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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EGA INTL. Night School
    [...]/[Neon Indian] 2024. 1. 21. 08:27



    https://youtu.be/4XFcJBviliQ
    "Street 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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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vice.com/da/article/rgpmpq/neon-indian-vega-intl-night-school-interview-2015

    Kai Flanders
    [Vice]
    2015년 7월 11일


    ...

    Kai Flanders> 앨범 하나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데모곡들이 담긴 노트북을 잃어버렸던 사건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날 밤 어떤 일이 있었는지?

    Alan Palomo> Terminal 5에서 막 공연을 한 참이었다. 차이나타운의 Le Baron에서 애프터파티를 작게 했고. 내가 DJ를 했기에 노트북도 들고 있었다. 여권, 안경, 모든 것들이 노트북 가방에 들어 있었다. 밤새 내내 술을 마셨고, 새벽 4시가 되었다. 뭐가 쌓이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채로 계산서가 채워지고 있었지만 나는 3번째 병을 주문했다. 술집에서는 대충 "이게 1병당 $300이고 계산서에 벌써 $900 정도가 쌓여 있는거 알죠?"라고 말하더라. 혼란 그 자체였다. 나는 다른 파티장으로 향했고 그 곳에서 한동안 필름이 끊겼다. 좁은 무대 위에서 여자 한 명과 춤을 췄던 기억이 어렴풋하다. 정신이 들면 친구 Rambo와 함께 데킬라 한 병을 마실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파트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나는 너무 취해있었고, 계단에 앉은 채로 잠이 들어버렸다. 4시간이 지난 후 누군가가 나에게 괜찮냐고 물어보는 것을 들은 기억이 있다. 어째서인지 나는 "괜찮아요, 그냥 일광욕 중이에요"라고 대답했다. 물어봐 온 사람은 한 남자와 그의 아들이었다. 이 때가 낮 12시였고, 내가 잠든 틈에 누군가가 내 노트북을 훔쳐 간 상태였다.

    Kai Flanders>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첫 아내가 그의 초기 작품 원고들을 열차에서 전부 잃어버렸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당신은 어땠었는지?

    Alan Palomo> 나는 놀라울 정도로 초연했었다. 이미 없어진 곡들이며 내가 뭘 할 수 있는 것도 없었으니. 누가 가져갔든지간에 전당포에 바로 팔아치웠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내가 그 데모곡들을 앨범으로 만들었더라면, 지금의 [VEGA INTL. Night School]과는 아주 다른 앨범이었을 것이다.

    Kai Flanders> 일종의 '유령 앨범'인 것인가.

    Alan Palomo> 재미있는 건, 그렇게 잃어버리게 된 시간 동안 DJ를 하면서 여러 변화를 겪었고 그 변화가 핵심이었다는 것이다. 텍사스에 살던 시절, 나는 드러머와 함께 밤마다 이탈로 디스코 음악을 엄청나게 듣곤 했었다. 일식집 웨이터 말고 내가 가지고 있던 유일한 '직업'이 DJ였기 때문에, 내 창의력은 거의 대부분 그 DJ 일에서 나왔었다. 매 주마다 새로운 음악을 틀었어야 했고 그래서 공격적일 정도로 적극적으로 새로운 음악을 찾아 헤맸었다. 그러니 [VEGA INTL. Night School]은 내가 처음으로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게 된 앨범이었다. 첫 두 앨범의 경우는 새로운 영감의 원천 없이 그냥 연달아서 만든 앨범이었다. 내가 당장 하고 있던 일의 내러티브에 너무 빠져 있었던 것이다.

    Kai Flanders> 뉴욕 시에서의 생활이 도움을 준 측면이 있는지? 댄스 음악의 계보를 따지자면, 뉴욕 시는 '원조'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Alan Palomo> 뉴욕 시의 댄스 음악 문화와 나의 야행성 생활은 서로 완전하게 얽혀들어 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뉴욕 시는 댄스 음악, 디스코, 초기 하우스 음악의 진원지였으며 Paradise Garage같은 곳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현재의 뉴욕 시는 댄스 음악을, 어느 정도는, 배척하는 곳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브루클린에 모종의 엘리트주의적인 분위기가 스며들어 있다. 파티의 수용 가능 인원이 다 채워져 버렸는데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Kai Flanders> 엘리트주의적이지만 또 동시에 포화상태라는 말인가?

    Alan Palomo> 온갖 종류의 음악으로 빽빽하게 포화된 상태지만, '유명한' 전자음악 서브장르 음악을 만들지 않는다면 어울릴 수가 없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가 나에게는 굉장히 생경한 패러다임으로 다가온다. 텍사스에서 살던 시절에는 각자 수없이 다양한 전문 분야를 파고 있었지만 다들 하나의 아이디어, 키보드를 가지고 온갖 짓거리를 하며 논다는 아이디어 아래에 하나로 모였었는데 말이다.

    ...

    Kai Flanders> 댄스 음악적인 측면, 그리고 예술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감독 같은 측면 말고도, Neon Indian의 음악은 언제나 갈망 그리고 사랑에 대한 노래였다. 사랑에 빠져본 적이 있는지?

    Alan Palomo> 어렸을 때 빠졌던 사랑의 대부분은 짝사랑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내 감정을 드러내는 데에 있어 보다 더 소극적이고 과묵해지게 되기도 했고. 그리고 뉴욕 시의 데이트 문화는 완전 소시오패스 그 자체다. 누군가와 저녁을 먹는다 치면 상대방은 내가 나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고 이를 상대방의 눈 앞에 선보이기만을 바라고 있을 뿐이다. 나는 이런 식으로는 타인을 알아갈 수 없다. 그래서인지, '진짜 사랑'이 특별한 거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고, 더 조심스러워지게 되었다. 이 특별한 것을 망쳐버릴 게 분명한 사람에게 주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바로 그런 일이 18살 시절 Denton에서 일어났었던 것 같다.

    Kai Flanders> 첫 짝사랑 경험은 어땠는지?

    Alan Palomo> 내 동정을 가져간 여자애였다. 이미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던 여자애였기에 같이 제대로 된 데이트는 한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처음으로 섹스를 하게 되면서 완전히 푹 빠져버리며 당황했었지만, 결코 잘 풀리지 않았던 관계였고 그래서 나도 결국 빠져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수없이 많은 '정신적 운동'을 해야 했었다. 놀라웠지만 정말 짧은 관계였다. 그리고 그게 현실이었다. Denton에서는 또 '형식적'인 이별도 있었다. 그 무렵, 텍사스에서 작은 규모의 사람들 속에서 지내던 시절에는 가능성이라는 것이 굉장히 제한적이었고, 그 첫사랑이 나에게 '아름다움'의 화신이 되었었다. 이 경우 나의 '그녀'는 어떻게든지간에 보복을 하고야 마는 성격의 사람이었다. 우리 둘 다 스스로의 삶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었지만, 그녀는 내 삶을 망쳐버리는 것에 대해 확실히 전혀 신경쓰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Kai Flanders>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Alan Palomo> 그녀 정도로 잔인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짧게 말해서, 그녀는 할로윈 페티시 파티가 진행되던 창고 안에서, 내 친구들이 전부 보는 앞에서 어떤 남자와 섹스했던 것이다. 진짜 완전 엽기적이었다. 그 때 나는 세상에, 사람이 이런 짓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Kai Flanders>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는지?

    Alan Palomo> 아니다, 하지만 내가 처음으로 사랑에 빠졌던 사람들 중 하나라는 점에서, 내가 끌리는 타입 중 하나일 수는 있을 것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내 해석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을 것이리라. 이런 것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그런 법이니까. 분명한 것은, 나는 그녀를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으며, 거의 10년 동안 연락 자체를 아예 안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현실이 지금의 내 성향을 만들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Kai Flanders> 그러면 현재의 당신에게 사랑이란 어떤 의미인가?

    Alan Palomo> 내 안에는 아직도 비현실적일 정도로 로맨틱한 부분이 존재하지만, 좀 더 '논리적'인 부분의 면밀한 감시, 통제, 중재 하에 놓여 있다. 복잡한 것이다, 사람이란 변하지 않는 법이고, 시간이 흐르며 방정식에 온갖 좆같은 것들을 더욱 많이 집어넣기만 하게 될 뿐이니. 내 로맨티시즘은 아예 사라진 것이 아니다, 그저 사랑의 열병에 대한 척수반사적인 여러 다른 반응들 속으로 묻혀버렸을 뿐이다. 하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여전히 그 목가적인 '첫 만남'을 바라는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을 기다리는 와중에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 것이다. '그 사람'이야말로 본인의 이상형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이라고들 하지만, 다 헛소리다. 이제 나는 내가 상상해 온 바로 그 모습을 한 사람을 마침내 찾아냈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찾아온 사랑에 놀라고 싶을 뿐이다. '성향'이야말로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이다. 그 어떤 것도 실제 경험에 근거한 것이 아니니까. 그러니까, 나는 가끔씩 조금은 야하게 접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스타킹과 흔해빠진 클리셰를 좋아한다. 하지만 동시에 언젠가는 찾아올 바로 그 순간을 기다리는 로맨티스트가 내 안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권리가 있기도 한 것이다.



    https://youtu.be/Hw6LDVPst_0
    "Sluml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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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thefader.com/2015/10/08/neon-indian-interview-vega-intl-night-school

    T. Cole Rachel
    [The Fader]
    2015년 10월 8일


    ...

    T. Cole Rachel> 노트북을 도난당해서 새 앨범이 되었을 자료들을 전부 잃어버리게 된 후, 이를 극복하여 다시 새 앨범을 만들게 되었던 경험이, 이번 앨범 [VEGA INTL. Night School]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Alan Palomo> 솔직히 말해서 - 아마 원래 앨범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일 수도 있겠지만 - 당시의 나는 이번 앨범을 원하는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 없는 사람이었다. 아마 그대로 갔더라면 이미 존재하고 있는 아이디어들에 얽매여, 단순히 다음 앨범이 필요하다는 사실만으로 앨범을 만들고 완성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상하게도, 잃어버렸던 음원들 중 유일하게 다시 만들어낼 수 있었던 곡들이야말로 이미 매력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있어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다시 재구성할 수 있을 만한 곡들이었다.
     새 앨범 용으로 가장 먼저 만들었었던 곡은 - [Era Extraña] 투어를 돌며 만들었던 곡인데 - "Street Level" 이었다. 노트북을 잃어버렸을 때 특히 가장 마음이 아파지는 곡이었는데, 온갖 것들이 조각나 합쳐진 곡이라 그냥 피아노 앞에 앉아서 다시 만들어낼 수 있을 만한 곡이 아니어서 그랬다. 한 1, 2년이 지난 후였나, 누군가가 유튜브에 내 DJ 셋을 올려 둔 영상을 우연히 발견했다. 그리고 그 DJ 셋에 바로 그 데모, "Street Level"의 데모 버전도 들어가 있었다. 보통은 그런 짓을 안 하는데, 그 때의 나는 시스템에서 실제로 어떤 소리가 나는지 궁금해서 데모 버전을 DJ 셋 도중에 틀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그 유튜브 동영상에서 음원을 추출해 곡을 다시 재구성할 수 있었다.

    T. Cole Rachel> 대박인데. 진짜 멋진 경험 아닌가?

    Alan Palomo> 기이하지. 뭐랄까 퍼즐을 맞추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 '정말로 과거에 닿고 싶다면, 최소한 조금은 조사와 연구를 해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다른 곡들은 몇 개의 다른 과정들, 몇 개의 스튜디오들, 몇 개의 지리적 위치들을 거치며 만들어졌다. 앨범을 보다 더 낭만적으로 느껴지게끔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일종의 '프로덕션', Steely Dan 같은 접근 방식, 내가 곡을 만들고 여기에 수많은 연주자들이 들어오는 그런 협업적인 앨범으로 만들려고 해서 그랬다. 이러한 앨범을 '지휘'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T. Cole Rachel> [VEGA INTL. Night School]의 일부를 크루즈 선에서 만들었다고 알고 있는데. 크루즈 선 하면 나는 [The Love Boat]나 [The Poseidon Adventure]가 생각난다... 그리고 [VEGA INTL. Night School] 제작은 두 작품들과는 전혀 달랐을 것 같은데.

    Alan Palomo> 이번 작업을 하기 전 까지는 나에게 '크루즈 선'하면 생각나는 건 [Speed 2]나 다른 여러 영화처럼 피어스 브로스넌이 나오는데 크루즈 선에서 뭔가 엄청나게 잘못된 일이 벌어지는 그런 모습들 뿐이었다. '즐기러 왔다가 가만히 앉아서 익사하게 된다'는 것이 뭔가 흥미로운 재난 상황이라고 할리우드가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 식으로 전부 망해버리는 그런 것들. 배에 타고 있다는 생각만 버리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친구들과 함께 배에 탄다면 실제로 진짜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고.
     크루즈 경험은 상당히 기괴한 경험이었다. 예를 들어보자면, 내가 탔던 크루즈의 모든 음식은 전부 가이 피에리가 만든 것 같은 음식들이었다. 배에서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도박을 해 댔지만, 뭐랄까 이상한 추상적 예술작품처럼, 칩을 내면 '영수증'을 받을 수 있는 도박들이었다. 실제로 돈을 다루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사람들이 술에 취한 채로 어슬렁거리며 다음 20분간을 재밌게 보낼 수 있을 방법을 찾아 헤매이는, '어른을 위한 레이저태그 경기장'같은 느낌이었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시간이 좀 흐르고 나니 굉장히 재미있긴 했었다. 내 형 덕분이었는데, 나는 그 시점에 아직까지 형이 참여했던 부분을 마무리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형은 먹고 살기 위해서 6개월짜리 Carnival 크루즈 여행에 하우스 밴드의 베이시스트로 참여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앨범 작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유일한 방법은 나와 엔지니어 한명이 크루즈에 동참해서 선실 중 하나에 작은 스튜디오를 만드는 것 뿐이었고, 우리는 실제로 그렇게 했다. 상당히 미친 세션이었던 것이, 뱃멀미가 시작되었는데 이 멀미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기이한 부작용이 있는 멀미약을 먹거나 그냥 술을 마시는 것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형이 크루즈 내부 면세점에서 데킬라 몇 병을 사 왔고, 우리는 돈 훌리오 잔을 돌려가며 자리에 앉아 베이스 트랙을 녹음했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배 안에서 나는 형에게 필요한 베이스 연주를 알려주느라 정신이 없었고, 엔지니어 또한 우리에게 최대한 맞춰주려고 최선을 다 하고 있었다.

    ...



    https://youtu.be/yvntTSqPeQY
    "The Glitzy 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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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undertheradarmag.com/interviews/neon_indian_-_alan_palomo_on_acting_scoring_and_vega_intl._night_school

    Austin Trunick
    [Under The Radar]
    2016년 1월 13일


    ...

    Austin Trunick> [VEGA INTL. Night School]로 돌아가서. 이 앨범이 발표되었을 때, 당신은 앨범의 제목에 관련해서 "인간 본성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것들 중 대다수는 밤에 일어났던 일들이었다."라고 말했었다. 인간 본성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한밤중의 일들 중 하나를 들려줄 수 있을지?

    Alan Palomo> '인간의 본성'에 대해 말할 때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 가장 창의적인 시간이 한밤중일 때가 종종 있는데, 단순히 낭만적인 그런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무슨 "아 그래, 밤중에 가장 멋진 곡들을 만들곤 하지"같은 말이 아니다. 난 사실 어느 정도는 아침형 인간이 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아침에 일어나 조깅도 하고 커피도 한잔 하는걸 좋아한다. 내 인생을 그런 쪽으로 흘러가게 하고 싶지만, 음악 작업을 하려고 할 때 마다 그런 아침형 인간 생활에서는 뭔가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만이 나왔다. 낮에는 바깥 세상을 닫아버리고 음악에만 집중하는 것이 좀 더 힘들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커뮤니케이션이 없을 때, 친구들은 전부 잠들고 모든 것이 조용해졌을 때 음악에 집중하기 더 쉽다.
     특히 뉴욕 시 처럼, 모든 것이 '공간의 경제'인 장소라면 더 그럴 것이다. 주변 환경에 적응해야만 뭐라도 할 수 있다. 나는 어쩌다 보니 한 공장 맞은편에서 살고 있는데, 그 공장에서 온갖 소음이 울려퍼진다. 24시간 내내 망치소리를 들어가며 만든 앨범이 그렇게까지 '빡센' 앨범이 아니라는 사실이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다. 하지만 다시 말하자면, 나에게 있어, 밤에 작업을 하면 그나마 조금이라도 더 통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낮 동안은 온갖 정보들을 처리하는데 시간을 썼으니, 밤에는 창작 작업 하나만을 집중해서 다룰 수 있다. 아이디어도 더 많이 떠오르며, 그 아이디어들에서도 더 많은 것들을 끌어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뉴욕 시에서는 밤에 밖으로 나가면 술집들도 훨씬 늦게까지 열고, 심지어 그 술집들이 닫아도 보데가(bodega)들이 계속해서 술을 팔고 있어서 '밤 문화'를 끊임없이 즐길 수 있다. 이런 점에서도 보다 더 야행성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사람들이 굉장히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밤에 나돌아다니는 것이긴 하다, 친구를 본다거나 아니면 섹스를 하기 위해서 등등. 때로는 그러한 의도가 굉장히 더 지독한 본성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 혹은 그저 경험의 일부일 뿐이기도 하다. 술집에서 마지막 주문을 받는 시간 - 새벽 3시 15분 - 까지 있게 되었다 치면, 거기엔 어떤 다른 사람들이 있겠는가? 이러한 점에서 사람의 본색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누구와 함께 집으로 향할지 고민하고 있거나 혹은 택시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술이 떡이 된 사람들 뿐이다. 건강한 활동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만화에서나 볼 법한 멋진, 병신같은 쇼가 펼쳐지게 된다.
     '예술'을 홍보하고자 이용해먹기 위해 존재하는 뉴욕 시의 '신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뉴욕 시에는 뭔가가 실제로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이 도시는 '이주'의 도시다. 이전에 다른 다양한 곳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뉴욕 시에 많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을 다니기 위해, 혹은 대학을 막 끝마친 채로 이 곳에 오는데, 그들에게는 이 수없이 많은 가능성이 존재하는 도시에서 혼자서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지에 대한 규범 같은 것이 아예 없다. 사람들이 이성을 잃고 헤매는데, 이런 모습들은 언제나 굉장히 흥미롭다. 어떤 진솔함 같은 것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제각기 다 다르게 반응하고.



    https://youtu.be/ETIO_u-d9dI
    "News from the Sun (Live Bootl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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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an Palomo (사진: Luke Lau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