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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chael Azerrad on Laddio Bolocko
    [...]/[Laddio Bolocko] 2023. 3. 24. 04:36

    http://michaelazerrad.typepad.com/you_and_what_army/2015/12/on-the-occasion-of-laddio-bolocko-live-and-unreleased-1997-2000.html

    이번에 Laddio Bolocko의 미발매 음원과 슬로베니아에서의 라이브 음원을 담은 앨범 [Live and Unreleased 1997 - 2000]가 발매됩니다... 이 발매에 맞춰 [Our Band Could Be Your Life] 저자로 유명한 평론가 Michael Azerrad가 Laddio Bolocko를 접하게 되었던 경험에 대해 짤막한 글을 올렸더군요.
    Laddio Bolocko는 90년대 후반 최고의 노이즈 록 밴드 중 하나이지만, 활동 당시에 별다른 유명세를 하나도 못 가지고 금세 끝나버린데다가 요새도 그렇게까지 큰 주목을 이끌지는 못한 밴드입니다...


    http://youtu.be/er2BJ5L8ot8

    2000년 가을 어느 날 저녁, 나는 New York의 Bowery Ballroom으로 들어갔었다. 그 때 나는 Trans Am을 보러 갔었다. 하지만 그 날에 나는 어쩌다 보니 너무 일찍 공연장에 도착해 버렸고, 오프닝 밴드의 공연을 전부 보게 되었다. 오프닝 밴드는 창백하고 비쩍 마른데다가 검은색 터틀넥을 입은 남자들이었다: 이 자들은 하나같이 베케트의 부조리극에 나올 법한, 아니면 그림에나 나올 법한 그런, 몇몇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들이나 보여주었던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격렬하지만 정말 지적인 방식으로, 그들은 엄청난 그루브를 들려주었고, 우리는 가장 미친 리듬에서조차 춤을 출 수 있을 정도였었다.

    그들은 재즈에서 그러는 것 처럼 모티프들을 연주하고, 그것의 변주를 연주하고, 새로운 파트로 나아갔었다. 그들은 마치 재즈 뮤지션인것마냥 서로의 연주를 들으며 연주했고, 재즈 뮤지션처럼 엄청난 테크닉으로 연주했지만, 흔히들 말하는 - 나는 이 단어를 싫어한다 - '크라우트록' 밴드들처럼 주술적인 반복연주를 보여주고 있기도 했었다. '크라우트록' 독일 밴드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motorik"이라고 - 정확히 드라이브를 위해 디자인되었다는 의미에서 - 표현했었지만 이 음악을 들으며 드라이브를 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느껴졌다. 아마 이 음악을 듣다 보면 결국 절벽으로 도망치다가 지구를 뒤흔드는 화구(火口)에 몸을 던지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들의 음악은 진짜 격렬했었다. 그리고 나는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

    오프닝 공연이 끝나고 잠깐씩 쉬는 시간마다, 그들은 무대 가까운 쪽에서 관객들과 어울리고 있었다. 나는 정말로 그들이 누구인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그들이 누구인지 알고 싶지 않기도 했었다 - 말하자면, 나는 그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싶지 않았는데,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듣는 순간 그 마법적인 무언가가 깨질 것만 같았다. 나는 그들이 미국인인지 아닌지도 몰랐었는데, 그들은 노래를 부르지도 않았고 곡 중간중간에 말도 한 마디를 안했기 때문이었다. 겉보기에 그들은 동유럽 사람인 것 같았지만, 이는 단지 그들이 너무 창백하고 방탕해 보였기 때문일 뿐이었다. 하지만 결국 호기심이 나를 이겼고, 나는 긴장 속에 일어나 그들 중 한명에게 다가갔었다. "이봐, 당신들 정말 끝내주는데! 메일링 리스트는 가지고 있어? 다음번 공연은 언제야?" 그리고 그 남자는, 아주 정확한 미국식 영어로, 아주 단호하게 대답했다. "이번 공연이 우리의 마지막 공연이었어." 아마 이 느낌, 행운이라는 느낌과 동시에 슬픈 느낌을 표현하는 독일어 단어가 있을 것만 같다.

    내겐 그들이 공연장에서 팔고 있었던 CD를 살 만큼의 혜안이 남아있었으며, 이 때의 결정은 정말 잘 했던 일이었는데, 왜냐하면 몇 달 후 인터넷을 뒤져보니 그들에 대한 정보를 거의 찾을 수 없었을 뿐더러 그들의 음반을 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밴드 홈페이지도 없었고, CD에는 연락처도 안 나와 있었으며, 뭔가 제대로 된 정보라고는 거의 쓰여있지 않았었다. 그러니 나는 내 정신을 완전히 날려버렸던 그 날의 기억만으로 만족해야 했으며, 아직까지 남아있는 기념품이라고는 그 때 샀던 CD 한 장만이 있게 되었다.

    나중에 그들 중 일부는 The Psychic Paramount, 이전 밴드와는 다른 방식으로 엄청난 밴드를 결성했으며, 나는 가능할 때마다 무조건 그들을 보러 가게 되었다.

    뭐 어쨌든, 이 이야기의 교훈은 이렇다: 오프닝 밴드는 절대 놓치지 마라.


    http://youtu.be/mGk7hlhaHAs?list=PLxUZQEKmcQnwvC2vLG4mSagaJ6y3xCDDv

     

    2015/12/06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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