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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gsbody
    [...]/[Model Actriz] 2023. 3. 17. 06:34


    https://youtu.be/hiK-mokFP-4
    "Sl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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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documentjournal.com/2023/02/interview-model-actrizs-dogsbody-is-an-emotional-map-of-new-york/


    Model/Actriz의 [Dogsbody]는 뉴욕 시를 그려낸, 감정의 지도이다
    Megan Hullander
    [Document]
    2023년 2월 24일


    Model/Actriz 공연은 교회의 '예배'였으며, Cole Haden은 연단에서 설교하는 '전도사'였고, 그의 신성한 글귀들은 일상적인 삶에 생경한 방식으로 공명하고 있는 경험들로 이루어진 텍스트였다. 음산한 한밤중의 시간, Grindr(역주: 남성 동성애자들이 사용하는 데이트 앱) 목록을 탐색하는 와중에 내면의 깊은 곳으로 쌓여져만 가는, 친밀함과 접촉을 갈망하는 욕망의 덩어리는 밴드의 첫 앨범 [Dogsbody]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일상적이고 따분하면서도 동시에 초월적인 경험들 중 하나였다.

    성공적인 선동가들이 누구나 그러하듯이, Haden 또한 관객들을 매혹시키기 위해서, 뱀처럼 관객들 사이로 스며들어가 적절한 세레나데를 부르기 위해서 공연을 세심하게 설계하는 사람이었다 - 그의 마이크의 길이, 누가 되었든지간에 그를 흠모하며 따르는 '제자'들, 그의 시선을 받기에 충분한 자격을 지닌 관객들과 그 사이에 존재하는 유일한 간격. 이러한 '연극', 이러한 극적인 장면들이야말로 향후 밴드 멤버 동료가 될 Ruben Radlauer와 Jack Wetmore가 2016년 보스턴의 한 지하실에서 Haden에게 첫눈에 반해버리게 되었던 이유였으며, 나중에 합류하게 되었던 Aaron Shapiro 또한 그러했었다. 이 4명은, Haden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간의 조건을 탐험하며 유랑하는 서커스단"이었으며, 밴드가 선보이는 폭발적이고 질주하는 음향은 보컬의 몽환적인 매력을 아래에서 탄탄하게 받쳐 주고 있었다.

    [Dogsbody]라는 앨범은 뉴욕 시의 초상이었다: 가사는 뉴욕 시를 둘러싼 Haden의 개인적인 기억들을 감정적으로 그려낸 지도에 가까웠으며, 연주는 뉴욕 시 곳곳에서 살고 있는 불안감과 불온함의 경험들, 사람의 정신을 완전히 잠식해버리는 경험들의 상징과도 같았다.

    보컬 Haden은 [Document]지와 만나 첫 앨범에 영향을 준 것들, 자신이 겪었던 고통스러운 경험들의 맥락들, 삶을 카바레(cabaret)로 풀어내고자 하는 그의 목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

    Megan Hullander> 당신이 뮤지컬 [캣츠]의 광팬인 것은 잘 알려져 있으며, 이 앨범 또한 [캣츠]의 영향을 받은 앨범이라고 실제로 말한 적도 있다. 자기도 모르게 [캣츠]의 영향이 깃들게 되는 쪽인지, 아니면 할 수 있을 때 마다 [캣츠]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 일종의 인생 목표라고 생각하는 쪽인지?

    Cole Haden> 의식적으로 [캣츠] 속에 푹 빠진 채로 작업하려는 건 아니다 - 지난해 내내 의식하지 않고, 바닥에 내려놓은 채로 작업하려고 노력했었다. 내 삶의 저변에 흐르는 뮤지컬의 흐름에 저항할 수 없이 끌려다닌다고 느낀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낱낱이 파헤치려 노력하고 있다: 어째서 하고 있는 모든 것들, 정말로 모든 것들 속에서 나는 이러고 있는 것이지? 하지만 [Dogsbody]를 만들 때 [캣츠]에 대한 생각을 딱히 하면서 작업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냥 만들고 보니 [캣츠]스러운 앨범이 되었을 뿐이다.

    Megan Hullander> 당신은 [Dogsbody]를 '성년의 앨범'이라고 분류했는데, 전통적으로 사람들은 '성년'(coming of age)이라 하면 10대들을 겨냥한 무언가를 떠올린다. 당신은 '성년'이 10대 이후까지도 뻗어나간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Cole Haden> 지금까지 살면서 고통이라던가 아픔에 대해 내 어머니와 함께 나눠 온 수많은 대화들 속에서, 아마 어머니가 생각해낸 구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모든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고통의 시간들, 내 좆같은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워야만 했던 시간들, 대체 이 모든 고통들이 어째서 일어나는 건지, 정말로 어떤 의미인지를 전혀 모르는 채로... 그 모든 경험들이 존재했었던 바로 그 이유가, 이번 앨범이었다. 나 스스로 정말 자랑스럽게 여기는 무언가의 위에서 만들어지게 된 앨범이다. 그리고 바로 '지금' 만드는 것이 맞는 것처럼 느껴지는 앨범이기도 하다.

    Megan Hullander> 그 '기억'들을 돌이켜 볼 때 - 옛 기억들이던지 최근의 기억들이던지간에 상관없이 - 그 당시의 상황으로 돌아가서, 그 당시의 시점으로 접근하는 편인가? 아니면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돌이켜 보며 접근하는 쪽인지?

    Cole Haden> 둘 중에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후자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겠다. [Dogsbody]에서 다루고 있는 기억들과 경험들은 특정한 시점, 특정한 지점들에 속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제는 좀 더 공감하며 돌이켜 볼 수 있게 되었으며, 초등학교 1학년 시절부터 내 안에 존재해 온 내면적 갈등에 대해 여전히 숙고하고,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희극적인 일인지 깨닫게 되었다 - 그저 이제는 어휘력이 더 좋아졌을 뿐이다. 밤마다 잠에 들 때 지금 현재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예전에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한다. 나 자신을 붙들고 버티는 듯한, 나 자신을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듯한 무언가를 쓰고 싶었다.
     기억 속으로 다시 들어간다거나, 과거의 경험을 다시 불러온다던가 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Dogsbody]의 언어는 꿈 속의 기억들이 어떤 느낌인지를 잡아내려는 목표를 가지고 쓰여졌다 - 어쩌면 마르셀 프루스트적인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Megan Hullander> '감정의 지도를 그려낸다'라는 컨셉은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인지?

    Cole Haden> 나는 여기저기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성격이다. 그러니까, 차 안에 앉아서, 아니면 여기저기를 달리거나, 우버를 타거나 해서 처음 가 보는 장소로 향하는 것 - 하지만 그 여정 도중에, 보게 될 거라고 생각치도 못했던 곳들을 보게 된다거나, 당신이 거기에 있었던 때를 불현듯 기억해낸다거나, 하지만 그럴 거라고는 전혀 예기치 못했던 그런 상황들을? 브루클린에 처음 왔을 때 나는 대학생이었다. 그러니 정말로, 정말로 최근에야 브루클린이 어떤 곳인지, 대략적으로 어떤 동네인지 감이라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때, 나는 내가 사실 이전에 갔었던 곳이지만 정확히 어디에 있는 곳인지는 잘 몰랐던 곳들을 다시금 깨닫곤 한다. 기억의 유령들을 보고 있노라면 거의 영화 [샤이닝]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저 지나가며 내가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관측하고, 발견하고, 알아차리고, 내가 이전에 왔었던 장소를 기억해내고, 하지만 내가 이를 다시 경험하리라고는 알지 못했던 채로 - 이런 종류의 소름끼치는 놀라움을.

    Megan Hullander> 심란해지는 경험이다.

    Cole Haden> 그렇다, 마치 데이트하는 사이인 남자의 아파트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이 있는데, 어느날 친구와 평범하게 커피 한 잔 하고 음반가게에 들렀는데 그게 바로 그 남자의 아파트 바로 옆 건물이었다는 것을 갑작스럽게 알아차리게 되는 경험, 남자의 아파트를 나설 때에는 항상 옆 가게가 문을 닫은 시간이었기에 몰랐던 것을. 그러한 갑작스러운 깨달음이 찾아온 후에는 공포, 두려움, 패닉 같은 것으로 말려들어가게 되곤 한다.

    Megan Hullander> [Dogsbody]는 여러 장소에서 만들어진 앨범으로 알고 있는데 - 이런 제작 과정 또한 앨범의 컨셉에 부합시키려는 시도였는지, 아니면 이런 제작 과정에서 앨범의 컨셉이 만들어졌던 것인지?

    Cole Haden> 어쩌다가 '장소를 옮기면서 만들어 나간다'는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아이디어는 앨범의 핵심 요소 중 하나였다. 처음 작업을 한 후 깨닫게 되었던 것이 멤버 모두 20명의 타인들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면서 작업하고 싶지 않아한다는 사실이었다, 위생 및 여타 여러가지 이유들로. 굉장히 너그러우신 분들이셨던 Aaron Shapiro의 부모님들께서 버몬트 주에 있는 자택에 우리가 머무를 수 있게 해 주셨고, 거기서 자가격리를 할 수 있게 도와주시기도 했었다. 우리는 내내 지하실에 머물렀고 Aaron의 부모님들과는 한 번도 접촉하지 않을 수 있었다. 부모님들께서 음식을 지하실 입구 계단 위에 놓아두시면 나중에 우리들이 나와서 가져가는 그런 식이었는데, 나는 - 개인적으로 하는 말인데, 다른 멤버들도 이 정도로 깊게 느꼈는지는 잘 모르겠어서 그렇다 - 아무튼 나는 스스로가 Thomas Merton, 신비로운 수도승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Thomas Merton이 쓴 책 [The Seeds of Contemplation]은 거의 신비주의적인 느낌마저 깃들어 있는 책이며, 나 또한 그런 기분을 느꼈다. 버몬트 주는 아주 아름다운 곳인데, 이 밴드가 어쩌다 보니 그런 대자연 한복판에 떨어진 채로 [Dogsbody]를 만들게 된 것이었다. 작업이 끝나갈 무렵에는 거의 성지 순례길 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여러 장소에서 앨범을 만들게 되다 보니 밴드 멤버 전체가 일종의 집단적인 묵상을 할 수 있게 되기도 했었다. 우리가 밴드로써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여정 - 투어가 아니라 여정 - 을 함께 하며 멤버들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굉장히 추상적인 목표, 그러니까 '앨범을 만든다'는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함께 강으로 가 수영을 하기도 하고, 등산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함께 돌아다니는게 어째서 중요한 것인지는 전혀 모르는 채로. 중요하다는 게 몸으로 느껴지기는 했지만 어째서 중요하며 어째서 우리가 이렇게 함께 하고 있는지가 분명하게 이해되지는 않았었다. [Pitchfork] 지가 우리더러, 요약하자면, '엑스트라'라고 말했는데. 그게 맞다, 우리는 '엑스트라'다 - 그리고 바로 그 때문에 내가 지금 Model/Actriz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의 조건을 탐험하며 유랑하는 서커스단이다.

    Megan Hullander> [Dogsbody]의 가사에는 서사와 이야기들이 아주 강렬하게 깃들어 있는 느낌이 든다. 특정한 이야기들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던 것인지, 아니면 모호하게, 시적으로 그려내려고 한 것인지?

    Cole Haden> 나는 앨범의 가사들을 일종의 시로써 쓰고 싶었다 - 종이에 써 놓아도 읽어보기에 좋기를 바랐다. 언젠가 Genius.com(역주: 노래들의 가사를 알려주는 웹사이트)이 가사를 보여주는 방식에 의존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가사를 쓰면서 특정한 생각을 염두에 두면서, 목소리로 부를 때에는 노래처럼 들리지만 활자로 읽힐 때에는 시처럼 읽히기를 바라면서 썼기에.
     이번 앨범 - 어쩌면 내가 그저 나 자신에게 있어 감정적으로 가장 중요한, 모든 것이 걸려있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깨달았었던 것이기에, 내가 내 인생의 첫 25년 시기에 대해 말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었던 것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 어쨌든 나는 이번 앨범을 통해 내면의 광활한 영역을 반영하는, 어떤 신화 이야기 같은 것을 만들고 싶었다, '조커'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 비슷한 무언가를. 당신도 이런 느낌을 받곤 하는지? 그러니까 무언가에 대해 정말 깊은 슬픔을 느낄 때, 두 눈을 감으면 마치 El Capitan 바위 꼭대기에 서서 슬픔의 대양을 바라보는 듯한 광경이 보이고, 대체 내 두뇌 속에 어떻게 이렇게나 깊고 방대한 무언가가 있을까라는 의문마저 들 정도로. 대체 내가 어떻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행복이라는 걸 느껴본 적이 없을 수 있을까? 아니, 행복을 느껴본 적은 있다. 그저 너무 슬플 때에는 이전의 행복했던 시간들이 전혀 기억나지 않게 되는 것일 뿐.
     그리고 또 나는 'ten-dollar words'(역주: 있어보이는 척을 하려고 일부러 쓰는 어렵고 긴 단어들)를 정말 좋아하기도 한다. 앨범의 가사에는 굉장히 과장되고 극적인 느낌이 있기도 한데, 이는 고통의 기억들에게 내가 부여하고자 하는 감정의 이입과 공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사를 쓰면서 연극의 일부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상상을 하며 썼다 - 뭐랄까 어린 시절에 거실에서 직접 해봤을 법한 연극의 일부, 하지만 현재의 시점에서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이해와 나의 과거에 대한 회고를 담은, 그런 느낌의 연극. 나는 [Dogsbody]가 내 인생처럼 느껴지기를, '카바레' 같기를 바랬다: 굉장히 진실되면서도 우스꽝스럽고 멜로드라마적이며 소박한 오페라 같은 느낌.

    Megan Hullander> 당신의 가사는 굉장히 사적이고 내밀하지만, 무대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굉장히 극적이다. 그리고 그러한 '극적인 퍼포먼스'는 때로 과장과 날조, 거짓에 연결되기도 하는데. 앨범을 만드는 과정과 앨범을 공연하는 과정 사이에 간극이 있는 것인지?

    Cole Haden> 만들 때에는 진심을 담는다. 그리고 공연은 내가 나 자신의 정신과 육체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만약 내가 내 육체에 완전히 속해 있고 당장의 순간에 완벽하게 속해 있을 때가 있다면, 그 때는 무언가 진실하게 느껴질 만한 것을 쓰기에 최적의 기회인 시간이다. 그럴 때에는 무언가를 써 내려가는 것이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같게만 느껴진다. 나는 진실하다는 것의 관대함을 믿는다. 그리고 공연은, 어쩌면 다른 사람들과 무조건적인 사랑을 실천하려 노력하는 나만의 방법의 연장선상에 위치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앨범을 쓰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배워볼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https://youtu.be/TnjqW9tNGA8
    "Sleep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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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le Haden / Ruben Radlauer / Aaron Shapiro / Jack Wet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