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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pical Dancer
    [...]/[Adigéry & Pupul] 2023. 3. 14. 01:10



    https://youtu.be/qPMxQBvOii4
    "It Hit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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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theguardian.com/music/2022/mar/08/charlotte-adigery-and-bolis-pupul-interview


    Charlotte Adigéry & Bolis Pupul 인터뷰
    [The Guardian]
    Kadish Morris
    2022년 3월 8일

    겐트(Gent) 출신의 듀오가 만들어내는 중독성 강한 곡들은 무거운 주제들에 흥겨운 유머를 더하고 있다. 둘은 우정, Soulwax와의 계약, 벨기에의 식민정책 잔혹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Charlotte Adigéry와 Bolis Pupul의 곡 "Haha"는 Adigéry의 분절된 웃음소리를 배경으로 갑작스러운 구절이 끼어드는 곡이다: "네가 거기에 있었어야만 하는 처지였다고 생각해 봐."(Guess you had to be there.) 귀에 착착 감기는 것 만큼이나 동시에 청자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기도 하는 곡이었다. 벨기에 겐트(Gent) 기반의 댄스 음악 듀오는 청자들을 춤추게 만들고 싶어하기도 했지만, 날카로운 조소가 담긴 정치적인 가사가 청자를 당황케 할 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백인 여성이 이들의 곡 "Blenda"를 흥겹게 들으며 부엌에서 춤을 추고 있다가 곡의 가사가 외국인 혐오정서에 대한 내용 ("네 원래 나라로 돌아가") 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갑자기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는 말을 해 왔을 때, Adigéry는 놀라움을 느꼈다. "이상한 기분이 드는 것은 그렇게 나쁜 건 아니라고 대답했었다." Adigéry는 말했다. "어쩌면 그렇게 시작해서 '공감'의 단계에까지 다다를수도 있는 걸지도 모르니까."

    Adigéry와 Pupul은 음악적 협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비교적 '신참'에 해당하는 듀오였지만, 이들은 벌써 단순한 개념 이상의 실제적인 무언가를 쌓아올리고 있었다. 이들의 데뷔 앨범 [Topical Dancer]는 여러 언어로 쓰여진 가사를 가진 13곡짜리 일렉트로-팝 프로젝트 앨범으로, R&B/테크노/하우스를 적절히 섞은 음악에 인종차별주의와 여성혐오주의에 대한 내용을 다룬 가사들로 채워져 있다.

    이 둘이 살아온 인생과 경험이 음악에 영향을 미쳤음은 자명했다. Adigéry는 벨기에에서 얼마나 공격적이고 노골적인 인종차별을 겪어왔었는지에 대해 말했다. "내 어머니는 언젠가 감옥에서 하룻밤을 옷을 벗은 채로 보내야만 했었다. 얻어맞은 채로 말이다." 벨기에에서 인종차별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까지도 낯설게 느껴지는 일이며, Adigéry는 여전히 사회에 그늘 속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고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정부는, 아직까지도, 레오폴드 2세가 콩고에서 자행했던 온갖 잔혹한 일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공식적인 사과 따위는 한 번도 없었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과거를 그냥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현실에서, 현재의 문제들 따위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겠는가?"

    Pupul은 콩고민주공화국 식민지 점령에 대해서 벨기에의 학교들은 그 어떤 교육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더했다. "그들은 이제서야 레오폴드 2세의 동상 철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하여 던지고 싶은 질문은, 동상 철거 따위로 뭘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당장 벨기에의 거리들 중 일부에도 레오폴드 2세의 이름이 붙어있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듀오는 대중에게 설교하고 교훈을 주는 예술가가 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양한 관점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으며, 자신들의 음악을 미묘한 대화의 장으로의 일종의 "초대장" 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팝 음악이 무언가를 말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Pupul은 말했다. 그리고 이들은 지극히 어려운 주제들에 대해 항상 '풍자'와 '경박함'을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들이었다. Adigéry가 초반부의 곡 "Esperanto"에서 "'멋진 쌍인데'라고 말하지 마 / 대신 '너의 대칭성이 좋아'라고 말해"라는 가사를 부를 때, 앨범 전체적으로 유지될 흥겹고 쾌활한 느낌이 시작된다. "자칫하면 너무 딱딱힌 설교로 빠져버릴 수 있는 주제들에 대해, 유머는 '산소'를 더해 줄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수단이다." Adigéry는 말했다. "모든 것을 쉽게 웃어넘기지는 않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스스로를 너무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하다."

    이 듀오가 가진 특유의 유머감각과 남매라고 해도 믿을 '케미'는 비디오 인터뷰에서도 명백하게 보이고 있었다. 음악을 하지 않을 때에는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Adigéry는 Pupul이 남성기를 그리는 데에 탁월한 재능이 있다고 말했다. "완전 진짜같다," Adigéry는 웃었다.

    "DM 보내라," Pupul은 그 그림들을 보고 싶어하는 팬들에게 전하며 말했다.

    Adigéry는 갓난애기 아들을 품에 안고 살포시 흔들어 재우면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다. Adigéry는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며, 마르티니크(Martinique)와 과들루프(Guadeloupe) 계 주민들의 혈통이었다. Pupul은 벨기에에서 태어났으며, 벨기에-중국 혼혈이었다.

    이들은 Grace Jones, David Byrne, David Bowie, Prince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으며, 동시에 자신들의 가족들에게서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리 할머니는 가수였으며 마르티니크에서 음반점도 운영하는 분이셨다." Adigéry는 말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 Zouk와 아이티 Compas를 들으며 자랐다.

    Pupul의 아버지는 벨기에에서 잘 알려진 음악가/코미디언/만화가, Kamagurka였다. "아버지는 집 곳곳에 기타를 두곤 했었다. 그러다가 언젠가 갑자기 집에 피아노가 한 대 들어오기도 했다. 나는 언제나 그 악기들에 큰 흥미를 느꼈다."

    둘은 2016년에 개봉했던, 록 음악 바를 운영하려 애쓰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컬트 영화 [Belgica]의 음악에 각자의 솔로 음악들이 들어가게 된 것을 인연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Soulwax의 David Dewaele - Stephen Dewaele 형제가 영화음악 총괄을 담당했는데, 이들이 Adigéry와 Pupul에게 한번 스튜디오에 함께 모여서 만나 보자고 제안했던 것이다. "우리는 그 둘의 본능을 믿었다," Adigéry는 말했다.

    Adigéry와 Pupul의 만남은 사실상 겐트에서 출발해 [Belgica] 관련 행사가 진행될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로드 트립이었으며, 이 로드 트립에서 듀오의 우정이 진정으로 꽃을 피우게 되었다. "우리는 음악, 우정, 가족 등등 온갖 주제에 대해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Adigéry는 말했다. "대화를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아주 깊은 주제의 이야기들까지 나누게 되었다. 뭐랄까, 친구 버전으로 '첫눈에 반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Pupul은 말했다. "나는 내가 말하는 걸 Charlotte이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Charlotte이 말하는 것 또한 내가 잘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Charlotte은 내게 언제나 좋은 아이디어를 가져다 주며, 내가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게 도와준다. 혼자서라면 거의 불가능한 것들이다."

    듀오는 함께 힘을 합쳐 독특한 음향을 만들어내고 있다 - 정색하는 보컬, 부유하는 비트, 추상적인 멜로디는 어쩐지 초현실적이라는 느낌마저 드는 음악을 구성한다. 2019년, 둘은 협업 관계의 출발점으로서 흥겨우면서도 미니멀한 EP [Zandoli]를 발매했다. Soulwax는 듀오에게 있어 최고의 시험대가 되었다. "무언가 안 풀리는 부분이 있을때마다 Soulwax는 무슨 전문 물리치료사처럼 필요한 부분을 짚어 해결해 준다." Pupul은 말했다. "Soulwax는 Charlotte의 뇌를 자극해 해법을 찾게 만드는 방법을 완벽하게 알고 있다."

    이들은 한때 무시받던 벨기에를 유럽 음악의 핫스팟으로 올리고 있는 밴드들 중 하나이다. 컬트적인 인기를 구사하는 팝 스타 Stromae("그의 페르소나, 가사 전부 환상적이다. 우리 둘 다 그를 정말 좋아한다" Adigéry는 말했다), 래퍼 Damso, 싱어-송라이터 Angèle 등등 또한 벨기에 밖에서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Pupul의 말에 따르면 아직까지도 벨기에 음악가들이 국제적인 성공을 거두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벨기에에는 훌륭한 음악가들이 정말 많다. 하지만 어떤 '장벽'을 뚫고 돌파해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우리는 사실 정말로 운이 좋은 편이다, BBC Radio 6 Music에서 우리들의 음악을 틀어볼 수 있다는 것만 봐도."

    이제 막 아이가 태어난 신참 엄마인 Adigéry에겐, 듀오가 거둔 국제적 성공이 다른 사람들보다도 훨씬 더 좋은, 다행스러운 일로 여겨지고 있었다. Soulwax의 레이블 Deewee와 계약을 맺던 날, "바로 그 날 임신 사실을 알았다."라고 Adigéry는 말했다. 임신은 전혀 계획에 없던 뜻밖의 일이었고, 그녀는 임신했다는 사실이 음악가로서의 커리어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한동안 전전긍긍했었다. 다행히 실제로는 그러지 않았다. "먼저 나와 친한 모든 사람들에게 연락했었다. Bolis도 그렇고, David / Stephen Dewaele도 그렇고, 내 매니저까지 전부 진심으로 축하해주었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알려달라고 말해주었다. 눈이 뜨여지는 느낌이었다. 그 전까지 음악 산업에 대해 가지고 있던 내 시선이 좀 낡은 편견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Adigéry는 말했다. "그리고, 집에서 함께 지내는 가족을 가질 수 없다면, 음악가라던가 커리어라던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끝없이 펼쳐진 드넓은 미래에도 불구하고, 듀오는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사뭇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벨기에인들은 - 보통 얌전하고 겸손한 편이다." Pupul은 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우리의 야망을 밖으로 꺼내 말하는 것을 꺼려한다."

    "나는 허세를 부리는 사람으로 보여지고 싶지 않다." Adigéry는 말했다. "그냥, 우리는 우리스러운 음악을 만들고 있고, 우리와 완전히 같은 사람들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언제나, 그대로 해 보려고 한다."


    -[Topical Dancer]는 현재 Deewee 레이블을 통해 발매되어 있다.


    https://youtu.be/37eaA3aWYtM
    "Ceci n'est pas un clich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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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lis Pupul / Charlotte Adigé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