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whitehouse: bird seed
    [...]/[Whitehouse] 2023. 3. 19. 01:40



    https://youtu.be/ZsmKSWr99mA

    *********************************************************************************************

    http://www.susanlawly.freeuk.com/textfiles/wbinterview03.htm

    2007. 02

    Judith Howard> 흠, 어떤 의미에서 새로운 음향으로의 길이 열렸다고 보는 것인지, 예를 들어줄 수 있겠는가?

    William Bennett> 이전 앨범들에 비해선 어쿠스틱 악기들의 비중이 확실히 많아졌다고 할 수 있겠다 - 이는 사실 전자음악 밴드라고 (심지어 홈페이지의 FAQ란에도 써 두었다!) 설명을 하고 있는 우리와는 좀 모순되는 특징이긴 한데, 하지만, 내가 가끔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음악의 수단 자체에 대해 독선적인 입장을 취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옛 사운드를 사용하는 밴드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에 과하게 집착한 적도 없었고. [Asceticists 2006]을 만들 때 세웠던 단 한 가지 규칙은 처음 구상했었던 컨셉과도 잘 부합하는 것이었다. 이 규칙은 사실 우리가 항상 가져 왔었던 규칙으로, 전통적인 방식, 이미 잘 정리된 방법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는 규칙이다. 예를 들자면, 퍼커션이라던가 멜로디라던가 하는 요소를 사용해야 할 때,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방식으로만 사용하려고 해 왔었다.

    Judith Howard> 당신이 예전에 언급했었던 '금욕주의(asceticism)'의 개념과도 관련이 있는 것인가?

    William Bennett> 그렇다, 아주 그렇다. 내가 생각하는 미니멀리즘 예술과도 연결되어 있다. 나에게 있어, 감정적인 흥분은 부정이라는 것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일부러 안 한다는 것에서 나온다. 이 개념은 굉장히 강력해서 모든 감정을 압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간단하게 들 수 있는 예시로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가 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들 사이에는 단순한 키스신조차도 없지만, 둘 사이의 강렬한 긴장감은 영화 전반에 뚜렷하게 만연해있다. 물론, 부정할 만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영역이라면 어떤 영역이던지 간에 이 개념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부정을 하는 것 자체가 애초에 아주 어려운 일이지만.

    Judith Howard> 라스 폰 트리에 및 다른 감독들의 도그마 95 영화들도 예시로 볼 수 있을까?

    William Bennett> 아주 훌륭한 예시다. 사실, 도그마 영화로 여겨지지는 않지만, 라스 폰 트리에의 [다섯 가지 장애물]은 아주 훌륭해서 도덕적이라고까지 평할 수 있는, '금욕주의자' 원리의 잠재력이 충만한 영화다. 이 잠재력을 느끼게 된다면 당신이 무엇을, 어느 정도까지나 진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Judith Howard> 내가 꼭 묻고 싶었던 주제는, 최근 몇 년 동안 발생했던, 부틀렉과 해적판에 대한 당신의 상당히 강경한 입장에 대한 논란이다. 이에 대해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해 줄 수 있겠는가?

    William Bennett> 기본적으로, 무슨 말이 나오든지간에 상관없이, 나에게 부틀렉/해적판 이슈는 경제적인 문제나 예술가의 자주성에 대한 저작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큰 레이블 회사의 일부가 아니며, 아주 작은 규모의 단체이기 때문에, 우리의 활동에 대한 모든 것이, 자주 들어오는 친절한 협업 문의들보다는, 우리의 레이블인 Susan Lawly를 통해서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Susan Lawly를 통해서 진행해야만 꾸준한 품질로 앨범을 제작할 수 있으며, 원래 의도했던 바를 가장 확실히 표현할 수 있다. 이 정도의 통일성은 사실 대다수의 레이블이나 예술가들이 갖추지 못한 특징이며, 내 생각에 업계의 사람들은 대체로 이 통일성의 가치를 이해해 줄 것으로 믿는다. Christoph Heemann(H.N.A.S. 멤버)이 제작한, 끔찍할 정도로 저급한 품질의 Whitehouse 해적판을 보았을 때 나는 정말로 심하게 화가 났다. 우리가 표현하고자 했던 바를 완전히 무시한 해적판이었기에. 나는 그 해적판에서 그냥 손쉽게 몇푼 벌어보자는 값싼 의도 이상의 것을 읽어낼 수 없었다. Ron Lessard(Emil Beaulieau)가 최근 이런 문제에 대해 거만한 의견을 보였다고 들었는데, 뭐 스스로 나름의 의견을 갖는 것, 자기 음악의 부틀렉을 만드는 걸 독려하는 것이야 개인의 권리겠지만, 그 의견은, 나에겐 전혀 아니다. 나는 우리가 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신뢰하고 있으며, 우리가 의도한 바로 그대로 결과물이 나오길 바란다. 그래서 우리의 모든 작품은 Susan Lawly를 통해서 만들어져야만 한다.

    Judith Howard> 마지막 질문으로, 당신은 요새 발표나 세미나를 꽤 자주 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이 활동들이 작품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말해줄 수 있겠는가?

    William Bennett> 개인적으로는 발표하는 것 자체를 즐기며,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또한 나는 많은 사람들이 '미친 음악'들이 인간에게서 나오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미친 음악 또한 예술의 한 영역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받아들이길 독려하지만, 그 미친 음악들 뒤의 아이디어와 동기, 논리 전개를 좀 더 명확한 구조로 설명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미스테리에서 나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언제나 좀 두려워해왔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의 작품을 좀 더 명확히 설명하고, 토론하고, 의견과 관심사를 나누는 것은 몇 가지 측면에서는 분명히 좋은 일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음악의 마법은 잃지 않은 채로 음악적 경험을 더 강렬하게 만들 수 있다.

    *********************************************************************************************

    http://www.susanlawly.freeuk.com/textfiles/wbinterview04.htm

    2006. 10

    Carl Holmes> 새 앨범의 이름은 [Asceticists 2006] 이었다. 스스로를 "금욕주의자"(Asceticist)로 본다는 의미인가?

    William Bennett> 어떤 측면에서는 그렇다. 문자 그대로의 의미라기보다는 예술에 대한 태도에 관련된 의미로. 내가 생각하는 금욕주의는, 미니멀리즘에 대한 나만의 정의에 기반하고 있다: 무언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단순한 선언을 넘어서는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 할 수 있는 것을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것이다. 나는 펑크나 초기 전자음악에서 많은 밴드들이 그런 미니멀리즘 스타일의 음악을 했었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그들의 선택이라기보다는 그들이 록 스타덤에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악기를 제대로 연주할 줄 몰랐었으니까. 뭐 그 자체로는 아무 문제도 없지만, 예술에 있어서의 금욕주의를 생각해 보자면, 금욕주의란 우리가 일반적인 음악을 만들 줄 알지만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추었지만 그 능력을 사용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것이다.

    Carl Holmes> 자진해서 미니멀리즘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것인가?

    William Bennett> 그러하다. 달리 선택지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행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자의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이해가 되는가?

    Carl Holmes> 종교적인 영역에서, 무언가를 일부러 금지함으로써 보다 더 높은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법과 비슷한 것 같다.

    William Bennett> 정확하다. 좋은 비유라고 생각한다. 우리 멤버들이 동굴 속에서 은거한다거나 하고 있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같다.

    Carl Holmes> 스스로 자청해서 빈곤함을 경험하는 것?

    William Bennett> 그렇다. 이번 앨범에 대해서라면, 예술에 대한 태도라는 측면에서. 하지만, 당연히 이 비유를 인생의 어떤 측면에라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섹스라던가, 음식이라던가, 술이라던가 등등 말이다.

    Carl Holmes> 스스로가 부여한 것이든 외부의 압력에 의한 것이든, '제한'이라는 것이 보다 더 거대한 표현의 자유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는가?

    William Bennett> 언급했던 금욕주의적인 방식으로 작용하기만 한다면야, 그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관찰해 온 바로는 대부분의 예술은 그런 식으로 진행되지 않는 것 같았다. 어떤 영역에서건, 사람들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왜 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질문해 봐야 한다. 내가 느꼈던 것은, 특별히 음악이라는 영역에서는, 사람들은 어떤 '숨은 의도'를 갖고 작품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악을 시작한 후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 경험이 쌓이고 악기를 다룰 줄 알게 되며 노래도 부를 줄 알게 되고 예산도 풍족해져 좀 더 나은 스튜디오에 갈 수 있게 되면, 엄청나게 구린 곡들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 때 그 사람들의 마음속에 숨어 있던 의도를 보게 되는 것이다.

    Carl Holmes> Whitehouse의 음악은 풍성하고 복잡한, 아주 정교하게 짜여진 패키지의 한 부분 같다.

    William Bennett> 맞는 말이다. Whitehouse의 음악은 정교하게 짜여져 있으며 이를 통해 청자는 음악 그 자체보다는 청자 자신을 즐기게 된다. 우리의 음악은 음악보다는 청자나 관중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 몇몇 사람들은 이를 강렬하게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종류의 음악들, 문학들, 영화들도 마찬가지다. 몇몇 사람들은 폭발과 욕설, 약간의 섹스 같은 것을 그저 그냥 보고 싶어한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본능적이고 대중적이어도 딱히 상관 없다. 내 관심을 끄는 것은 작품이 다른, 보다 더 다양한 레벨에서도 작용하게 되는 순간들이다. 그 때야말로 음악에서 진정한 희열을 얻을 수 있는 순간이다.

    Carl Holmes> 누군가에게 당신들의 공연을 보러 갈 예정이 있냐고 물어보면 보통 대답으로 "그런 파시스트 쓰레기들을 볼 시간 같은 건 없어!" 같은 대답을 듣곤 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William Bennett> 단어의 정의를 따르자면 나나 Philip Best를 파시스트라고 부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만드는 음악은 개인에 대한 음악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특정한 사회적 그룹이나, 사회학이나, 정치적인 의제에 대해 말하지 않으며 세계나 사회를 바꾸려는 시도도 하지 않고 있다. 모든 것이 전부 감정에 대한 것이며, 완전히 개인적인 내용들이다. 그러니 파시스트라는 단어의 정의를 생각해 보면, 우리는 파시스트라고 할 수가 없다. 게다가, 더 나아가서, 우리를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은 우리가 사실은 지구상에서 가장 물러터진 자유주의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정말로, 단어 자체의 의미를 충실하게 만족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확히 자유주의자다. 이런 사실을 볼 생각이 없는 좁은 시야의 사람들과는 논쟁을 시작하고 싶지 않다. 조금이라도 도발적인 음악을 하다 보면 청자들로부터 다양한 반응을 얻게 되는데, 이 반응들에는 사실 청자가 본 것에 대한 내용보다는 청자 자신에 대한 내용이 더 많이 들어있다. 누군가가 파시스트 타령같은 코멘트를 달며 키보드를 두들긴 것을 볼 때마다, 나는, 그 사람들이 얼마나,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지한 사람들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들은 어떠한 진지한 생각 없이, 자신이 말하는 단어가 무슨 의미인지 찰나의 고려조차 없이, 정의에 대한 이해조차도 없이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단어의 뜻도 모른 채로 단어를 남발하는지 아는가? 잠시 멈추고 이 사람들에게 단어의 의미를 물어보면 그들 중 단 한 명도 제대로 된 답을 하지 못할 것이다. 파시스트 같은 딱지를 붙이는 것은 빠르고 쉬운 일이지만, 딱지를 붙이는 사람의 내면에 있는 무지함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그런 일을 항상 하고 있다.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각자만의 다양한 터부가 있다. 나는 사실 '사회적 통념'이라는 개념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이 '통념'이라는 것이 얼마나 진실과 정반대일 수 있느냐에 대해서이다. 사회적 통념은, 보통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해서 직접 내린 결론보다는, 삶을 살아가며 사회적으로 획득한 믿음을 반영하고 있다.

    Carl Holmes> 사회적인 통념은 히틀러를 터부시하지만 다른 시간대의 비슷한 인물은, 예를 들자면 칭기즈 칸 같은 인물은, 뭐랄까 만화 등장인물 정도로 여기는 것 같다.

    William Bennett> 최근 TV에 나온 좋은 예가 있다. 동물 권리를 위해 활동하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 남자는 뒤에서는 다른 사람의 할머니의 무덤을 파헤치고 다니고 있었다. 재미있는 건 그 남자가 다른 사람의 할머니의 무덤을 파헤치고 다녔다는 이유로 7년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아니, 이미 죽어버린 사람의 무덤인데 말이다. 감옥에서 7년간이나? 그런데, 이 프로그램 직후에 나온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기독교 고고학자였던 Tony Robinson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 사람은 중세시대에 영국에 묻힌 사람들의 무덤을 파헤치고 다니고 있었다. 발굴한 다음 "흠 이 무덤의 주인은 여자였고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설명하고 있었다. 자, 첫 번째 남자와 두 번째 남자 사이의 차이점을 말해 보라, 무덤의 주인이 죽은 시점이 현재냐 아니면 400~500년전이냐 말고 다른 부분이 있기는 한지?

    Carl Holmes> 아마 할머니의 친척들이 아직 살아 있어서 그 사람들이 고소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

    William Bennett> 그게 무엇이 중요한가? 만약 지난주에 한 고아가 죽어서 묻혔다고 해서 우리가 아무런 사법적인 처벌 없이 그 고아의 무덤을 파헤칠 수 있는가? 이 예시에는 극단적으로 다른 두 가지의 반응이 있다. 둘 다 똑같은 짓을 하고 있는데, 한 남자는 Channel 4 방송국에서 돈을 받고 있고, 다른 남자는 7년동안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Carl Holmes> 보다 더 최근에 발생한 일이었기 때문이 반발이 생긴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가?

    William Bennett> 딱히 그렇지 않다. 완전히 똑같은 행위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무덤을 파헤치면 안 된다는 터부는 단순히 무덤에 묻힌 사람의 친척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 아니다. 다른 온갖 이유들로 인해 무덤을 파헤쳐 시체를 꺼내면 안 된다는 터부가 생긴 것이고, 이 터부에선 묻힌 사람이 19세기에 묻힌 사람이냐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냥 그러면 안 되는 일이다. 음악을 예로 들자면, 80년대 초반에는 사람의 다리뼈를 가지고 악기처럼 연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실제로 요크셔에 사는 한 남자가 자기 인더스트리얼 밴드 멤버들과 함께 교회의 한 무덤을 파헤치다가 잡혔었는데, 그들은 곧바로 체포되어 실제로 감옥에서 좀 살았다. 무덤을 도굴하는 것은 법전에 범죄라고 적혀 있는 일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Tony Robinson은 해도 되었던 것이다. 다시, 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으로 돌아왔다.

    Carl Holmes> 아까 당신은 자유주의자라는 개념에 대한 당신만의 정의가 있다고 말했었다. 그 정의에 대해 말해줄 수 있겠는가?

    William Bennett> 당신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일' 이나 할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허락한 일'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 부분이지만), 그리고 사회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일' 사이에는 의미의 차이가 있다. 흔히 혼동하곤 하는 차이이다. 사람들은 이 두개의 서로 다른 개념을 섞어,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 처럼 잘못 생각하고는 한다. 자유주의에 대해 말하자면, 내가 말하는 자유주의는,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믿음이 아니다. 그냥 내가 내 인생을 사는 데에 있어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이냐에 대한 생각이다. 나는 내 행동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려 한다. 왜냐면, 나 자신의 열정을 담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것이 나에게 있어서의 자유주의다. 동료의 압박, 사회의 압박이라는 것은 정말 거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결국에는 타인을 만족시키고,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사회에 소속되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은 당신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다. "그런 짓은 하면 안 되지, 그런 패거리랑 같이 다니면 안 된다구" 같은 소리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런식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 특정한 패거리나 사회에 대해 평가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인생을 어떻게 살고자 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생각하는 자유주의의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기에.

    Carl Holmes> [The Extreme Music From…] 시리즈. 아프리카, 러시아, 그리고 이제 곧 중국 버전도 나올 예정이다. 가난이 보다 더 강렬하고 가치 있는 예술을 낳는다는 뻔한 소리가 사실이라고 생각하는가?

    William Bennett> 음악을 만드는 데 무엇을 사용하냐 따위보다 음악 자체가 훨씬 중요하다. 음악 잡지를 보면 온통 PC냐 Mac이냐, 아날로그냐 디지털이냐, 바이닐이냐 CD냐, 증기기관이냐 전기냐 따위를 가지고 엄청나게 많은 지면을 할애해 논의하고 있다. 음악 제작방식에 있어 아주 미묘한 차이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아이티에 가서 그 나라 사람들이 만드는 음악을 공부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도 음악을 만들 수 있다. 손에 잡히는 돌멩이, 자갈, 망치, 손톱, 톱, 나무토막 따위로도 말이다. 그들은 그렇게 가장 강렬하고 'extreme'한 음악을 만들 수 있다… 'extreme'이라는 단어 자체에는 딱히 의미가 없다. 마치 'very'라는 단어가 단어 자체의 뜻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처럼. 하지만 'extreme'이라는 단어는 강렬함의 정도, 감정적 격렬함의 정도에서 의미를 갖는다. 그들은, 우리가 컴퓨터와 PA 시스템과 랩탑, 디지털 기술을 가지고 만드는 수 많은 음악들이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게 정신을 강타하는 음악을 만들 수 있다. 배울 점이 많은 부분이다. 이 부분이 내가 금욕주의적인 노선을 택하려고 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어떻게 만드냐 같은 것 보다는 무엇을 만들었는가가 중요하다. 중요한 질문은 "그래서 결과로 나온 음악이 좋은가 아닌가?" 이다. 나는, 상당히 많은 경우에, '기술'이 일종의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PC가 낫냐 Mac이 낫냐, Cubase가 낫냐 Logic이 낫냐 같은 주제의 토론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한다. 그런 넌센스에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다. 음향을 통해 자신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 집중해야 하는데 말이다. 또 다른 흥미로운 예제로 버마를 들 수 있는데, 버마에는 일종의 '트랜스 음악'이 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트랜스는 테크노 장르 중 하나가 아니라 말 그대로 트랜스 상태를 일으키는 음악을 말한다. 주로 퍼커션이 들어가지만 꼭 퍼커션이 있을 필요는 없는, 강렬한 리듬과 음향으로 청자를 깊은 트랜스 상태에 빠지게 하는 음악. 버마 사람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음악을 들으며 트랜스 상태에 빠진다. 음향을 통해 진정으로 깊은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 음악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여부는 상관없다. 나는 정말 좋아한다. 그들의 음악은 확실하게 먹히고 있으며, 그게 중요한 것이고, 그들은 딱히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아무것도 없는채로 그렇게 엄청난 음악을 만들고 있으며, 음악에 대한 이 교훈이 사실이라면, 다른 대부분의 것들에도 똑같은 교훈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가난이라는 주제는 흥미로운 주제다. 핸드폰, 이메일, 기타등등이 없으면 우리는 존재할 수 없다는 망상에 빠져 사는 현대인들에게서 그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던 것들을 빼앗는다면 말이다, 아까 음악을 통해 얻은 교훈 속에서 잘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그 병신같은 것들이 없을 때 우리 인생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Carl Holmes> 당신이 하고 있는 것, 그리고 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시간을 들여 이해하려 하는 사람들이 받을 수 있는 '보상'은 무엇인가? 예를 들자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William Bennett> 나는 사람들을 설득해서 뭔가를 하게 하려는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나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지식을 말하자면, 방심하고 있는 사람에게 인생이 통째로 뒤바뀌는 경험이 찾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야말로 정말 재미있는 부분이다. 가장 기대를 안 하고 있는 사람에게 그런 경험이 찾아가는 것이다. 갑자기, 예를 들자면 자동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한다거나 다리가 부러지는 일을 당한다거나 하는 것 같은 사건이 들이닥치고, 이 사건이 발생하는 바로 그 순간, 그 나노초의 순간에, 모든 것이 느려지면서 앞으로의 삶이 이전과 같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이제는 도저히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다리가 부러지는 그 순간 이제는 다리가 부러지기 전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예시들을 보다 보면 이런 경험들이 안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가끔, 삶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야말로 이런 경험이다. 좀 더 재미없는 예시를 하나 더 들어보겠다. 나에게 일어났던 최고의 일들 중 하나는, 내가 빈집털이를 당했던 일이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정말 좆같이 끔찍한 일이지만 말이다. 빈집털이를 당하면 그 좀도둑놈들을 전부 죽이고 싶어진다. 그 도둑놈들은 내가 가진 모든것을 다 가져갔다, 정말로 모든 것을 말이다. 비디오 장비, 음반들, 콜렉션 전부, 스테레오 시스템, 그 전부를. 하지만 이 경험이야말로 내 인생에서 일어난 최고의 경험이었다. 나는 빈집털이를 당한 그 순간 갑자기 깨달았다. (종교적이라거나 영적인 경험이 아니라는 것을 미리 말하고 싶다. 그런 것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더 이상 내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에 얽매여 있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었다. 이제는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도둑 사건이 일어나기 1달 전 바르셀로나에서 공연을 했었는데, 바르셀로나는 정말 멋진 장소였었다. 좆 까라, 씨발. 바르셀로나로 당장 떠날거다. 좋아, 돈도 있고, 아무 짐도 없으니, 당장 공항으로 가서 가장 빠른 비행기를 타고 바르셀로나로 갈 거다. 그리고 나는 정말로 그렇게 했다. 그리고 이 결정이야말로 내 인생에서 가장 멋진 것이었다.

    *********************************************************************************************

    http://www.susanlawly.freeuk.com/textfiles/whinterview02.htm

    2003. 01

    Judith Howard> 사람들이 당신들을 비평하면서 받아들이는 것, 혹은 거부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아니면 무시하려고 하는 편인가?

    Philip Best> 나는 우리 음악에 대한 모든 종류의 반응을 즐긴다.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거나 상관 없이 말이다. 사실, 좀 변태적이긴 하지만, 나는 우리 음악에 대해 비명을 질러대며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하는 타입의 반응들을… 가장 좋아하곤 한다. 하지만, 당신도 알고 있겠지만, 음악이라던가 가사라던가 공연에 대한 비평과 반응들은, 호의적이거나 그 반대이거나 둘 다, Whitehouse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이 밴드의 작업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나는 특별히, Whitehouse에 대해 단적으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사람들, 또는 의혹의 시선을 던지면서도 한번 더 탐험해 볼 의지를 갖고 있는 그런 사람들의 반응을 즐긴다. 그런 종류의 사람들이야말로 중요한 부류이다. 청자들이 Whitehouse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한 발자국 더 내딛어 보려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다…

    William Bennett> 맞다, 나도 Philip의 말에 상당히 동의한다 - 우리가 청자들로부터 유도하는 반응이야말로 우리의 예술에 있어 의심의 여지 없이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Whitehouse는 강렬한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설계되었으며, 이를 통해 일종의 극단적인 깨달음이 된다 - 우리는 우리 자신들의, 문제가 많아 보이는, 영혼을 거울처럼 들여다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http://www.susanlawly.freeuk.com/textfiles/wbinterview02.htm

    2002. 02

    Judith Howard> [Cruise] 앨범에 대해 사람들이 보여준 반응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다양한 반응이 나온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William Bennett> 두 가지 점을 짚고 싶다: 첫 번째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주 과소평가하곤 하는 부분은, Whitehouse는 청중의 반응이 정말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예술이라는 것이다. 이 말이 우리가 음악을 만드는 과정과 음악 자체를 소홀히 생각한다는 뜻은 아니다 -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종종 세세한 부분에 심할 정도로 집착하기도 한다. 가끔은 쓰잘데기없는 완벽주의를 추구하기도 하고. 하지만, 정말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측면인데, 음악이라는 것은 사람들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매체이다. 따라서 음악은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개념까지 포괄한 단어이며, 당신이 언급했던 것처럼, '반응'들도 전체적인 과정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구성한다. 나는 [Cruise] 앨범을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하는데, 그 이유는 [Cruise] 앨범이 사람들의 반응을 극과 극으로 편향시킬 수 있는 앨범이기 때문이다. 편향이라는 현상은 좋은 것이다. 이를 통해서 사람들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의 편린을 보인다. 논의의 대상이 되는 작품 자체보다도, 그 작품에 대해 논의하는 사람들에 대한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이 드러남의 과정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다른 이들에게는 거울에 비친 적을 보여주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Judith Howard> 그러하다면, [Cruise]가 그 '편향'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William Bennett> 흠, 재미있는 질문인데, 뭐 100% 확신할 수 있는 부분은 없겠지만, 'Princess Disease'의 음악적으로 전혀 전형적이지 않은 접근법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앨범의 중심에서 또아리를 틀고 있는 'Public' 때문이라거나, 'A Cunt Like You'처럼 짓궃은 마무리라던가, 앨범 제목이 암시하는 동성애적인 느낌이라던지, 가사 전반의 주제나 대상 때문이라던지.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주장하고 싶은 것은, 이 모든 논의는 사실 앨범이 나오고 사람들이 다 들어 본 이후의 분석이라는 것이다. 앨범을 만들 때 저런 생각들을 한 건 전혀 아니었으며, 나는 이런 앨범들을 평생 만들어 오고 있고, 앨범을 만들 때마다 제대로 하기 위해 엄청나게 고심한다.

    Judith Howard> 전반적으로 [Cruise]는 다른 Whitehouse 앨범들 보다 더 어두운 것 같다.

    William Bennett> 맞다, 나는 요새 금욕주의적인 사고방식에 심취해 있다. 미니멀리즘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당신이 가지고 있고 즐기고 있는 것들을 의도적으로 거부하거나 지워 버리는 것에, 스스로를 부정하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의도적으로 제거하는 것에 있다 - 허무주의의 진정한 미학은 그 곳에 있다. 이런 기준이 없는 미니멀리즘은 그냥 아무것도 아닌, 쓰잘데기없는 무능에 불과하며, 여기저기에 널려 있다.

    Judith Howard> 언론의 반응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William Bennett> 우리는 단 한 번도 언론의 주목을 받으러 노력했던 적이 없었다. 반응을 보여 준 언론들에게는 진심으로 감사한다. 보통 우리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주는 몇몇 사람들이 리뷰를 작성해 준다. 특정한 잡지가 우리를 리뷰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그거야 그들의 당연한 권리이다. 몇몇 잡지들이 우리나 Susan Lawly 레이블의 다른 음반들을 의식적으로 전부 리뷰하지 않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우리의 존재를 '입증'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
    http://www.susanlawly.freeuk.com/textfiles/vertigo.htm

    2001

    Gareth Birckbeck> 공연을 할 때라던지 아니면 녹음을 할 때, 음악의 순수성을 추구하는가 - 당신의 음악이 카타르시스 보다는 긍정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둘 다 섞여 있다고 보는가?

    William Bennett> 개인적으로는 우리의 음악이 카타르시스라고 여기지 않는다 - 긍정적이라, 맞다, 하지만 단순한 '긍정적인 경험' 이상의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좋은 커피 한 잔을 하는 것과 비슷한 긍정적인 경험이다 - 하지만 그 커피가 당신을 깨워 주고 활력을 넣어주기보다는 허공에 주먹질을 하고 싶게 만든다거나 몸 전체를 전기충격으로 채운다거나 같은, 음악에서 얻을 수 있는 놀라운 감정들을 불러일으키는 것일 뿐이다.

    Gareth Birckbeck> Whitehouse의 음악은 인류에 대한 혐오나 폭력성 속에서 점차 죽어가는 음악이라고 오해될 여지가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당신은 극단적인 경험을 탐구하고 있기도 하고. 인류 자체나 인류의 문명에서, 당신이 보았을 때 마음속에 분노가 일어나는 부분이 있는가?

    William Bennett> 나는 인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인류의 목적이나 도덕성 같은 것에 분노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종종 인생 전부를 인류와 인류의 문명에 대해 분노하며 낭비하고, 늙은 후에는 더 이상 분노를 유지할 수가 없게 되어 이전까지의 허무주의적인 사고관과 타협하게 된다. 나는 인류가 지구의 다른 동물들과 딱히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인류에게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특별한, 흥미로운 부분이 존재한다면, 아마도 인간은 스스로가 결국 언젠가는 죽을 운명이라는 것을 깊이 이해하고 있고 이 진실이 집단으로서의 그리고 개인으로서의 인간의 행동에 궁극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이리라.

    Gareth Birckbeck> 요즘의 록 음악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는가? 혹은, 당신의 미학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가?

    William Bennett> 전혀 없다. 록은 정말 짜증나는 음악이다 - 어째서인지는 잘 설명을 못 하겠는데, 록은 내가 싫어하는 음악적 요소를 전부 가지고 있다 - 록은 보수적이고, 잘난척으로 가득하며, 이 좆같은 세상을 자신이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록의 소리는 끔찍하며, 기타와 드럼이야말로 역겨운 딸딸이용 악기이다. 그리고 절망적인 음악이기도 하다 - 그냥 '록' 이라느니 '메탈' 이라느니 하는 단어만 봐도, 이 음악들은 늙은 정신을 가진 늙은 사람들을 위한 음악인데도, 아직도 끊임없이 워너비들이 나와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자기 운이 좋기를 바라고 있다. 클리셰를 클리셰로 덮고 그 위에 클리셰를 처 바른 음악이다. [Rolling Stone]이나 [Q]나 [Spin]같은 음악잡지를 아무거나 하나 집어 보면 매 주마다 그런 워너비들이 넘쳐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 음악들은 이미 예전에 다 들어보았으며 이젠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그런 워너비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블랙잭 테이블에서 불쌍한 도박 중독자들을 지켜보는 딜러가 된 것만 같다. 그리고 나는 지난 10년동안 기계들과 얼굴 없는 프로그래머들, 프로듀서들이 컴퓨터를 가지고 음악계를 서서히 정복해나가는 과정을 즐겼다 - 음악은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록 앤 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죽어가는데에 조금이나마 일조하는 것도 기쁜 일이다.

    Gareth Birckbeck> 가사적으로나 컨셉적으로나, 당신의 노래는 극단적인 내용으로 차 있다. "Extreme Music from Woman" 같은 행사에 참여했던 행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당신을 여성혐오 성향으로 여기는 의견들이 있는가?

    William Bennett>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경향이 있다 -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는 다른 누군가에게 잘못 이해되고 있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어떤 방식으로든 논리적으로 설명한다거나 정당화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사람들은 혼자서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여성혐오 양아치? 예술병 환자에 게이인 병신? 양쪽 모두 환영하고, 그렇게 불리는 것이 자랑스럽다. 하지만 이 것이 어떤 진실을 표현한다거나, 가리는 것은 전혀 아니다.

    *********************************************************************************************

    http://www.susanlawly.freeuk.com/textfiles/whinterview01.htm

    2000

    William Bennett> 개인적으로는 좀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다양한 방향에서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다. 우리가 다루는 주제들이 너무 전문적인 주제들이어서, 매스 미디어의 주목을 받게 된다면 아주 위험한 폭발물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단지 존재하기 위해서만이라도 언더그라운드에 숨어야만 한다.

    Chris Chantler> 하지만 밴드가 단순히 밴드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만을 청자로 두고 음악을 설파하고 있는 꼴이 아닌가 하는 걱정은 없는 것인가? 아무것도 기대하고 있지 못하는 순진한 면상들에 음악을 던져보고 싶은 충동은 없는가? 아니라면, 너무 안전한 방식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은 없는가?

    William Bennett> 무슨 느낌인지 알고 있다. 80년대 초반처럼 우리가 뭘 할지 어떠한 예상도 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의 면전에 대고 공연을 하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관객이 보여주는 반응의 종류 자체가 다르다. 다시 그렇게 해 보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다.

    Chris Chantler> 이 시점에서 나는 극단적인 현대예술과 Whitehouse를 비교해 보고 싶다. 아이들의 손바닥으로 만든 Myra Hindley(역주: 아동연쇄살인 Moors Murders 사건의 범인 중 한명) 초상화(역주: Marcus Harvey의 작품)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미디어가 주목하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뉴스까지 타는데, Whitehouse의 충격적인 노이즈는 언더그라운드 웹사이트에서 알 만한 사람들에게만 팔리면서 지하실에서 공연이 이루어진다.

    William Bennett> (한숨을 쉬며) 그렇다. 우리 또한 이런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 본 적이 있다. 예술계에서는 어디까지 허용이 되는가에 대해… 문학과 영화, 음악, 예술을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주제다. 분야마다 갈 수 있는 한계치가 아주 다르며, 어디까지가 허용되고 어디서부터 충격적인지 또한 천차만별이다.

    Peter Sotos> 가장 큰 차이점을 들자면, 다른 작품들은 '무엇이 충격적이고 무엇이 허용되는가'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 처럼 보이고, 그 부분이 실제로 작품의 핵심을 차지하지만, Whitehouse는 언제나 보다 더 개인적인 주제들에서 나온 음악이었다는 것이다.

    Chris Chantler> 대화를 하면서 당신들은 Whitehouse가 개인적인 관심과 취향에서 비롯된 밴드라고 계속해서 주장해 왔다.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Whitehouse를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경험'의 극단이라고, 청자의 얼굴에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과 현실의 추악함을 짓눌러 바르는 밴드라고 생각해 오고 있었는데, 당신들은 이런 평가에 대해 긍정이나 부정을 하지 않으려 하고 있고, 그 덕에 Whitehouse에게 모호함이 씌워지고 있다. 이런 모호함 때문에 혼란이 발생하며, 책상머리에 앉아 타블로이드 신문이나 숭배하는 자칭 도덕주의자들은 스스로가 옳다는 믿음을 가지고 당신들을 흑과 백으로 나누려 한다. Whitehouse의 음악에 '도덕'이라는 주제가 들어 가 있긴 한가?

    William Bennett> 나는 언제나, 도덕이라는 것에 딱히 심오한 의미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해 왔다. 사람들이 '도덕'에 대해 고민하고 논쟁하는 이유는 그 사람들의 의견 자체에 딱히 논리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Chris Chantler> 분노, 증오, 악의, 냉혹, 역겨움, 절망, 공포 - Whitehouse의 음악은 청자에게 가장 깊은 어두움을 꽂아넣는다. 밀도 높은 감정과 열렬한 허무주의가 섞여 불안한 혼합물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Whitehouse의 음악은 완전히 부정적인 음악인 것 같다. 혹시라도 긍정적인 요소가 조금이라도 있긴 한가?

    William Bennett> 나는 우리의 음악이 완전히 긍정적인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음악으로 다가가겠지만, 그리고 그 누구도 우리의 음악을 '활기찬' 음악이라고 말하진 않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면 다들 놀랄 것 같긴 하다…

    Chris Chantler> '카타르시스'라고 할 수 있을까?

    William Bennett> 나는 그 단어를 쓰지 않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사회에서 잘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사회생활에서 딱히 문제를 갖고 있지 않으며, 사회부적응자같은 존재가 아니다.

    Peter Sotos> 여러가지 측면에서 나와 Philip Best는 그렇게까지 핵심적인 위치는 아니다, 왜냐면 Whitehouse는 기본적으로 William Bennett의 머릿속에서 나온 아이디어고, 우리는 그 아이디어에 참여할 수 있는 허락을 받은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Whitehouse의 공연을 하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특정한 종류의 부정적인 감정을 분출시켜 없애는 행위하고는 아무런 상관도 없고, 사실 그것의 정 반대라고 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여기에 참여할 수 있어서 운이 좋은 편이다, 나는.

    Chris Chantler> 그렇다면 공연을 할 때나 녹음을 할 때, 행복하다… 고 할 수 있는 감정을 느끼기도 하겠군? (Whitehouse는 웃음을 터뜨렸다)

    Philip Best> 곡을 만들 때 절대적인 환희에 가득 차 있는 상태까지 간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 밴드를 시작하고 곡을 만들기 시작한 목적이 내면 속 깊은 불행함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

    William Bennett> 말하자면, 그리고 내가 절대적인, 철저한 무신론자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밝히고 말하고 싶은데, 음악을 하다 보면 때때로 영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 올 때가 있다. 뭐랄까 한 단계 높은 곳으로 닿는 느낌이 있고, 이 때엔 주먹을 있는 힘껏 강하게 쥐고 이빨이 부서질 정도로 꽉 물게 되는데, 이 순간이야말로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흥분이 찾아오는 순간이다.

    Chris Chantler> 80년대 중반쯤 Whitehouse가 샌프란시스코 공연에서 Slayer와 같이 공연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Slayer는 전자음악에 가까웠었나, 아니면 쓰래쉬 메탈에 가까웠었나?

    William Bennett> 당시 우리가 그들의 가사 일부를 가져다 불렀던 기억이 난다. 그 때 그런 음악을 하는 밴드가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었다. 그 곡이 무슨 곡이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가사는 분명 Josef Mengele(요제프 멩겔레)에 대한 내용이었다. 80년대 중반만 해도, 심지어 메탈 밴드라 하더라도 그런 주제를 가지고 가사를 쓴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다.

    Peter Sotos> 그 당시에는 Venom이나 Slayer같은 밴드들이 있었고 그런 밴드들은 진정으로 극단적이고 위험한 밴드로 여겨졌으며 사람들이 엄청나게 빨아댔었다. 데스 메탈이라는 장르가 겪었던 상황과 같다. 하지만 당신이 그런 밴드들을 보고 겪게 된다면, 결국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사실만을 알게 된다. 당신은 언제나 실망하게 될 뿐이다. 시끄럽게 떠들어 봤자 현실은 그보다 못할 뿐이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한 구조가 있어서, 망할 데스 메탈 밴드들 마저도 코러스-솔로-브릿지 구조를 가진 곡들을 써 댄다. 아직도 그런 공식을 따르고 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나중에, 대화를 하다가, Sotos는 결국 [Reek of Putrefaction]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Chris Chantler> 그러면 Whitehouse는 음악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Peter Sotos> (건조하고 낮은 목소리로) 모두 Whitehouse 같은 소리를 내야 한다.

    William Bennett> 오늘날의 음악에는 상상력이 크게 결여되어 있다. 예술계와 비교해 보면, 우리는 사실상 르네상스 시대에 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모두가 형식을 따른다는 말이다. 유화를 써야만 하고, 정해진 프레임 속에서 그려야만 하고. 예술계가 흥미로운 이유는, 형식과 구조라는 측면에서 음악계보다 훨씬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이 덜 상업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좀 더 추상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Peter Sotos> Whitehouse는 음악 바깥에 존재한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Whitehouse는 언제나 장르나 유행을 떠나서 존재했었다.

    William Bennett>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것 너머로 훨씬 더 넓은 목표의 바다가 있다. Whitehouse가 아직 하지 못한 것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다. '이보다 더 멀리 갈 수는 없다'는 것은 절대 사실일 수 없는 명제다.

    Chris Chantler> 다음 Whitehouse 앨범(역주: [Cruise])에 대해서도 적용되는 말 같다.

    William Bennett> 나는 Whitehouse의 음향의 진화에 대해 다양하게 실험해 왔으며, 이는 청자들의 인내심의 한계에 도전하는 결과를 낳았다. 새 앨범은 결코 사그러들지 않으며 무자비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 곡까지 재생하기 힘들어할 것이며, 그들의 신경을 긁는 앨범이 될 것이다.

    Chris Chantler> Whitehouse의 팬들조차도 말인가?

    William Bennett> 물론이다. 그 동안 Whitehouse에게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 중 다수가 떨어져 나갈 것이다. 그들은 이번 앨범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이, 새로운 사람들이 이번 앨범을 좋아할 것이라는 말은 아니다. 반대로 아마 우리는 이번 앨범을 통해 많은 수의 팬을 잃을 거라고 예상한다. "A Cunt Like You" 같은 곡을 고른 이유는 이 곡이 우리의 새로운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지만, 이 곡 보다 두세 단계는 더 앞으로 나가고자 한다. 새로운 영역으로 갈 것이다. 좀 이상하지만, 진정으로 사악한 음악으로. 사람들이 믿고 있는 영역보다 더. 정상적인 사람들이 참을 수 있는 영역보다 훨씬 더 바깥으로 나갈 것이다.

    *********************************************************************************************

    http://www.susanlawly.freeuk.com/textfiles/wbinterview01.htm

    2000. 09

    Judith Howard> 새 앨범 (역주: [Cruise]) 의 이름은 정해졌는가?

    William Bennett> 몇몇 수록곡들의 제목은 확정되었지만 앨범 자체의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임시로 붙여 둔 이름은 있지만 아직은 공개할 때가 아니다. mp3.com 사이트에 이미 올라가 있는 "Movement 2000"이 수록될 예정이다. Peter Sotos와 Steve Albini의 작품인 "Public"이라는 곡도 들어 갈 예정이며, 이 곡은 [Mummy and Daddy] 수록곡 "Private"의 연장선상에 놓인 곡이다. "Private"를 둘러싸고 상당한 논쟁과 비난이 오갔었지만, 나는 "Public"이 이번 앨범의 다른 '음악같은' 곡들을 잘 돋보이게 해 줄 수 있는 일종의 포장지로 생각한다. 몇몇 사람들은 이런 방향의 곡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보내 주었었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대부분은 싫어했다. 하지만, 무슨 의견이 나온다고 해도, 나는 "Public"이 파워 일렉트로닉스라는 장르를 가장 잘 대표하는 곡이라고 믿는다.

    Judith Howard> "Movement 2000"을 발표했을 때 여러가지 이유로 부정적인 의견이 많이 나왔던 것 같은데, 의견을 말해달라.

    William Bennett> 나는 "Movement 2000"이 대단한 곡이라고 생각하며, 이 곡은 엄청나게 유명해졌다. 비판을 많이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좋은 것이다. 이런 종류의 음악은 의견을 양분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 사실, 우리가 그 동안 게시판에 썼던 여러 글들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Mummy and Daddy]의 거의 모든 수록곡들이 비슷한 평가를 받았었다. 대부분의 청중으로부터 좋다는 의견을 받는 것은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다.

    Judith Howard> '노이즈' 음악의 현재 상황에 대한 의견을 말해줄 수 있겠는가?

    William Bennett> '노이즈' 음악? 흠, 아쉽지만, 거의 바닥을 친 상황이라고 본다. 흔히 말하는 '재패노이즈' 음악을 하는 장발의 프로그레시브 록 팬들은 죽었다. 나는 그들이 사실 처음부터 '빌려 온 시간'을 살고 있었다고 본다. 그 장르는 80년대 후반 시작될 때 부터 순전히 이국적인 일본 반문화에 매료된 서양인들에게 의존해서 시작했었던 장르였다. 본디지를 비롯한 일본 포르노그래피, 교복을 입은 동양적인 여학생들, 새롭게 유행했던 비디오 게임들, 망가와 애니메이션 등등, 일본이 제공하는 대안적인 문화와 미학이었을 뿐이다. Masonna라던가 Violent Onsen Geisha라던가 어쩌구저쩌구 하는 CD들 그리고 CD를 포장하고 있는, 그 뭐냐, '오비'들… '오비'? 맞다, 그 CD 겉에 포장지처럼 둘러져서 일본어로 뭐가 쓰여 있는 귀엽고 작은 띠지 말이다. 일본인들이 그 띠지를 '오비'라고 불렀던 것 같다. 정교하고 가끔은 섹시하기까지 한 표면이 커피 테이블 위에 놓여 있으면 환상적으로 보인다. 특별히 헤비 메탈 팬이나 비슷한 사람들이 차 한잔 마시러 오면서 커피 테이블 위로 시선을 줄 때 말이다. 어떤 사람이건 간에 100 CD 짜리 'Merzbox'에 'Merzposter', 'Merzbook', 'Merzmobile', 아니면 뭐가 되었든지간에 그런 걸 갖고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그 사람의 'Merzrom'이나 다른 CD를 딱히 재생하지 않고 있어도 잘 먹힐 거다). 하지만 이 광경에서, "음악은?" 이라는 질문을 반드시 던져야 한다. 나는 언젠가 Whitehouse와 다른 '노이즈' 밴드들 간의 차이에 대해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내 개인적인 의견은 제쳐두고라도,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은, Whitehouse는 누군가 정말로 듣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 재패노이즈 팬들이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자기들이 팬이라고 주장하는 그 음악들을 자기가 정말로 정기적으로 듣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고 본다. 대다수의 '재패노이즈 팬'들은 사실 록 앤 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내용은 어디에 갔는가? 극단적인 음향과 노이즈의 활용은 아주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그 '커피 테이블 표명' 이상의 수단이 될 수는 없다.

    Judith Howard> 하지만 [Extreme Music From Japan] 같은 컴필레이션을 만드는 데 참여하기도 했었잖는가?

    William Bennett> 나는 그 앨범이 훌륭한 앨범이라고 생각하며 '재패노이즈'라는 장르가 정점에 올랐을 때의 가장 중요한 앨범이라고도 여긴다 - 하지만 그 앨범 이후 재패노이즈라는 장르는 어떤 방식으로든 진보, 발전을 해야만 했었다. 그리고 명백히, 그러질 못했다.

    Judith Howard> 특정한 매거진들, 예를 들자면 [The Wire], [Select] 등등이 Whitehouse를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며, 특별히 최근 얼터너티브와 인디펜던트 밴드들을 다루었던 Martin C. Strong의 책 ([The Great Alternative & Indie]) 에도 의도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William Bennett> 뭐 어떻게 본다면 짜증나는 일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너무 유치하게 하찮으며, 스스로의 무식함과 멍청함을 드러내는 꼴 밖에 안 되지 않나. 하지만, 지난 20여년간 해 온 음악을 나 스스로는 진심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불멸성' 이라던가 '명예' 같은 걸 바라지는 않는다. 역사적인 가치를 입증받고 싶지도 않고, 내 이름이 책자에 실리기만을 바라며 남들의 후장을 핥고 다니고 싶은 마음도 없다. 게다가, 좀 이상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이 밴드의 존속과 성공 여부는 매체에 이름이 언급되지 않고 계속해서 덜 유명한 채로 있을 수 있느냐에 크게 달려있다. 만약 우리의 전문 분야 - 면상을 후려치는 듯한 내용의 주제와 대상들 - 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고 사람들이 주목하기 시작한다면,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더 말해 보자면, 만약, 당신이 말한 것처럼, 누군가가 우리를 의도적으로 배척하려 한다면, 그건 우리에게는 사실 칭찬이다. 우리의 존재 가치를 제대로 입증하는 일이다. 그래, 록은 광폭하고, 좆같은 반항아들이고, 진짜 저항세력이고 - 악마의 음악? 뭐 그럴 것이다, 록 음악 하는 놈들의 미성숙한 꿈 속 세계에서는. 당신이 언급했던 그 책에 대해 첨언하자면, 웃긴게 그 책에는 Come이라는, 우리가 만들었던 Come의 이름을 베낀 미국 록 밴드가 [Rampton] 앨범을 만들었다고 잘못 기재되어 있더군. 요새 누가 Come에 대해 신경이라도 쓰나?

    Judith Howard> 요새 관심있게 보는 것은 무엇인가? 영감을 받는 대상은?

    William Bennett> 내가 관심을 갖는 대상 중 대다수는 이미 지난 음악들에서 주제로 등장했었다. 현재 내가 집착하는 것은 특정한 타입의 가정폭력, 폭식증이나 거식증 같은 식이장애와 이에 관련된 다른 증상들과 결과들이다. 최근 나는 영어로 쓰여진 책들 중에서는 흥미로운 책들을 많이 찾지 못하고 있다. 물론 영어로 쓰여진 책들 중에도 영감을 주는 좋은 책들이 있긴 하며, 당연히 Peter Sotos의 최근작 [Tick]은 아주 훌륭한 책이다. 아마 내가 책을 정말 열심히 찾아 보는 성격이라, 영어로 쓰여진 책들 중에서 아직 보지 못한 책들이 이젠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즘은 프랑스어나 스페인어권의 책들을 읽고 있다. 예를 들자면 최근에는 사드 백작의 가장 덜 알려진 책들을 다시 한 번 읽고 있으며, 보다 더 무명인 책들도 읽고 있다. 추천하고 싶은 책 리스트는 웹페이지에 올려 두었다.

    Judith Howard> 작년 바르셀로나 공연에서 벌어졌던 일에 대해 진실을 알려 달라.

    William Bennett> 무슨 의미인가?

    Judith Howard> 뭐, 여러가지 뜬소문이 많이 돌고 있던데…

    William Bennett> 아주 훌륭한 공연이었다 - 우리가 지금까지 해 온 공연들 중 가장 훌륭한 공연 중 하나였다. 시끄럽고 무례하며 거의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고 있었고, 아름다운 공연장에, 관객들은 자리에 앉아 있었고, 공연장 내부로 들어올 수 없었던 100~200명의 관객들은 밖에서 큰 스크린으로 공연을 보고 있었다. 몇몇 관객들은 우리의 공연을 보고 환멸을 느낀 것 같았다. 주로 록이나 메탈 팬들, 그것도 우리의 공연을 실제로는 처음 보는 사람들이 그랬는데, 우리더러 관객을 존중할 줄 모르는 놈들이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 같았다. 아니 씨발 대체 뭘 기대했던 것이길래? 그 공연에 대해서 웹사이트에 많은 글들이 올라오긴 했었다. 공연이 끝나고 무대 뒷편과 호텔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수없이 많은 소문들이 돌아다니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선 아무 언급도 안 하겠다.

    *********************************************************************************************

    http://www.susanlawly.freeuk.com/textfiles/bailey.htm

    1996

    "그런 스타일을 적용해 보았자 안 먹힐 거다!" William Bennett은 댄스와 테크노 음악 형식에 대하여, 그렇게 말했다. "댄스 음악은 춤을 추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먹힌다 - 하지만 동시에 음향의 순수성과 잠재력을, 극단적인 감정들을 열망하는 특성들을 희석시킨다. 게다가 댄스 음악은 유행을 너무, 너무 빠르게 탄다 - 나는 유행이라는 것에 상관이 없는 음악을 원한다."

    *********************************************************************************************

    http://www.susanlawly.freeuk.com/textfiles/whinterview03.htm

    1983. 4. 25.

    Jo Smitty> 언제 시작했으며, 왜 시작했는가?
    William Bennett> 3년 반 전쯤이었나… 공허함을 채우려고 시작했다.

    Jo Smitty> 라디오를 듣는 편인가 TV를 보는 편인가?
    William Bennett> TV를 본다.
    Kevin Tomkins> 맞다, TV 본다.

    Jo Smitty> 음악이 청자에게 요구해야만 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William Bennett> 특별히 그래야 할 만한 것이 없다. 그러니까, 왜 그래야 하는지?

    Jo Smitty> 음악을 시작하고 나서 누군가가 당신들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을 때 기분이 어떠했나?
    William Bennett> 음, 나는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좋아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갑자기 깨달았던 순간은 없었다.

    Jo Smitty> 아무도 좋아할 수 없을 정도로 공격적인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가?
    William Bennett> 아니.

    Jo Smitty> 흠, 그렇다면, 당신 밴드의 목적은 무엇인가?
    William Bennett> 그저 즐거움 그 자체를 위해서다.

    Jo Smitty> 당신과 청자들의 즐거움 말인가?
    William Bennett> 그렇다.

    Jo Smitty>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같은 것이 있는가?
    William Bennett> 없다.

    Jo Smitty> 그냥 재미로 하는 것인가?
    William Bennett> 즐거움 때문이다. 재미는 경박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경박하지 않다… 진지하다.

    Jo Smitty> 중심이 되는 철학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는가?
    William Bennett> 즐거움. 무슨 대가를 치루더라도 말이다.

    Jo Smitty> 사드 백작에게서 가져온 것인가?
    William Bennett> 맞다.

    Jo Smitty> 그의 책을 읽어 본 적이 있나?
    William Bennett> 전부 다 읽어보았다.

    (Come Organisation 레이블 밴드들, Maurizio Bianchi, Ilse Koch, Peter Kürten, Peter Sutcliffe, 영화 [M] 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Jo Smitty> 어째서 그렇게까지 '욕을 처먹어도 싼', '끔찍한' 사람들을 숭배하는 것 같은 태도를 취하는 것인가 - 그들의 어떤 부분에 끌리는가?
    William Bennett> 그들은 대단한 사람들이다!

    Jo Smitty> 어떤 의미에서 말인가?
    William Bennett> 그들은 한 인간이 열망해야 하는 모든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즐거움을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표현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서 가장 최대의 것을 추출했다.

    Jo Smitty>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즐거움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었다. 옳지 않은 일 아닌가?
    William Bennett> 아니다.

    Jo Smitty> 그러니까 당신은 타인에게서 무엇을 빼앗아 가더라도 옳다는 말인가?
    William Bennett> 옳다는 것이 무엇인가?

    *********************************************************************************************



    http://www.susanlawly.free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