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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reen Hat
    [...]/[Tzusing] 2023. 6. 18. 13:56


    https://youtu.be/Wu3Fky2y058
    "孝忍狠 (Filial Endure Ruth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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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metalmagazine.eu/en/post/interview/tzusing


    Tzusing: Feeling The Frenzy
    Becca Child
    [Metal Magazine]
    2023년 4월


    Tzusing의 새 앨범 [绿帽 Green Hat]은 '도발'을 목표로 하는 앨범이다. '가부장제'라는 이름의 '악순환'의 일부로 존재하며, 타인들뿐 아니라 본인 스스로에게조차도 해로운 전통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도발. 2023년 3월 31일 발매된 이 전자 음악 앨범은, Tzusing 본인의 표현을 따르자면 "불안을 야기하는" 곡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러한,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수록곡들을 통해 Tzusing은 '두려움'이라는 개념, 그리고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고 있는 두려움의 원천을 탐구하고 있다.

    [绿帽 Green Hat]을 통해 Tzusing은 기존의 전통과 기대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행위 속에서 '확신'을 찾아내고 있었다. 앨범의 이름은 논란의 여지가 다분한 중국의 상징 '초록색 모자'에서 따 온 이름이며, 동시에 이 제목은 수치심이라는 감정의 힘 그리고 '남자'로써 앞으로 나아나는 방법을 모를 때의 불안함을 보다 더 깊이 고찰하기 위한 발판이기도 하다. '죽음보다도 무서운 것'을 탐구하고 있는 앨범으로 빠져들 준비를 하시길.


    Metal Magazine> 독자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를 해 줄 수 있을지?

    Tzusing> 나는 Tzusing이고, 음악을 만들거나 DJ를 하고 있다.

    Metal Magazine> 청소년기에 아시아와 북미 지역을 자주 돌아다녔다고 알고 있다. 이러한 경험에서 음악적으로 어떤 영향을 받게 되었는지, 그리고 지금 만들고 있는 음악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Tzusing> 나는 대만과 상하이에서 국제학교를 다녔었는데, 이 덕분에 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을 접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내 나이가 40이니 내가 어렸을 적만 해도 인터넷이라는 것이 활성화되기 전이었다. 미국으로 이주하기 전, 1990년대 말이 되며 이제 막 인터넷 시대가 시작하고 있었지만 아직 MP3 공유 같은 건 없었다, 있다고 해 봐야 온라인에서 음반을 파는 사이트들이 샘플로 들어보라고 올려 둔 수록곡의 일부분들 정도였었다.
     그 90년대에는 미국에서 레이브 씬을 경험해봤던 외국인들이 대만과 상하이에 여럿 있었고, 이들이 가져 온 CD들을 통해 나 또한 여타 대만 아이들이나 아시아 아이들이 들어볼 수 없었던 종류의 음악을 접할 수 있었다. 그 이후 미국을 여행할 수 있게 되었고, 이 때 실제 DJ들의 믹스테잎을 구해서 들어봤던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당시 대만에서도 소규모지만 언더그라운드 씬이 발전하고 있긴 했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아시아에서의 음악 유통은, 서구권과는 같은 수준이 아니었다.

    Metal Magazine> 영감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편인지, 아니면 내면에서 저절로 떠오르는 편인지?

    Tzusing> 저절로 찾아오는 편이다. 몇몇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 영감을 찾아다니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솔직히 이해가 잘 안 간다. 더 많은 경험을 해볼 수 있을 상황으로 스스로를 몰아넣을 수는 있겠지만, 영감은 그렇게 찾을 수 있다기보다는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이다.

    Metal Magazine> 당신의 두 번째 앨범 [绿帽 Green Hat]가 오는 금요일, 2023년 3월 31일에 발매될 예정이다! 앨범 이름은 옛 중국에 살았다고 전해지는 남자 Li Yuanming(李远明)과 그의 아내 Cifu에 관한 설화에서 따 온 이름이다. 아내를 홀로 두고 자주 여기저기 돌아다녔던 Li 때문에 Cifu는 외롭게 지내다가 이웃과 불륜 관계에 빠지게 되고, Cifu는 Li에게 특별한 초록색 모자를 선물해 마을을 떠날 때 마다 쓰게 하여 내연남에게 보내는 '안전 신호'로 이용했다는 이야기다. 그 이후로 '초록색 모자'는 중국에서 불륜의 상징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 이야기가 당신에게 특별하게 다가갔던 것인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Tzusing> 대만에서 자랄 때 나와 친구들은 국제학교를 다녔고 거기서 스케이트 보드 문화를 접하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나의 경우는 지금도 그렇지만, Independent Truck Company 같은 서양 브랜드의 옷과 스케이트 보드를 사서 입고 다녔다. 그 브랜드에는 초록색 지폐가 그려진 모자도 있었는데, 내 형이 그 모자를 샀었다. 그러다가 집에서 그 모자를 썼는데, 아버지가 그걸 보고는 불같이 화를 내면서 "지금 당장 그 좆같은 모자 벗어라!"라고 소리를 질러댔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는 말 그대로 "우와!"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에게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아주 강한 반응이었고, 나는 대체 무엇때문에 그렇게까지 강한 반응이 나오게 된 것인지가 너무나도 궁금해졌다. 그렇게 나는 '초록색 모자'가 어떤 의미인지, 어째서 아버지가 불같이 화를 냈는지에 대해 점점 알게 되었다.
     심지어 요즘에도 중국사람들은 초록색 모자를 쓰지 않으며, 여자친구나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는 것 자체를 굉장히 수치스러운 일로, 자신의 남성성을 크게 부정하는 일로 여기고 있다. 그 수치심은 '죽음'보다도 더 끔찍한 것으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그리고 나는 바로 이 부분이 흥미로웠다: 죽음보다 더 무서운 것이 존재한다는 부분이.

    Metal Magazine> 제목으로부터 더 나아가서, [绿帽 Green Hat]은 특히 중국 문화에 더 기민하게 뻗어 있는 가부장적이고 이성애적인 규범을 고찰하고 있는 앨범이다. 당신은 이번 앨범을 통해 이러한 억압적인 문화가 남성들에게 미치는 영향, 결과적으로 부족함과 무능함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만들고, 안타깝게도 그러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그 문화를 계속해서 강화시키는 쪽으로 압박을 가해지는 현상을 탐구하고 있는데.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Tzusing> 어쩌면? 내가 뭔가를 깨뜨리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런 문화라던가 그런 비슷한 것 그 무엇도 부수고 있지 않고 있다. 음악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냥 내가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자꾸 반복하는 느낌이지만, 다시 한 번 내 아버지에게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내가 하는 대부분의 것들이 대체로 청소년기의 경험에서 나왔기 때문에. 언젠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아버지에게 내 새 앨범의 이름을 "绿帽 Green Hat"이라고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는 언제나 아버지를 열이 뻗치게 하는 역할 담당이었고, 그래서 이번에는 대박 건수를 터뜨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버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난 후 어느날 갑자기 나에게 "어째서 앨범 이름을 그렇게 하기로 한 거냐?"라고 물어보았고, 나는 아버지를 화나게 하기 위해서, 아버지와 비슷한 사람들의 화를 돋구기 위해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대답했다.
     내가 정말로 무언가를 깨부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잘 모르겠다. 이번 앨범이 무언가를 깨부술 것일까?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한다. 심지어 내 안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찾아볼 수 있다: 나는 이성애자 남성이고, 여자친구가 있으며, 당신이 앞서 언급했던 그런 여러 문제들을 나 또한 겪고 있다. 그러니 이번 앨범의 이름을 "绿帽 Green Hat"으로 정했던 이유 중 하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가부장제가 얼마나 끔찍한 문화인지 잘 알고 있는 이성애자 남성이 어떻게 하면 '올바른 방식'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었다. 답변으로 쓸 만한 예시가 별로 없으니까! 그래서 Andrew Tate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나? 어린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이성애자 남성으로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그런 멍청한 쓰레기들 말고는 눈에 보이는 예시도 없으니, 애들은 그저 '답'을 찾으려고 노력할 뿐인 것이다.

    Metal Magazine> 댄스 및 전자 음악가로써, 성별이라는 장벽을 허물고 문화적인 프로그래밍의 흔적을 지우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 본인이 댄스 음악/전자 음악이라는 장르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Tzusing> 나는 고작해야 내가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만 할 뿐이다. 내 음악이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이전의 관습들을 지워버리게 할 수 있을지 말지 같은 건 모르겠다. 그저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걸 할 뿐인 것 같다! 내 음악은 상당한 '불안감'을 유발하는 쪽의 음악이라고 생각하며, 전자 음악이라는 장르가 굉장히 넓은 음향적 팔레트를 가지고 있는데, 나는 이런 특징에 굉장히 푹 빠져 있다. 전자 음악에서는 음악가가 원하는 건 거의 무엇이든지 제한 없이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창의력만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온갖 섬세하고 미묘한 감정들을 전부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Metal Magazine> 당신의 음악이 불안감을 유발하는 음악이라고 했고, 나 또한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번 앨범 [绿帽 Green Hat]에서 당신은 새로운 시각을 통해 '두려움'이라는 주제에 접근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목표를 음악적으로 어떻게 달성하려 했던 것인지?

    Tzusing> 많은 '서브'(sub)를 사용했다, '서브'는 일반적으로 천둥이라던가 그 비슷한 소리와 연관되어 있는 음향이라고들 여겨지며, 천둥은 인류가 '두려운 것들'과 연관지어 생각하던 소리였다. 나는 고대로부터 두려움과 연결되어 있다고 여겨진 그런 '서브' 톤과 음향들을 많이 사용했다, 단지 보다 더 현대적이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편곡할 수 있도록 노력했을 뿐.

    Metal Magazine> "청자가 곡에 담긴 메시지를 완전히 파악하기 전에" 청자를 빨아들이고 싶다고 말했던 적이 있는데. 이러한 것이 어째서 중요한지?

    Tzusing> 음악이란 그 무엇보다도 먼저 '매력적인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광고 문구를 읽는 것과는 다르지 않나, 무엇보다도 음악이 먼저 아닌지?

    Metal Magazine> [绿帽 Green Hat]은 당신의 "관심사와 성향을 통합하는 데에 가장 열심히 노력했던" 앨범이었고, "자신만의 그루브를 마침내 찾아낸" 앨범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과 2017년 당신의 데뷔 앨범 [東方不敗] 사이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그리고 둘 사이의 기간 동안 프로듀서로써의 당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이번 앨범은 어떻게 보여주고 있는지?

    Tzusing> [東方不敗] 때에는 아직 'EDM 인더스트리얼'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던 것 같다. 정해져 있는 형식을 벗어나서 음악을 한다는 건 다소 용기가 필요한 일이며, 내 생각에 이번 앨범에서 좀 더 용기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내 아이디어를 보다 더 새로운 형식으로 탐구하고 표현하는 데에 조금 더 편안하게 임할 수 있게 되었다.

    Metal Magazine> 최근에 베를린의 CTM 페스티벌과 런던 Corsica Studios의 Trance Party에서 공연했었는데, 어땠었는지?

    Tzusing> 둘 다 정말 좋았다! 특히 Trance Party는 정말 대박이었다. David Rudnick이 내 DJ였다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그의 그래픽 작업들을 정말로 좋아한다.

    Metal Magazine> [绿帽 Green Hat]의 발매 이후, Tzusing의 향후 계획은?

    Tzusing> 사람들이 이번 앨범을 어떻게 받아들일 지 기대된다. 그리고 유럽에서 더 많은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그리고 새 음악도 작업하려 한다, 아마 좀 더 댄스플로어 느낌에 집중된 쪽으로?



    https://youtu.be/jlF0oMbHU5g
    "偶像包袱 (Idol Bagg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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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zusing
    (사진: Zeng W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