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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ite suns
    [...]/[white suns] 2023. 3. 18. 14:17

    White Suns는 뉴욕밴드입니다... 이제 10년을 바라보고 있는 분들입니다. 원래는 기타/드럼/전자음을 가지고 난리를 치는 밴드였는데 이번에 [Psychic Drift]라는 전자음악에 가까운 앨범을 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라이브에서는 꽤 자주 연주하던 곡들을 다듬어서 낸 것 같은데... 상당히 길게 끌고가는 데도 불구하고 분위기를 잘 잡고 표현하는 것이 괜찮군요... 특히 앨범 첫 부분에서 오르간 비슷한 효과음으로 불협화음 내는건 아주 훌륭한 도입부인 것 같습니다. 요새 자주 듣고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번 앨범의 첫 곡이 "Korea"라는 이름인데... 뭔가 음울한 분위기도 그렇고 헬조선 표현한건가 싶었는데, 물어보니 보컬 Kevin이 언젠가 서울에 잠깐 있었는데 그 때 정말 죽을 정도로 아팠던 때가 있어서 그 경험을 생각하며 만든 곡이라고 하네요... 인터넷 리뷰 보다보니 한국전쟁 얘기인 것 같다 이러는데 이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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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tinymixtapes.com/features/white-suns?page=show
    http://seven1878.blogspot.kr/2011/02/interview-with-white-suns.html


    https://youtu.be/dv4vYICZzok


    7.18.78 / '역사'로 시작해 보자.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밴드 이전의 음악 활동 경험은?

    Dana Matthiessen / 우린 전부 같은 마을에서 자랐고, 음악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해 왔다. Kevin이 노이즈/노웨이브 음악을 좋아하는 건 이미 알고 있었고, 둘이서 우리 집 창고에 처박혀 뻘짓을 하며 놀다가 결국 밴드까지 만들게 되었다. Rick은 나중에 합류했지만, Rick과 나는 예전부터 음악적인 동료로 잘 알고 지냈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도 해 왔었다.

    Kevin Barry / 우리 셋 모두 음향을 만들어내는 경험을 너무나도 하고 싶은 사람들이었고, 금세 모여서 밴드를 결성할 수 있었다.

    7.18.78 / 내가 당신들을 처음 본 건 Maryland 주 Silver Spring의 art space, The Pyramid Atlantic 공연이었다. 거기서 많은 노이즈 음악가들이 공연을 해 왔고, 나도 거기 자주 갔었지만, 당신들처럼 강렬한 건 본 적이 없었다. 갤러리나 art space 등에서 공연하는 것이 조금 이상하지는 않은가?

    Kevin Barry / 뭐, 적어도 나는, 그런 "fine art" 환경에서 공연하는 것이 좋다. 공연에 대한 반응이 아주 색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관객들이 우리가 얼마나 잘 (아니면 잘못) 연주하는지에 관심을 기울인다거나 어떤 부분이 멜로디/후렴구인지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좀 더 형식적인 측면 - 구조, 공간, 질감등등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우리가 작곡할 때 그런 부분에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Dana Matthiessen / 바로 그거다. 그런 타입의 공연장에서 공연할 기회는 적지만, 특별히 Pyramid Atlantic에서 주로 나이도 많고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했을 때는 상당히 이상한 느낌이긴 했지만, 그런 관객들은 우리가 록에 추가하고자 하는 추상에 좀 더 잘 빠져든다.

    Rick Visser / 요즘 세상에 우리가 하는 것들이 딱히 이상할 것 까지는 없는듯 싶다. Pyramid Atlantic 같은 갤러리에서 공연하는 건 좀 더 즉흥음악적인 실험을 할 수 있게 해 준다고도 볼 수 있다. 갤러리의 관객들은 일반적인 관객들보다 좀 더 추상이나 실험에 흥미를 보이고, 좀 더 관심있게 지켜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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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ny Mix Tapes / [Sinews]에 담긴 집중력과 자제력은 대단하다. 여러 곡들이 한 앨범에 담기게 될 때, 이것들은 잘 연결하는 작업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편인가?

    Rick Visser /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공연하는 방식하고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우리는 관객을 곡에 대한 일종의 거울같은, 아니면 리트머스 시험지같은 느낌으로 생각한다. 비단 관객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늘 사용하는 그 더럽고 좁아터진 연습실 말고 다른 장소에서 공연하는 것도 일종의 시험대로 생각한다.

    Kevin Barry / 곡을 만들고 있을 때 보단 직접 공연을 하고 있을 때 '시간'을 느끼기 더 쉽다. 왜냐면, 내 생각에 - 적어도 나한테는 맞는 말이다 - 곡을 직접 공연하고 있을 때 시간에 대한 감각이 더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면, 연습실에 그냥 서서 피드백을 1분정도 유지하고 있다면, 이 1분은 느낌상으로는 30초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공연에서 그런 짓을 하면, 그 1분은 2분처럼 느껴진다.

    Dana Matthiessen / 공간을 사용하는 맥락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공연을 하면 우리는 보통 20~25분 동안 진행하지만, 연습실에서는 보통 2시간 이상을 진행한다. 그러다보니 공연이 끝나면 곡을 좀 더 압축하는 방향으로 작업을 하게 되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우리의 곡에서 특정한 요소가 잘 작동한 이후에는 곡이 좀 더 움직이고, 변화하고, 스스로를 바꾸길 바란다. 그 변화가 적절하기만 하다면 말이다.

    Tiny Mix Tapes / 음악적으로 White Suns의 접근 방식은 지난 몇 년간의 다른 노이즈 록 밴드들(특별히 미국 동부 지역의 밴드들)과는 사뭇 다른 것 같다. 말하자면, 느리게 배회하는 Brainbombs 스타일 혹은 Flipper같이 야만적인 분노를 표출하는 스타일에서 거리를 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Sinews]에는 통제와 긴장의 감각이 명백하고, 이것이 청자에게는 금방이라도 닥쳐올것만 같은 위험의 예감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이런 스타일이 의도적인 것인지, 아니면 주변의 밴드들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온 것인지?

    Dana Matthiessen / 일단 이 이야기는 우리의 관점이라기 보다는 당신의 감상 및 비평에 가까운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Brainbombs 스타일로 곡을 만들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고 말한 것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 내 생각에, 그냥 느릿한 리프 몇 개만 만들고는 노이즈를 적당히 뿌린 다음 누군가를 시켜 소리지르게 하고, "가사? 그냥 같은 문구 10번 반복하고 끝낼거야, 그게 우리 밴드야" 라고 결론을 내리는 건 너무 쉬운 일 같긴 하다.

    Rick Visser / 우리가 만드는 곡들은 멤버 모두가 엄청나게 많은 실험을 저질러 본 후의 결과물이다. 기타 리프라는 것을 만들어 접근하는 멤버는 Kevin 뿐이며, 나와 Dana는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별 짓거리를 다 하면서 곡을 만들어 나간다. 그리고 끝날 때 쯤이면 언제나 곡이 너무 길어져 버려서 - (전부 웃음) - 길이를 어떻게든 줄이는 데 노력하게 된다. 곡 안의 통제의 감각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이렇게 길이를 줄이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걸 수도 있겠다.

    Kevin Barry / 음, 당신이 말하는 음악들은 노이즈라기보다는 록에 가까운 것 같다. 나는 "노이즈"라는 단어가 지난 몇 년 동안 여기저기에서 너무 과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정말로 노이즈 음악을 하는 밴드는 별로 없다. 우리 또한 평소에 "노이즈"와 "록"을 둘 다 동시에 잘 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냥 페달에 발을 올리고 곡 내내 최대 크기로 디스토션을 건다고 해서 그게 노이즈 음악이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나?

    Dana Matthiessen / 우리 곡이 언제나 최대 출력으로 달리는 느낌이 아닌 건 아무래도 우리가 다른 종류의 다이나믹 및 다른 방식의 음향 구조에 관심이 많아서인 듯 싶다. "너무 시끄럽고 고통스러워서 음량 또는 음 높이만으로 야만성을 표현하는"것 보다는 좀 다른 것들에 말이다. 야만성에 아예 관심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는 악기들을 가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노이즈를 만들어내는 데에 푹 빠져 있다. 즉흥음악을 보다 보면 많이 볼 수 있는 그런 느낌이다. 그러니까 "저 멀리", 전혀 다른 쪽이라던지, 아방가르드 같은 음악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Tiny Mix Tapes / 맞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White Suns의 곡은 뭐랄까 덜 형식적인, 좀 더 우연성에 기댄다거나, 사람의 인지에 의존했다고 해야 할지 - 그러니까 말하자면 "잼 연주"라던지 완전 즉흥연주까지는 아니지만, 동시에 전형적인 1절/후렴/2절 구조도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느슨하게 짜여진 작곡을 하게 된 것인가?

    Rick Visser / "느슨하게 짜여졌다"는 게 무슨 뜻인지 좀 더 설명해줄 수 있나?

    Tiny Mix Tapes / 음, 형식적으로 엄격하게 맞춰져 있지 않은 것처럼 들린다는 뜻이었다 - "이 부분이 1절이다" 라던지, "이 부분은 반복되는 부분이다"라는 느낌이 사실상 전혀 없다.

    Rick Visser / 아, 무슨 말인지 알겠다. 그렇게 들린다니 정말 기쁘군! 그런 느낌의 구조로 곡을 만들고 연주하는 것은 내가 White Suns라는 밴드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목표들 중 하나였다. 정해진 횟수로 반복하며 곡이 변화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곡들이 아닌, 분위기와 함께 계속해서 변화하는 음악 - 괜찮은 방식이지.

    Kevin Barry / 그리고 우리는 반복을 모든 곡에 다 있어야 하는 보편적인 요소라기보다는 아주 특별한 형식적 도구로 생각한다. 몇몇 곡들은 반복이 필요치 않다. 그리고 우리가 반복이라는 요소를 활용할 때는 다분히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시간 때우기 용으로 편하게 써먹는 것이 아니라.

    Dana Matthiessen / 뭐 어쨌건 결국에는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대로 흘러가지만 말이다 (웃음).

    Kevin Barry / 멤버들이 모일 때마다 달라지는, 모호한 아이디어이긴 하다, 그러니... 우리는 정말로,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곡의 구조를 결정한다. "기분에 따라"라는 것은 정말로 마음대로 한다는 건 아니고, 우리 스스로가 만족할 때까지 어떤 방식이든 전부 시도해 본다는 뜻이다.

    Dana Matthiessen / 곡을 쓴다는 것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뜻이다. 아니면 결정들을 내리고 그 결정들이 잘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곡을 만들어나갈 때 어느 정도 결단력 있게 하려고 한다.

    Tiny Mix Tapes / White Suns의 소리는 굉장히 "물리적"이다 - 예를 들어보자면, "Fire Sermon"으로 들어가면서 몇 분간 피드백이 심벌즈 소리로 훼손되는 부분이 있는데, 심히 강렬한 부분이라고 할 만 하다. 그런 "물리적인" 측면을 생각하면서 연주하고 작곡하는 것인가?

    Kevin Barry / 아, 당연히 그렇다.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적어도 - 멤버 모두가 그렇다고는 말 할수 없지만, 적어도 기타만 연주하는 나에게는, 우리 음악에서 중요한 부분이긴 하다. 음악에는 물리적인 무언가가 들어가야 한다 - 나는 언제나 그런 음악들을 좋아했다.

    Rick Visser / 계속 질문으로 답변해서 미안한데, "물리적"이라는 것이 무슨 뜻인가? 소리를 듣고 있을때 내가 소리를 어떻게 듣고 있는지를 알아차리게 된다는 그런 의미인가?

    Tiny Mix Tapes / 음, 그렇다. 음향에 물리적인 변화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리고, 알아차리는 것 같이? 청자를 다른 방식으로 "강타하는" 것 말이다.

    Rick Visser / 그렇다면 나 또한 음악의 그런 측면에 항상 관심을 가져 왔었다. 그러한 물리적인 측면을 가장 잘 탐구해 온 사람들 중 하나는 Alvin Lucier일 것이다. 지난 몇년간 그의 공연을 몇번인가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리고 "Fire Sermon"에 대해 말하자면, 곡을 만들 때의 주요 아이디어중 하나였다 -

    Dana Matthiessen / "Fire Sermon"의 주제는 다양한 조성을 활용하고, 이 조성 변화가 곡의 일부가 되게 하는 것이었었지.

    Kevin Barry / 그 다음에는 록 음악처럼 날려버리는 것이었고.

    Dana Matthiessen / 맞아, White Suns에 있어 '짐승이 되는 부분'이 있지.

    Rick Visser / 하지만 우리는 그런 짐승 부분과 Lucier 스타일의 실험음악을 같이 대비시켜 보여주잖아 -

    (모두 웃음)

    Dana Matthiessen / 곡 전체에 짐승 파트가 없게 만들면 아마 아무것도 안 될 거다 (웃음).

    Kevin Barry / 네 발로 기어다니는 정도까지는 안 되도록 간신히 붙잡고 있는 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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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ndcamp :: https://whitesuns.bandcamp.com/album/psychic-drift

    https://youtu.be/VVQPpUBLRLg

     

     

    2017/12/03 0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