 수 있고, 음향이야말로 표현의 수단이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10대 시절을 떠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외국에 도착해 다양한 것들, 나 자신과 세상에 대해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들과 맞닥뜨렸을 때였습니다. 대략 2014년 무렵이었고, 지금으로부터 멀지 않은 과거였습니다.

    Vivian Host> 이 시점에서, [Lack]의 수록곡들 중 하나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앨범의 중간에 위치한 곡입니다. [Lack]이 당신의 첫 정규 앨범이지요? 듣고자 하는 곡은 "Act of the Empress"입니다. 들어보기 전에, 곡에 관련하여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Pan Daijing> 음, 저는... 자라 오면서 엄청나게 많이 봤었는데... 저는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독특한 교육과 성장과정을 겪었다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저는 어쩌다 보니 어린 시절에 중국에서 방영하는 역사 다큐멘터리를 엄청나게 많이 보면서 자랐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중에서 제국의 역사에 있어 여성의 역할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주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언제나 그런 환상을 갖고... 그러니까, 여성이 국가의 수장이 되는 일은 언제나 불가능했으니까요. 그리고 지금도 그렇지요. 하지만 중국의 역사에 있어 단 한번, 황제의 아내였던 한 여성(역주: 측천무후)이, 황제가 서거한 후 나라의 수장이 되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곡이 그녀의 일화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Vivian Host> 자, 이제 들어보겠습니다. Pan Daijing의 "Act of the Empress"입니다.

    |박수|

    Vivian Host> 방금 Pan Daijing의 앨범 [Lack]의 중반부에 위치한 곡 "Act of the Empress"를 들어 보았습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곡을 들려 드렸는데, 청중분들께서 Pan Daijing의 음악이 어떤 느낌인지에 대한 감을 잡으셨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곡을 들어 보았는데, 기분은 어떠신가요?

    Pan Daijing> 잘 모르겠습니다. 제 곡을 자주 듣는 편이 아닌데, 나 자신의 곡을 듣는다는 것 자체가 꽤나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곡들은 아주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곡들이며, 그 과거의 경험으로 빠져들기 위해서 아주 넓은 여유로운 공간과 적절한 감정 상태가 정말로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곡은, 저에게는, 정말로... 굉장히 기운이 복돋워지는 느낌이 드네요.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요. 아무래도 저 자신이 만든 곡을 들어서 그런가 봅니다. |웃음|

    Vivian Host> [Lack] 앨범을 만드는 데 영향을 준 다른 것으로 공포 영화가 있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아니면, 영화라는 매체에 있어 여성이 묘사되는 방식?

    Pan Daijing> 맞습니다. 공포 영화를 그렇게까지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영화 보는 것 자체는 정말 좋아합니다. 말하자면... 저는 음악을 듣는 것 보다 영화 한 두 편을 더 자주 보곤 합니다. 저는 영화에서 심리적인 방식으로 긴장감을 쌓아올리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특히 줄거리가... 반드시 여성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여성적인' 존재에 관련된 경우일 때 더 흥미롭게 봅니다. 어떤 젠더라도 상관 없이, 그런 '여성적인' 존재를 다루는 영화는 정말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어째서냐하면,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음악으로 저를 표현할 때 처럼, 무언가 저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감정과 연결될 수 있는 종류의 매체를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저와 공명할 수 있는 이야기나 영화를 보게 될 때 마다 감정이 홍수처럼 밀려들어오고, 저는 그런 감정의 홍수에서 영감을 얻곤 합니다. 그러니 [Lack]의 제작에 영감을 준 것들의 대부분이 그런, 뭐랄까 심리적인 내러티브에서 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의 대본이나, 줄거리나, 때때로 배우의 특정한 제스쳐, 카메라의 특정한 움직임 같은 것 까지도. 그런 세세한 부분들이 가끔은 곡 하나 전체를 관통하는 영감을 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저는 대략 1년의 시간을 여러 영화를 보는데 쏟았고, 영화의 줄거리와 저의 과거를 떠올리고, 여러 책들을 읽으며 스스로 여러 것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뭐랄까, 어떤 측면에서는 일종의 치료 과정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Vivian Host> 무슨 종류의 책을 주로 읽었습니까? 심리학 관련? 아니면 문학?

    Pan Daijing> 저는 픽션은 그렇게까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영어로 된 책을 주로 읽기에 읽는 속도가 느리기도 합니다. 아버지께서 철학 관련 책을 많이 가지고 계셔서, 그런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또, 그리고, 사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많이 다릅니다. 시집도 자주 읽는 편이고, 다른 여러 종류의 책들도, 시나리오라던가, 연극 대본이라던가, 등등... 책 내용이 정말로 흥미로울 때는 큰 소리를 내면서 읽기도 합니다. 특정 구절이 정말로 마음에 들 때는 그 구절을 다른 감정을 담아가며 계속해서 반복해 읽고, 이 낭독을 녹음해 나중에 다시 들어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녹음된 제 목소리를 들어보면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저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아 색다른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Vivian Host> 흥미롭네요. 다른 배역을 연기함으로써 감정을 표출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Pan Daijing> 맞습니다. 저는 그런 극적인 낭독을 정말 좋아합니다. 제 음악에 있어 연극적인 또는 연기적인 요소는 아주 자연스럽게 깃든 것인데, 저는 상당히 자주 어떤 소리를 듣고, 무엇인가를 보고, 저 자신이 어떤 연극 무대의 인물들 중 하나라는 느낌을 갖곤 합니다. 그러니 제 음악에도 그런 연극적인 요소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 음악을 '연기'하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공연을 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Vivian Host> 괜찮으시다면 좀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겠습니까? 음악을 만들 때 머릿속에서 거의 영화 한 편이나 연극 한 편을 재생하고 있으신 것 같아 보입니다. 음악을 먼저 만들고 그 후에 시각적인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아니라, 뭐랄까, 시각적인 부분 또한 음악의 일부라고 보시는 것 같습니다. [Lack]을 만들 때, 주로 어떤 이미지들을 떠올리셨나요?

    Pan Daijing> 모두 특정한 '상황'에 대한 이미지들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세상에 대해 과할 정도로 큰 흥미를 갖고 있지만, 이미지들의 연결고리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 이 인터뷰도 어떤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제가 정말로 흥미를 갖는 '상황'은, 갑자기 특정한 상황에 홀로 던져져, 상황에 처해진 이유, 이 상황이 벌어진 이유 등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이 그냥 서 있는 것입니다. 한 인간이 특정한 상황에 처해졌을 때, 그 사람은 자신의 자아를 바탕으로 주어진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할 것이며, 저 또한 음악을 비슷하게 대하고 있습니다. 주어진 장비들과 함께... 저는 주로 아날로그 장비를 이용합니다. 컴퓨터는 잘 다루지 못하는 편입니다. 그렇게, 저는 가지고 있는 장비들과 함께 특정 상황으로 들어가, 제가 지금 눈 앞에 놓여진 신디사이저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그 뭐랄까, 눈 앞에 놓인 장비와 굉장히 사적인, 거의 애정어린 밀회에 가까운 만남을 가집니다. 음악을 만들 때, 그리고 음악에 대해 감정을 느낄 때에도 똑같습니다. 언제나 아주 자연스러운... 냄새일수도 있고, 온도일수도 있고, 지금 이 상황에 처하게 한 모든 외부 자극 전부. 그리고 모든 것이 정말로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마치 정보, 숫자 하나하나처럼. 우리의 뇌는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정보들을 무의식적으로 수집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쌓아 특정한 외부 자극에 의해 격발됩니다.

    Vivian Host> 신디사이저에 대해서 말하자면, 특별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장비가 있습니까? 작업에 있어 '장비'가 얼마나 중요합니까?

    Pan Daijing> 도구로서의 장비를 말하는 것인가요?

    Vivian Host> 도구로서의 장비라던가, 특별히 자주 사용하는 샘플링이라던가, 아니라면 자주 사용하는 것 없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선호가 바뀌는 편 입니까?

    Pan Daijing> 샘플링은 그다지 사용하지 않습니다. 샘플링 자체의 아이디어는 굉장히 흥미롭다고 생각하고, 언젠가 좀 더 깊게 알고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아시다시피, 저는 사용하지 않는... 흠, 말하자면, 어쿠스틱 음향이라던가, 제가 녹음을 하거나 제 음악을 재생할 때. 저는 저의 이런 경향이 학술적으로 음악을 배운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작업들에 관련한 내용을 단 한 번도 교육기관을 통해 배운 적이 없으며, 그래서 저는 모든 것들을... 아시다시피, 첫 만남이 정말로 중요한 법입니다. 저는 저와 신디사이저의 만남이 거의 운명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제 고향에서는, 사람들이 자주 "누구나 자신만의 산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산이 자신의 산인지 알 수 없는 것입니다. 그냥 매일매일 다른 산들을 가 보다가 언젠가 자신만의 산을 우연히 찾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이 속해 있는 그 산을.
    그래서, 장비들을 다룰 때도 똑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냥 장비를 켭니다. 보통은 매뉴얼을 읽지 않고, 유튜브에서 튜토리얼 영상을 본다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어떤 곡을 들었을 때 그 곡의 특정한 음향이 마음에 들었다면, "와, 이 부분 좋은데"라고 생각하며 그 음향을 어떤 장비로 만들 수 있는지를 찾아보고 가능하다면 그 장비를 구해 사용해 봅니다. 만약 그 장비가 저와 잘 맞는다면 그 후에는 좀 더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장비와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친구처럼. 만약 그런 교감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노력해 볼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정말로 사랑하는 몇 가지의 장비들만을 가지고 작업합니다. 첫 만남부터 특별한 교감이 있었던, 그런 것들만.

    Vivian Host> 아마 처음으로 구입했던 장비도 아직까지 갖고 계실 것 같습니다. Mochika?

    Pan Daijing> 맞습니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바람에 거의 완전히 망가진 상태지만 말이죠. 우연히 발견했었는데... 사실, 베를린을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무언가를 갖고 싶어서 베를린 eBay를 뒤지다가 Mochika 신디사이저가 올라온 것을 보았었습니다. "와, 이거 재미있겠는데"싶어 그 장비에 대해 좀 더 찾아봤습니다. 저한테는 정말 특별한 신디사이저인데, 뭐랄까 제가 살면서 처음으로 완전히 빠져들게 된 장비이기도 했고... 어디선가 들어 봤던 신디사이저이기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길거리를 걸어다니다가 모르는 식당에 들어가 봤는데 그곳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식당이 된 것 같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런 감정을 느꼈고, Mochika의 음향은 정말 강렬해서, 제 음악 대부분이... 저는 즉흥연주가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즉흥연주를 통해 직관적인 방식으로 음악에 접근할 수 있고, 이런 직관적인 방식으로 진정성이라던가, 제가 믿는 어떤 것들에 접근이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작은 신디사이저가 정말로... 뭐랄까, 야생마같다고 생각합니다. Mochika 신디사이저는 페루에 있는 한 남자가 손으로 직접 만든 신디사이저로, 많이 팔리는 장비도 아니고 정교하게 설계된 장비도 아닙니다. 그래서 가끔은 공연 중간에 이유 없이 갑자기 꺼지기도 하지만, 상관 없습니다. 야생마를 타다 보면 말에서 떨어질 때도 있는 법이고, Mochika 신디사이저 하나를 가지는 것은 정말 재미있는 일입니다. 다루기는 힘들지만, 재미있습니다.

    Vivian Host> 강렬한 신디사이저와 친구가 되는 것에 거리낌이 없으시군요. |웃음| 당신의 배경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미학이 아주, 아주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고향에 대해서, 어린 시절에 대해서 말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Pan Daijing> 좋습니다. 저는 중국 대륙의 남서쪽, 구이양(貴陽)시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17살이 되던 해 베이징의 대학으로 진학했구요. 6년 전 처음으로 중국을 떠났습니다. 이 것들은 그냥 사실의 나열이고, 음, 잘 모르겠네요. 저는 제 고향과 정말로 깊게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며, 어린 시절을 바깥 세상과 굉장히 격리된 채로 보냈다는 것을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구이양은 산속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Vivian Host> 잠시 멈추어도 될까요? 여기서 5번 사진을 스크린에 띄워 주실 수 있을까요?

    Pan Daijing> 사진을 가지고 계신가요?

    |구이양 시의 사진이 스크린에 등장했다|

    https://youtu.be/CwRyKXy-6HU

    Vivian Host> 놀라운 점은, 이 사진보다 더 멋진 구이양 시 사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구글 이미지에 검색을 해 보시면 훨씬 멋진 건축물들이 담긴 사진을 보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Pan Daijing> 네, 저는 구이양을 정말로 좋아합니다. 길거리에 원숭이도 정말 많이 돌아다닙니다. 제가 흔히 하는 말로, 호주에 캥거루가 돌아다니는 것 처럼 구이양에는 원숭이들이 돌아다닙니다. 집까지 들어오지는 않지만, 길을 걷다 보면 원숭이들이 갑자기 나타나 달려들 때도 있는데... 구이양에는 대략 4백만 명이 살고 있으니, 사람도 꽤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도시 주변은 완전한 자연입니다. 그래서, 구이양에서 살면서 사람들과 대자연을 동시에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경험입니다. 물론, 문화적으로는... 구이양에는 현대적인 문화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구이양은 중국에서 가장 다양한 소수민족이 사는 도시입니다. 그래서 문화적으로 많이 섞여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소수민족 문화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길을 걷다 보면 언제나 그들의 행사를 볼 수 있었고, 다른 방식의 전통 노래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그 무렵부터 목소리라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사람의 목소리가 전부 특별하고, 목소리가 전할 수 있는 힘은 정말로 대단합니다.

    Vivian Host> 그렇다면 어린 시절이나, 구이양을 떠나기 전까지의 10대 시절동안은 음악을 그렇게까지 즐기지는 않았던 것인가요? 적어도 전통적인 방식의, 앨범 구매라던가, 특정 씬에 발을 담갔다거나 하지는 않았었습니까?

    Pan Daijing> 아니었습니다. 그 측면에서는 조금 불행했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청소년 시기 '찐따'에 가까웠으며, CD를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를 아는 그런 멋진 아이들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왜냐면, 중국에서는 사실 CD를 구할 수 없었던... 제가 어렸을 때에는, 이런 것이 있었는데, 중국어로는 |중국어를 함| 라고 불렀습니다. 그 것들은 플라스틱 폐기물이라는 명목으로 들여온 CD 및 테이프들이었는데, CD에는 구멍이 나 있었고 테이프는 잘려 있었지만 어떻게든 수리해서 들을 수 있는 물건들이었습니다. 그렇게 다리 위에 있는 장터 같은 곳에 가서 커버가 멋있어 보이는 앨범을 사서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장터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구요. 저는 그냥 공부를 하고, 운동을 하고, 그냥 행복한, 지루한 꼬마였습니다. 공부만 하는. 저는 어린 시절에 이미 푹 빠져 있었어야만 나중에도 그 분야에서 잘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자신만의 무엇인가는 언제나 그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세상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경험하며, 모두의 경험이 비슷해야만 할 필요도 없으니까요. 저는 제가 음악이라던가 예술이라던가에 대해 경험이 전무했던 것을 고맙게 여기며, 저희 가족들도 모두 음악이나 예술에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세상을, 뭐랄까... 저는 제가 겪었던 감정과 정보들을 표현할 때, 경험의 순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기억하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처음 서양 세계와 접촉했을 때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Michael Jackson의 [Invincible] 이었습니다. 그 앨범을 처음 봤을 때, 앨범 커버가 멋지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뭐랄까 미니멀하다고 생각했었죠. 이제는 그 앨범 커버가 정말로 미니멀리즘 스타일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 시절의 저는 그저 "좋아, 다른 앨범 2개와는 다르게 생겼네" 정도였습니다. 다른 두 앨범은 Celine Dion Mariah Carey였죠. 저는 "이 앨범은 진짜 다르게 생겼네" 라고 생각하며 구입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주신 테이프 플레이어가 있어 구입한 [Invincible] 테이프를 넣고 재생했는데, 마침 그 플레이어는 배터리가 거의 방전된 상태였습니다. 배터리가 거의 다 된 테이프 플레이어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 잘 아시겠지만, 그 때에도 곡이 낮은 음정으로, 아주 느리게, 뭐랄까 메탈 느낌이 나게 재생이 되었습니다. 그 걸 듣고는 "진짜 멋진데" 라고 생각했었죠. |웃음| 그 순간을 기억합니다. 물론 나중에 Michael Jackson이 메탈이랑은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Vivian Host> 속은 기분이었겠네요.

    Pan Daijing> Michael Jackson은 아직도 정말 좋아합니다. 대단한 뮤지션이죠? 하지만, 웃긴 부분은, 그 덕분에 제가 서양 음악에 대해 가진 첫 인상이 "와, 누가 산에다 대고 소리질러서 메아리 울리는 것 처럼 들린다" 였다는 것입니다. 저는 잘 모르고... 저는 서양 음악은 정말로 다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들어 보니 어떤 점에서는 제가 그 전까지 겪었던 것들과 굉장히 가깝기도 했습니다. 상당히 괜찮았던 첫 만남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Vivian Host> 그 다음은 어떻던가요? 다음으로 접해 본 서양 음악은 무엇인지?

    Pan Daijing> 저는 그 [Invincible] 테이프에 집착하다시피 해 한동안 그 테이프만을 계속해서 들었습니다, 물론 새 배터리로 교체 한 후에요. 글쎄요, 뭐랄까, 저는 딱히 막 파고들어 새로운 음악을 찾거나 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냥 다른 일들에 집중했었지요.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어딘가에서 새 음악을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맞다, 바로 노래방이었습니다. 중국에는, 일본이나 한국에도 똑같이 있을 거라 확신하는데, 멋진 노래방이 있습니다. 헬로 키티 테마로 꾸민 방도 있고, 스누피로 꾸민 방도 있는 식입니다. 10대 시절 친구들과 주로 노는 장소가 그런 노래방이었습니다. 밖에 나오면 바로 노래방으로. 저는 노래방을 가서 이것저것 보는 것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물론 중국 팝 음악들을 외워서 부를 수 있어야 했지만... 아니면 Celine Dion 노래 같은 것을, 부를 수 있다면야, 부를 수도 있지만...

    Vivian Host> '멋진 것'에 대해 말해 본 김에, 여러분들께서도 어린 시절 TV에서 보셨을지도 모를 영상 하나를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Pan Daijing을 보며) 어제 저녁, 어린 시절에 수많은 TV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자랐다고, 만화가 아닌 다른 것들을 정말 많이 보았다고 말씀하셨었는데요. 좀 더 진지한, 성인 시청자들을 목표로 제작한 역사 영화 같은 것들도 많이 보셨다고 했었구요. 그리고, 이 TV 쇼도 말이죠. 여기에 대해 더 자세히 말해 볼 수 있겠지만, 우선 먼저 청중 여러분들께도 영상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Journey to the West](역주: 서유기)라는 시리즈의 한 에피소드입니다. "Monkey King"(역주: 손오공)에 대해 다루고 있구요. 6번 영상, 재생 부탁드립니다.

    |[서유기]의 일부가 재생되었다| |청중들의 박수|

    https://youtu.be/dqSV6zez4sI

    Vivian Host> 좋습니다, 모두 '손오공'을 위해 박수를 쳐 줍시다. (Pan Daijing을 보며) 흠, 아마도 어린 시절을 떠올리시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드셨을지도 모르겠네요.

    Pan Daijing> 그러네요. 뭐랄까... 여기 계신 분들 중 대부분에게는 [X-files] 같은 느낌이려나요. 이 TV 시리즈가 저에게 있어서 [X-files] 같은 것입니다. 정말 집중해서 본 시리즈고, 너무 많은 에피소드가 있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아, 매일매일 TV 앞에 앉아 언제 시작할지만 기다리곤 했던. 이 시리즈를 보면서 저 스스로도 손오공처럼 원숭이인 것은 아닌가 진지하게 믿었던 기억도 나네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Vivian Host> 예, 조금 이상하게 들리실수도 있으시겠지만, 이 '서유기'는 Pan Daijing의 작품에도 영향을 끼쳤다 볼 수 있는 것이, Pan Daijing의 작업은 단순한 음악과 앨범을 뛰어 넘어, 무용, 연극, 비디오, 퍼포먼스 아트 등의 측면들을 전부 포함하는 종합예술의 면모를 지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는, 어린 시절 이런 시리즈를 보면서 미래 작업의 밑거름이 될 요소들을 머릿속에 보관해 두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Pan Daijing> 물론입니다.

    Vivian Host> 처음부터 음악가가 되려고 하지는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베이징에는 무엇을 공부하러 가셨던 것인가요?

    Pan Daijing> 뭐, 처음에는 회계학을 배우러 갔던 것이었는데, 회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어째서인지는 묻지 말아주세요.

    Vivian Host> 좋습니다, 저도 회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언제부터 다른 길을 가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드셨나요?

    Pan Daijing> 대학에 들어 간 첫날부터였죠. 중국의 상황은 이렇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열심히 공부해서 가장 좋은 성적을 받고, 가장 좋은 대학에 가고, 어쩌구저쩌구. 그렇게 좋은 대학에 마침내 들어가게 되면, 뭐랄까, "잠깐, 장난하는 거 아니지, 고작 이런...". 안 좋은 일들에 대해 말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저는 저의 향후 4년의 인생을 그런 것에 투자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Vivian Host> 샌 프란시스코에서 처음으로 노이즈 씬, 노이즈 음악, 아니면 실험적 음악을 접해 본 것이었습니까? 아니면 이미 베이징에서 그런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까?

    Pan Daijing> 네, 베이징에는 상당히 큰 노이즈 음악 커뮤니티가 있었습니다. 상당히 크다는 것은 다른 음악들에 비하면 크다는 뜻입니다. 모두가 서로를 어떤 방식으로든지 간에 굉장히 단단히 붙들고 있었고, 저는 그저... 물론, 저는 여러 공간들도 좋아했습니다 - 그 공간들은 지금은 전부 문을 닫았지만, 그 시절에는 여럿이 모여서 누군가는 피아노를 연주하고, 누군가는 시를 낭송하고, 예술 영화를 상영하고, 노이즈 음악 공연을 진행하고. 어떤 오래 된 집이 있었는데 그 집에서 모든 일들을 전부 동시에 진행하곤 했습니다. 정말 멋진 공간이었고, 그 공간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당시의 저는 너무 어려서, 그리고 그런 씬을 경험하는 것이 처음이었기에, 10대 시절부터 그 씬에 속해 온 사람들처럼 여러가지를 깊이 이해할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뭐랄까, 맛만 본 느낌이었고, 정말로 흥미롭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샌 프란시스코에서도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클럽에 가 댄스 음악을 보고, 작은 공연장들에 가서 아방가르드, 실험 음악 공연 등등 모든 것들을 경험했습니다. 문화적으로 아주 열려 있는 곳이었고, 정말로 역동적인, 다문화적인 공간들이었습니다. 마치 여러가지가 한데 담겨 끓는 솥단지와 같았죠. 저는 정말로 그런 느낌을... 뭐라고 해야할까요? 샌 프란시스코 사람들은 중국인들과 굉장히 친하게 지내고 있었고, 전혀 낯설게 느끼지 않았습니다. 샌 프란시스코에 아주 큰 중국 커뮤니티가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래서인지 굉장히 환영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또 말하자면, 여러가지 밤 문화에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물론 인터넷에도 아무런 제한이 없었기에 정말 많은 것들을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유튜브도 마음껏 볼 수 있고, 이런저런 것들을 전부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제 고향에서는 모든 것이 제한되어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어린 시절에는 VPN이 뭔지 잘 알 만큼 멋진 사람이지도 못했구요. 이제는 외국에 나와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와, 이 웹사이트도 들어갈 수 있고, 클럽도 마음대로 갈 수 있다고?" 정말 많은 자유가 주어졌고, 거기서 여러가지가 시작되었습니다.

    Vivian Host> 그러니, 말하자면 잃어버린 시간을 채우기 위한 여러가지를 했고,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 재미있어 보이는 것들을 찾아냈다는 말씀이시군요.

    Pan Daijing> 그렇습니다.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죠. 매일매일을 이것저것 찾아 들어보고 읽어보고 시청하며 보냈고,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려 눈이 그냥 휘둥그레져 있었습니다. 제가 그 동안 놓친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깨달아 정말 슬픈 기분에 잠겨 있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제가 만나서 이야기해 본 모든 사람들이 이런 음악들을 아주 어렸던 시절부터 듣고 자란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막 음악들을 찾아 듣고 있었는데, 사람들은 이미 특정한 장비들, 이미 잘 아는 음반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죠. "이거는 알고 있니? 저거는?"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고, 정말 슬펐습니다. 이제는 태도를 완전히 바꾸었지만요.
    이제는, 여러가지를 알고 있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항상 공부하고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가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없는 법이고, 지식을 자랑하는 것도 아무 의미 없는 일입니다. 창작과 영감은 기존의 지식의 양과는 전혀 다른 일입니다. 물론 어린 시절의 저는 어딘가에 속해 있고 싶었고, 친구를 사귀고 싶었고, 그냥 "나는 이것도 모르고 저것도 모르네"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점점 더 많이 알아갈수록, 점점 더 내가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어쨌든, 극복해내기는 했습니다.

    Vivian Host> 좀 더 진행하기 전, 저는 초기 인더스트리얼 음악가들을 다룬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Test Dept, Coil, Current 93등 주로 잉글랜드 음악가들을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이 음악가들은 자신들의 음악의 뒷편에 있는 정신적인 것들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 줍니다. 7번 영상의 재생을 부탁드립니다.

    |[The Sound of Progress]의 일부가 재생되었다|

    https://youtu.be/m_tJprTdkZI

    Vivian Host> 방금 시청하신 영상은 [The Sound of Progress]의 일부이며, Coil멤버들이 말한 내용이 몇몇 분들께는 이해하기 어렵게 다가갔을 것 같아 첨언하자면, 그들이 말한 내용은 개인적인 경험들을 음악에 담아내는 것, 그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하지만 성공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인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개인적인 경험을 담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다소 이기적인, 자신만을 생각하는 행위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하지만 그 말 뒷편에 숨겨진 의미는, 타인의 개인적 경험에 대해 외부인인 자신이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행위가 지극히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글쎄요, Coil, Test Dept, 아니면 Diamanda Galás같은, 80년대~90년대 극단을 추구했던 음악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았습니까?

    Pan Daijing> 흠, Coil이나 Diamanda Galás는 물론 저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별히 전자 음악을 듣기 시작한 이후로는 더 그랬죠. 저는 그들의 음악이 자신의 과거를 직면하고 공포와 맞서는 것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홀로 외국에 나와 있다는 사실에 엄청난 두려움에 휩싸일 때가 있습니다.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한 장소에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아무 친구도 없이, 가족 또한 전혀 지지해주지 않을 때 - 저는 많은 분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던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물론 모두 10대 시절로부터 성장하기 마련이죠. 의문을 가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나는 누구지?" 같은 생각을 하기도 하고, 다른 여러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밖으로 나가 어두운 곳을 찾아 들어갈 수도 있고, 저는 그런 행동들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언제나 긍정적인 측면을 보려고 합니다.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제 어린 시절을 떠올릴 때 언제나 조금은 슬플 거라는 것을 미리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Coil의 음악을 들을 때, 그들의 음악은 정말로 슬픈 음악이지만 동시에 정말 많은 사랑이 담긴 음악이기도 합니다. Diamanda Galás의 공연을 볼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힘에 대한 공연이지만, 힘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전혀 마초스러운 느낌이 아닌, 그 자신이 얼마나 강한 여성인지를 보여 주는 공연.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것 같은. 그런 음악은 큰 영감을 주고 큰 동기를 부여해 줍니다. 또한 저는 그 둘 모두 진정으로 순수한 예술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그들이 믿는 것이 정말로, 정말로 순수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측면으로는 그들이 자신의 작품에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순수한 것을 넘어서, 자신의 영혼을 있는 그대로 노출하는 경지에 도달한다고 볼 수 있는데, 저는 이 노출이야말로 정말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스스로의 영혼을 가감없이 노출함으로써 작품은 진정성과 독창성을 갖게 됩니다. 그런 작품이야말로 정말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저에게는 그 지점이야말로 제가 속했으면, 그리고 제가 속해있었으면 하는 지점입니다. 순수한 장소, 그 곳에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들은 지난 몇 년 동안이나 그렇게 순수한 예술을 하고 있었고, 아직까지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안타깝게도 Coil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1년인가, 2년인가 전에 저는 Funkhaus에서 Diamanda Galás와 함께 공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공연은 말 그대로 충격적인 공연이었고, 그들은 그 동안 해 오던 자신의 일들을 계속해서 하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런 감정을, 저는 사랑이라고 생각하는데, 널리 퍼뜨리는 예술, 저는 정말로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명백히 너무나도 큰 영향력을 끼친 사람들입니다.

    Vivian Host> 이러한, 사람들이 흔히 노이즈 또는 실험적인 음악이라고 부르는 그런 강렬한 음악들에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노이즈나 실험음악이라는 분류가 상당히 환원주의적인, 너무 단순화시킨 분류이기는 하지만요. 이런 극단적인 노이즈 음향이나, 굉장히 충격적인 공연을 볼 때, 아침에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댄스 음악을 들을 때에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Pan Daijing> 그렇습니다, 댄스 음악 또한 멋진 음악이지만요. 저는 모든 종류의 음악을 받아들인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로 손에 잡히는 모든 음악을 듣지만, 뭐랄까, 저는 음악을 들을 때 선택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스스로는 선택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느낍니다. 저는, 말하자면 예술이나 음악에 있어 극단적인 것들, 그런... 어린 시절에, 고통을 느끼고 있다면, 그 고통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는 법입니다. 그냥 울게 되겠죠. 그렇게 10대가 되면 소리 정도는 지르는 법을 알게 되고, 어쩌면 좀 더 길게 소리를 지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아직도 소리를 지르곤 하며, 어쩌면 아직도 10대 시절을 못 벗어난 것일수도 있겠지만, 잘 모르겠네요. 저는 저의 고통을 다른 사람을, 그리고 저 자신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좀 더 큰 소리로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굉장히 긴 시간 동안 떠나는 여행이며, 많은 책도 읽어야 하고, 여러 번 연습도 해야 하고, 똑똑해지고, 겸손해지고, 많은 것들을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몇 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죠. 언젠가 그 곳에 도달할 수 있을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저는 도달하는 길만은 존재한다고 믿으며, 그 길을 걷는다고 자신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가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한 사람이라면 그렇게 그대로 있을 수 있습니다. 세상이라던가, 당신에게 고통을 주는 것에 분노한다면. 모두 괜찮으며, 그런 자기 자신을 바꾸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은 바뀔 수 있습니다, 시가 될 수도 있고, 좀 더 미묘한 방식일 수도 있고, 추상적일 수도 있고, 철학적일 수도 있습니다. 마치 와인처럼, 몇 년 동안 가라앉아 많은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수없이 많은 고독과 그로 인한 고통이 따라오겠지만. 그렇게까지 깊게는 가지 않을 것이지만, 이 모든 것들은 한번에 같이 오는 것이며, 저는 우리가 그 쪽으로 향한다는 것이... 저는 노이즈 음악, 퍼포먼스 아트에, 특히 인터넷의 시대에 있어, 정말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방식을 따를 필요도 없고, 그 것을 반복해야만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전부 미학과에 진학한 것도 아니고, 이게 무슨 패션의 스타일 같은 것도 아닙니다. 저는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으며, 그런 작품들 덕분에 현재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 또한 가능하다면 그런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예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흠 이 것은 이런 소리가 나고, 저건 저렇게 보이네." 뭐랄까, 자신이 정말로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긴 시간 동안 깊게 생각해 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극단성이 굳이 정말로 큰 소리, 정말로 시끄러운 노이즈로 표현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가끔은 정적으로 표현될 수도 있습니다. 때때로는 정적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소리가 됩니다. 회화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중국의 회화에서는 여백이 많이 활용됩니다. 먹은 아주 작은 공간에만 존재하며, 말해지지 않는 시, 영화에서라면 퀵 컷 같은 편집. 그런 것들, 저는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정말 오랜 시간동안 관찰하며 영감을 얻고 자신이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왔다고 느낍니다. 그런 과정입니다.

    Vivian Host> 음악을 만드는 과정도 감정을 해방시킬 때가 있지 않나요? 스튜디오나 집이나 어디서든지 간에 말입니다.

    Pan Daijing> 물론입니다. 어제 저녁 간단히 말씀드렸던 것 같기도 한데, 제가 음악을 만드는 이유는 음악을 만드는 것 말고는 저를 표현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길 바라고 있죠. 뭐랄까, 그냥 단순한 일을 하고 행복감을 느껴 일 중간 중간 휴가도 잠깐씩 가지는 식으로 살 수 있다면 삶도 좀 더 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저는 그럴 수 없는 사람입니다. 저는 매일 그냥 스튜디오에 가서 제 프로젝트를 진행해야만 하는 사람입니다. 기본적으로 프로젝트가 사람과 같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무인도에 단 한명이 갇혀서 그 누구와도 말할 수 없게 된다면 그 사람은 곧 미쳐버리고 말 것입니다. 저 또한 비슷한 기분입니다. 저의 작품을 통해 소통하지 않는다면, 저는 저 자신을 타인이 이해하기에 최선의 방식으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세상과 완전히 단절되어 있다는 느낌, 고독감이 저를 감싸게 됩니다. 오로지 창조적인 작품 활동을 통해서만 외로움을 덜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음악을 만들고 예술작품을 만들어야만 합니다.
    물론 저의 작업은 굉장히 감정적입니다. 가끔은 저 자신을 잊어버린 채로 작업하기도 합니다. 사랑에 관한 노래를 만들다 보면 스스로의 과거가 떠오르는 통에 많이 울게 되기 마련입니다. 뭐랄까, 지금 저 자신이 굉장히 감정적인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 같지만, 저는 저 스스로가 특별히 어려운 일을 겪었다거나 독특한 배경을 가졌다거나 하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모든 사람의 경험이 다 제각기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세상을 보는 방식은 다소 회색적입니다. 제 취향과도 맞는 편이기에 저는 저의 이런 회색의 방식을 좋아합니다. 여름보다는 가을을 더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감정의 순간들을 정말로 좋아합니다. 작업 중에 완전히 벗겨진 느낌, 어린아이로 돌아간 느낌이 들곤 하는데, 굉장히 좋은 느낌입니다. 방어 없이, 정당화 없이, 그냥... 글쎄요. 마치 자신의 감정을 잘라내는 듯한 느낌인데, 모든 사람이 이런 느낌을 좋아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말씀드렸던 것처럼 취향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방식으로 재미를 느낍니다.

    Vivian Host> 네, 다른 작품들도 좀 더 살펴보도록 할까요. 그 동안 다양한 종류의 작품들을 만드셨는데요. 오페라 가수에서부터 패션 디자이너, 댄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을 하셨고, 이 협업 중 일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단독 작업들도 여럿 진행하셨는데, 많은 작업들이 전부 서로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Pan Daijing> 그렇죠, 저는 제 작업들을 스탠드업 코미디라고 부르는데, 무대에 오를 때 특정한 계획 없이 그냥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공연장에 들어가, 모든 관객들의 얼굴을 쭉 보면, "흠, 여기 모두 있군. 다들 어떤 기분일까? 나는 오늘 어떤 기분이지? 관객들은 어떤 느낌을 받고 있을까? 내가 오늘 이야기 할 내용은..." 같은 생각을 합니다. 대체로 30분 또는 1시간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저는 공연장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이 시간을 채울 계획의 단초를 써 내려갑니다. 단어들이라거나 짧은 시구 같은 것들을. 그 글들이 특정한 감정을 자극하는데, 아주 재미있는 준비 작업입니다. 짧은 제한시간의 도전과제 같은 느낌인데, 대부분의 공연이 공연마다 다른 즉흥연주이기 때문이고, 요새는 특히 본격적인 공연 전 잠깐 짧은 이야기를 말하기도 하는데, 그러다 보니 정말로 스탠드업 코미디 같아집니다. 농담을, 멍청한 농담 같은 것을 하곤 합니다. 그래도 멋진 기분입니다. 마치 하우스 파티를 주최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웃음|

    Vivian Host> 그렇군요. 비록 충격적이고 가끔은 너무 과격한 음향과 퍼포먼스를 동반하는 무대이지만, 제 생각에는, 친밀감의 요소와 함께 유머 센스를 유지하는 것 또한 어떤 측면에서는 중요한 것 같습니다.

    Pan Daijing> 그렇습니다. 저는 언제나 제 자신에 대해서 너무 과도하게 진지해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실은, 언젠가는... 아주 어려운 일일 것 같기는 합니다. 물론, 작품 자체가 아주 개인적인 것이기에 작품에는 그 작품을 만든 예술가가 언제나 깃들어있게 됩니다. 저는 언제나 제 자신을 일종의 농담 같은 것으로 느끼곤 하지만, 동시에 제 작품이 관객들에게는 상당히 진지한 느낌으로 보여질 것 같다고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작업은 "우리는 정말 진지하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 정말로 진지하다." 같은 느낌을 주려는 것은 전혀 아니고, 저 또한 그렇게 느끼지 않습니다. 전부 다 전혀 다른 층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매일매일의 자신, 작업에 들어간 자신, 작업에 대해 말하는 자신은 전부 다른 레벨이라고 생각하며, 창조를 통해 표현되는 자신이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자신이라고 봅니다. 그 가장 깊숙히 숨겨진 자신을 너무 자주 들춰내거나 과하게 공개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부패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굉장히 다른 감정들이고, 저는 가끔은 상당히 강렬하고 어려운 부분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굉장히 강렬한 [무언가] 입니다. 따듯한 물이라던가 꽃이라던가 방울 같은 것들에 둘러쌓여 있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Vivian Host> 어제 저녁, 중국 문화에서의 '조화'라는 개념을 설명해 주셨는데요, 너무 과하지 않는... 어두운 측면, 또는 가혹한 측면을, 그런 것들과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다른 것으로,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an Daijing> 그렇죠. 그런 점에서 저는 저 자신을 너무 과도하게 사용하지는 말아야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쭉, 어쩌면 50년 정도는 계속해서 창조하고, 작곡하고, 무언가를 만들면서 보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가 멍청한 짓들을 한다거나, 너무 과하게 즐긴다거나, 멈추지 않고 마셔댄다거나 해서, 주변과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을 정도의 맑은 정신과 굳건한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그냥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두움이 자신을 집어삼키지 않게 조절하면서. 관점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Coil같은 밴드를 생각해 보면, 그들의 곡들은 전부 한 곡 안에 두 가지의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언제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Vivian Host> 그리고 저는 물질적인 측면 또한 당신의 작품에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Fist Piece]에 더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은데, 다른 것들, 무용적인 움직임, 안무 혹은 지시된 움직임들, 그냥 마구 움직이거나 기어다니거나 돌아다니는 것 들 전부. 뭐랄까, 당신의 육체 또한 당신의 작품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 같습니다.

    Pan Daijing> 맞습니다. 흠, 저에게 있어 음향은, 가장 물질적인 방식의 표현방법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구요. 저는 뭐랄까, 통제를 할 수 없습니다. 그냥 가만히 서서 공연을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목소리나 육체, 둘 중 하나는 음향에 자동적으로 연계되어 활동하게 됩니다. 또한 저는, 예술가가 직접 등장하는 것이, 어떤 자아로서의 예술가라기 보다는, 예술가 자체가 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자주 가면을 씁니다. 저는 그런 것을... 요새 관객들 중 몇몇은 제 음악에 대해 미리 알고 공연에 옵니다. 하지만, 보통은, 관객들은 잘 모르는 채로, 제가 어디서 왔는지 무엇을 하는지 등등을 모르는 채로 공연에 오곤 합니다. 그러니, 어떤 측면으로는, 저는 굉장히 중립적인 상태에 놓여져 있다고 해야 할지... 저는 그냥 제 자신이 어떤 제스쳐든, 자세든, 무엇이든지간에 그것을 보여주는 시각적인 표상인 것 같다고 느낍니다. 그렇게, 저는 특정 순간을 문서로 남긴다거나 기록하여 보관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바로 그 장소에, 그 시간에 직접 그 것을 볼 때와 기록물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입니다.
    저는 특별히 기술과 SNS가 크게 발전한 최근에 그런 경험을 하곤 합니다. 70년대나 80년대의 것들은 절대 그 당시의 느낌과 완전히 같게 기록될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필름에 기록된 춤이나 퍼포먼스를 지금 보면 사실 그 때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 됩니다. 저는 공연의 순간의 활기를, 표현되어지고 있는 음향을,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저를, 그리고 관객들과 공유하고 있는 바로 그 순간을 강하게 느끼는 편입니다. 특별한 아우라가 있습니다. 그 순간의 '냄새'를 카메라를 통해 포착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저는 그런 순간들을 좋아합니다. 저는 그런 순간들이 저와 관중에게 무언가 다른 것을 부여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이 방식을 조절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네.
    하지만 이런 참여가 저의 작품에 대한 저 스스로의 이해, 그리고 제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이해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난 2~3년간 제가 작업에 다가가는 방식은 많이 변했고, 현재 프로젝에도 반영이... 저는 동시에 많은 프로젝트를 한번에 진행하는 편입니다. 그냥 그렇게 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난 시간을 거치며 많이 변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Vivian Host> 공연을 진행하고 있을 때 그 공연이 지극히 개인적인 의미를 가지고, 또 작업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리고 결과물이 예술가 자신에게 의미하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 흥미롭군요. 하지만 작품은 그 작품에 연결되는 다른 사람들, 그들 각자의 개인적인 것들, 역사라던가, 감정이라던가, 당신이 지금 보여주는 것들에 대한 그런 것들 또한 포함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 당신이 가면을 쓰고 무대에서 공연할 때, 관객들은 그 마스크를 보고 자신의 일부를 투영하는 것 처럼 말이죠.

    Pan Daijing> 바로 그렇습니다. 왜냐면, 뭐랄까, 저는 정말로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저는 어린 시절 특정한 커뮤니티에 속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람들이 서로 공명하는 것에 강력한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좋아, 관객들이 나를 보고 있고 나는 이렇게 생겼으니, 저 여자는 저렇게 생겼으니, 나 또한 그렇게 생겼겠지" 같은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부분은, 우리 모두 같은 공간에 있고, 제가 공연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너무나도 특별한 순간입니다. 당신도 여기에 있고. 저도 여기에 있고. 제가 무엇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그 것은 하나의 이야기이고, 당신의 기억, 당신의 이야기에 공명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모두 암묵적인 방식으로 함께일 수 있게 됩니다. 당신도 알고, 저도 알고. 하지만 여기에 이름표라던가, 텍스트라던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미리 손을 내밀거나, 나중에 손을 내밀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만은, 우리는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그냥 알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순간들이 쌓이고 쌓여 천천히 커뮤니티를 형성한다고 생각합니다.

    Vivian Host> 뭐랄까, 특정 젠더나 특정 존재 양식에 속한 것이 아닌, 보편적인 여성적 에너지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인가요?

    Pan Daijing> 그렇습니다.

    Vivian Host> 당신의 작품들은 대체로 에너지의 전달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저는 실제 공연을 하는 예술가들 모두, DJ 셋이든 밴드든 단독 공연이든, 공연장의 힘을 전부 모아 관객들과 어떤 종류의 관계성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의 장르나 공연의 종류와 관계 없이, 그 카타르시스적인 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당신은 어떤 방법을 활용해서 관객들과 가까워지려 하나요?

    Pan Daijing> 뭐랄까 저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마지막 희망을 잡는 느낌으로, 그렇게... 사람들에게 "이거 위험한 거 아냐"라고 말하기 위해, "봐봐, 지금 직접 해 봤어. 위험하지 않다고"같은 식으로 말하는 편입니다. 그냥 저 스스로에게 한번 저지르는 식입니다. 사람들에게 "이거 사과야. 먹을 수 있어. 독 없다고"라는 식으로 말해 설득하기 보다는, 그냥 한 입 먼저 베어물고는 "봐봐, 먹을 수 있어. 먹어도 괜찮다고"라고 말하는 쪽입니다. 그러니 방법이라고 한다면 이 것도 한 방법이겠네요. |웃음|

    Vivian Host> 다른 방법으로는, 관객들 앞으로 다가가 직접 눈을 응시하는 것이 있겠습니다. 몇몇 관객들은 이런 행동에 불편함을 느낄 지도 모르겠죠. 저는 그 응시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데... 사람들의 눈을 직접 쳐다보는 행위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온 행동인가요, 아니면 타인과 어떤 친밀함을, 비록 강요된 친밀함이더라도, 갖고 싶어하는 욕망에서 비롯된 행동인가요?

    Pan Daijing> 네, 저는 가끔은 관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끼기도 합니다. 정말로 가까이 다가가 사실상 폭력적으로 강요하곤 하니까요. 아마도 관객들 중 누군가는 딱히 그러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을 수도 있는데.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관객들은 원한다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자리를 떠날 수 있습니다.
    네, 저는 관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곤 합니다. 대화를 할 때도 있구요. 가끔은 공연 중에 그냥 무작위적으로 누군가를 골라 일종의 인터뷰 같은 것을 하기도 합니다. 매번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지긴 하지만, 어쨌든 상당히 멋진 일입니다. 저는 언제나 우주가 정말 크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 넓은 우주 속에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같은 일들이 정말 흥미로운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뭐랄까, 도박 같은 것입니다. 저는 그냥 여러가지 게임을 하는 중이고, 테이블 반대편에 상대로 누가 앉게 될 지는 아예 모르는 상황인 것입니다. 하지만 누가 앉던지간에 상관없이 우리 둘은 같은 순간을 보내게 됩니다. 멋진 일입니다. 적어도 저에게는요.

    Vivian Host> 멋지군요. 이 시점에서, 저는 당신의 다른 작품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어떤 측면에서는 아주 많은 소리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아무런 소리도 담고 있지 않기도 합니다. 9번 영상을 재생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In Service of a Song]이라는 이름의 작품입니다.

    |[In Service of a Song]의 일부가 재생되었다|

    https://youtu.be/Bo1F9kH_0ug

    Pan Daijing> 흠, 이 작품은 베를린의 Haus der Kulturen der Welt에서 4일간 연속으로 진행되었었습니다. 반은 아크릴로, 나머지는 나무 소재를 사용해서 방음이 되는 박스를 만들었고, 박스의 내부와 외부는 흙으로 채웠었죠. 4일의 기간동안 매일, 저는 그 박스 안으로 들어가 노래를 부르며 안무 하나를 했고, 옆에는 제가 제작한 조형물을 두었습니다. 그래서 박스 바깥의 사람들은 제 움직임을 볼 수 있었고, 그 옆에는 거북이도 있었죠. 저는 그 작은 거북이와 여러가지 상호작용을 했고, 안무를 수행했으며 다양한 제스처를 선보이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그 박스는 방음처리가 되어 있었고 따라서 박스 바깥의 사람들은 그 어떤 소리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 작품에 [In Service of a Song]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최소한의 기록으로서 매일 한 개의 카메라가 고정된 한 위치에서 녹화를 진행했습니다. 박스 내부에는 고프로 카메라가 있어 박스 내부를 따로 기록했고요. 그리고 나중에, 기록된 영상, 소리, 그리고 박스와 조형물이 갤러리에 전시되었습니다. 이 전시가 해당 작품의 두 번째 파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네, 이게 전부입니다.

    Vivian Host> [In Service of a Song]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해, 혹은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상호작용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셨는지, 아니면 그냥 앞일을 모른 채로 진행했었는지 궁금합니다.

    Pan Daijing> [In Service of a Song]에 한해서, 저는 누군가가 이 작품과 소통하는 것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냥 진심으로, 음악을 진심으로 흠모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냥 우리 모두가 음악이라는 것을 좀 더 많이 흠모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렇게, 사람들로 하여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게 하고 싶어서 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평상시처럼 그냥 음악을 듣고, "이거 좋은데, 당장 줘"라던가 "이런 걸 주는 이유가 뭐야?"같은 생각을 하는 것 말고, 음악을 회화처럼, 혹은 생각에 잠길 수 있는 무엇인가로 대할 수는 없는 것일까? 소리라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Vivian Host> 2015년의 작품에서 최근의 작품으로 가면서, 제 생각에는 작품 세계가 점점 더 미묘하고, 좀 더 인간적인, 좀 더 친밀함을 다루는 주제로 다가가고 있는 것 같다고 느껴집니다. 그런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 것 처럼 말이죠.

    Pan Daijing> 저는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 아주 다르게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단순히 소리가 시끄럽다고 사람들이 더 많이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저 또한 항상 시끄러울 필요는 없는 것이겠지요. 제 안에 점점 더 인내심이 많아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지금 대략 2년간 작업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여기에 2년을 더 투자해도 큰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런 장기 프로젝트 같은 것들을 하려면 인내, 시간, 생각이 많이 필요하며, 차분해질 필요도 있습니다. 차분해진다는 것은 조용해진다거나 존재감이 없어진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방금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한 작품의 극단성에 대해 다양한 관점의 이해가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 [Fist Piece]라는 영상을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영상은 사실 굉장히 느린 영상입니다. 사실상 시각적인 시에 가깝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영상이 전시되었던 방식은 상당한 강렬함을 갖고 있는데, 여러 다른 스크린과 여러 다른 배우를 동시에 사용하여 마치 오페라의 노래와 같은 분위기를 주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Fist Piece]에서 각 요소들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굉장히 미묘하다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어느 정도는 모호한 회색지대 위에 서 있습니다. 그러니 모든 것의 표면에는 언제나 미스터리 한 층이 덮여 있으며, 이 미스터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관찰할 수 있는 여유공간을 주어 같이 창조의 과정을 진행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저는 이 잊을 수 없다는 느낌을 정말로 좋아합니다. 저는 제 작품이 이런... 그 순간에는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항상 관객을 따라다니며 잊지 못하는 기억으로 남아있다가, 바라건대 어느 순간 한동안 잊고 있었던 무언가를, 관객 자신에 대한 것이든 관객이 경험했었던 것이든간에 그 무언가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어떤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이런 의견을 받는 것은 언제나 멋진 일입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Vivian Host> [Fist Piece]를 같이 보기 전, 이 작품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Lack]과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Pan Daijing> 물론입니다. 말씀드렸던 것처럼, [Lack]은 저의 뭐랄까, 제가 봐 왔던 영화들에 등장하는 가상의 캐릭터들에 대한 습작이랄까, 이해랄까, 그들에게 바치는 저의 러브레터 같은 것이며, 저 자신을 볼 때, 또는 제가 아는 사람들을 볼 때 느꼈던 것들을 담은 작품입니다. 그리고, [Lack]이 발매된 후, 저는 이 앨범을 제 자신에 대한 버전으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느낍니다. 이 여성적인 에너지, 이 에너지가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물처럼, 흐르는 유체처럼, 부드럽지만, 동시에 홍수처럼 몰아칠 수도 있는 것. 마치 주먹과도 같은 것, 열려 있으면서도 닫혀있고, 사람들을 가격할 수 있는 것. 당신이 가는 방향대로 흐르게 할 수 있는 것. 굉장히 유동적인 것, 동시에 굉장히 강력해질 수도 있는 것. 아주 다정해질 수도 있는 것.

    Vivian Host> 사실 저는 당신이 공연을 할 때, 솔로 작품보다는 [Fist Piece]같은 것을 공연할 때, 아주 다양한 장소와 공간에서 공연을 하고 계시다는 것이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공연을 다닐 때, 무엇인가가 잘 맞지 않을때 어떻게 대처하시는지도 말이죠.

    Pan Daijing> 흠, 저는, 가끔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생각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고... 뭐랄까, 불공평한 일이죠. 어째서 타협을 해야 하는지? 말하자면, 분명한데, 만약 한 프로젝트에서 최선의 결과물이 나오기를 바란다면, 그게 바로 제가 원하는 것입니다. 음악가라는 이유만으로 타협을 해야 하는 것인가? 만약 조각을 만드는 조각가가 있다고 합시다. 그 조각가가 청동으로 조각을 하고 싶다면, 청동을 원하면 됩니다. 청동을 원했는데 대신 금빛 종이에 싸여있는 콘크리트 덩어리를 가지고 작업을 해야만 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두 소재는 전혀 다르니까요. 저는 이런 방식으로만 작업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제가 100% 전부 다 하는 방식 말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작품을 감상하러 오는 관객들에게도 좋습니다. [Fist Piece]는 IMAX 영화관에서 상영되고 있으며, 다음주에는 별다른 일이 없다면 Barbican에서 상영할 예정입니다. Atonal에서는 잘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생각하는 것을 명확하게 전달하며, 우리는 서로 관련된 대화를 많이 나눕니다. 서로간의 소통에 시간을 얼마나 쏟아붓던지간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서로의 의사가 정확하게 전달되기만 한다면, 항상 똑같은 최상의 상황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으니, 저에게 있어 가장 좋은 작업 방식은 저의 요구를 분명히 이해하고 필요한 부분들을 맞춰줄 수 있는 사람들과 계속 일하는 것일 겁니다. 물론 그런 상황이 항상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원하는 걸 전부 가지는 것은 쉽지 않으니까요. 이런 어려움을 잘 알고 있고, 요구조건이 전부 충족되지 않았더라도 결코 기분이 상한 채로 무대 위에 오르지는 않습니다. 관객들이 와 있고, 관객들이 문제의 원인인 것도 아니며, 무대 뒷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도 못하고 본 적도 없으니까요. 무대 위에서는 최대한의 공연을 선보이려, 책임자가 되려 노력하며, 공연 전후로 항상 "내 자식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건 최소한 자식을 이리저리 던져버리지 않는다는 거겠지"라고 생각합니다.

    Vivian Host>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이야기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Pan Daijing> 지금 당장은 새 앨범에 대한 작업을 진행중입니다.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제가 큰 전환점 위에 서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 작품, 심지어는 제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마저도 아주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뭐라고 불러야할지 잘 모르겠네요. 오페라 가수분들과도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 대략 2~3시간에 해당하는 분량이 만들어졌고, 올해 처음으로 공연의 형식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리허설을, 각 파트 별로, 여러 장소들에서 진행해 보고 있으며 천천히... 저는 이 작품을 연극 공연이라고 부르는데, 오페라라던가 그 비슷한 거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이 두 가지가 주된 프로젝트들이고, 둘 다 서두르지 않고 있습니다. 때가 되고, 준비가 된다면, 언제가 되었든 공개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여러 작업을 진행하면서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그 기회를 계속해서 잡고 있을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저의 작업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제가 말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같이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에도 고맙게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감사함을 더 표현할 수 있을까요. 이게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저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이 아닌, 상호간의 소통인 것입니다. 이 소통이야말로 정말 멋진 것입니다. 대화, 저는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있으며 이런 대화들로부터 발생하는 것들을 언제나 무척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작업을 통한 대화, 이 대화에는 끝이 없습니다. 정말로 멋진, 사실상 영원히 계속되어지는 대화. 너무나도 환상적입니다.

    Vivian Host> 아름답네요. 네, 이 시점에서 저희 둘의 대화를 마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an Daijing> 감사합니다.

    Vivian Host> Pan, 정말 감사합니다.

    |박수|

    https://youtu.be/SSI6kxc7Tw8

    Vivian Host> 자, 이제 질의응답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질문이 있으신 분?

    관객> 제 질문은, 혼자서 단독으로 진행하는 공연이나 작업을 할 때,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준비를 하는지입니다. 공연을 시작하기 전 컨셉만 구상해서 가는지, 아니면 특정한 동작 같은 것을 미리 준비해서 하는지 궁금합니다.

    Pan Daijing> 보통 장비들을 담아 두는 여행가방에서 시작합니다. 필요한 케이블, 전원, 컨버터 등등을 챙겨야만 하죠. 이 과정이 뭐랄까, 그림을 그릴 때 스케치를 하는 것 처럼 느껴집니다. 공연의 1장, 2장, 3장 등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언제나 결국에는 여러가지로 엉망진창이 되곤 하죠, 상황이란게 항상 기대와는 달라지기 마련이니까요. 그렇게 되면 이제는 게임을 하는 것이 됩니다 - 하나가 다른 하나의 행동을 촉발시키는 방식으로, "흠, 이 사람들이 이렇게 하네, 그리고 나는 이렇게 하고 있군" 같은 느낌입니다. 모든 것이 예측불가능하기에 가끔은 꽤나 힘들기도 합니다만, 그게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제가 골라서 공연에 가져가는 장비들만이 예측 가능한 부분이죠. 이런 측면이 아름다운 측면입니다.

    관객> 안녕하세요. 무엇보다도 먼저, 당신의 음악 그리고 당신이라는 사람 그 자체에 대해서 오랜 팬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 질문은 창작의 과정에 대해서입니다. 정말 어두운 음악을, 저에게는 희망과 빛을 주는 음악을 만드시는데요. 이런 음악을 만들 때 맞닥뜨리는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나요? 힘들 정도로 심하기도 한지?

    Pan Daijing> 중요한 질문입니다. 심리적인 어려움이라. 불안정함이 가장 크겠네요. 모두에게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튜디오에 앉아 스피커를 날려버릴 듯한 음악을 만들면서, "와, 이거 진짜 역겹다. 내가 만든 것들 중 최고야"같은 생각을 하게 되죠. 그러고 나면 집에 들어가 한숨 자고, 다음날 다시 스튜디오에 돌아와 들어 보면, "지워버려". 이런 일들이 자주 일어납니다. 제 다음 앨범은 가사를 노래하는 제 목소리가 많이 등장할 예정입니다. 자신의 노래를 직접 듣는 것은 꽤나 힘든 일입니다. 스스로가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낭송하는 것이요. 자기 자신에 대해 익숙해져야 하고, 자신이 다루고 있는 불안정함을 좀 더 깊게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그리고 또, "최소한 나라도 이 음악을 좋아할 수는 있을까? 적어도 나에게만이라도 의미 있는 것이 되긴 할까? 창작을 하고 있기는 한 걸까, 아니면 그냥 징징대고 있는 것은 아닐까?"같은 불안감도 있겠죠.
    이런 심리적인 어려움들이 있지만, 동시에 저는 그 어려움들이 정말 아름다운 것이고, 자신을 진짜로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이 실재하는 진짜인지, 그게 제일 중요한 것입니다. 창조하고 있는 것은 실존하는 것이며, 이 것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점점 더 성숙해지는 것입니다. 그런 감정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니까요. 조금 전에도 그런, 나약한 부분을 다루면서 그렇게 여러 감정들을 이해하게 된다는 것에 대해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과하게 일했을 때, 더 안좋은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너무 사랑해서 그 것에 완전히 사로잡혀 버렸을 때, 육체적인 에너지와 심리적인 에너지가 다른 레벨에 위치할 수 있습니다. 그 불일치를 알아차리지 못하면 육체적인 건강이 점점 이상해지는 것입니다. 신체의 모든 곳이 아파오기 시작하며 이 아픔이 정신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저는 삶과 다른 것들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균형은 유지하기 아주 어려우며, 균형은 창작의 과정 중 어느 곳에서도 쉽게 깨질 수 있습니다. 시작부터 깨질 수 있고,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깨질 수도 있죠. 또 중요한 것이... 시간이 흐르며, 여러가지 것들이 왔다가 가버리게 됩니다. 과거에도 일어났었을 수 있고, 다시 재발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 그런 문제를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다시 문제가 재발하더라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언제든지 다시 한 번 그 문제를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그게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Vivian Host> 또 질문이 있으신 분?

    관객> 이 곳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쭈어보고 싶은 것은, 지난 번 참석하셨던 레드불 뮤직 아카데미 몬트리올에서 특별한 일이 있었는지, 그 후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일들이 있었는지입니다.

    Pan Daijing> 두 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몬트리올에서 PPG Wave 신디사이저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으며, 그 때 부터 그 신디사이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Pauline Oliveros와 같이 연주할 수 있었던 것 또한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그녀와 연주 전후로 여러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작년에 작고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몬트리올에서 그녀와 함께 했을 때, 정말 아름다운 순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몬트리올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일전에 파리 RBMA에 참석하려고 했었고 정말로 계획까지 세워졌었습니다만, 당시 안타까운 테러 사건이 발생하여 취소되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신 몬트리올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몬트리올에서는 주최측의 배려로 [Lack]앨범에 들어 갈 여러가지 음향들을 녹음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어쿠스틱 녹음을 주로 진행했고 사용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신디사이저들의 목록만 쌓여나가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렇게 행사장의 멋진 스튜디오 세팅을 마음껏 이용해서 정말 여러가지 음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몬트리올에 가면서 이미 프로젝트의 구상이 머릿속에 자리잡혀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충분히 소통할 기회가 없기도 했었습니다. 사람들과 협업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알고 있었고, 짬을 내서 같이 즉흥연주를 해 봤을 때 실제로 정말 즐거웠기도 했었죠. 그러니, 포괄적으로 말해서, 몬트리올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뭐랄까,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나기도 하더군요. 그 때처럼 잠을 거의 안 잤었죠. 고등학교 시절 저는 하루에 몇 시간 정도만 잤었습니다. 깨어있는 시간동안은 미친 듯이 공부만 했었죠. 몬트리올에서도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스튜디오에 완전히 사로잡혀서, 정말로 필요할 때만 잠깐 무너져 있다가 곧 다시 깨어나 작업을 재개했죠. 다시 한 번 그렇게 작업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때는 정말로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Vivian Host> 그 때가 베를린으로 거처를 옮길 때였나요?

    Pan Daijing> 맞습니다. 유럽에 도착했을 때였죠. 원래는 파리 RBMA 행사와 관련하여 유럽으로 출발했던 것이었는데, 그 행사가 취소된 후 그냥 유럽에 머물렀습니다. 그 해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죠.

    Vivian Host> 그 때로부터 2년이 지났을 뿐인데,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네요.

    Pan Daijing> 그렇습니다. 저는 이런 변화를 좋게 생각합니다. 저는, 모든 사람들에게, 매 해 1년이라는 시간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일일 뿐. 빠른 변화가 올 수도 있고, 느린 변화가 올 수도 있습니다. 이 변화를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 그리고 어떤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라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Vivian Host> 스스로 어떻게 끝맺느냐가 중요한 것이죠. 다른 질문 있으신 분? 네, 말씀해 주십시오.

    관객> 안녕하세요, 개인적인 일들에 대해 많이 이야기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조금 전 불안한 상태에서 창작을 하는 것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창작의 과정에서 내면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외면적인 부분,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성공'이라던가 '진보'라던가 하는 개념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당신에게 있어 성공이란 무엇인가요? 뭐랄까, "나무가 쓰러지는데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나무가 쓰러지는 것을 들은 사람이 있기는 할까?"같은 느낌입니다. 이렇게까지 개인적이고 적나라한 작품을 만들다 보면, 여러가지 이유로 다른 사람들이 그다지 반응을 해 주지 않을 때도 있을 텐데, 그런 때에는 어떤 기분이신가요? 이런 측면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Pan Daijing>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성공적인 커리어는... 잘 모르겠네요, 한번도 커리어라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에게는 제 모든 프로젝트들, 제 모든 아이디어들은, 뭐랄까 저의 자식과도 같은 것이고, 저는 그 자식들의 어머니 같다고 느낍니다. 어머니라면 항상 밖에 나가서 파티를 즐길 수는 없는 것이죠, 아이가 아침 7시면 일어나고 어머니인 저는 아이를 먹여야 하니까요. 그런 안정감, 저는... 저에게는 아이를 갖는 일이나 저의 프로젝트를 하는 일이나 같다고 느껴집니다. 커리어는 저에게 안정성을 보장해 주어서 제 자식들을 계속 돌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죠. 저는 그렇게 느낍니다, 제 프로젝트들의 어머니인 것입니다.
    저는 제가 어디로 가게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어쩌면... 사실 저는 사람들이 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누군가가 저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준다면 그건 정말 멋진 일이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결국에는 같은 일입니다. 저의 아이는 어쨌든 저의 아이이고, 무슨 의견을 듣던지 간에 제 아이를 사랑할 것입니다, 그 누구도 제 아이가 귀엽다고 말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물론 누군가가 제 아이를 보고 "와, 아이 정말 귀엽네요"라고 말해 준다면 행복한 기분이 드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저는 완전히 같다고 느낍니다. 물론, 아직 아이가 있지는 않지만, 뭐 말하자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Vivian Host> 하고 계신 프로젝트가 정말 많으니, 아이까지 가지실 필요는 없겠죠. 한 가지, 아까 다루지 않았던 주제가 있는데, 이야기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저녁 이야기했던 주제들 중 하나인데, 당신은 아주 개인적인 작품을 만들고 있고, 그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 또한 제각기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품을 해석하기를 바라시는데, 가끔은... 예술가이고, 미디어가 당신에 대해 기사를 쓰고 있으니, 몇몇 미디어들은 당신의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극단적으로 환원시켜서, 말하기 쉽도록, 과하게 단순화시키기도 할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중국인, 여성, 노이즈 음악, 이런 것들. 이런 단순화된 분류가 계속해서 사용되어지곤 하죠. 저는 모든 예술가들이 어느 정도의 명성을 얻기 시작해 미디어들이 기사를 쓰기 시작할 무렵부터 이런 일들을 겪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당신은 이런 것들에 어떻게 대처하였나요? 자신 그 자체나 작품으로서 보여지는 것이 아닌, 그런 단순한 정체성의 분류로만 다루어지는 것이 때로는 좀 짜증나는 일로 다가오곤 할 텐데요.

    Pan Daijing> 한 가지 방법은... 처음에는 그런 기사들을 보고 상당히 화가 났었습니다만, 이제는 이해가 가긴 합니다. 이런 일들이 왜 일어나는지, 왜 사람들이 저에게 특정한 이름표를 붙이는지, 어째서 시장에 내 놓은 매물 취급 비슷한 것을 받아야 하는지. 이유가 있긴 한 것입니다. 어떤 때엔 저는 주변을 둘러보지 않고 그냥 제가 해야하는 말에만 집중하면서, 언젠가는 저에게 붙어 있는 이름표보다 저 자신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기만을 바랄 뿐이었습니다. 이제는, 저는 사람들이 저에게 특정한 작품을 만들라거나 특정한 공연을 해 달라거나 하는 의뢰를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에 따라 좀 더 평안해졌습니다. 지난 2,3년간 저는 저와 함께 작업을 진행하는 사람들과 신뢰관계를 쌓아왔지만, 결단코 쉽지는 않은 일이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저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저의 생물학적 성이나, 저의 인종, 저의 성장 배경 같은 것들에 집중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렇게 선입견을 가지거나, 아니면 시장에 팔릴 세일즈 포인트를 찾거나. 무례한 일입니다. 제가 특정한 발언을 해야 하는 일이 생기거나, 어떤 정치적인 느낌의 발언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이 저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닌 제가 스스로 말하는 것에 집중하여 들으셨으면 합니다. 저에 대해 이미 알기 때문에 제 음악도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 그런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것들이 과정이며, 모든 것에 있어 평등함을 찾기 위해 싸워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저것보다 낫다. 이것이 저것보다 중요하다"고 외치는 싸움 같은 것이 아닙니다. 저는 저의 목적 중 하나가 평등함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저에게, 저 자신을 알아가는 것은 일종의 여행과 같은 것입니다. 제가 저 자신을 여성이라고 생각하는지, 외부인들이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저는 이런 주제들에 대해서 밖으로 얘기를 잘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저는 사람들에게 특정한 주제들에 대한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 미학적인 부분 때문에... 사람들이 제 작품의 미학적인 부분 때문에 저를 BDSM과 관련이 있다고 말하곤 합니다. 이미 말한 적이 있는데, 가면은 문화권마다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실 사용처도 다르며, 당신에게 있어서 BDSM의 의미는 저에게 있어서 BDSM의 의미와는 다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며, 우리가 어떤 식으로 조화를 이루고 소통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예술가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진정한 도움을 주는 것은, 그들을 존중하고 그들 자체나 그들의 작품으로만 그들을 보는 것입니다. 그들의 외양이라던가, 그들이 무엇이 동의하고 있는지에 대한 추측, 또는 그들이 무슨 단어를 말하는가에 기반하지 않고.

    Vivian Host> 동의합니다. 혹시 질문이 더 있을까요? 좋습니다. 이제 끝낼 시간인 것 같네요.

    Pan Daijing> 정말 감사합니다.

    Vivian Host> Pan, 정말 감사합니다.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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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youtu.be/36X6NGULFR4

     

    2021/01/06 0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