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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ound-Zero] 2023. 3. 24. 04:46


    https://youtu.be/INQIvD_ut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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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allmusic.com/album/revolutionary-pekinese-opera-mw0000648449

    Caleb Deupree

    오토모 요시히데(大友 良英)의 Ground Zero는 새로운 앨범을 발매할 때 마다 점점 그 규모를 늘려 갔다. 그리고, 그들의 세 번째 앨범, [Revolutionary Pekinese Opera]에서, Ground Zero의 핵심 멤버는 6명이었다 (물론 각각의 곡 마다 게스트 참여자들이 몇몇 더 있었다). 상당수의 노이즈는 오토모의 턴테이블에서 나왔으며, 그의 턴테이블은 Ground Zero의 후기 앨범들에 비해 이 앨범에서 그 비중이 컸다. [Revolutionary Pekinese Opera]는 초창기 프로그레시브 록 독일 음악가 Heiner Goebbels Alfred 23 Harth의 작품을, 중국의 혁명극을 샘플링한 1984년의 작품을 재해석한 음반이다. 오토모는 Heiner Goebbels Alfred 23 Harth의 작품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지만 동시에 그들의 작품을 넘어서 다양한 종류의 샘플들, 무술 영화, 상업 광고, 정치적인 연설 (Ronald Reagan의 쿼터-다임-페니 연설도 포함), 전화, 전화 통화, 서양 고전 영화 등을 샘플링하기도 했다. Ground Zero의 여러 멤버들 또한 몇몇 부분에서 솔로 연주를 선보였다. 오토모 최고의 기타 솔로들 중 하나가 "Paraiso 1"에 있으며, 타악기 연주자들 또한 "Opening" 및 "Crossing Snow Mountains"에서 대단한 연주를 선보였다. 하지만 앨범의 하이라이트는 오토모의 기교적인 턴테이블과 저작권/샘플링에 대한 결연한 공격일 것이며, 이는 [Consume Red]에서 더 극명해지게 된다. 이 앨범은 또한 샘플링 아티스트 Sachiko M(마츠바라 사치코, 松原 幸子)와의 첫 협업 앨범이며, 이후 마츠바라는 오토모와 Ground Zero 이후의 여러 프로젝트들에서 함께 활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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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jame-world.com/en/article/75889-interview-with-sachiko-m.html

    Sachiko M과의 인터뷰

    2009년 12월 14일

    인터뷰: Jerriel & Fox / 통역: Lara Garnermann

    [JaME]는 'Presences Electroniques' 행사에서 Sachiko M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JaME> 커리어의 시작부터 얘기해 보고 싶다. 샘플링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된 원인이 있는지?

    마츠바라 사치코> 나는 원래 영화계에서 음향 기술자로 일하고 있었고, 주로 테이프 녹음기를 활용한 작업을 하면서 지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샘플링이라는 기법을 발견했고, 샘플링을 활용하여 음향적인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주 쉬웠기에 샘플링 기법을 자주 이용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렇게 흥미를 갖게 되었다. 나중에 녹음된 음원들을 사용하지 않고 대신 사인파(sinusoidal signal)를 직접 샘플러에 넣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JaME> 사인파를 가지고 작업을 하기 시작한 때가 언제였는지?

    마츠바라 사치코> 1997년 무렵이었던 것 같다.

    JaME> Ground Zero가 해체된 이후였던 것인가?

    마츠바라 사치코> 그렇다.

    JaME> Ground Zero 시절에 대해 알고 싶다. 곡에 사용된 샘플들이 분위기라던가 음악의 주제라던가 같은 특별한 기준에 의거해 선택된 것들이었는지, 아니면 당신이 자유롭게, 임의로 선택한 것들이었는지?

    마츠바라 사치코> Ground Zero에 참여했을 때 나는 주로 오토모 요시히데와 같이 일했고, 그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진행했었다. 어떤 경쟁적인 분위기, 스스로를 언제나 뛰어넘고자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때때로 오토모는 자신만의 음원을 가져 와 내게 작업을 맡기기도 했다. 내가 원하는 음원을 선택할 자유도 있긴 했지만, 가장 중요한 샘플들은 언제나 오토모가 가져 온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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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furious.com/perfect/otomo.html

    Jason Gross

    1998년 5월.

    Perfect Sound Forever> 첫 음악을 테이프 콜라쥬로 시작했던 것 같은데, 어쩌다가 그런 기법으로 시작하게 된 것인지?

    오토모 요시히데> 프랑스의 구체음악(musique concrète), Pierre Schaeffer, Pierre Henry등의 영향을 받았다. Pink Floyd같은 록 밴드들의 테이프 효과에도 관심이 있었다. 대체로 현대음악가들의 테이프 작품들, 그리고 일본의 60년대 음악에도 영향을 받았다. 10대 시절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악기라는 것을 어떻게 연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예 아는 것이 없었다. 내 아버지는 전기 기술자셨고, 자연스럽게 아날로그 시스템을 만드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어머니는 재즈와 록의 광팬이셨다. 그러니,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서...

    PSF> 재즈도 큰 영향이었을 것 같다.

    오토모 요시히데> 그렇다, 사실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특별히 70년대, 특별히 일본의 프리 재즈 음악들에서. 단순한 음악적 영감을 넘어서 철학적인 영향도 받았다. 자유를 찾는 사람들, 언더그라운드 문화와 극장에 대해 여러 글들을 읽었었다. 하다 보니 그런 글들을 찾아서 읽게 되었던 것이다.

    ...

    PSF> Ground Zero 작업 시 영상 예술가들하고도 일을 했었는데, 시각화 또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오토모 요시히데> 그 무렵 내 집 근처에 영상 예술가 사사키 히데아키(佐々木 秀明)가 살고 있었다. 나는 Ground Zero와 시각적인 이미지들의 협업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하지만 실제로 공연을 하는 중에 재생되는 영상을 나는 볼 수 없었고, 이 부분이 언제나 문제였다. 음악과 영상을 결합했을 때, 관객들이야 영상과 음향이 같이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효과를 볼 수도 있었을 것 같지만.
    나는 관객들에게 해답을 주고 싶지 않아 한다. 내가 생각하는 해답은 음악 속에 있지만, 영상은 또 다른 해답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그렇게 관객들은 여러가지 다른 해답들 속에서 생각하게 된다. 가끔씩은 다른 해답들이 서로 완전히 상충하기도 하지만, 나는 항상 그런, 여러가지 해답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한다. 가끔은 성공적이고, 또 가끔은 완전 망한다. 커피와 차를 동시에 내 놓을 때 같은 느낌이다!

    PSF> [Plays Standards]는 당신이 좋아하는 음악들로 채워진 앨범이었다. 이 앨범의 동기는?

    오토모 요시히데> [Plays Standards]를 만들 당시 나는 상당히 우울해져 있었고, 뭐랄까 슬럼프 상태였었다. 항상 부정적인 생각만 했었고. 그 상황을 벗어나고자 다시 처음부터 생각하려고, 내 과거에 대해서 생각하려고 했다.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며 많은 음악을 들었고, 그 결과 나온 아이디어가 [Plays Standards]였다. [Plays Standards]를 완성한 후 나는 Ground Zero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 때 'Consume' 프로젝트도 같이 왔었다. 다른 사람들과의 협업들을 좀 더 개방적으로 진행하고 싶었고, 그래서 Ground Zero를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

    PSF> 영화 OST 작업도 정말 많이 해 왔는데, 영화에 맞추는 음악은 어떻게 작업하는지?

    오토모 요시히데> 영화음악은 아예 다른 세계인 것이, 아방가르드 영화보다는 대중적인 영화에 관한 작업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래서 영화를 위해 '좋은' 사운드트랙을 만들어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식으로 음악이 영화를 좋은 방향으로 뒷받쳐줄 수 있냐는 것이다. 전형적인 영화들에 항상 같은 느낌의 음악을 넣고 싶지는 않다. 변화를 주고 싶은 것이다. 머릿속에 몇 가지 스위치와 조각들이 있는데, 이 것들을 조절하는 느낌으로 변화를 주려 한다. Ground Zero에 관련된 것들과 영화음악에 관련된 것들이 있다. 가끔은 둘이 서로 섞이기도 한다.
    보통 내가 만드는 영화음악은 중국이나 홍콩 영화들이고, 그 쪽 사람들은 아방가르드 음악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들이 아는 것은 내 영화음악 포트폴리오 뿐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나는 항상 관계자들에게 Ground Zero CD를 주고는 한 번 들어보라고 하는데, 그들은 언제나 "아무래도 제 CD 플레이어가 고장난 것 같은데요... 멜로디도 리듬도 없이 그냥 소음만 나오네요"라고 답하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작년에 일본에서, 내 '어두운' 부분의 음악을 잘 아는 몇 감독들과 정말 괜찮은 작업을 하긴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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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physicsroom.org.nz/archive/log/archive/10/otomo/

    오토모 요시히데와의 대화

    2000년 3월 9일

    Sally McIntyre

    Sally McIntyre> 여기 뉴질랜드의 여러 갤러리에서 공연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첫 공연은 이 곳, 크라이스트처치의 Robert McDougall에서 시작하고, 그 다음은 웰링턴의 Adam Art Gallery, 그 다음은 오클랜드의 Artspace. 80년대 일본 프리 재즈 씬에서 시작해 일본 노이즈 음악계에서 오래 활동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시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해 줄 수 있겠는지? 무엇에서 영향을 받았나? 내가 이해하기로는 John Zorn에게서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 같은데.

    오토모 요시히데> 80년대? 맞다, 맞다, 맞다, John Zorn이 80년대에 도쿄에서 살았다. 작은 아파트에서 살았는데 그러면서 공연을 정말 많이 했었고, 그 때 나는 20대 중반이었는데, 음악 업계에서 여러 친구를 사귀고 그들과 함께 John Zorn의 공연을 자주 보러 갔었다. 매일 밤 John Zorn이 공연하는 곳으로 가서 그가 하는 것들을 보았고, 그렇게 John Zorn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 흠... John Zorn 말고도 일본의 프리 재즈, 일본의 펑크 록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Sally McIntyre> 프랑스 구체 음악에서도 영향을 받았다고 했었다.

    오토모 요시히데> 맞다, 그렇다, 물론 구체 음악 공연을 본 것은 아니었다, 녹음된 음반들을 들었다.

    Sally McIntyre> 그렇게 다양한 음악에서 영향을 받아 콜라주 스타일의, 샘플링과 믹싱, 리믹싱에 중점을 둔 음악을 하게 된 것인지? 당신의 음악은 여러 음향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상당히 흥미로운 방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대해서, 무엇을 의도하고 음악을 만드는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얘기해 줄 수 있겠는지?

    오토모 요시히데> 콜라주와 샘플링? 뭐, 기본적으로... 원래 나는 테이프 녹음기로 먼저 음악을 시작했었다. 커다란 녹음기와 테이프를 이리저리 잘라 붙이는 것이 내 첫 '악기'였다. 70년대였다. 그 당시 우리는 리믹싱이 뭔지 잘 모르고 있었다. 그냥 녹음된 테이프를 이리저리 잘라 콜라주를 만들어 보고, 이런저런 것들을 차근차근 시도해 보고, 뭐 맞다, 정말 많은 리믹싱, 샘플링을 지난 20년간 해 왔다. 그리고 지금, 뭐랄까 너무 많이 했다는 느낌이 들어, 이제는 다른 방향을 시도해 보고 있다, 뭐랄까, 포스트-샘플링을. 최근 2년간 나는 상당히 큰 방향 전환을 했고, 샘플링이나 콜라주 이후의 것을 생각하고 있다... 뭐랄까, 오늘 공연을 보면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좀 더 알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Sally McIntyre> 과거의 작품들에서 큰 축이었던 콜라주에서 벗어나고 있는 중이라고 받아들이겠다. 그렇다면, 정확히 어떤 방향으로 가는 중인 것인가? 내가 이해하기로는, 최근의 당신은... 거의 순수한 사인파를 많이 활용하고 있고, 굉장히 미니멀한 구조를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일종의 추상 작업으로 나아가는 중인지?

    오토모 요시히데> 그렇다.

    Sally McIntyre> 물론 Ground Zero는 90년대 일본 음악계에서 대단했던, 유명했던 밴드였지만 말이다.

    오토모 요시히데> 뭐... '대단'하지는 않았다(웃음). 팝 음악 같지는 않았다...

    Sally McIntyre> 음, 언더그라운드에서 '대단'했다는 의미라면...

    오토모 요시히데> 뭐, 뭐, 뭐... (웃음)...

    Sally McIntyre> ...최소한 도쿄 언더그라운드에서는 대단하지 않았나 싶다. Ground Zero 활동을 멈추게 한 원인은 무엇이었는지, 어째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 것인지?

    오토모 요시히데> 으으음... 지금의 나에겐, 나는 과거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저 과거일 뿐이다. 하지만 뭐, 90년대의 나는 언제나 Ground Zero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었다. Ground Zero처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만 생각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뭐랄까... 그저 과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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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lly McIntyre> 턴테이블이 '악기'라고 생각하는지?

    오토모 요시히데> 으으음... 그렇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면, 맞다.

    Sally McIntyre> 질문을 한 이유는 Ground Zero가 DJ 또한 밴드 멤버 포지션으로 다루는 것 처럼 활동했기 때문이었다. 흔히들 하는 것 처럼, DJ를 전형적인 밴드 멤버와는 다르게 대하는 것과는 다르게... 그리고 오늘,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은, DJ의 퍼포먼스 또한, 뭐랄까, 일반적인 밴드 멤버들의 연주와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니까, 당신의 DJing은 단순히 음반을 다시 재생하는 것을 뛰어넘어 독창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다...

    오토모 요시히데> 그런가 (웃음)... 아마...

    ...

    Sally McIntyre> 당신이 참여한 프로젝트들은 모두 뭐랄까, 즐거운, 호기심 어린 느낌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가진 Ground Zero CD와, 내가 읽어 온 당신의 다른 음악들 모두, 당신은 아이디어를 좇고 있으며, 진정한 실험 음악을 하는 것 같다. [The Wire] 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학생 시절 민속 음악학(Ethnomusicology)을 전공했고 음악가가 될 지, 학자가 될 지를 정하지 못했었다고 했었다. 음악을 만드는 행위에 대해 학술적으로 혹은 이론적으로 접근하는지, 아니면 좀 더 직관적인 방향으로 접근하는지?

    오토모 요시히데> 음... 대학은 1년만 다녔었다... 그래서 사실은 잘 모른다... 나는 주류 음악가가 아니다. 그러니까, 정식으로 작곡과 악기 연주를 배운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나는 그냥 1년 정도의 시간 동안을 민속 음악학을 공부했었고, 그게 벌써 20년 전이다! (웃음) 그러니까, 맞다, 나는 기억력이 그렇게까지 좋은 사람은 아니다... 그러니, 사실상 전부 잊어버렸다.

    Sally McIntyre> 도쿄의 언더그라운드 씬에서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당시 도쿄 언더그라운드는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어떤 흥미로운 것이 있었는지?

    오토모 요시히데> 아직까지도 상당히 흥미로운 씬이다. 내 나이가... 지금 40살이고, 내 동년배에 해당하는 밴드들... Ruins, Boredoms, Keiji Haino 등등은 여전히 멋진 음악을 하고 있고, 25살, 22살 정도의 어린 음악가들이 내가 만들어 냈던 아이디어와는 정 반대되는 음악을 시작하고 있기도 하다... 어떤 밴드들은 굉장히, 굉장히 조용한, 아주 미니멀한 음악을 하기도 하더라. 그런 부분이 굉장히 흥미롭다, 나에게는 아주 신선하게 다가 온다. 도쿄 언더그라운드는 에너지로 가득 찬 흥미로운 씬이라고 생각하며, 아직까지도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디어, 언더그라운드 음악가들의 아이디어들이 정말로 독특하며 런던의 씬과는 아주 많이 다르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음악가들 대다수가 그 어떤 정식 음악 교육도 받지 않은 채로 활동하는데, 아마도 일본의 음악 교육이 진짜 지루하기 때문일 것이다 (웃음)... 오로지 클래식 음악, 전통 음악만을 가르치니. 20세기 음악은 아예 언급조차도 안 한다.

    Sally McIntyre> 그렇다면, 그렇게 정식 음악 교육과 괴리되어 있는 것이 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펑크적인 에너지, DIY스러운 자유를 부여함으로써...

    오토모 요시히데> 그렇다... 그렇게 생각한다... 뭐, 뭐, 우리는 그냥 (웃음) 교육 따위에 대해서는 생각 자체를 안 한다...

    Sally McIntyre> ...아주 건강한 태도로 들린다 (웃음)... 그런 태도 위에서 창작 활동에 좋은 분위기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당신의 음악들, 그렇게 스스로 배우는 환경에서 만들어진 음악 프로젝트들은 언제나 많은 수의 음악가들과의 협업이었다. 나는 당신이 'Consume'이라고 부르는 이 프로젝트, 최종적인 협업 프로젝트인 것 같은 그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다. 여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을지?

    오토모 요시히데> 알겠다... 4년 전, Ground Zero 활동 중 시작되었던 프로젝트였다. 나는 리믹싱이라는 것이 어쩐지 '소비'(consumption)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는데, 누군가가 원곡을 리믹싱하는 것이 그 원곡을 '소비'하는 것 같았고, 그 리믹싱된 곡을 다시 리믹싱하는 것은 '연쇄 소비 프로젝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서 출발했다. 하지만 지금은 리믹싱이 Ground Zero를 소비해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Ground Zero 활동을 끝내게 되었던 것이었다.

    Sally McIntyre> 그러니까 'Consume' 프로젝트는 리믹싱을 리믹싱하는 것이군...

    오토모 요시히데> 맞다. 연쇄 리믹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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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japanimprov.com/yotomo/interview01.html

    2001년 인터뷰

    프랑스 잡지 [Revue & Corrigée]를 위해, Michel Henritzi가 오토모 요시히데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Revue & Corrigée> 일본의 전통음악에서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는지? 온쿄(音響派)와 전통음악적인 요소들 -- 고요, 최소한의 제스쳐, 음악에서 음악가를 제거하는 것 같은 요소들 사이의 관계랄까.

    오토모 요시히데> '일본의 전통음악 형식'에서 받은 영향에 대해 말하기 전에, 그 두루뭉실한 의미를 명확하게 만들고 싶다. 나는 당신이 말하는 '전통음악'이 어느 시대를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다. 예를 들어보자면, 코도(鼓童)나 온데코자(鬼太鼓座)같은 타이코(太鼓) 드럼 연주단은 (일본인들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전통음악이다'라고 생각하며 오랜 시간동안 존재했던 음악이라고 보지만, 사실 몇십년 안 된 짧은 역사를 가진 음악들이다. 일본의 전통음악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음악들이 있으며, 따라서 그냥 '일본의 전통음악'이라고 하나로 뭉뚱그려 설명하는 것은 사실 당혹스러운 분류이다.
    물론 나는 여러 일본 음악에서 영향을 많이 받아 왔지만, 내게 영향을 준 음악들은 대체로 1960년대 TV에서 나오는 음악들과 일본의 팝 음악(가요쿄쿠, 歌謡曲)이었다. 당시의 나는 전통음악이나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지금까지도, 문화적인 측면에서, 나는 고전적인 공연 예술들과는 그 어떤 접점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니 나는, 피상적인 측면에서는, 전통적인 것으로부터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면 아마도 내가 읽었던 책들, 내가 들었던 CD들에서 온 것이지, 내 삶에서 온 것은 아니었다고 하겠다. 물론 좀 더 깊이 생각해 본다면 -- 어릴 적 관심을 가졌던 가요쿄쿠들은 사실 메이지 시대(대략 100년전)의 서민 음악과 대중 음악에서 영향을 받은 음악들이었고, 또 이 메이지 시대 음악들은 더 오래 전의 음악들에서 영향을 받은 음악들이니, 전통적인 음악들에서 영향을 아예 하나도 안 받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뭐 어찌 되었든지간에, 나에게는 1960년대의 음악들이 '전통'이다.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전통'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모든 일본인들이 같은 전통을 공유한다고 말할 수도 없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는 196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평범한 일본의 도시 사람들과 같은 성장과정을 겪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서 자랐는지, 어떤 가정 환경을 겪었는지에 따라 같은 세대의 일본인이더라도 서로 판이하게 다른 '전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질문에 답하자면, 나는 아직도 '온쿄'가 장르라고 불릴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냥 편의상으로, 도쿄에서 흔히들 쓰이듯이, '온쿄'를 최근 새롭게 시작되고 있는 음악 경향을 부르는 이름으로 사용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나는 내가 현재 사용하는 '온쿄'스타일에 도달하기 위해 일본의 전통음악을 참고한 적이 없었다. 물론 특정한 일본 전통음악들이 '적막' 또한 음악적 요소로 활용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다른 전통음악들은 전혀 그렇지 않기도 하다. 반면 내게 큰 영향을 주었던 것들은 스기모토 타쿠(杉本 拓), Sachiko M(마츠바라 사치코), 요시다 아미(吉田 アミ) 등등이 도쿄의 작은 공연장에서 벌이던 공연들, 그리고 타카하시 유지(高橋 悠治)와 타케미츠 토오루(武満 徹)의 음악들이었다. 타카하시는 일본의 대중적인 민속 음악들 및 이치게킨(一絃琴) 음악을 진지하게 연구한 작곡가였고, 타케미츠는 일본의 고전적인 음악들, 특별히 가가쿠(雅楽, 궁정 음악), 비와(琵琶) 음악, 샤쿠하치(尺八) 음악을 연구한 작곡가였다. 그러니, 이런 측면에서는, 나 또한 그러한 전통 음악 요소들에서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도 볼 수 있겠다.

    ...

    Revue & Corrigée> 당신은 문화대혁명 시기의 중국 음악에 대해 글을 쓰기도 했고, 제2차 세계대전 시절의 일본의 대중음악에 대한 글을 쓰기도 했었다. 인류 역사에 있어 여러가지 트라우마적인 순간들 중 이 두 순간을 선택한 것인데. 특별히, 당신은 전체주의 아래에서의 압류와 음악을 권력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다루었었다. 어째서 이런 주제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인지, 말해 줄 수 있겠는가? 음악과 권력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오토모 요시히데> 그런 주제들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했던 것은 벌써 20년도 더 된 예전 일이고, 해서 당시의 내가 어째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전부 잊어버렸다. 어쩌면 아무도 그런 주제를 연구하지 않았기에 그냥 내가 한번 해 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었는지도 모른다. 연구를 진행하다보니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음악은 정부 권력에 의해서만 통제되었던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많은 경우 음악가들이 스스로 자신의 음악을 변형하여 전쟁에 협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했었던 것이다. 당시의 나는 싸움이라는 것과는 아주 거리가 멀었던 음악가들조차도 전쟁에 가까워지게 되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었다. 물론 이런 연구는 사실 학생 시절에 여러가지 자료를 읽으면서 얻었던 지식들에 불과하긴 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냐이다. 오늘날의 상황을 보라. 다수의 사람들이 전쟁을 지지한다. 이런 상황이 오게 될 줄을, 1년 전에 미리 알 수 있었겠는가?

    Revue & Corrigée> 앞선 질문에서 언급했던 두 음악적 환경, 전체주의 체제에서 발생한 환경과 비교하여, 현재의 음악, 사회의 어디에나 존재하는 음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특별히 상품으로써 소비되는 음악, 소비 사회의 프로파간다로 활용되는 음악에 대해서?

    오토모 요시히데> 나는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음악에는 관심이 없다. 예전에는 그러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런 활용에는 반대하는 편이다. 지금, 90%의 일본인들이 새 총리(역주: 고이즈미 준이치로)에 찬성하고 있으며 미국은 전쟁(역주: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진행중인 이런 시대에, 나는 음악을 특정한 메시지의 전달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점점 더 크게 반대하게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나는 음악을 상품으로 소비하는 현 시대에 대한 그 어떤 프로파간다도 만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음악이 특정한 단어, 문장으로 단순하게 번역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음악을 프로파간다를 전파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에도 반대한다. 그 프로파간다가 얼마나 굳건한 믿음에서 나왔는지는 전혀 상관없다. 물론 나의 이런 개인적인 의견은 내 음악에도 반영되어 있으며, 내 삶에도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나의 의견을 굳이 글로 풀어 쓸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음악가는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Revue & Corrigée> 턴테이블리즘이 음향적 현실을, 우리가 거대한, 영원한 혼합물로 인지하는 세상의 음향을 그저 단순히 표현하고 있다고 보는지? 나에게는 Ground Zero 조차도 여러 음악가들의 혼합물,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와 기술을 가지고 연주하는 것들을 섞어 놓은 음악으로 들린다.

    오토모 요시히데> 나는 턴테이블리즘에는 딱히 관심이 없다. 최근 나는 샘플링이나 믹싱이라는 것이 그렇게까지 특별한 과정은 아니고, 그냥 여러가지 방법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음악이라는 것 자체가 애초에 그냥 리믹싱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양한 방식으로 말해질 수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관측될 수 있으니, 언어로 풀어서 설명하는 것에 특별한 의미가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리믹싱이나 샘플링을 특별한 기술로 취급하는 것에 질렸다 - 아무런 흥미도 없다. 하지만 턴테이블을 '악기'로, 뭐랄까 '재활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상은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턴테이블의 음악 재생 기구로서의 역할이 거의 끝나가고 사회에서 사라져 갈 것만 같은 지금 시점에서 말이다. Christian Marclay, Martin Tétreault, Philip Jeck, 아키야마 테츠지(秋山 徹次) 같은 음악가들의 작품을 흥미롭게 듣고 있다. 토네 야스나오(刀根 康尚)가 CD를 활용하는 방식 또한 정말 흥미롭다고 본다. 그런 방향에 많은 가능성들이 잠자고 있다고 생각한다. Ground Zero 작업에 관해서라면, 그 어떤 설명도 달고 싶지 않다. 나는 여러 사람들이 제각기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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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6/14 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