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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ethed Glory & Injury
    [...]/[Altar of Plagues] 2023. 3. 28. 12:40


    https://youtu.be/RbfieYwl4aQ
    "God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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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invisibleoranges.com/interview-altar-of-plagues-james-kelly/

    James Kelly 인터뷰
    2013년 4월 23일
    [Invisible Oranges]
    Brad Sanders


    Invisible Oranges> [Teethed Glory & Injury]는 Altar of Plagues의 이전 앨범들하고는 완전히 다른 음악이다. 어떤 이유로 이런 음악적 변화를 결정하게 된 것인지?

    James Kelly> 자연스러운 변화이기도 했고, 어느 정도는 의식적인 결단이기도 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우리는 특정한 '씬', 개인적으로는 딱히 소속되어 있지 않다고 느껴 왔던 그 '씬'에 연결지어지는 행위 자체에 굉장히 지쳐버렸다. 여기에 더해 나는 지난 몇 년간 메탈 씬으로부터 굉장히 멀어진채로 지내기도 했다. 아일랜드의 지방에서 잉글랜드의 런던으로 거처를 옮겼던 것이다. 이 거주지 변경이 나 자신의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꿔버리게 되었는데, 단순히 음악 취향을 넘어서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까지 큰 영향을 끼쳤다. Altar of Plagues는 시작부터 특정한 음악이나 밴드들의 영향에 국한되지 않는 밴드가 되길 원했던 밴드였다. 이전 앨범들 사이에 어떤 비슷한 경향 같은 것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러한 음악적 스타일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전부 얻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고, 그 스타일을 계속 끌고가는 것은 이전 앨범들에 대한 일종의 모독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White Tomb] 2편 같은 앨범을 만들었더라면 사람들이 좀 더 좋아해 줄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그런 앨범은 Altar of Plagues에 있어서는 가장 현실에 안주하는, 가장 덜 도전적인 앨범이 될 것이다.

    Invisible Oranges> 이전의 앨범들과 다른 방식으로 작곡에 접근하였는지?

    James Kelly> 맞다, 완전히 달랐다. 런던으로 이사를 오니 컴퓨터 기반의 작곡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져 버렸다. 원래 살던 아일랜드의 지역은 상당히 시골이었고 새벽 4시에 드럼을 연주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을 만한 작은 동네였다. 하지만 런던은 24시간 내내 경찰차/응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울려펴지는 도시였고 벽을 타고 알 수 없는 대화소리가 항상 들어오는 환경이었다. 어떻게 보자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되었다, 전혀 다른 작곡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제한이 가해지면서 스스로 음악을 돌아보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니까. 작곡 과정이 3차원적인 과정으로 갑자기 바뀌어버렸고, 더 이상 기타-드럼-보컬이라는 틀에 갇혀 있을 필요가 없어져버렸다. 작곡에 있어 다른 큰 변화는 이전 앨범들의 수록곡처럼 긴 곡이 아닌 훨씬 짧은 곡들을 만들게 되었다는 부분일 것이다. 아주 자연스러운 변화였고, 개인적으로는 [Teethed Glory & Injury]의 짧은 곡들이야말로 Altar of Plagues가 추구해 온 음악을 훨씬 더 많이 정제한, 순수한 결정체에 가깝다고 본다.

    Invisible Oranges> "God Alone"의 뮤직비디오 또한 스타일에 있어 큰 변화인 것 같다. 이미지적으로도 그렇고, 음악적으로도 Altar of Plagues의 이전 앨범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James Kelly> 복합적이었다. 밑도 끝도 없이 공격적인 반응도 있었고, 100% 지지를 표현하는 반응도 있었다. 어떤 '버튼'을 눌러 이런 반응을 유도하려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시각적인 이미지들을 가지고 남들을 자극하는 짓거리는 14살때 Cradle of Filth의 "Jesus is a cunt" 티셔츠를 자선단체에 기부한 후로는 아예 관둔 행위다. "God Alone"의 비디오는 우리가 생각했을 때 그 곡과 가장 어울릴 것 같은 이미지들을 가지고 기획한 비디오였다. 영상을 만든다는 것은 음악과는 전혀 다른, 상당히 힘든 일이었지만, 어떻게든 잘 만들어 낸 것 같아 기쁘다.

    Invisible Oranges> 블랙 메탈 팬들은 대체로 상당히 반동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라고들 하는 편이다. 블랙 메탈 팬들의 그런 성향이 Altar of Plagues의 음악과 이 음악이 대중과 소통하는 것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는지?

    James Kelly> 좀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만약 우리 음악이 특정한 청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측면과 잘 맞아떨어졌다면, 아주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가 우리 음악에 신랄하고 통렬한 비난을 가한다고 한다면, 그래도 괜찮다고 본다. 청자들이 무언가를 느끼기만 한다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같은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 공연을 해 보면 정말 다양한 종류의 반응을 실제로 겪곤 한다. 누군가가 우리더러 진짜 지루해 빠진 공연을 하는 밴드라고 한다면 마음이 썩 좋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지난 몇 년간은, 공연을 최대한 잘 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으니까. 공연 준비나 공연 자체는 물리적으로 굉장히 힘든 일이다. 경기장에서 달리다가 "충분히 열심히 하지 않았군"같은 말을 듣는 운동선수 같은 심정이랄까 싶다.
    [Teethed Glory & Injury]는 작정하고 이기적인 태도로, '우리가 만들고 싶은 음악'에만 몰두하며 만든 앨범이다. 밴드 멤버들의 의사만이 중요했으며 청자들의 기대는 최하순위였다. 이 앨범이 밴드의 세 번째 LP이고, 그 동안 활동을 지속하며 사람들이 우리의 어떤 측면을 좋아하고 어떤 측면을 싫어하는지를 알게 되었으니, 쉽게 가려고 하면 충분히 쉽게 갈 수 있었을 것이고 사람들의 취향도 잘 맞춰줄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Altar of Plagues의 음악이 블랙 메탈 팬 커뮤니티 바깥의 사람들에게도 닿기를 바란다. 하지만 블랙 메탈 팬들은 듣지 않기를 바란다거나 청자 성향에 대한 선호가 있는 것은 아니다.

    Invisible Oranges> 구조적인 변화 말고도 음향적으로도 좀 더 공격적이 된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전자 음향과 효과가 어떻게 들어오게 된 것인가?

    James Kelly> 앞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런던으로 이사오면서 작곡 과정 자체가 컴퓨터 기반이 되어버렸다. [Teethed Glory & Injury]의 거의 모든 곡들이 전자음악에서부터 기타 다른 것들 등 다양한 요소들로 꽉 차 있는 곡들이다. 너무 많이 넣어버리는 바람에 특정 부분의 특정 음향이 어디에서 왔는지 기억이 잘 안 나는 부분이 있을 정도이다. 개인적으로는 마크 로스코가 그림을 그릴 때 느꼈던 기분이 이렇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로 로스코의 그림이 큰 영향을 주기도 했다 (운 좋게도 로스코의 'maroon' 시리즈를 가까운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곳에서 살고 있다).
    상당한 기간 동안 메탈 음악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기도 했었다. 뭐랄까, 나 스스로가 메탈 음악에서 더 이상 별다른 자극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그저 블래스트 비트와 디스토션 기타의 가능한 조합이 너무 다양해서 음악적인 자극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들어도 가능한 조합을 다 듣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쨌든지간에 나는 La Monte Young의 "잘 조율된 피아노" 같은 것들이 그 어떤 메탈 음악보다도 훨씬 더 자극적인 것으로 느껴지게 되었다. 그리고 또 어쩌다 보니 테크노 음악 씬에 노이즈가 새어들어오는 과정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었다. Regis, Vatican Shadow, Pete Swanson 등. 청자가 음악적인 도전을 실시간으로 받고 있는 곳에 있다는 것은 굉장히 즐거운 경험이었다. 음악에서 무엇이 가능한지를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유명(또는 악명)한 익스트림 메탈 밴드가 바로 Cannibal Corpse일 것이다. Cannibal Corpse는 청자에게 '도전'하는 음악으로 유명해졌고 계속해서 그런 '도전적인 음악'을 하기로 되어있는 밴드였을 것이다. 현재 Cannibal Corpse 팬들이 Vatican Shadow 공연을 본다면 어떻게 반응할지, 한번 보고싶긴 하다.

    Invisible Oranges> 전자음악에 대해 말한 김에, WIFE의 LP는 현재 어떻게 되고 있는지?

    James Kelly> 순항중이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는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Invisible Oranges> Altar of Plagues 음악이 좀 더 전자음악 쪽으로 향해서 오히려 WIFE 쪽에 가까워질 때가 올 수도 있을지?

    James Kelly> Altar of Plagues WIFE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프로젝트지만, 둘 사이에 어떤 비슷한 스타일이 있기는 하다고 보기도 한다. [Teethed Glory & Injury]는 나의 전자음악 취향이 좀 더 반영된 앨범이긴 하다. 그러니 만약 Altar of Plagues이 앨범을 더 만들게 된다면, 어쩌면 좀 더 적극적으로, 좀 더 많은 변화를 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니면 이 변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좀 더 공격적인 음악을 하게 되던가.


    https://youtu.be/lhQV9k0e1MQ
    "Twelve Was R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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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machinemusic.net/2019/12/17/machine-musics-albums-of-the-decade-an-interview-with-altar-of-plagues/

    James Kelly 인터뷰
    2019년 12월 17일
    [Machine Music]


    ...

    Machine Music> [Mammal]이 특별히 그랬었지만 [Teethed Glory & Injury]도 그랬던 것 같은데, 어쨌든지간에 거의 모든 밴드들에게 씌워지곤 하는, 그리고 낡아빠진 관념으로도 느껴지곤 하는, 일반적인 '장르'의 굴레가 Altar of Plagues에도 씌워졌었던 것 같다. Altar of Plagues의 경우는 "블랙 메탈"이라는 굴레가 씌워졌었고, 최근에는 "포스트 블랙 메탈"이라거나 "포스트 메탈"같은 굴레가 자주 씌워지곤 한다. 당신 또한 이 장르 구분에 대해서 알고 있을 것 같은데, Year of No Light과 스플릿 앨범을 발매한 적이 있지 않은가. Year of No Light은 10대 시절부터 "포스트 메탈" 밴드들에 푹 빠져 있었던 사람이 만든 밴드이니까. 사실 나는 원래 Year of No Light의 팬이었고, 이들을 통해서 Altar of Plagues에 대해 알게 되었었다.
    "포스트 메탈"의 영역에 있는 많은 밴드들이 서로 제각기 다른 길을 걷다가 그 영역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Neurosis ISIS의 경우는 하드코어에서 시작한 밴드들이고, 단순한 곡 구조를 무의식적으로 해체하다 보니 다이내믹을 가지고 여러 실험을 하게 된 밴드들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최근에 Cult of Luna의 Johannes Persson라고 인터뷰를 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Johannes 또한 그런 비슷한 길을 걸었다고 말했었다. 밴드들마다 서로 다른 것에 대해 반응했던 것이고, 무슨 전세계적인 '메탈 해체 운동'에 함께 참여한다거나 그런 비슷한 짓거리를 한 것은 전혀 아닌 것 같다. 그저 자신들의 앞에 놓인 것에 대해 반응했을 뿐이고, 내 생각으로는 Altar of Plagues 또한 비슷한 길을 걸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이번 질문은 이렇다: 통상적인 메탈에서 벗어나는 음악을 시도했을 때, 이전과는 전혀 다른 씬에 속하게 되어버리는 것 같은 경험이 있었는지?

    James Kelly> 그렇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Altar of Plagues에게 낮과 밤이 바뀌는 정도의 급격한 전환점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언제나 특정한 메탈 씬에 속해 있는 느낌의 밴드였다. 정말로 일어났던 변화는, 여러 정통적인 블랙 메탈 밴드들과 같이 공연을 하면서, 우리는 공연에 대한 태도라던가, 우리들과 어울릴 만한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에 대해 점점 더 잘 알게 되었고, 의식적인 노력을 해서 좀 더 '편안한 느낌'이 드는 영역으로 천천히 옮겨갔을 뿐이었다.

    Machine Music> 그렇게 스스로 편한 느낌이 드는 쪽으로 옮겨갔던 것이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지는 않았었는지? 몇몇 사람들 말이다. 뭐랄까, 특정한 종류의 관객들을 멀리하는 그런 것?

    James Kelly> 그랬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언제나 괜찮은 사람이고 나쁜 의도 같은 것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린 마음을 갖고 대했었다. 100% 하드코어 데스 메탈 팬이 우리 공연을 보러 오더라도 전혀 개의치 않았었고, 오고 싶다면 얼마든지 오라는 마음가짐이었다. 그 사람이 이상한 의도 같은 것을 가지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그리고 몇몇 밴드들이 있다, 그 밴드들 중 단 한 명이라도 친밀함을 느끼기는 어려운 그런 밴드들이.

    Machine Music> 개인적인 친밀함을 말하는건지, 아니면 음악적인 친밀함을 말하는 것인지?

    James Kelly> 어느 정도는, 둘 다. 내 생각을 숨김 없이 있는 그대로 말해보자면, 익스트림 메탈 업계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며, 그 사람들의 개인적인 행동과 태도가 그들의 밴드에도 반영되어 있기도 하다. 때때로 밴드가 보이는 음악 만큼이나 실제로도 공격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곤 했었다. 폭력적이고, 항상 술에 취해 있으며, 무대 뒷편에서도 온갖 것들을 박살내고 다니는 그런 사람들. 나는 그런 환경이 그냥 불편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냥 아주 아주 평범한 남자였다, 딱히 내가 그렇게 보이려고 노력한 것도 아니었고, 그냥 나 자체가 그런 평범한 남자였던 것이다. 나는 대학에서 과학을 공부했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나의 그 어떤 부분도 '메탈'스럽지 않았다.

    Machine Music> 의도치 않게 '평범코어'(normcore)였다는 것이군.

    James Kelly> 정확하다. 의도치 않았던 '평범코어'. (웃음) 사람들이 '평범코어'라는 말에 과하게 꽃히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보통 공연을 하고 난 후 무대 아래로 내려와 여러 머천다이즈를 팔곤 했는데, 사람들한테 내가 밴드 멤버 중 하나라고 말을 하면 다들 "아니, 니가 Altar of Plagues 멤버라고, 거짓말 하지 마!"라는 반응이었다. "아니, 진짜 멤버 맞는데."

    Machine Music> (웃음)

    James Kelly> 재미있는 것이 이게 또... [White Tomb]가 나온지 벌써 10년이 되었고, 아직까지도 그 때를 생각하면 다리를 놓아 연결할 수 있었던 빈 공간이 있었던 것 같고, 청자들 중에도 그런 연결을 원했던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다는 것이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는 그 "블랙 메탈"등등에 관심이 있고 좋아했지만 공연은 가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공연에 오는 사람들이 너무 이상하거나 너무 격렬하거나 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사람들은 "블랙 메탈" 업계로부터 외면당하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누군가는, 언젠가는 선을 그어야만 했다... 뭐랄까, Godspeed You! Black Emperor, Mogwai, '메탈' 느낌을 조금 빌려 온 수많은 밴드들이 있고, 완전 '메탈' 세상이 있으며, 그 사이에 분명한 공백이 있다. 그 둘을 연결하는 다리가 있을 수 있다고 항상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 둘을 전부 포함할 수 있는 공연도 할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했었다. 그런 변화가 오는 것이 실제로 느껴졌었다. 그리고 Altar of Plagues 또한 그런 일을 하려고 했었고. 좋지 못하다고 느껴지는 공연에 대해 "아니"라고 거절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고, 그런 포괄적인 공연을 함께 진행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밴드들과만 함께 공연하는 것도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Deafheaven이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Deafheaven은 그런 포괄적인, 중도적인 음악으로 일종의 '메인스트림'에 도달한 밴드이며, 짧은 머리 같은 스타일을 하고도 메탈 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밴드라고 생각한다.

    Machine Music> Deafheaven이 그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가 미국 밴드여서 그렇다고 생각하는지? Altar of Plagues에게 어려웠던 이유는, 유럽 씬에서 활동하는 밴드여서 그랬다고?

    James Kelly> 솔직하게 말해서 Altar of Plagues가 그러한 행보를 걷는 것이 어려웠던 큰 이유 중 하나는 "Altar of Plagues"라는 밴드 이름 자체가 너무 메탈 밴드 같았던 것이 컸다고 생각한다. 밴드 이름이 달랐더라면 우리의 행보도 좀 더 달랐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Machine Music> 흥미로운 관점이다.

    James Kelly> "Deafheaven"이라는 이름은 객관적으로 보면 그 어떤 장르에도 해당될 수 있을 것 같은 밴드 이름이다.

    Machine Music> Deafheaven은 그 이름에 걸맞는 음악을 하고 있지. 흥미로운 부분은, Deafheaven이 폭발적으로 떠오를 때 Altar of Plagues는 해체했다는 것이다.

    James Kelly> 그랬다. 나는 Deafheaven 멤버들을 정말 좋아한다, 정말 정말 괜찮은 친구들이다.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을 때가 [Sunbather] 발매 직전이었다. 그 무렵에도 이미 Deafheaven 음악을 자주 듣고 있었기에 만나서 [Roads to Judah] 정말 잘 듣고 있다고 말해줬더니 반응이 이랬었다: "미쳤다! 우리는 [White Tomb] 완전 미친 듯이 들었었는데!" [Teethed Glory & Injury]가 발매되었을 때에도 Deafheaven 멤버들은 진짜 좋은 앨범이라고, 온종일 듣고 있다고 연락해왔었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Sunbather]를 매일같이 듣고 지냈었다. 우리는 서로 비슷한 음악적 영향 아래에서 활동했던 밴드였고 음악에 접근하는 태도 또한 굉장히 비슷했었다. 그저 서로 약간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을 뿐인 것 같다.

    Machine Music> 좋다, 이제는 뭐랄까, 좀 더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을 해 보고자 한다. 질문의 주제들 중 하나는 '시간'이다, [Mammal]에서도 잘 드러났던 것 같고, 포스트-어쩌구에 해당하는 수많은 밴드들 또한 많이들 그러는 것 같은데, 바로 시간을 가지고 노는 것 같은 방식의 음악 말이다. 긴장감을 자유자재로 다룬다거나 아니면 다이내믹을 대놓고 잡아늘였다가 압축했다가 한다거나. 여기는 무거운 파트, 여기는 조용한 파트인데 앞으로 올 무거운 파트를 예견하기도 하는 파트. 압축되지 않은 음악, 앞으로 일어날 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음악. 정말로 격렬한 뭔가가 일어나고 있는 음악. 하지만 [Mammal]과는 다르게, [Teethed Glory & Injury]에서는 이러한 측면이 거의 사라져버렸다. [Teethed Glory & Injury]의 곡들은 길이 측면에서도 훨씬 짧으며 곡들이 표방하는 감정 또한 어느 정도는 훨씬 더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이 시점에서 되돌아 봤을 때, [Mammal]이 그런 앨범이 맞았는지, 그리고 다른 여러 밴드들과는 다른 음악을 추구하고자 노력했었던 것인지, 그리고 '시간'을 가지고 노는 음악, 다이내믹에 집중한 음악이라는 테마가 있었다고 보는지?

    James Kelly> 아이러니한 것은, Altar of Plagues가 직선적인 조용함-시끄러움 기법을 활용했던 밴드가 맞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예측 불가능한 것들, 우회전을 기대했는데 좌회전이 일어나는 상황 같은 것을 좋아했다는 것이다. 나는 다음 음이 잘 예상되는 음악들에는 보통 빠져들지 못하는 편이다. 하지만 또한 '아주 조용함'과 '아주 시끄러움'이 번갈아 등장하는 음악에 큰 매력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많은 밴드들이 그런 기법을 활용했었고, 대중들에게 먹히기도 했다, 당장 Nirvana만 봐도 그렇지 않나. 굉장히 대중적이고 널리 쓰이는 기법인 것만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리고 메탈 음악계에서도 그런 기법이 폭발적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고 아직까지도 그렇다. [Mammal]은 그런 널리 쓰이는 기법을 거부하려는 노력을 시작했던 앨범이었고, 그러한 '거부'가 [Teethed Glory & Injury]에서 완성되었다고 본다. 나에게 그런 다이내믹한 음악을 처음으로 들려 주었던 밴드는 ISIS였다. 재미있는 것은 그런 음악의 계보를 위로 훑어 올라가다 보면 여러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White Tomb]시기엔 앨범을 들어 본 몇몇 청자들이 와서는 "오, ISIS 느낌 있는데"라는 말을 하곤 했다. 물론 ISIS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시기였다, 하지만 ISIS에 빠져서 열심히 듣다 보면 좀 더 이전의 음악을 찾게 되고 "흠, 이 Mogwai라는 밴드는 뭐 하는 밴드지?"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거기에서 더 위로 올라가다보면 The Cure 같은 밴드들이나 My Bloody Valentine 같은 밴드들처럼 여러 갈래의 영향으로 갈라지게 된다. 그렇게 점점 더 파고들어가 위로 올라가면서, 처음에는 ISIS에 빠져들었다가 그들에게 영향을 준 Mogwai를 알게 되고 또 그들에게 영향을 준 The Cure를 듣게 되고, 그런 식이다. 그러다 보니 그런 '다이내믹한 음악'이라는 기법을 쓸 만큼 썼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Mammal]이 그러한, "포스트 록 패러다임"에 대한 임시방편 정도의 앨범이었다면, [Teethed Glory & Injury]는 그 패러다임을 100% 거절하려 한 앨범이었다. 그러니 [Mammal]은 중간 거점 정도의 앨범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둘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 정도의 위치. 지금에서야 그 당시의 우리가 가졌던 아이디어들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이건 시간이 흐른 후 뒤를 돌아보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 당시에 어느날 갑자기 일어나서 "좋아 포스트 록을 거부해야겠어"같은 다짐을 했다거나 한 것은 전혀 아니었다. 그냥 시간이 지나면서 무의식적으로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버렸던 것이지.

    Machine Music> 완전히 동의한다. 예술활동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식적인, 의도적인 프로젝트만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일종의 실험 같은 것을 하는 편에 가까울 것이다. ISIS같은 밴드를 보더라도 앨범마다 음악이 서로 다르다. 무슨 갑자기 ISIS 멤버 누군가가 "좋아, 완벽한 ISIS 앨범 만들었군, 이제 그만하자고"같은 선언을 했다거나 했던 것은 전혀 아닐 것이다. 창작의 과정은 내부적으로 이루어지는 거니까. 대체로 첫 시작은 어린 시절 경험했던 영감을 표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할 것이다, Altar of Plagues의 경우라면 [White Tomb]이 그런 앨범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그렇게 되는 법이다. 한번 괜찮게 표현한 후, 많은 예술가들이 스스로의 작품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좋아, 이제는 더 이상 재미있지 않게 되어버렸군. 아직도 좋아하는 부분들이 있고 계속해서 활용하고 발전시킬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충분한 것 같군." 그렇게 [Mammal]이 나온 것 같고, [Mammal]을 보면서 "좋아, 이제는 아니야. 여기서 아직까지도 괜찮아 보이는 부분들을 찾아보자고, 거기서 다시 시작하는 거야"같은 느낌이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Allmusic.com] (10대시절 나에게 굉장한 음악 웹사이트였던 곳) 에 쓰여져있는 대로 발전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자신이 해당 시점에서 좋아하는 것들에 끌리고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들로부터 멀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일 테니까.

    James Kelly> 지금 시점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 이전까지 단 한 번도 이렇게 뒤를 돌아보며 Altar of Plagues 음악들에 대해 얘기해 볼 기회 자체가 없었으니까. [Mammal] 발매 이후의 인터뷰들을 보면 내가 지금 얘기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그 때에는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당시만 해도 무의식 속의 생각들이었으니까. 잘 알다시피, 앨범을 만들고 난 직후의 인터뷰들은 대체로 좀 필요없는 말들이 많이 나오는 법이다. 방금 막 만든 앨범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만한 시간 자체가 없으니까. "맞아, 여기서 녹음했고, 여기서 작곡했고, 이렇게 작곡했어"정도나 말할 수 있을까, 그 앨범의 뒷편에 숨겨진 진짜 동기에 대해서는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채로.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스스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Machine Music> 이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려 하는데, 이전에 인터뷰했던 사람을 예시로 끌어들여 보려 한다. 바로 Ulver의 Kristoffer Rygg인데, 메탈 업계에서 가장 극적으로 장르를 바꾸고 다니는 사람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요새 들어서는 사실상 80년대 팝 음악 같은 음악까지도 하는데도 불구하고, Kristoffer의 말에 따르자면 "안타깝게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를 메탈 씬의 인물이라고 여기고 있다. Kristoffer와의 인터뷰에서 알게 된 사실로 그는 사실 블랙 메탈 너머에서 음악 활동을 시작했었지만 곧 흔히들 말하는 "포스트 록"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이후에는 드론 음악, 이제는 팝 음악에 대한 관심으로 넘어갔다고 하더라. 개인적으로는 최근의 팝 음악 스타일이야말로 Ulver의 정점이라고 생각하는데 뭐 나만의 의견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당신의 커리어를 보고 있자면 - Altar of Plagues와 그 이후의 프로젝트들, WIFE Bliss Signal을 보면 여기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다. 내 질문은 이것이다: Kristoffer는 Ulver라는 이름을 계속 유지하면서 온갖 음악적 변화를 시도해 왔다. Ulver의 이름으로 발매되는 음악들은 4년마다 완전히 다른 장르의 음악이 되었지만 계속해서 그 이름을 사용하였고, '메탈'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싶어하는 Kristoffer의 의도가 이 이름 때문에 좀 손해를 본 것일지도 모른다. 자, 이제 당신의 커리어를 보자면, Altar of Plagues라는 이름을 유지하면서 [Teethed Glory & Injury]를 발매해 "포스트 록 패러다임"을 거부했으면서도, 동시에 WIFE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완전히 다른 음악을 하기도 했는데, 어째서 Altar of Plagues의 이름으로 계속해서 다양한 음악을 하지는 않았던 것인지?

    James Kelly> 나는 그냥 그렇게 할 수 없었다. Kristoffer가 어째서 "Ulver"라는 이름을 계속해서 유지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그저 고집일수도 있겠고, 아니면 그게 맞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Kristoffer가 그딴 문제에는 그냥 좆도 신경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 경우에는 이랬다: "모래사장 위에 명확한 선을 그어야겠어." 몇몇은 계속해서 나를 따라오겠지만, 어쨌든 분명한 선을 그으면 많은 사람들이 따라오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Altar of Plagues의 팬들에게 먹힐 만한 음악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저 완전히 다른 뭔가를... Altar of Plagues의 음악과 WIFE의 음악 사이에 그어진 선에 대해 말해볼 수 있을 것이다, 작곡가로서 어떤 종류의 음악을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뭐 어쨌든, 모든 측면에서. 그냥 모래사장 위에 분명한 선을 긋고 싶었을 뿐이다. "Altar of Plagues"라는 이름 자체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이름이 암시하는 음악적 분위기가 너무 분명했으니까. 그렇다. "Ulver"라는 이름은 좀 더 추상적인 느낌이어서 여러가지 음악에 전부 어울리긴 한다. "Altar of Plagues"는 너무 명확하게 특정 장르(메탈)를 암시하는 밴드 이름이다.
    여기에 더해 밴드 이름을 계속 유지한다면 온갖 귀찮은 행정 문제가 생기게 된다 - 레이블 계약이라던가 기타 등등. 굳이 이름을 유지해가면서 전자음악 앨범을 블랙 메탈 레이블에서 발매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지 간에, 진짜 중요했던 이유는 그저 정신적 그리고 창작적 측면에서 분명한 선을 긋고 싶었던 것이었다. Altar of Plagues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영역에 뛰어들고 싶었던 것이다.

    Machine Music> 이 인터뷰를 읽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밴드에 속해 있는 사람들일 것이며, 그런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할 지도 모른다: "씨발 James Kelly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충성팬들을 확보한 밴드를 가지고 있었잖아, 우리 모두 바라고 있는 바로 그 것 말이야, 괜찮은 레이블하고 계약도 땄고, 이것도 다들 바라는 건데. 직업으로서의 음악 활동이 가능해졌는데, 스스로 그걸 바로 끝내버렸네." 그래서 내 질문은, 어째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다. 물론 나름의 이유가 있을 테지만, 무엇때문에 그렇게까지 지쳐버렸었는지, 아니면 기다릴 수 없어져 버렸는지, 그렇게 분명하게 선을 긋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James Kelly>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 낭만이라던가 비밀이라던가 하는 구석은 한 군데도 없는 대답일 것이다. 그냥 실제 인생이나 음악에 쏟는 시간에 대한 문제였다, 투어를 돈다는 것 자체가 시간이 너무 많이 소모되는 일이었던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보상이 거의 없다시피했고. 앨범을 만드는 것 또한 굉장히 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일이었고, 이것도 경제적 보상이 거의 없었다. 놀라지 마라, 블랙 메탈 밴드를 한다는 것은 돈을 아예 포기한다는 것이다. 밴드를 그만 둔 것은 다른 일을 해도 돈을 더 잘 벌면서 생활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Altar of Plagues를 그만두게 된 것은, 식당 서빙 일을 1주일에 60시간씩 좆빠지게 하면서 돈을 벌다가 그 직장을 때려치고 한동안 투어를 돌고, 다시 돌아와서 새로운 서빙 일에 지원하고, 다시 좆빠지게 일하고, 그 다음에 겨우 돈을 조금 모아서 그 적은 돈으로 겨우 다시 투어를 돌고 하는 식의 삶을 살게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Altar of Plagues의 해체 무렵이 되었을 때 나는 여러가지 음악적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지만 집세와 생활비를 벌고 남는 아주 조금의 시간조차도 Altar of Plagues 활동에 전부 빼앗기고 있었다. 다른 방향을 탐험해 볼 시간이 아예 없었고, 반면 Altar of Plagues의 지난 3장의 앨범에 대해서는 아주 아주 만족하고 있었다. 그냥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방향으로 달려들어 온 몸을 던져볼까, 아니면 이미 충분히 해낸 것 같은 밴드에 남은 시간을 계속해서 다 쏟아버릴까?" 그냥 이렇게 된 것이었다. 'Altar of Plagues의 새로운 앨범'에 대한 아이디어도 없었고. 그냥 마지막 앨범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었다. [Teethed Glory & Injury]를 만들 수 있었고, 여기서 질질 끌면서 뭘 더 해 볼 생각이 없었다. 내 아이디어는 [Teethed Glory & Injury]를 통해 충분히 구현되었고 앨범은 정말로 만족스럽게 만들어졌었다. Altar of Plagues를 마무리하고 새 음악 프로젝트로 넘어가는 것이 맞는 방향으로 느껴졌다.
    레이블과 좋은 계약을 맺었다거나 하는 사실이 머릿속을 괴롭힐 수 있는 것 또한 당연하다. Altar of Plagues가 괜찮아 보이는 미래를 버렸다는 생각도 당연한 생각이라고 본다. [Teethed Glory & Injury]는 Altar of Plagues의 앨범들 중 가장 좋은 리뷰를 받은 앨범이었고, 좋든 싫든 기존의 팬들을 양분시킨 앨범이기도 했다. [Teethed Glory & Injury]를 들어보고는 더 이상 Altar of Plagues 음악을 듣지 않겠다고 말했던 사람들에게 말하자면, 오히려 [Teethed Glory & Injury] 덕분에 새로 유입된 청자들이 훨씬 더 많았다. 하지만 우리는 밴드 매니저가 없었고, 예약을 도와주는 직원도 단 한 번도 없었다. 아직까지도 프로페셔널한 밴드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몇몇 밴드들은 좋은 팀을 구축해놓고 활동을 잘 진행하는 것 같아 보인다. 레이블의 도움일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그냥 좋은 친구들을 두었거나 밴드 멤버들 자체적으로 이런저런 측면들에 능한 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모든 행정적 처리를 잘 마무리하고는 "좋아, 앨범 발매하고 바로 투어를 다시 돌아보자고"하는 식으로 진행하곤 하는데, 반면 Altar of Plagues는 전혀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그래서 좋은 기회들을 잡을 수 있었던 적이 아예 없었다. 시간이 흐른 후의 시점에서 과거를 돌아본다면야 그 때 놓쳤던 많은 가능성들이 보이게 되는 법이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Altar of Plagues의 가능성에 대해 얘기를 하곤 하는데, 뭐 그럴 수 있다고 본다. 나도 Altar of Plagues가 정말 멋진 밴드였다고 생각하니까. 최근 다른 프로젝트로 일본 투어를 갔었는데, 많은 일본 사람들이 Altar of Plagues에 대한 질문을 해 왔고, 전혀 개의치 않았다.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Altar of Plagues를 알고 음악을 들어준다는 것은 사실 정말 좋은 일이다. 매년 얼마나 많은 새 앨범들이 나오고, 그 많은 앨범들이 한 2주정도 소비된 후 곧바로 잊혀져 평생 망각 속에 묻혀 없어지는지를 생각해보면, Altar of Plagues의 음악이 이렇게까지 오래 널리 퍼져있는 것은 정말로 멋진 일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 때 당시의 밴드 해체는 아주 본능적인 결정이었고 완전히 옳은 결정이라고 느껴지는 것이었다. 지금 당장 몇 개의 이유들을 대 볼 수도 있을 테지만 결론적으로는 수백만가지의 작은 이유들이 조금씩 합쳐져 밴드 해체라는 결과로 다달랐던 것이다라고 말하겠다. Altar of Plagues는 내가 17, 18살일때 시작했던 밴드였고, 이제는 오랜 시간이 흘러 나 자체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Altar of Plagues의 극 초창기, 10대 시절의 나는 아버지의 사무실 윗층 공간을 빌려 드럼 세트를 가져다 놓고 마이크 단 1개에다가 데모를 녹음하는 것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었다. 그러다가 점점 본격적인 밴드 활동이 되어갔던 것이다. 하지만 밴드가 끝나게 되었을 무렵의 나는 나이를 먹은 성인이었고 다양한 것들에 대해 많이 달라진 관점을 갖게 되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 자체가 달라졌고, 내 안에 다른 종류의 에너지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Teethed Glory & Injury]는 그 모든 여정의 마침표로써 정말 잘 완성된 앨범이었다. 어쨌든지간에, 만약 지금의 내가 Altar of Plagues 활동을 한다면 전혀 다른 밴드와 전혀 다른 음악이 될 것이다, 나라는 사람 자체가 다른 사람이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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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youtu.be/yVNZsFQGBVM
    "Reflection Pulse Rema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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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hnny King / James Kelly / Dave Condon

     

     

     

    2021/12/13 0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