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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noliths & Dimensions
    [...]/[Sunn O)))] 2023. 3. 20. 15:18



    https://youtu.be/y3b7oNYf22s
    "Big Church [[megszentségteleníthetetlenségeskedéseiteké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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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thewire.co.uk/in-writing/interviews/sunno_exclusive-interview-transcripts_stepheno_malley

    Sunn O))) 독점 인터뷰 전문: Stephen O'Malley
    Joseph Stannard
    [The Wire] 302호 기사를 위한 인터뷰
    2009년 4월

    Joseph Stannard> [Monoliths & Dimensions]이라는 앨범 제목은 Sunn O)))의 핵심을 직관적으로 짚어 낸 이름 같아 보인다. 하지만, 앨범의 실제 내용물은 Sunn O)))의 음악들 중 가장 복잡한 음악을 담고 있다. 이런 괴리가 의도된 것인지, '전형적인 Sunn O))) 앨범'을 기대하던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서?

    Stephen O'Malley> 나는 "Monoliths & Dimensions"라는 이름을 뭐랄까... 겉보기에는, 단순하다기보다는 간단한 '무언가'의 속에 깃들어있는 복잡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이름이라고 본다. Sunn O)))의 음악은 언제나 그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지만, [Monoliths & Dimensions]은 처음으로 그 무언가에 진짜로 집중할 수 있었던 앨범이었다. Sunn O)))의 다른 앨범들도 그랬었듯이, [Monoliths & Dimensions] 또한 앨범의 이름을 정하기까지 수많은 후보들이 있었다. 하지만 강조할 만한 부분은, "Dimensions"라는 표현은 모든 후보들 사이에 존재했었다는 것이다. 모든 가제들 사이에 언제나 있었다. "Monoliths & Dimensions"라는 제목은 Sunn O)))의 컨셉을 말 그대로, 문자 그대로 표현한 제목이다, Sunn O)))의 음악을 집어들고는 상세하게 분석한 후 결과로 내놓은 설명 같은 것이다."

    Joseph Stannard> 탈락한 제목 후보들에 대해 알려 줄 수 있을지?

    Stephen O'Malley> 최종 제목을 정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라면 밝히지 않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관련된 사람들 중 일부는 아직까지도 다른 제목 후보들을 제안하고 있지만... 나는 굳세게 맞서겠다. (웃음)"

    Joseph Stannard> [Monoliths & Dimensions] 세션에서 만들어졌지만 앨범에는 수록되지 못한 곡들이 많다고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버리는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결정을 내리게 되었던 것인지?

    Stephen O'Malley> 흠, 어떤 식으로 진행했었는지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첫 세션은 2007년 10월 시애틀에서 진행되었고, 2주간 작업을 진행하면서 여러 아이디어들을 탐구했었다. 일부 아이디어들은 이미 어느 정도는 살이 붙어 있었던 것들이었고, 다른 일부는 이 세션에서, 스튜디오 안에서 만들어진 아이디어들이었다. 사실 [Monoliths & Dimensions]의 모든 수록곡이 이 첫 세션에서 다 작곡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후 결정을 해야만 했었다, 2CD 앨범으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그냥 1장짜리로 할 것인지? 우리는 1장짜리 앨범으로 만드는 것이 더 현명한 길이라고 결정했다... 그러니까, 만들어진 곡들이 하나하나 제각기 강한 자기주장을 가진 곡들이어서, 앨범을 너무 길게 만들면 오히려 너무 과도하게 되어버리는 방향으로 갈 것 같았다. [Monoliths & Dimensions]의 분위기는 좀 더 '열려' 있다... 그러니까, 강렬한 앨범이고, 공격적인 특성들을, 기타 음향을 통해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사방에서 압박해오는 밀실 공포증의 느낌은 가지고 있지는 않은 편이다 - 이 '밀실 공포증'의 느낌은 [Black One]의 주된 주제였었다, [Black One]은 과도하게 강력한, 숨쉴 틈 없이 사방에서 압박해오는 듯한 앨범이었다. 반면 [Monoliths & Dimensions]은 "좋아, 이번에는 반대쪽 측면을 노출시켜 보면 어떨까?"같은 생각에서 나온 앨범이었고. [Black One] 시기의 우리는 각자 개인사적으로 어두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고 - 적어도 나는 그랬었다 - 그 시기를 지나며 보다 더 현명해지게 되었다. [Monoliths & Dimensions]에 담긴 정서는 그러한 정서이다. 이 세션에서 만들어진 곡들 중 "Kannon"이라는 이름이 붙은 다른 곡들이 있는데, 이 곡들은 [Monoliths & Dimensions] 수록곡들과는 연결되어 있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컨셉적으로는 연결되어 있다.

    Joseph Stannard> 그 "Kannon"들은 [Monoliths & Dimensions]와는 다른, 독립적인 곡들인지?

    Stephen O'Malley> 시작부터 완성되어 있던 곡들이었다고 본다. [Monoliths & Dimensions]에 수록된 곡들은 시간이 지나며 스스로 발전했던 곡들이었다.

    Joseph Stannard> Sunn O)))의 이전 앨범, [Black One]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개인사적인 어두움에 대해 멋대로 휘젓고 다니고 싶지는 않다...

    Stephen O'Malley> 좋다. (웃음) 많은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하곤 한다.

    Joseph Stannard> 그런 사람들이 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Stephen O'Malley> 나는 이렇게 말한다, "내 음악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 건가?" 일종의 캐치-22다. 그러니까, 그런 종류의 것들은 언제나 그렇지만, 시간이 지난 후 뒤를 돌아보면 더 명확하게 보이는 법이다, 인생의 그런 시기들 말이다. 나는 그렇게 뒤를 돌아보고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를 돌이켜 보다 보면 상당히 놀라곤 한다. 이제는 모든 것이 명확하게 보인다. 많은 것들이 이해가 된다... [Black One] 발매 후 진행되었던 투어에서 온갖 좆같은 일들이 일어났었다. 그 무렵 Sunn O)))은 엄청나게 많은 공연을 하고 있었고, 스스로 말해보자면, 당시의 나는 완전 미친 병신새끼처럼 굴었었다.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그 당시 내가 겪고 있던 개인적인 문제들에 대해 그 무렵의 나는 그런 식으로밖에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행이었던 것은, 나의 가장 가까운 동업자 Greg과 다른 사람들이 그런 나를 견디면서 같이 지내주었다는 것이다. Sunn O)))는 나 하나의 병신같은 짓 정도로는 흩어지지 않을 만큼 강한 밴드였다. 지금 보며 좀 웃기다고 할 만한 것이, [Black One]은 대놓고 그런 분위기를 풍겨 대는 앨범이었다는 거다. 분위기 측면에서 보자면 [Black One]은 Sunn O)))의 감정적인 부분들 중 특정한 영역을 상당히 대놓고, 냉혹하게 탐구하는 앨범이었다. Sunn O)))와 관련하여 내가 항상 놀라는 것은, 우리가 새로운 앨범을 만들 때 마다 그 앨범 속에 밴드 스스로를 무언가의 화신으로써 새롭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나에게는 Sunn O)))의 모든 앨범들이 제각기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며, Sunn O)))의 이런 측면이 우리의 음악, 케미스트리, '불'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Joseph Stannard> [Black One] 이후 많은 사람들이 Sunn O)))를 가리켜 '블랙 메탈 밴드다'라는 분류를 했을 것 같다. 실제로 Sunn O)))가 수많은 장르들 중 '블랙 메탈'을 선택해 자리잡은 거라고 생각하면서.

    Stephen O'Malley> 으음. [Black One]은 상당히 흥미로운 앨범이다, [Black One] 시기에 Sunn O)))에서 일어나던 몇 가지 일들도 그렇고. 하나는, [Black One] 발매 이후 음악계를 넘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예술계에서도 우리에 대해 알게 되었고,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으며, 심지어 [New York Times] 지에 우리 기사가 실리기도 했었다. 또 다른 하나는 [Black One]의 음악적 방향이 우리에게 있어서 새로운 탐구였다기보다는, 이전부터 아주 오랜 시간동안 우리에게 영향을 주었던 것들, 아마도 Earth Melvins를 제외한 다른 모든 것들의 총합체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나는 애초에 1990년대 초반부터 블랙 메탈 음악들을 주제로 한 팬 잡지를 만들고 있었으며, 앨범 디자인에도 참여해 보고 레이블에서 일을 해 보기도 했었다. 그러니 블랙 메탈이라는 건 나에게는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는 개념이었다. 지금 돌이켜 보자면 [Black One]은 긴 시간 끝에 마침내 분출된, 마침내 빠져나오게 되었던 것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 아주 오랜 시간동안 빠져나온 (웃음). 음악적으로 보자면 블랙 메탈에서 나온 앨범이 맞다고 할 수 있을 듯 싶다.
     또한, [Black One]은 Greg과 내가 블랙 메탈에 대해 각자 가지고 있던 관심이 가장 커지던 시기의 앨범이기도 했다. 그러니까, 나는 여전히 블랙 메탈을 좋아하고 있으며, 지금 내 안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지간에 우리가 듣고 있는 음악의 팔레트 안에서, 어쩌면 그보다 더 넓은 맥락 속에서 블랙 메탈이 아주 중요했던 때가 있었고, 지금은 다시 사그러드는 시기가 된 것 같다. 그러하니, 처음부터 블랙 메탈이라는 방향을 향해서 갔었다기보다는, 미학 혹은 분출의 측면에서 블랙 메탈의 영향을 받았었다고 보며, 결과적으로는 방향성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고 본다. 나에게는 오히려 [Flight Of The Behemoth]의 첫 두 트랙들이 Burzum, Emperor, Immortal 같은 음악들에 더 가깝게 보인다. 추상적인 음악을 통해 다양한 미학을 시도해 보면 온갖 다른 결과들이 얻어질 수 있으며, [Black One]에서 다른 미학을 탐구했었다면 블랙 메탈과는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왔었을 것이다. 그 무렵 Sunn O)))는 검은색 로브를 의상으로 입었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시작부터 뭔가 마음속에 저항감을 가지고 있었다. 검은 로브를 입어보자는 아이디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이미 "그런 걸 입을 수는 없어, 완전 뻔하잖아!"라는 의견이 나왔었었다. 하지만 그러다가 곧 [Black One]이 완성되어 발매되었고, 검은 로브를 입는 것은 상당히 적절한 방향인 것 처럼 보이게 되었던 것이다.

    Joseph Stannard> 그리고 특정한 기표(signifier)를 이용하려 한다면, '뻔한 것'이 사실은 아주 효과적인 것이 될 수 있다...

    Stephen O'Malley> 흠, 뭐랄까 의식(ceremony)적인 미학, 제례(ritual)적인 미학, 아니면 무슨 미학이 되었든지간에 무튼 미학을 가지고 이것저것 해 보려 하면, 특정한 기표들은 청중들의 인상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언가'가 '어느 것'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많은 진실들을, 많은 희망들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니 그런 일종의 의식적인 미학의 일부로써, 나는 검은색 로브 의상이 [Black One]에 아주 잘 맞는 것이었다고 본다. 블랙 메탈이라는 장르가 언제나 가지고 있었던, 그리고 헤비 메탈도 가지고 있었던 사탄 숭배 혹은 오컬트와의 연관성을 생각해 보면. 물론 Sunn O)))는 그런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밴드가 아니다.

    Joseph Stannard> 덜 뻔한 부분으로는, [Black One]에 협업했던 음악가들 중에 미국의 '노이즈 학자' John Wiese가 있었다는 사실이 있을 것이다. John Wiese 음악을 애초에 좋아했던 것인지?

    Stephen O'Malley> John Wiese가 만든 앨범들 중 내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는 앨범 3개가 있는데, [Magical Crystal Blah]라는 이름의 리믹스 앨범들이다. 이 앨범들은 일종의 프로젝트성 앨범으로 John Wiese가 사람들과 여러가지를 교환하는 음악을 담고 있는데, 그러니 말하자면 리믹스라기 보다는 협업 앨범이다. 정말 좋은 앨범들이다. Sissy Spacek에서 만든 음악들도 훌륭하다. John Wiese는 이전에도 Sunn O)))의 몇몇 곡들의 편집 및 프로듀싱을 맡아 줬었다.
     
    *** 질문이 누락되어 있습니다 ***

    Stephen O'Malley> 아니다. Sunn O)))의 궤도로 외부의 사람들이 하나하나 들어오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운 과정들이다. 가끔씩은 그 사람들이 Sunn O)))의 음악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게 되기도 하고,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머무르는 경우도 있고 때에 따라선 잠깐동안만 머무는 경우도 있다. Attila Csihar는 누가 봐도 알 수 있듯이 현재는 밴드의 가장 중요한 협업자가 되었고, Oren Ambarchi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짧은 기간동안만 협업을 했지만 정말 멋진 경험을 선사해 주었던 사람들도 정말 많이 있다: John Wiese Xasthur, 그들이 보여주었던 너그러움, 예를 들어보자면 Xasthur의 보컬이 없었다면 [Black One]은 지금같은 앨범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Joseph Stannard> 현재 미국의 언더그라운드 노이즈 씬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들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주제가 될 것 같다. 현재의 노이즈 씬은 '확산'에 엄청나게 주력하고 있는 것 같다: 온갖 한정판 카세트 테이프, CD-R, 선반 제작 바이닐들이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Stephen O'Malley> 만드는 모든 것들, 말 그대로 '모든' 것들을 발매하지는 않는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러니까, 적어도 나는 그렇다. 최근에 John Wiese이 나에게 메일을 보냈었는데, 여기에 이런 식의 내용이 있었다: "아, 아직 발매 못한 앨범이 산더미같아. 하나라도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이런 생각이었다, "John, 너 이미 엄청나게 많이 발매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의 답변은 이러했다, "아니, 아직 발매하지 못한 것들, 전부 정말 멋진 녀석들이라고!" 그러니까 내 말은, John Wiese가 자신이 만드는 모든 것들을 발매하려고 하는 것은 멋진 관점이다, 일종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니. 하지만, 내가 그렇게 한다면, 나는 잘 모르겠다. 나는 뭐랄까 좀 더... 신중하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것들을 선별하고 골라내는 위치에 있게 되면, 굳이 모든 것들을 발매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녹음을 하지만 앨범으로 발매하는 단계까지 가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할 수도 있다. 지난 몇 년간 나는 운이 좋게도 연극 회사와 함께 일을 할 수 있었고, 연극을 위한 음악을 만들 수 있었다. 어떻게 보자면 이렇게 음반을 위해서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음악을 만드는 것은 뭔가 안도감이 드는 일이었다. '상품'을 음악 업계의 사이클에서 벗어나게 하는 일은 적어도 나에게는 제법 드문 경우다, 미술 작품을 위한 음악을 만들거나, 갤러리라던가, 아니면 영화 배경음악이라던가. 하지만 내가 현재의 노이즈 씬에 대해 질적인 평가를 내릴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인 것은 아니다. 나는 John Wiese의 앨범들 중 많은 앨범들을 좋아하며, Prurient 등등 다른 밴드들의 앨범들도 많이 듣고 즐기고 있다. 한때 Wolf Eyes 앨범들을 정말 많이 들었었는데, 솔직하게 말하면 지난 몇 년간은 거의 듣지 않았다. 아마 지금 언급한 세 밴드가 거의 전부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한 4~5년 전의 음악들까지만 쫓아 듣고 있는, 느린 상황이다.

    Joseph Stannard> Dominick Fernow(Prurient)는 현 시점 노이즈 씬의 '골든 보이'일 것이다. 물론 검은 빛의 금이겠지만.

    Stephen O'Malley> 흠, 재미있군. 스포트라이트를 전면에 받게 될 때, 모든 것이 주어졌을 때에 "좋아 카세트 20개를 발매했군...". 언더그라운드에서 수집가들 용으로 발매한 것이라면 멋진 발매겠지만, 사람들의 열기가 식어가고 당신의 앨범을 보다 더 차갑게, 면밀하게 분석하기 시작하는 때가 오면, 예술가로써는 그런 다작이 좀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사실 내 음악 작업에서 나오는 결과물은 전부 발매할 예정이야. 그리고 그 발매된 음반들 전부가 내 음악 작업을 표현하는 화신인 것은 아니지"같다고 해야 할지. 그러니까, Sunn O)))의 앨범은 Sunn O)))의 음악 작업을 그대로 표현하는 화신으로써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Sunn O)))가 만들어 온 모든 음악들이 그러했던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일부는 라이브 앨범 또는 한정판으로만 발매하는 것이다. 그런 앨범들은 1만장이나 제작할 필요는 없는 앨범들이다, 그냥 LP 500장 정도면 충분하지. 나는 운 좋게도 Prurient의 라이브를 몇 번 정도 직접 봤었고, 같은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었다. 그 날 Prurient Khanate와 함께 공연을 했었다. 애틀란타였고, Khanate, Prurient, Wolf Eyes가 공연하는 날이었다. Dominick Fernow의 다른 몇 번의 공연들도 직접 봤었고,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이기도 하다. 그는 현재의 언더그라운드가 존재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연료'가 되는, 멋진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음반 가게, 레이블, 직접 만드는 음악들, 쓰는 글들, 사진들... Dominick Fernow가 하는 모든 것들이.

    Joseph Stannard> Sunn O)))의 음악 작업에서 공동으로 하는 작업은 어떻게 시작하는 편인가?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과 알게 되는 계기는 주로 어떤 것이 있는지?

    Stephen O'Malley> 흠, 우선,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사람들이 어째서 함께 모여 공동으로 작업을 하게 되는지, 그 이유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언제나 '음악'이다. 그렇기에, Sunn O))) 앨범 크레딧에 올라 있는 사람들이 언뜻 보기에는 상당히 다른 분야에서 온 사람들 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다들 음악 때문에 모여서 함께 작업을 하게 된 것이다. 음악과, 그 음악 뒤의 아이디어 때문에. "좋아, Sunn O))) 음악에 현대음악적인 작곡 방식을 도입해 보자고"같은 생각을 한 다음, Eyvind Kang(비올라 연주자 및 편곡가)과 함께 Gerard Grisey  Iancu Dumitrescu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영감을 받게 되었다. 관심이 생겨서 그 사람들의 음악을 찾아 듣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흠, 이거 정말로 괜찮을 것 같은데." 알겠는지? Sunn O)))은 언제나 어쿠스틱 악기들 및 합주단을 활용하고 싶어했었다, 하지만 단순히 현악을 더한 메탈 밴드 같은 느낌이 나지 않게 활용하는 방법은, 대체 뭐란 말인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실은 음악, 음향, 음조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악기 같은 건 부차적인 문제다. 그렇기에 [Monoliths & Dimensions]에 참여한 사람들은 전부 그런 맥락 속에서 앨범에 참여했던 것이고, 그런 식으로 연주했던 것이다. Eyvind Kang이나 Julian Priester(Sun Ra/John Coltrane/Herbie Hancock 등등과 함께 연주했었던 트롬본 연주자)같은 사람들이 [Monoliths & Dimensions]에 진지하게 참여했던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였다. "와서 연주 한번 해 봐"같은 느낌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런 아이디어가 있는데 어때"같은 분위기였지. Eyvind Kang은 대단한 '통역사'였고, 다른 사람들도 전부 제대로 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연주를 했다... '진짜' 메시지를. [Monoliths & Dimensions]는 Sunn O)))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앨범들 중 가장 솔직한 앨범일 것이다. 거기에 더해 가장 매력적인 앨범이라고도 생각한다. 연주자 제각각이 자신의 모습을 온전하게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들어가 있는 곡들을 골라 앨범에 수록했던 것이, 그 매력의 이유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이번 앨범에 참여했던 것 만큼, 우리는 이번에 Randall Dunn(Sunn O))) 엔지니어)의 도움을 정말 많이 빌렸다. Randall Dunn은 놀라울 정도로 대단한, 정말 창의적인 사람으로, 본인도 대단하지만 그것보다도 처음에는 생각치도 못했을 다양한 창조적인 사람들을 한 곳에 데려와 융합시켜 더 대단한 것을 만들어 낼 줄도 아는 사람이다. Eyvind Kang도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어딘가에서 아는 사람들을 데려와 하나의 거대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사람. Randall Dunn Earth Asva와의 작업에서도 비슷한 일을 해내고 있다. 뭔가를 움직인다거나 뒤흔든다거나 하는 사람이 되려는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 [Monoliths & Dimensions]에 참여했던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그 또한 음악만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이 부분을 더 흥미롭게 만들려면 뭐가 필요할까, 여기에 담긴 비전을 넘어선 다음 단계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정말로 좋아하고 흥미로워할 만한 음악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Sunn O)))의 작업에 관련해서는, 참여자 개인의 에고가 들어가기 시작하면 상당한 문제가 된다, 그렇게 되면 모든 측면에서 제한이 걸리기 시작하기에. 그 동안의 Sunn O))) 작업을 통해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다. 그냥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음악 그 자체가 스스로, 연주자들 사이의 특별한 상호작용과 케미스트리를 기반으로 삼아 알아서 자라나게 내버려 두는 것이, 직접 차를 운전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나는 Sunn O)))의 음악을 그런 식으로 생각하려고 하는 편이다: Oren Ambarchi Attila Csihar와 Greg과 내가 구성하고 있는 밴드가 아니라, Sunn O)))이라는 것이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물론 각각의 구성원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며 각자의 연주 스타일이라던가 음악적인 자아가 강하게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언제나, '음악' 그 자체가 무엇보다도 우선하고 있다. [Monoliths & Dimensions]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도 이러한 측면에 매력적으로 다가갔던 것 같다고 본다. 그러니까, 음악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Dylan Carlson(Earth 기타리스트)이 합창단 부분을 작곡했었겠는가? 다들 알다시피 그는 기타로 작곡을 한 후 그 부분을 합창단 용으로 변형했던 것이었다. 생각하자면 기이한 일이다. 아니면 Attila Csihar가 터널이라던가 그런 것들에 대해 헛소리를 지껄이는 것에 맞춰서 Julian Priester가 소라 껍질을 불도록 하게 만드는 것은, 음악이 아니면 설명이 불가능한 일이다.

    https://youtu.be/0RNMAUbdB68
    "Cursed Realms (Of the Winterdemons)"

    Joseph Stannard> Julian Priester Attila Csihar가 연주실에 함께 있었던 순간이 있었는지?

    Stephen O'Malley> 아니, 안타깝게도 한 번도 없었다. 실제로 만났더라면 잘 어울렸을 텐데. 둘은...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 (웃음).

    Joseph Stannard> 그 '관심사'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데, 맞는지?

    Stephen O'Malley> 맞다 (웃음). 그냥 다른 많은 음악가들도 가지고 있는 관심사들일 뿐이다. 하지만, 음, [Monoliths & Dimensions] 제작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일이었다.

    Joseph Stannard> 지금까지의 Sunn O))) 앨범들 중 가장 열중하여 만든 앨범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Stephen O'Malley> 흠, 그렇다. 이전의 앨범들보다 훨씬 더 통일성을 가진 앨범이기도 하다. [Black One]은 누군가의 지하실에서 녹음한 앨범이었다. 적어도 일부는. [White1]은 (Sunn O))) 신디사이저 연주자)Rex Ritter의 집에서 녹음한 앨범이었고. [White2]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Monoliths & Dimensions]는... 그러니까, [Altar]는 '록' 음악 스튜디오에서 '록' 음악 프로덕션으로 만든 앨범이었다. [Monoliths & Dimensions] 제작은 뭐랄까, 두 가지 방식을 모두 활용했던 과정이었다. 비엔나에서 녹음할 때만 해도 앨범은 조각조각난 단편들의 모음에 가까웠었다. 그 이후 나머지 과정들은 시애틀에서, 3개의 스튜디오를 돌아다니며 진행되었다. 시간, 돈, 활용한 자원의 측면에서, [Monoliths & Dimensions]는 Sunn O)))의 지난 앨범들 중 가장 많은 노력이 들어간 앨범이었다. 인력의 측면에서도 그랬다 - 이번 앨범에는 가장 많은 수의 연주자들 및 협업자들이 참여했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생각해 보자면, 예를 들어 현악 파트가 들어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을 때 바로 그 한 부분만을 위해 6명의 음악가들과 대화를 시작하게 된다. 아니면 스스로 노력해보고 싶어질 수도 있다,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스펙트럼적인 태도를 가지고... 예를 들어보자면, "Alice"에서 목관악기로 시작해 금관악기로 넘어갔다가 현악으로 바뀐 후 기타 피드백으로 벗어나는 전체적인 흐름에는 온갖 혼합 테크닉들이 사용되었으며, 활용해야만 하는 모든 관현악기들의 연주 사이사이에 모든 기술들이 적용되었다. 이 흐름을 위해 15명의 연주자, 혹은 제각기 다른 15개의 악기의 연주가 필요했다. 이는 Sunn O)))의 음악에서 가장 많은 노력이 들어갔던 것이었고, 이 노력은 음악 자체에 대해 배우는 것 또한 포함이었다. 그러니까, "좋아, 여기 우리가 생각하는 Sunn O))) 음악의 수준이야..." "흠, 진짜로 그 수준에 맞춰서 진행되고 있잖아." 같은 느낌. Eyvind Kang는 굉장히 너그러운 사람이었고, 음악적 지식과 경험 등등을 우리에게 기꺼이 공유했다. 우리의 눈에는 얼핏 보기에 관련이 없어 보였던 것들의 사이를 직접 이어주곤 했던 것이다.

    Joseph Stannard> 당신이 생각하기에 느리고 무거운 음악과 관현악 요소를 성공적으로 융합시켰던 선례로는 무엇이 있다고 보는가? 반대로 최악의 버전을 생각하자면, 나는 Metallica가 [S&M]에서 보여줬었던, Michael Kamen 및 샌프란시스코 교향악단과의 협업이 생각나는데.

    Stephen O'Malley> 음, 잘 모르겠는데... 메탈 팬의 입장에서 보자면, Celtic Frost가 비슷한 시도를 했었다. 상당히 괜찮은 결과물들이었다. 그러니까, 좀 싸구려같은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웅장하고 아름답다. 록 음악에서의 관현악이라... 대체로 까다로운 과정이지만, Scott Walker의 여러 앨범들은 그 융합을 정말로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The Drift]는 말 그대로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을 앨범이다."

    Joseph Stannard> 재미있는 것이, 나 또한 Scott Walker를 하나의 기준점으로 생각했지만, 나는 1960년대 중후반의 Scott Walker, Angela Morley(Wally Stott)의 불협화음을 떠올렸었다. 당신은 이전에 Gerard Grisey Iancu Dumitrecu에게서도 영향을 받았었다고 말했었는데.

    Stephen O'Malley> Iancu Dumitrecu는 처음 발견했던 순간, 내 얼굴을 말 그대로 후려치는 듯한 충격을 줬던 음악가였다. 그는 업라이트 베이스(upright bass)를 위한 여러 곡들을 썼다, 8개인가 10개인가 그렇다. 언젠가 내 친구가 나에게 Iancu Dumitrecu의 음악을 틀어줬었는데 - 그 때만 해도 그를 아예 모르고 있었다 - 친구가 말하길, "믿을 수 없군, 나는 Sunn O))) 음악이 Iancu Dumitrecu에서 나온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의 음악은 아주 거대한 기타 피드백 노이즈처럼 들리기도 했고, Tony Conrad처럼 들리기도 했다. 바로 그거다, 악기의 갯수와 상관 없이, 흔히들 사용하는 단어, '관현악'... 사실은 전혀 같은 개념이 아닌데도 말이다. 관현악은 오히려 다른 기악 편성법을 위한 배열 같은 것에 가까운 개념이다, 피드백, 고정된 음색, 정상파, 다른 음색들과 기타 등등의 것들, 이런 것들을 현악으로부터 추출해내기 위한 노력.

    Joseph Stannard> 최근 들어 록 음악 커뮤니티가 Tony Conrad, La Monte Young, Steve Reich같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가져 와 '주장'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경향 속에서, Sunn O))) 또한 그런 작곡가들과 함께 거론되곤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Stephen O'Malley> 굉장한 칭찬임과 동시에 엄청나게 당혹스럽게도 느껴진다. 그러니까, "La Monte Young, Steve Reich, Tony Conrad, Charlemagne Palestine - 이 작곡가들의 영역에 도달하려고 하고 있군"같은 말을 들으면... 뭐, 사실 그런 것은 아닌데. 우리가 그들의 영역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Monoliths & Dimensions]가 보여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어쩌면 Sunn O)))가 그 음악가들이 선택했었던 전통과 스타일 위에서 연장선을 쌓아나가려고 하는 중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그들은 서로 제각기 다른 음악을 선택해 창조했었지만... 예를 들어보자면, 인도의 전통 음악을 생각해 보면, La Monte Young이나 Terry Riley가 그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었고, 우리 또한 그런 종류의 음악들을 항상, 자주 듣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전통'들의 기초가 이 작곡가들의 음악 속에도 흐르고 있고, 우리에게도 아주 중요한 기초로써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라건대, Sunn O)))는 그들의 영향권 바깥에 존재한다는 것을 [Monoliths & Dimensions]가 보여줄 것이다. 그들의 영향권 속에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메탈 광팬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전통의 연장선을 이어나가는 것에 가깝다... 똑똑한 친구들과 함께 (웃음).
     하지만, 정말로, Eyvind Kang는 전혀 편협하지 않은,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그가 없었더라면 [Monoliths & Dimensions] 같은 앨범은 아예 만들 수도 없었을 것이다. 원래는 관현악 편성 및 편곡 정도에서 그칠 일이었지만, 결국에는 함께 악보를 써 내리는 상황이 되었다, 실제로는 작곡 단계에서부터 함께 작업을 했던 것이다. 내가 음악의 '이 부분'을 위해서 바이올린 파트를 쓰는 것인지, 아니면 음악의 '바이올린 파트'를 쓰는 것인지? 둘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으며, 음악적인 화합의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된다.

    Joseph Stannard> Julian Priester의 참여, 항상 변화하는 Sunn O)))의 라인업, 무대 공연의 연극적 요소들, 신화를 쌓아올리는 모습 등등을 고려해 보자면, Sunn O))) 속에 The Sun Ra Arkestra 적인 측면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정말로 그런지?

    Stephen O'Malley> The Sun Ra Arkestra와의 비교는 좀 주저하게 된다. 내가 직접 Sunn O))) The Sun Ra Arkestra 사이를 연결짓는 것은 좀 너무 과하게 나간 것 같게 느껴진다. 유일하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비교는 무대 위에 한번에 올라 연주하는 인원수 정도일 것이다. 서로 다른 음악들 사이의 체계와 계층이 있으며, 나는 Sunn O)))가 '그 리그'에 속해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Sun Ra는... 그러니까, Sun Ra는 명백하게 지구 바깥에서 온 왕자 같은 사람이지만, 단순히 음악만 생각 해 본다면, The Sun Ra Arkestra가 아직도 연주 활동을 계속한다는 건,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지속적인 활동 자체가 The Sun Ra Arkestra의 기본 컨셉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다. The Sun Ra Arkestra Sun Ra에 대한 단체가 아닌 것이다, 그들은 '음악'을 위한 밴드인 것이다. 바로 이런 부분이 우리에게까지 통하는 부분일 것이다, 특히 공연에 관련해서는 더 그렇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멤버들 모두가 무대 위에서 멍청해 보이는 로브를 입는 것이고, 엄청나게 많은 양의 연기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Justin Broadrick의 FX 페달이라던가 그런 것들 따위를 보면서 손가락질하지 말라는 거다... (웃음)

    Joseph Stannard> Sunn O))) 공연을 직접 본 적이 몇 번 있는데, Attila Csihar는 그 원칙에서 제외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로브를 입지 않고 무대에 오르지 않나.

    Stephen O'Malley> 흠, 우리를 The Sun Ra Arkestra와 비슷한 밴드로 본다면, 내 생각에 Attila Csihar가 우리의 Sun Ra다. 그는 뭐랄까, 다른 행성의 존재 같은 사람이다. 정말로 다른 행성에서 온 사람인 것인지? 아니면, 어쩌면 지구 내부의 숨겨진 곳에서 온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는 정말로 기상천외한, 독특한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으며, 나는 그 아이디어들을 최대한 구현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특히 공연에 관련해서는 대단한 아이디어들을 엄청나게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Sunn O)))와의 공연을 통해 Attila Csihar 내면의 퍼포먼스 아티스트로서의 재능이 발현된 것 같다. Mayhem에서도 똑같은 영향을 줄 것이다, Sunn O)))에서 그랬듯이, 그는 Mayhem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을 것이다.

    Joseph Stannard> 엇갈리는 반응들이 뒤섞이는 현상은 그 자체로도 흥미로운 것인데, 무튼 메탈이라는 업계에서는 상당히 드문 일일 것이다. Attila Csihar Mayhem과 함께 공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관객들은 거의 대부분 블랙 메탈의 팬들이었다. Attila Csihar는 쓰레기통처럼 보이는 무대 의상을 입고 올라왔으며, 그 모습이 관객들을 두 갈래로 나눠버렸었다. 베르겐(Bergen)에서 진행되었던 공연에도 갔었는데, 함께 보러갔던 사람이 어안이 벙벙해져서 기겁을 했었다. 이 공연에서 Attila Csihar는 미라로 분장했었다.

    Stephen O'Malley> 흠, 지금은 1982년이 아니며, Mayhem의 음악은 더 이상 '충격적'이지 않은 음악이다. 그렇다면, Mayhem이라는 '익스트림 밴드'의 활동을 진행하려 한다면, 현재 시대에는 어떻게 맞춰서 활동해야 할 것인가? 음, 논쟁의 중심에 서야 할 것이다. 다행인 것은, 최근 Mayhem이 그들의 팬과 맞서서 대립하는 방식이, '무엇이 옳은가'라는 인식에 대한 도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Mayhem은 보수적인 행동들에 맞서고 있다 - 생각해보면 좀 아이러니한 것이, 블랙 메탈이라는 장르 자체가 애초에 정 반대의 영역에서 출발했던 장르 아닌가.

    https://youtu.be/V4QMrc5NAI
    "Hunting & Gathering (Cydonia)"

    Joseph Stannard> 나는 Attila Csihar를 볼 때 마다 '로키'(Loki) 비슷한, 장난꾸러기 신 같은 모습이 생각난다. 다른 음악가들에 비해 훨씬 더 스스로에 대해 인식하고, 더 창조적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블랙 메탈계에는 무대 의상을 만들어 입는 사람들이 많지만, 다들 똑같은 스타일로 입고 다니지 않나.

    Stephen O'Malley> 전부 '패션'을 위한 것이다, 고스라던가 기타등등, 메탈 음악계에서 나온 수많은 것들. 나는 Attila Csihar를 보고 '장난꾸러기'같다고 말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의 예술가로서의 능력, 음악가로서의 능력은 블랙 메탈 같은 것으로는, 아니면 메탈이라는 음악계 전체로는 담기 힘들 정도로... 거대하다. Attila Csihar는 최근에 솔로 공연을 시작하기도 했는데, 베를린에서 하는 공연을 직접 봤었는데 정말로 놀라운 공연이었다. 완전히 어떤 종류의 의식(ritual)같은 느낌의 공연이었고, 오로지 목소리로만 진행되었었다. 무대 위의 Attila Csihar는 크리스마스 트리같은 장식을 치렁치렁 매달고 있지 않았고, 오직 로브만을 입고 있었다... 굉장히 영적인, 신비로운 공연이었다. 동시에 굉장히 솔직한 공연이기도 했다. 그러니까, 누구라도 공연을 보았다면 "그래, 저게 Attila Csihar지"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는 무언가를 흉내내거나 모사하지 않는 사람이다. 바로 그게 Attila Csihar다, 무언가를 따라하는게 아니다, 쓰레기통같아 보이는 모습의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더라도 말이다. 그는 언제나, 항상 '변신'이 가능한 사람이다. 마치 배우와 같은 강력한 자아를 가진 사람이지만, 동시에 굉장히 편안하고 여유로운 사람이기도 해서, 무엇이든지 원하는 것으로 변화가 가능한 것이다. 나의 역할은 그런 Attila Csihar를 보조하고, 그의 변신을 최대한 지원하는 것일 뿐이다.
     한번은 ATP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했었는데, Attila Csihar의 무대 의상에 관해서 한 10초 정도 짧게 미리 얘기를 나눴었다. 그는 언제나 그랬듯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혼란스러운 상태였었다. 나는 이렇게 말했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 뭐 나무라던가 그런 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항상 무대 위에 나무 몇 그루를 가져다 두고 싶었었어, 거대한 줄기라던가 그런 것들을." 그러자 Attila Csihar의 대답은, "잘 모르겠는데..." 였었다. 그는 언제나 수도승의 로브를 가지고 다녔다, 그게 플랜 B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 짧은 대화 이후 그는 숲으로 들어가 사라지더니 온갖 나뭇가지들과 물푸레나무의 껍질을 떼 와서 일종의 팔 장식 같은 것을 만들었고, 말도 안 될 정도로 훌륭한 가면과 헬멧 같은 것들도 만들어냈다. 나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완전히 멍해진 채로 말했다, "우리가 드루이드가 될게, 네가 성스러운 오크 나무가 되는 거야, 하고 싶은 건 아무거나 다 해 보라고." Attila Csihar에게는 두려움 따위는 없었고, 무대 위에서 그는 기꺼이 형이상학적인 영역으로 발을 내딛었고 온갖 중요한 것들, 대기를 가로질러 승천하는 것이라던가 레바논의 거석(megalith)들을 보러 가는 길에 대한 것 등등에 대해 생각했다. (헝가리 악센트로) "이 것들이 어디서 왔는지는 완전히 미스테리니까, 현재의 기술로는 한 치도 움직일 수 없으니까!" (웃음) Attila Csihar가 맞다. 25년간의 음악 활동 끝에, 그는 음악에 대해 완전한 흥분과 기대를 갖고 있으며, 엄청난 영감을 받고 있다. Julian Priester Stuart Dempster같은 사람들에게서도 똑같은 정신을 찾을 수 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Joseph Stannard> Attila Csihar는 물론 블랙 메탈의 계보에 속한 사람이지만, 재능이라던가 카리스마, 독특함을 고려해 보면, 그는 오히려 음악계의 기인들, Tom Waits, Captain Beefheart, Diamanda Galas 같은 사람들에 다 가까운 인물인 것 같다.

    Stephen O'Malley> 그렇다.

    Joseph Stannard> Attila Csihar의 솔로 공연은 어떤 공연이었는지?

    Stephen O'Malley> 기본적으로 최소한의 효과만이 가해진 루프 위에서 벌어지는 공연이었다. 실제로는 꽤나 사전에 미리 작곡된 것들이었다. 나는 공연이 즉흥음악에 가까울 거라고 생각했었고, 따라서 직접 보았을 때엔 제법 놀랐었다. 하지만 Attila Csihar는 즉흥 음악가라기보다는 작곡가에 가까운 사람이다. 그는 특정한 구조 같은 것을 필요로 하는 음악가며, 이제 막 솔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3번인가의 솔로 공연을 진행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음반도 만들어서 발매하기를 바라고 있다. 원하기만 한다면 어딘가에서 기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본다.

    Joseph Stannard> Sunn O)))의 음악에 있어 보컬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더 커지는 것 같다.

    Stephen O'Malley> 내 생각에 Sunn O)))가 처음으로 보컬을 진지하게 다루었던 것은 [White1]에서 Julian Cope와 함께 만든 곡(역주: "My Wall")이었던 것 같다. 그 전의 앨범들에도 보컬이 들어간 곡들이 있기는 했지만, 곡의 맥락에서 크게 중요하지는 않은 보컬들이었다. [ØØ Void]에서 Peter Stahl(Scream  Goatsnake 프론트맨)이 보컬을 맡아주기도 했었고, 첫 앨범에서도 우리가 직접 보컬을 맡기도 했었다. 뭐, 그건 '보컬'은 아니었다. 하지만 "My Wall" 같은 곡을 하면서, 우리는 목소리라는 것이 제대로 다루었을 때 얼마나 훌륭하고 위대한 악기가 될 수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Attila Csihar와의 작업을 통해 '무엇이 추상적인 음악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해석을 실행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의 미학을 적용하면서. 렌즈의 촛점을 바꾸는 행위에는 무한하게 다양한 방식이 있을 수 있으며, 보컬은 그 방식들 중 하나가 된다. Attila Csihar는 음악을 가로채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맥락 속에 같이 흐르는 방식으로 보컬을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또 상당히 전통적인 방식의 보컬리스트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최근 Sunn O)))의 공연의 절반 정도는 보컬이 이끌고 있지만, Greg과 나는 여전히 Sunn O)))를 기본적으로는 '인스트루먼틀 밴드'라고 생각하고 있다. 좀 더 정확하게 묘사한다면 인스트루먼틀이나 보컬 밴드라기보다는 보다 더 연결된, 하나의 음향, 음악을 추구하는 밴드라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다.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두고 음악이 만들어지는지는 사실 크게 중요치 않은 문제다. 그저 총체적인 음향의 일부일 뿐이다. 어쨌든, Attila Csihar는 [Monoliths & Dimensions]에도 참여했으며, 그 만의 보컬을 선보이고 있다. [Monoliths & Dimensions]에서의 보컬은 그의 이전 음악들에 비해서도 아주 훌륭한 보컬이며, Sunn O)))의 음악들에 비해서도 아주 훌륭한 보컬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라도 들어 보면 "아, 이거 Attila Csihar의 앨범이군"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Alice"를 제외하고... 사실은 "Alice" 용으로 새로운 게스트를 초청해서 보컬을 맡기려고 했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보컬이 없는 편이 후반부의 Julian Priester의 솔로 연주, 중반부의 프렌치 혼 멜로디, 라가(raga) 멜로디를 더 시적으로,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바로 여기에 일종의 균형이, 반대 방향의 힘들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시적이다'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뭐, 이 음악은 정말로 멜로딕한 음악이고, '목소리'다, 무엇이든지간에 그것의 목소리가 될 수 있으며, 컨셉 그 자체가 시적인 것이다. 그리고 그 옆에서 기타와 베이스가 계속해서 연주되는 것이고."

    Joseph Stannard> "Big Church"에서의 Jessika Kenney와 비엔나 여성 합창단과의 협업은 어떻게 성사되었던 것인지?

    Stephen O'Malley> 어떻게 보자면 합창단과 함께 작업한다는 것은 굉장히 뻔한 선택지였다, "이런 종류의 음악에서 뭘 더할 수 있을까? 합창단? 당연하지!" 음악적으로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합창단이라는 것이. 하지만 "Big Church"에 한해서는 합창단과 함께 작업한다는 것은 꽤나 특이한 결정이었다, 그 곡의 가사는 애초에 Attila Csihar가 생각해 낸 것이었기 때문이다. "Big Church"의 가사는 한 가톨릭 사제가 아주 오래 전 사용했었던 문구들로, 기본적으로 저주에 해당하는 문구였는데, 뭐랄까 스스로 자초한 저주의 악담 같은 것이, 스스로의 가능성... 세속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자리에조차도 오를 수 없는 처지 때문이다. Jessika Kenney는 이 구절을 정말로, 정말로 훌륭한 방식으로 구체화 시켜주었다. Attila Csihar가 이 구절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려고 노력했을 때 -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었는데, 첫째로는 너무 많은 주제가 하나로 합쳐진 글이었으며, 거기다가 너무 옛 글이었다 - Jessika Kenney는 한번 듣더니 바로 "오, 재미있는데, 실제로 오늘날의 의미들로 다시 읽어보면 뭐랄까, '자유'에 대한 글 같기도 한 것이, 집단의 정신에서 끌려나와서 개인이 되는 것 같은 글이기도 하잖아"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그리고 이 해석은 여러 측면에서 Attila Csihar 그 자체이기도 했다. 물론, 여성 합창단과 함께 작업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흥미롭고 놀라운 경험이었지만, 작업 도중에 규정된 "Big Church"의 가사의 의미까지 포함해서 생각해 본다면, 아름다운 작업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 질문이 누락되어 있습니다 ***

    Stephen O'Malley> 그렇다. 그리고 Attila Csihar가 들어와 일종의 '주인공'으로써 음악에 힘을 더 실어주었다. "Kannon" 곡들 중 하나를 작업했을 때, 나는 "여기에 가스펠 합창단을 넣어야 해!"라는 주장을 하고 있었다. 그런 부분이 반드시 필요해 보이는 곡이었다. 그리고 여기에서 "Big Church"에 들어가게 될 여성 합창단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오게 되었다... 원래는 가스펠 여성 합창단이었지만. Slab!이라는 밴드 아는지? 내가 생각하기로는 인더스트리얼 밴드인데, 고전적이면서도 훌륭한 앨범들을 만들어 냈었지만, 특히 마지막 앨범(역주: [Sanity Allergy])은 굉장하다. 그 앨범에는 다수의 백업 보컬들이 들어가 있으며 일종의 'Motown'스러운 느낌이 난다. Sunn O)))의 음악에 있어, 특히 [Dømkirke]이후의 음악에 있어 합창단의 기용이 아주 당연해 보이는 방향성이었던 것 만큼이나, Motown 혹은 가스펠 느낌의 합창단은... 상당히 특이한 방향일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우리는 Eyvind Kang과 그의 친구들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되었고, 젊고 열린 마음을 가진 실험적인 보컬들과 앨범을 만들었으며, 결과물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만 같은 음악이 되었다.

    Joseph Stannard> Sunn O)))는 공연과 녹음에 있어 굉장히 실용적인 태도를 보여 주곤 했었다. 두 명의 핵심 멤버들 중 한명이 부재하게 될 때 마다 다른 라인업을 꾸려 활동하는 식으로. 이런 관점에서 볼 때, Sunn O)))와 관련된 다른 프로젝트들, Burial Chamber Trio Gravetemple 같은 밴드들 또한 연구 및 개발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인 것인가? 그런 프로젝트들에서 발견한 아이디어를 Sunn O)))로 다시 가지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는지?

    Stephen O'Malley> 그러기도 한다. 그리고 그냥 버려두고 떠나기도 한다. Gravetemple 같은 경우는 굉장히 단순한 프로젝트였었다. 2006년에 Sunn O)))에게 이스라엘로 와서 공연을 해 보겠냐는 제안이 들어왔었는데, Greg은 못 가는 건이었고, Attila Csihar Oren Ambarchi는 굉장히 가고 싶어했었다. 나 또한 흥미가 있는 공연이었고, 그래서 우리는 "그냥 다른 이름을 쓰지 뭐"라는 생각이었고, Greg도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대답해 주었다. Burial Chamber Trio 또한 비슷한 경우로 생긴 프로젝트였다. 베를린에서 진행될 한 페스티벌에 Sunn O)))가 나가는 제안이 들어왔었는데, 그 무렵은 앞에서도 말했던 어두운 시기였고, 나는 "나는 못 가. 하지만 너희들은 가서 한번 해 보는게 좋겠어"라고 말했었다. Pentemple (2007년에 Stephen O'Malley, Greg Anderson, Attila Csihar, Oren Ambarchi와 호주 태즈매니아 블랙 메탈 음악가 Sin Nanna aka Striborg이 진행했던 협업 프로젝트) 는 좀 다른 작업이었다. 완전히 철저하게 진행했던 협업이었다. 뭐랄까, Current 93 같은 느낌이었다, "Sunn O)))가 선보이는..." 같은 느낌. Current 93 또한 "Current 93이 선보이는..." 같은 앨범을 몇 개 발매했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Sunn O)))는 그런 협업이 모여드는 구심점 같은 밴드가 되었다. 동시에 Sunn O)))는 Greg과 나 둘로 구성된 밴드이기도 하다. 그게 이 밴드고, 이 밴드의 핵심은 우리 둘이다. 그러니 우리 둘 중 한명이 미처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우리는 이 두 명의 특별한 관계를 존중해야 하고, 둘의 관계에 평행하거나 수직적인 모든 것들 또한 존중해야 한다. 정말 많은 것들이 그에 해당하지만, 동시에 이 모든 것들이 우리 둘을 벗어나 저 멀리까지 발전하고 있기도 하며, 해서 우리는 Sunn O)))에 관련된 것들에 대해 상당히 열린 마음을 갖고 대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것 또한 돌이켜 보면서 말하는 것이고, 생각해보면 잘 모르겠기도 하다, 그저 이름들일 뿐이기도 하다. Julian Cope가 언젠가 내게 말하기를, "너희들 왜 그렇게 많은 이름들을 쓰는 거야? 그냥 너 본명을 쓰거나 아니면 전부 Sunn O))) 이름으로 내면 안 되는 건지? 뭐가 다른 건데?" 내 대답은 이러했다, "흠, 전부 다른 멤버들로 하는 거니까 그랬지." 그러자 Julian Cope는 이렇게 대답했었다, "하, 니가 다 해버리겠군..." 그리고 그가 맞았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Teeth Of Lions Rule The Divine의 [Rampton]은 Sunn O)))의 앨범이 될 수도 있었고, 아니면 "Sunn O)))가 선보이는..." 종류의 앨범이 될 수도 있었다. 지금 당장 만들었더라면 그랬을 것이다. 그러니, 나도 잘 모르겠다. 이 모든 것들을 우주적인 개념으로 생각해 보고, 태양계에 존재하는 여러 달들과 행성들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아니면 Sunn O)))가 그 모든 것들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거나. 아니면 Sunn O)))가 지구 주변을 돌고 있다거나! 옛 우주론! (웃음) 그러니까, 내 말은, 이 모든 프로젝트들의 이면에는,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험. 나는 Oren Ambarchi과 함께 연주하는 것을 좋아한다. 함께 대화할 때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으며 이 아이디어를 실행 단계까지 가지고 간다. 올해만 해도 여러 프로젝트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영화 음악이라던가 기타 등등. Attila Csihar와 작업하는 것도 정말 좋아한다, 그렇다면, 한번 둘이서만 공연을 해 보는 것도 어떨런지,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는지? Attila Csihar Gravetemple 투어를 돌고 싶어하며, 여기에서는 Oren Ambarchi가 솔로 연주를 하고, 나도 솔로 연주를 하고, Attila Csihar도 솔로 공연을 하고, 그 후에 셋이서 Gravetemple 공연을 한다. Sunn O))) 공연의 오프닝을 맡는 식으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생각해 보면 좀 이상하기는 하다. 어째서 우리는 그냥 이 모든 프로젝트들을 Sunn O))) 이름 아래에 몰아넣고 그저 밴드의 여러 측면이 있다는 식으로 하지 않고 있는 것인지?

    Joseph Stannard> 어쩌면 무대 위로 한 사람씩, 차례대로 오르며 공연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Talking Heads의 [Stop Making Sense]처럼?

    Stephen O'Malley> 그 비슷한 것을 하기도 한다! Oren Ambarchi Attila Csihar가 둘이서 공연을 하고 있을 때, 우리는 "Grave Fuck"이라는 곡을 연주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사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곡이며, 그 둘이 앞에 나와서 공연을 할 때를 가리키는 말일 뿐이다. "Grave Fuck" 중에는 나와 Greg은 자리에 앉아서 와인 한 잔을 마시면서 가만히 듣고 있다, 정말 멋진 공연이니까. 그 순간 우리는 팬의 입장에서 공연을 즐기게 되며, 그러다가 문득 생각하는 것이다, "아 그렇지, 5분... 아니면 10분 있다가 우리도 무대에 올라서 저 사람들과 함께 공연을 하게 되겠지..." (웃음) 하지만 나는, 우리가 하는 모든 프로젝트들을 통틀어서, 에너지와 창의력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들인지는 다 알지 않나. 가끔은 미학이 중요한 것이고, 가끔은 언어가 중요한 것이다. 어쨌든지간에 결국에는 추상적인 음악이니까.

    https://youtu.be/WKlK7x9x3uk
    "Báthory Erzsébet"

    Joseph Stannard> '협업'이 주제로 나온 김에 더 말해보자면, Sunn O)))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음악가들과 함께 협업을 해 왔으며, 결과물들은 단 한 번도 동일한 느낌이 아니었다. Bill Laswell이나 John Zorn이 모아서 진행하는 '올스타 앙상블' 같은 느낌이다. Sunn O)))의 '민주적'인 특징이 이러한 결과를 불러온 것이라고 보는지?

    Stephen O'Malley> 실제로는 민주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무정부주의적인 것에 가깝지. 우리는 시작부터 각자의 자아 같은 건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해 왔다. 누군가에게 함께 연주해 보자고 초청해 데려왔다고 치면, 그러니까 Masami Akita가 앞에 서 있고 나머지 Sunn O)))는 뒤에서 받쳐 주는 그런 방식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도가니에 던져 넣어야한다. 자신을 지운다거나, 아니면 최소한 음악가로서 필요한 만큼 스스로의 개성을 혼란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실제로 수많은 음악가들이 그런 느낌의 혼란을 가지고 있다. 대단한 음악가들이 모여서 만든 그룹들에 대해 붙곤 하는 관념들이나 단어 꼬리표들이 있는데, 나는 정말 싫어한다. '슈퍼그룹' 따위의 고정관념들... 거의 모욕에 가깝다. 그 '슈퍼그룹'이니 뭐니 하는 건 실제로는 이런 상황에 가깝다, 어떤 사람이 몇 개의 앨범을 발매해 왔고, 음악적으로 뭔가를 해냈던 다른 사람과 함께 협업을 하기도 하는데, 갑자기 원래 계획보다 더 큰 맥락 속에 위치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실제로는 다들 첫 데모 테이프에서 하던 걸 지금까지도 계속 하고 있는 것일 뿐인데도, 그냥 좋아하는 사람들, 의사소통이 잘 되고 서로 존중하는 사람들, 서로의 음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연주를 하고 한 사람의 연주자의 입장에서 이 합주 자체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전율을 느끼는 것일 뿐인데도. 나는 '슈퍼그룹'같은 말이 존재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마 마케팅과 앨범 판매 때문에 억지로 만들어낸 말일 것이다, 소비자에게 특별한 느낌을 주는 개념이니 말이다. 하지만, 당신도 그렇게 말했듯이, 그런 '슈퍼그룹'같은 건 실제로는 각자의 앨범만큼 대단하지는 않은 편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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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ephen O'Malley> 그건 또 다른 문제다, Sunn O)))는 무정부주의적인 밴드일 수 있지만, 또 굉장히 엄격한 밴드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언제나 이 프로젝트를 "Sunn O)))"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으며, 특정 앨범에 누가 참여했는지는 관계 없이 참여자 모두의 이름을 크레딧에 올린다.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물론 앨범에서 가장 중요한 느낌으로 표현되지만, 원 멤버들이 필요 이상으로 기여도를 가져가는 일은 절대로 없다. 특히 [Monoliths & Dimensions]는 더 그렇다, 우리가 밴드 멤버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기여도를 더 가져가려는 시도를 하는 것 자체가 멍청하고 거만한 일일 것이다. 그러니까, 앨범 수록곡들의 아름다운 순간들은 대부분이 Greg과 내가 만든 것이 아니었다. Greg과 나의 연주에서 영향을 받았다거나 연주의 직접적인 연장선 위에 있는 순간들일 수는 있겠지만, 알다시피, "Alice"의 프렌치 혼 라가(raga)는 내 연주가 아니다. 미안하지만, 사실이 그렇다. 그 부분을 들을 때 마다 나는 큰 충격을 받는다, "우와, 누군가가 우리 음악으로부터 영향을 받아서 이렇게나 아름다운 연주를 한다고, 600년은 더 되었을 멜로디를, 프렌치 혼으로?" 마지막으로 Bill Laswell을 봤을 때, 그는 Keiji Haino 그리고 Rashied Ali와 함께 있었다. 나는 "씨발, Rashied Ali 연주 한번이라도 볼 수 있을까, 아직 살아있는지도 몰랐는데!"라는 생각이었다. 4년쯤 전의 일이었다. 그 자리에 서게 된다면 일단은 Bill Laswell의 코러스 이펙트에 집중하게 되겠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Rashied Ali의 스네어 드럼에 집중하여 스스로의 머리통을 날려버리고 싶어지게 된다. 어째서인지 혼란스러우면서도 흥미로운 것이다. 아마 다른 사람의 음악을 듣고 함께 연주하는 것에도 비슷한 측면이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결코... 어떤 방식이 '적절한' 상호작용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식의 상호작용이 존재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Sunn O)))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당연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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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ephen O'Malley> 협업을 한다 치면, 이런 느낌이다, 이 사람들은 왜 여기에 있지? 의도가 뭐지? 진짜로 이런 음악을 만드는 것에 참여하고 싶어서 온 건지? Sunn O)))에겐 분명한, 어떤 '맥락'이 존재하지 않는가, 아닌지? 그 맥락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지만, 항상 '음향'과 거대함, 물리적인 거대함... 그리고 어쩌면 정신적인 거대함까지 포함한 '거대함'에 대한 것이었다. 이러한 맥락에 진실하게, 성실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특정한 성격이 필요하다. 솔직하게 말해서, Sunn O)))와 함께 작업했던 사람들 중 일부는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멈추고 떠났을지도 모르고. 반면 [Monoliths & Dimensions]는 좀 다른데, 정말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음악 하나만을, 앨범 하나만을 보고 참여했기 때문이다. 물론, 함께 공연을 했던 몇몇은 그랬었지만... 하지만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과 함께 실제 공연까지 가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 "와, 무대 의상을 입네!"라는 반응이 나올지. 내 생각에 합창단 사람들은 선뜻 받아들일 것 같다. 아마 대부분이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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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ephen O'Malley> 그건 또 다른 문제다: 공연에서는 무엇을 하는가? 녹음했을 때의 방식을 충실하게 따를 것인지? 그렇게 해볼 수 있을 몇 번의 기회가 실제로 있었다, "좋아요, 라디오 합창단이라던가 그런 것들을 준비할 수 있어요,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말해 주세요"같은 경우들이. 5년 전에 비해 공연 예약부터 엄청나게 쉬워진 느낌이었다. 이번 앨범, [Monoliths & Dimensions]은 또 다른 재미있는 기회가 될 지도 모르겠다, 공연용 세팅으로 바꾸면서 여러 악기들을 다른 악기로 대체하는 가능성들이. 수록곡들의 많은 부분들을 Hammond 오르간으로 구현할 수 있을 것 같다, Alice Coltrane의 다른 악기들을 따라서 말이다, 알겠는지? Sunn O)))에 있어 가장 흥미로운 목표 중 하나는 우리의 곡을 각각의 공연에서 어떻게 재해석할 것인지, 다음번에는 어떻게 해 볼지에 대한 고민이다. 현재 생각하는 목표 중 하나는 [Monoliths & Dimensions] 공연을 단 둘이서만 해 보는 거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 '특집'이나 '기념'같은 이름으로 멋지게 포장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로 중요한 이유는 Greg과 나 단 둘이서, 핵심 멤버로서 함께 연주하는 것 자체가 정말로 재미있다는 것이다. 또한, [Monoliths & Dimensions]에 대한 대비와 찬사의 의미로 수록곡들의 핵심만을 연주해보는 것 또한 멋진 일일 것이다, 앨범의 극단을 뿜어내는 것, 멋지지 않은지?

    Joseph Stannard> Sunn O)))의 이름으로 만드는 음악들에 어떤 감정적 무게가 실려있다고 생각하는지?

    Stephen O'Malley> 당연히 그럴 것이다. 내가 항상 말하는 것은 그리고 최근 들어 더 중요해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음악이라는 건 일종의 거울 같다는 것이다. 음악가의 감정적 상태가 음악에 투사되는 것이며, 음악가는 자신의 감정을 다양한 정도로 꺼내어 음악에 부여하게 된다. 그리고, 연주자로써, 음악이 잘 진행되었을 때 느끼는 가장 주된 감정은 일종의 초월적인 느낌일 것이다. 그리고 그 초월감은 주로 음악의 '즐거움'을 가지고 있는 감정이다. 실제로, [Black One]조차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고 즐거운 앨범이었다. 그리고 음악을 공연 세팅으로, 최대한의 에너지로 연주해냈을 때, 말 그대로 환희가 쏟아진다. 천국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Sunn O))) 음악이, 뭐랄까, 멜로드라마적인 음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감정이 깃들어 있는 음악인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Joseph Stannard> 첫 앨범 [The GrimmRobe Demos]도 감정적인 앨범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Stephen O'Malley> 처음부터 그랬던 것이 Sunn O)))가 지금까지도 살아남아 활동을 유지하는 이유라고 본다. Greg과 나 둘 모두가 음악 속에서 그러한 기쁨과 즐거움을 찾아냈기에. [The GrimmRobe Demos] 때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이 것을 해냈다니, 정말 놀라웠었다. 거기에 더해, Sunn O)))라는 밴드가 매 순간마다 가질 수 있었던 모든 진전들, 기회들은 언제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것들이었다.

    Joseph Stannard> 물론, 나는 "[The GrimmRobe Demos]도 감정이 담긴 앨범이라고? 정말로?"같은 말을 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

    Stephen O'Malley> 흠, 애초에 이름부터가 "GrimmRobe" 아닌가! (웃음) 그렇지 않나. 그런 제목을 지으려면 좀 성숙해져야 한다, 과하게 진지해지지 않기 위해선. 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만든 앨범이 정말 좋은 앨범이라는 자신감도 가지고 있으면서.

    Joseph Stannard> [The GrimmRobe Demos]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면, 현재 밴드 그리고 "GrimmRobe" 앨범들의 1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들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초창기 시절의 '단순함'을 그리워할 때도 있는지? 딱 2명의 남자와 기타 앰프들만 있던 시절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는?

    Stephen O'Malley> 그 때문에 지금 이 기념 공연들을 하는 것이다. [Monoliths & Dimensions] 제작이 끝난 후, 우리는 "씨발, 듀오로 공연이나 해 보자. 한번 가 보자고"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2명 구성이 그리웠다거나 했던 건 아니었다, 언제나 우리가 원하기만 하면 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단 둘이라는 구성이 [Monoliths & Dimensions] 같은 작업에 비하면 엄청나게 쉬운 구성인 것은 확실했다. 그리고 2명의 구성으로 공연을 하면 음악이 더 복잡해지는 측면도 있는데, 각자가 좀 더 세밀한 부분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무대 위에 거대한 2개의 진동자(oscillator)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특히 둘 중 하나가 특정한 이펙터를 쓰기 시작하면 더 그렇다. 엄청나게 거대한 진동이, 두 대의 기타로 일어나는 느낌. 연주 자체가 정말로 재미있어진다. 그리고 2대의 기타에 3명의 베이시스트, 1명의 Moog 신디사이저 연주자까지 올라 오면, 진동자가 7개나 된다! (웃음) Randall Dunn이 진행했던 한 인터뷰를 읽었던 적이 있는데, 정말 멋지면서도 재미있는 인터뷰였다. 인터뷰 중 Sunn O))) 작업에 대한 부분도 있었다. 상당히 흥미로운 질문으로 시작했는데, "엄청나게 시끄러운 음악인데, 녹음 자체를 대체 어떻게 하는 것인가?"같은. 실제로 우리는 스튜디오에서도 엄청나게 큰 음량으로 연주를 한다, 최근에는 다들 잘 안 하는 방법으로 알고 있다. 또 다른 질문은, "Sunn O)))와 작업하는 건 어떤지? 예상하기에는 완전 올드스쿨 방식일 것 같은데, 모든 것을 한계까지 끌어올리는 그런 식으로." 그러자 Randall Dunn의 답변이, "실제로는 거대한 진동자를 연주하는 것 같은 작업이다, 모든 채널들이 각자 다른 음조와 기타등등을 내뿜고 있으며, 이 음조들을 가지고 PA 시스템을 조율하는 꼴이 된다"였다. Sunn O)))의 음악에 접근하는 그 나름의 방식을 설명한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 공연에서는 Randall Dunn이 그 누구보다도 더 중요해진다. 실제로 그는 엄청나게 거대한 앰프들을 가지고 있다. 대체로는! 게다가 그 PA 시스템까지! 4×18 랙을 가지고 있다고!

    Joseph Stannard> 그렇다면, 앨범 수록곡의 실제 공연 경험이 다음 앨범에도 반영되는 것인지?

    Stephen O'Malley> 물론 그렇다. 그러니까, 앨범 녹음과 실제 공연은 같은 대상의 두 가지 다른 측면이라고 생각한다. 앨범 수록곡들은 음향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절대로 공연만큼 강렬해질 수 없으며, 공연은 결코 앨범 수록곡 정도로 복잡하고 세밀해질 수 없다. 하지만 둘은 서로에게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으며, 각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준다. [Black One]은 공연에서의 경험들을 토대로 만들어진 앨범이었다. [Black One] 수록곡의 대부분이 우리의 머릿속을 떠돌던 즉흥 연주 테마를 씨앗으로 해서 만들어졌던 곡들이었으며, 음악적 핵이 실제 수록곡으로 발전했던 것들이었다. [Monoliths & Dimensions]는, 앞에서도 말했었듯이 이미 몇 개의 데모 테이프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앨범을 위해서 따로 작곡을 한 것들이었다. [Altar]도 비슷했다. [Altar]는 데모 작업을 계속해서 진행하면서 만들어 낸 결과물이었다. 그러니까, 누가 말이 되고 누가 마차가 될 것인지? 애초에 말과 마차를 따로 지정하기는 할 것인지? 그런 직선적인 구조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니까. 하나가 다른 하나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식으로 작업이 진행되며, 특히 협업자들 사이에서 더 그렇다. 앨범에서도 수많은 협업자들과 함께 작업하지만, 공연 또한 엄청나게 많은 협업자들과 함께 진행하는 작업이다. 그 중 몇몇은 앨범과 공연 둘 다에 참여하기도 하고. 공연에서는 자주 함께 작업하지만 앨범 작업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정말 많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공연이 실제 '엔진'이니까, 그렇지 않나? 앨범은 이 불꽃튀는 엔진의 여정에 있어 하나의 스냅샷인 것이다.

    Joseph Stannard> Sunn O)))와 함께 작업하지만 앨범에는 오르지 않는 협업자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아마도 Justin Broadrick (Jesu, Final, Godflesh) 일 것이다.

    Stephen O'Malley> 맞다. 거기에 대해서 서로 얘기해 본 적도 있다, 하지만... 그냥 Sunn O))) 투어를 도는데 Justin Broadrick이 같이 해 보고 싶어했을 뿐이었고, 내가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멍청한 '음악 전문가' 흉내를 내며) "어이, Justin. 우리한테 곡 하나가 있는데, 와서 여기에 뭔가 더해보겠어?"같은 말 따위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투어를 돌던 바로 그 때여야만 했고, 그 온전함이 Justin Broadrick Sunn O))) 사이를 엮어 준 것이었다. 우리와 같은 세대의 밴드들 중 많은 밴드들이 고작 한 개의 곡을 위한 연결다리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하다가 잘 안 되는 경우들을 겪는 것을 많이 봐 왔다. 정말 난처하고 당황스러운 일이다. 그러니까, 당신이 만드는 모든 것을 전부 발매할 필요는 없다. 녹음의 즐거움들 중 하나는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실험을 해 볼 수 있는 것이지만... Sunn O)))는 운이 정말로 좋았던 것 같다, 앨범 제작과 발매에 관련해서는, 우리는 딱히 문제를 겪은 적이 없었다.

    Joseph Stannard> 지난 세월동안 당신과 Greg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Stephen O'Malley> 흠, 대다수의 밴드는... 그러니까, 대다수의 밴드는 형편 없다. '동지애'와 '지원'을 통해 위대한 밴드가 될 수도 있지만, 대체로 최악의 인간관계를 동반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한 자리에 모여서 (살짝 움츠렸다) '팀 정신'이라는 무언가를 위해야 하는 것이다, 이게 전통적인 방식이다. Greg과 나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사이로, 이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작년 무렵에 이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실제로 Sunn O)))는 이제 10년 가량 된 밴드이고, 이미 Greg과 내가 음악을 시작한 지 5년정도가 지난 시점에 만들어졌던 밴드이기도 했다. 누군가와 함께 15년이나 되는 시간동안 협동으로 작업하는 것, 사실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15년이나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고 새로운 영역을 탐구할 수 있고,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고, 여전히 끈끈한 동지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그 동안 평소보다 더 좋았던 시절도 있었고 더 안좋았던 시절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서로의 아이디어와 연주에 대한 존중과 진실함이 15년간 언제나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 둘 모두 이러한 형태의 우정을 계속해서 지속하고 싶어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음악에서 진정한 친구를 갖는다는 것의 가치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반적인 밴드에서는 사실 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 밴드 멤버들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드러나는지, 그리고 밴드가 끝나고 난 다음에 무슨 일들이 일어나는지, 이는 생각보다는 훨씬 더 예측불가능하게 진행되곤 한다. 일종의 찌꺼기, 잔여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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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ephen O'Malley> 그러니까, Greg과 나는 시애틀에서 자랐고, 둘 모두 하드코어 씬에 빠져 있었다... 사실 하드코어 음악은 이런 음악, 그리고 펑크 음악을 하는 사람들과 관련이 깊은 음악이다. 여기 14살 시절에 음악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치자, 물론 세월이 지난 지금에 모든 것들을 더 잘 하겠지만, 그 14살때 하던 음악 속에도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이다. 14살의 당신은 진심이었을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금방 그만두었을 것이다. 그리고 진심으로 붙잡고 24살까지 끌고 갈 수 있다면, 그 때에도 그 진심을 마음 속에 가지고 있을 것이며, 자신의 진실함을 경력 전체에 유지할 것이다. 그런 것이다. Southern Lord 레이블도 그런 레이블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Southern Lord의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걸었다'라고 표현하지는 않겠지만 - Scott "Wino" Weinrich Dylan Carlson같은 사람들은 인생을 건 사람들이고, 펑크 씬에서 출발했던 사람들이긴 하다 - 어쨌든 '무언가'가 있다. 그냥 '나이 많은 아저씨들'의 밴드들이 아니다, 그 시간을 견디고 헤쳐나온 사람들이지. Sunn O)))도 그런 밴드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최근 일부 사람들이 Sunn O))) 음악을 가리켜서 "아, 옛날 앨범들이 더 좋은데..."같은 말을 하는 걸 보곤 한다. 그 때 나는, "옛날 앨범? 와, 우리가 그런 소리를 들을 만한 밴드라고? 옛날 Sunn O)))가 있고 최근 Sunn O)))가 따로 있다는 말이야? Sunn O)))에게 특정한 '시기'가 있다고? 와, 그래, 좋아, 지금이 벌써 4번째 또는 5번째 시기라는 말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한 기분이다.

    Joseph Stannard> 이렇게까지 긴 시간동안 밴드 활동을 지속해 온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게 될까봐 걱정되는 부분은 없는지?

    Stephen O'Malley> 그렇게 될 정도까지 견뎌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고 본다. 거의 보상을 받는 느낌이다. 하지만 단어 자체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Jim Plotkin(Khanate 전 베이시스트)가 항상 말했던 것이, "드론 음악? 그게 대체 뭔데? 드론(drone)은 동사라고, 명사가 아니라!" 였었다. 그리고 그의 말이 맞다, 드론은 행위를 말하는 것이지, 명사가 아니다. 하지만 다르게 보면, 맞다, 분류가 필요하긴 하다... 몇몇 사람들에겐 음악을 분류해야만 하는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무언가가 오랜 시간을 견뎌내며 지속하게 되어, 다른 음악가들에게도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아니, 혹은 오랜 시간동안 지속되어 다음 세대의 사람들이 그 음악적 전통을 이어나가기 시작하게 되면, 그런 분류가 진행되게 된다. 그 '분류'는 대체로 지난 2세대 정도만을 반영하게 되며, 그 이외의 나머지 것들은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니, 맞다. 언젠가 Autechre의 멤버 중 한명이 나에게 "Sunn O))) 음악을 알게 되어서 정말 좋아, 완전 새로운 음악이라구!"라고 말했었다. "와... 고마워! 그런 말을 들으니 진짜 좋네." Rob Brown이 말했었다. 그러니까, "장난이지? Earth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하지만 알아야 하는 것이, 이건 다른 방식으로 '열려 있는' 것이다, 록 음악계와는 다른. 나는 그렇게까지 멀리 나갔던 것이 아니며, Sunn O)))의 음악이 완전히 새로운 음악인 것도 아니다. 그저 아주, 아주 오래 전의 음악의 연장선 위에 있을 뿐이다. 정말로 오래된 음악의. 그저 우리가 이런 음악을 20, 25년 정도로 길게 할 만한 사람들일 뿐이다. 아니면 적어도 지금까지, 15년 동안 계속해서 하고 있을 뿐.

    Joseph Stannard>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록 음악이라는 업계에서 실험적인 음악을 듣는 건 드문 일에 속한다. 그리고 '실험적'인 록 음악은 청자로부터 상당히 극단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긍정적인 쪽이거나 부정적인 쪽이거나 둘 다. 어떤 사람들은 맞닥뜨린 도전을 즐기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서 '드론'같은 것, 혹은 드럼이 없는 음악, 혹은 트롬본이 들어간 음악이 그들의 '메탈'에 침범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런 것들이 들어가면 '진짜' 메탈이 아니게 된다고 생각하기에.

    Stephen O'Malley> 그런 건 당신이 얼마나 호기심을 가진 사람인가, 그리고 발견의 즐거움을 얼마나 즐기는 성격이냐에 따라 달렸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사람이 어느 정도는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의 발견을 즐기기 마련이다, 애초에 바로 그런 이유로 음악을 좋아하게 된 것이니까. 하지만, 그러니까, 계속해서 그런 새로운 발견을 진심으로 즐기는 것인지, 아니면 나만의 안전하고 작은 주머니 속에서 편안한 존재를 즐기고 싶은 것인지? 항상 생각했다... 우리에겐 '포스트-메탈'이라는 용어가 있다. 그러니까, "대체 그게 무슨 말인지? 금속이 산화되었다는 뜻인가?" (웃음) Sunn O)))는 산화의 음악인 것이다! 웃긴 것이, 나는 '포스트' 어쩌구 하는 표현은 대체로 사람들이 무언가에 대해 특별하다거나 새롭다는 기분을 느낄 때 붙이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이 음악의 뿌리를 찾아서 받아들이는 것을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방향이라고 본다. Candlemass나 다른 밴드들보다는 15세기 성가 음악을 참고하고 받아들이는 편이 나에게는 더 흥미가 당기는 쪽이다... 물론 그 쪽에도 커다란 연결고리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나는 Sunn O)))가 진짜로 어떤 밴드인지로부터 크게 벗어나고 싶지는 않다, 새로운 설명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붙여가는 식으로 나가고 싶진 않다. 나는 이 음악의 뿌리가 무엇인지 보다 더 명확하게 이해하고 싶으며, 그 뿌리 속에 이미 존재했었던 요소들을 더 많이 발견하고 싶다. 모든 것은 이미 그 속에 있었다, 그러니...

    https://youtu.be/7gAOXDBtCzQ
    "Candlegoat"

    Joseph Stannard> 당신은 'mass'라는 표현을 Sunn O)))의 음악에 적용시켜 왔었고, 이는 종교적인 의미(미사)와 물리적인 의미(질량, 덩어리)를 둘 다 포함하고 있는 적용이었으며, 둘 모두 Sunn O)))의 음악과 아주 잘 어울리는 의미이다. 스스로 Sunn O)))의 음악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게 되었던 순간, 그리고 그 두 가지의 의미가 연결되는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던 순간을 기억하는지?

    Stephen O'Malley> 흠, 정신적인 의미에서의 'mass'를 예로 들자면, 그 '순간'으로 1997년 버밍햄의 NEC 아레나에서 있었던 Black Sabbath의 재결성 공연을 꼽을 것 같다. 이 때 나는 처음으로 "씨발 이게 뭐야? 이거 사실상 종교 사원이잖아!"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었다. 당시의 나에게 얼마나 명확하고 당연하게 느껴졌었는지, 모든 것이 미친 것 같았다. "맞아, 여기 지금 스포츠 경기장이지, 스포즈도 일종의 종교 사원 같은 것이 맞고." 그랬다, 모두 아주 오래된 전통이었다, 한 자리에 모여서 이런저런 것들을 하는. 그리고 Sunn O)))는... 물론, 어떤 종교라던가 신도들을 모으는 정도에는 전혀 이르지 못했지만, 동시에 Sunn O)))의 팬들은 그 비슷한 기분을 느끼기도 하고 있다, 특히 벨기에나 잉글랜드 팬들이 더 그랬다. 이 팬들은 올드스쿨 스타일의 광팬들이었고, Sunn O)))의 공연을 경험하는 것을 공통의 목표로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었다. 물리적인 'mass'는, 아주 명확하게 음악 속에 내재된 요소다, 그냥 음량과 베이스가 언제나 중요한 것이듯이. Burning Witch Thorr's Hammer 시절에도 그랬고, Sunn O)))는 당연히, 더 그렇다. 하지만, 음악적 'mass'에 도달한 음악은, 일종의 정신적인 영역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화가들, 일러스트레이터들, 영화 감독들이 음악이야말로 예술의 정점이라고 말하는 것을 얼마나 자주 보았는지? 그렇게 될 수 없기에... 완전히 순수한 표현인 것이다. 그리고 표현이라는 것은 정신적인 행위이기도 하다. 어째서인지, 그러한 행위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노력해서 자신을 최대한으로 맞추는게 중요한 일이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흔히 그런 경험을 하고 말아버리지만, 실제로 참여해서 직접적으로 행위를 하게 된다면, 일종의 축복이다."

    Joseph Stannard> Sunn O)))의 협업 기조는 청자들에게까지 뻗어나가고 있는 것 같다, Sunn O))) 공연은 실제로 밴드와 관객 모두가 참여하는 협동적인 경험에 가까우니까. 뭐랄까, 관객들에게 향하는 음악이라기보다는, 관객에게 문을 열어젖히고 안으로 초대하는 듯한 느낌의 음향에 가까운 것 같다. Sunn O)))의 음악에 완전히 둘러싸이게 되는 것이다.

    Stephen O'Malley> 그렇다, 모든 공연이 매번 아주 다른 경험이 된다, 심지어 같은 투어 내 공연들 사이에서도. 그리고 대부분의 공연이, 연주를 통해 다른 연주자들을 더 잘 알게 되는 것 말고도, 관객의 반응, 공연이 일어나는 장소, 공기의 냄새, 건물의 질감, 모든 것들의 여린, 눈에 보이지 않는 느낌 등 모든 것들이 기여하는 공연이 된다. 그리고 또한, 공연은 우리를 믿고 제네바라던가 그런 먼 장소들로 우리를 초청해 주는 사람들과의 거대한 협동 작업이기도 하다. "당신들 공연을 여기서 진행해 보고 싶어, 필요한 세팅은 다 준비해 둘게, 당신들의... 마법, 마술, 뭐 그런 것들, 오늘 밤 보여줄 것들을 위해서." 하지만, 그렇다, 관객들은 당연히 엄청나게 중요하다. 단순한 공연을 넘어서 무언가와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다는 감상을 말해 줄 때 마다 기쁜 마음이다. Sunn O)))의 음악을 선보이기에 가장 좋은 방식은 공연인 것 같다.

    Joseph Stannard> Sunn O)))의 음악은 청자를 양 극단으로 양분할 만한 특징을 가진 음악이다. 관객의 반응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었는지?

    Stephen O'Malley> 무엇이든지 간에 강렬한 반응을 보게 되면 언제나 깜짝 놀란다. 다행인 건 아직까지는 한 번도 정말로 안 좋은 쪽의 반응은 겪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단 한 번도 오해를 받을 만한 자리라던가 적절하지 않은 공연 무대에 오를 수 있던 적도 없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페스티벌'은 위험한 요소가 있을 수 있는 공연이겠지만, 페스티벌을 방문하는 관객들은 취향에 맞지 않을 때 보러 갈 만한 다른 공연들이 주변에 널려 있는 환경에 놓인 관객들이기도 하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가장 최근에 돌았던 투어, Greg과 나 단 둘이서 진행했던 투어에 대해 관객들이 보여준 열렬한 반응에 상당히 놀랐었다. "지금까지 본 Sunn O))) 공연 중 최고였어, 한 7번째로 본 건데, 이번이 단연코 최고였다고" 같은. "진짜로? 우와. 그 때보다도 낫다고..." 그러니까, 나에게는, 최근 투어는 우리가 이전에 해 왔던 공연들만큼 좋거나 조금 더 좋은 공연이었다, 지금 당장 존재하는 건 지금의 공연이니까, 아닌가? 지금 이 순간이 존재하고, 이전의 순간들은 단순한 기억이거나 인상일 뿐이다. 맞다, 최근 투어에서 정말 좋은 시간들을 보냈다, 하지만 관객들이 얼마나 긍정적인 반응들을 보여줬었는지, 정말 놀랐었다. 게다가 L.A. 처럼 이미 여러 번 공연해 본 도시들을 돌아다니며 공연했었던 투어였다, 뉴욕, 필라델피아... 무슨 크로아티아라던가 그런 새로운 장소도 아니었다는 거다! 이미 우리를 본 적이 있고 잘 아는 관객들도 그렇게까지 들뜰 수 있었다니...

    Joseph Stannard> 몇몇 팬들에게는 "그래, 이게 진짜 Sunn O)))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만한 공연이었던 것인지?

    Stephen O'Malley> 물론. 어쩌면, 이번 투어, Greg과 나 단 둘이서 진행한 투어를 통해, 우리 스스로 청자들에게 "역시 옛날 Sunn O)))가 좋아, 새 앨범들은 너무 '예술가인 척'하는 것 같다구"같은 반응을 촉발시켰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도 그 '게임'을 한번 즐겨볼 수 있다! 사실은 우리가 바로 그 게임 자체고,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지간에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2인조 구성으로 공연하는 건 Dylan Carlson의 기타 연주에 맞춰 비엔나 여성 합창단과 함께 공연하는 것과 똑같이 '예술가인 척'하는 공연이다! 뭐가 다르다는 말인가? 사실 다 같은 원 안에 있는 것이고, 그저 한 원의 다른 부분을 보여준 것이라던가, 그 비슷한 것일 뿐이다.

    Joseph Stannard> 무언가의 근본적인 핵심과 그 무언가의 '진정한' 표현 방식을 동일시하는 경향은 빠져들기에 쉬운 방향인 것 같다. 최근 Skullflower의 공연을 본 적이 있었는데, 무대 위에 5~6명 정도가 나와서 공연을 진행했었고, 나는 그다기 큰 감명을 받지 않았었다. 몇일 후, Skullflower의 2인조 구성 공연을 보게 되었는데, 그 때에는 이 밴드가 정말로 훌륭한 밴드라는 걸 다시금 느꼈었다.

    Stephen O'Malley> 핵심으로 내려간 다음 그 곳에 머무르는 행위에는 어떤 '즐거움'이 있다. 총체적이고 최대한으로 표현한다는 것의 모든 해석과 미묘함을 탐구하는 것 보다는 더 즐거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언가를 따라가다 보면... 음악을 오랜 시간동안 좇은 후, 나에게는 이 음악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생겨났다. 밴드의 뿌리를 찾아 나서는 것 같은 것이다. Sunn O)))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밴드의 핵심은 나와 Greg이 둘이서 함께 연주하던 것이었다. 그게 시작이었고, 그래서 지금도 그 과거를 돌아보고 있는 것 같다.

    Joseph Stannard> 옛 음악들을 다시 재현하는 데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Stephen O'Malley> 뭐, 할 수 있는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는 모든 것들을 순서대로 연주하고 있으며, 한 공연에서 이 곡들이 어떻게 발전해 나가는지, 듣고 있다보면 놀라울 뿐이다. 심지어 리허설에서도 그런 일들이 벌어진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나는 한 8년인가 9년인가를 버려 두었던 낡은 Les Paul 기타를 꺼내들어 다시 연주하게 되었는데, 굉장히 즐거운 연주였다. 온갖 이펙트 보드도 몇 개의 디스토션 페달과 스플리터로 갈아치웠고. 어째서인지...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좋아, 피드백으로 돌아가 보자구, 오버드라이브도 해 보고, 피드백에 들어가 있는 7도 음정으로, 전형적인 방식으로 도달해 보자구"같은 느낌이었다. 이 모든 것들, [Monoliths & Dimensions]를 만드는 과정에서 분석적으로 접근했었던 모든 요소들이 우리 둘에게 굉장히 멋지게 다가왔다. Greg과 나, 밴드의 경험, 앨범을 만들던 경험이 다시 돌아와서, "아 그랬지! 다 여기 있었군, 이 모든 것들을 상상 속에서나 봤던 것이 아니었구나!" 정말로 있었다,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고 확인할 수도 있었다 (웃음). 환각을 보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Joseph Stannard> 비슷한 컨셉의 공연을 다른 앨범들에 대해서도 진행해 볼 예정이 있는지? 최근 들어 그렇게 초반 앨범들을 다시 공연으로 선보이는 방식이 굉장히 유명해지기도 하고 수익성도 상당한 접근이 된 것 같다, ATP의 "Don't Look Back" 공연들이나 비슷한 컨셉의 공연들이 그러듯이.

    Stephen O'Malley> 맞다, 나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Sunn O))) 공연은 그 "Don't Look Back" 공연들과는 좀 다른 것이다. 오히려 Greg과 나 단 둘이서만 공연을 해 보기 위해 생각해 낸 변명에 가깝지. 그러니까, Attila Csihar처럼 밴드에 엄청나게 헌신하고 있는 사람에게 "그래, 일본에서 투어를 돌 예정이야, 오는 봄에... Greg과 나 둘이서만 말이야"라는 말을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다들 이 2명 투어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 누군가를 배제하기 위한 공연이 아니라, 그저 Sunn O)))라는 밴드의 또 다른 형태를 보여주는 것일 뿐인 것이다. Sunn O)))가 '재결성 공연'을 하고 '옛 앨범'들을 연주한다는 건 조금 틀린 이미지인 것 같다고 본다. 그러니까, 실제로 Stuart Dahlquist(이전 Sunn O))) 협업자, 현 Asva 리더) 또한 "GrimmRobe" 앨범들에 기여도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그는 왜 이번 공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인지? 흠... (어깨를 으쓱했다) 알겠지만, 이번 공연의 아이디어는... 그러니까, 그 음악, 그 앨범을 연주하는 건 맞지만, 이번 공연들에서 2인조로 공연하는 건 이 밴드가 2인조로 시작했었던 밴드이기 때문이다. 그게 Sunn O)))라는 나무의 씨앗이었다. 누군가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뿌리를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관객들에게도, 우리 자신에게도.

    Joseph Stannard> 그리고 Sunn O)))는 새 앨범이 퍼지고 있는 중이다. 이전의 영광들을 가지고 '거래'를 해야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Stephen O'Malley> 아니다. 우리의 음악을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들, 나 자신까지 포함해서, 그런 사람들에게 Sunn O)))의 아주 다른 두 가지 형태를 선보이려 하는 것에 가깝다. 하나의 형태는 Attila Csihar가 주인공인 형태로, 그는 장난꾸러기, 변화의 현신이지만, 실제로는 밴드 자체도 '변화'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언제나 그래왔었다. Sunn O)))의 음악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Sunn O))) 음악의 다양한 형태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반기고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듣는 사람들이라면 이러한 변화들을 존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람들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는데에 두려움 같은 게 전혀 없군."

    Joseph Stannard> 재미있는 것이, Robert Fripp King Crimson을 여러 작은 유닛, 혹은 'ProjeKcts'로 나누던 것과 비슷해 보인다는 것이다. Greg과 당신 단 둘이서 새로운 앨범을 만들어 볼 생각은 있는지?

    Stephen O'Malley> 그러니까, Greg과 나는 언제나 2인조로 음악을 만들 것이다. "Alice"는 우리 둘이서 만든 곡이었다. 둘이서 Alice Coltrane을 듣고 작업실에 들어가서 각각의 부분들을 만들고, 기타와 베이스로 녹음했던 곡이었다. 다른 곡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다 사실은 마찬가지다. 그냥 우리 둘이서 이 음악을 확장해보자는 생각을 했고, 우리의 뼈대를 장식하고 그 위에 살을 붙여가는 것에 관심을 보이는 수많은 멋진 사람들이 있었을 뿐이다. 같은 밴드, 같은 핵심이었다. 이번 2인조 공연은 사람들에게 이 점을 보여주고 싶어서 진행하는 것이기도 하다. Sunn O)))을 오래 들어 온 사람들이라면 밴드의 이러한 부분을 아마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만, Robert Fripp이 여러개의 다른 집단을 꾸렸던 것처럼, Sunn O))) 또한 다양한 대륙에 퍼져 있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협업하면서 생기는 업무 관리적인 측면의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가끔은 2,000달러 정도로는 저 멀리 사는 남자를 데려 와 같이 작업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그냥 못 하게 되는 거다. 어쩌면 이것이 Sunn O)))라는 밴드의 질적인 측면의 수준을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종류의 제한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유동적으로 활동하는 밴드라는 사실이. 그리고 우리와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 또한 이런 현실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한 사람들이다, '소유권'같은 부분이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그런 유연함 - 그리고 내가 속했었던 다른 밴드들 내에선 그런 문제들이 있었다, "이건 내 밴드야! 내가 그만두면 대체할 사람 같은 건 못 찾을걸! 밴드는 해체하게 될 거라고!" 이런 일들이 정말 자주 일어난다. 이런 종류의 '계약'같은 게 없을 때 보다 더 유연한 활동이 가능해지게 되는 것이다.

    Joseph Stannard> Sunn O)))의 협업 과정은 얼마나 여유롭게 진행되는 편인지 - 실제로 계약 같은 것이 존재하는지, 아니면 좀 더 캐주얼한 편인지?

    Stephen O'Malley> 협업에 참여하는 예술가, 앨범, 공연에 따라 다른 편이다. 어떤 예술가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있는 편을 더 선호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뭐든지간에 원하는 대로"같은 입장이다. 예를 들어보자면, Attila Csihar같은 사람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너그러우면서도 믿을 만한 사람이며, 그와 함께 작업하기에 우리 또한 손이 묶이지 않은 채로 자유롭게 여러가지를 시도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여러 기회들과 성공을 가졌던 것 만큼이나, 실제 작업을 해 나가는데에 어려움 또한 물론 상당히 많이 있었다. Sunn O)))라는 밴드에는 특정한 인물들과 성격들이 필요하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현실적인 이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 우리는 그리스 투어를 돌고 있는 Hammerfall이 아니며, Mogwai같은 밴드도 아니다. 애초에 Sunn O)))가 이정도로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뭐, 잘 모르겠다. 앨범에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하게 되면 여러가지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떻게든 해서 멋지게 풀어갈 수 있는 방식을 찾아낸 것 같다, 적어도 나는 그런 것 같다고 느낀다.

    Joseph Stannard> 최근의 '메탈계'와는 어떤 관계로 지내는지?

    Stephen O'Malley> 좀 웃긴 것이... 아마 좀 보다보면 누구라도 알게 될 텐데, 메탈 업계에서 자라나온 사람들의 95% 정도는 메탈 바깥으로 향한다는 것이다. 또한 메탈은 전반적으로 저급한 예술이라는 오명이 붙은 채로 낮게 여겨지고는 한다, 사실 몇몇 훌륭한 메탈 음악들은 실제로 가장 최전선의 아방가르드 예술이기도 한데 말이다. 예를 들자면, Morbid Angel같은 밴드는 실제로 상당히 진보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데, 그 표면에 붙어있는 장식들과 기타 여러가지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저속한 음악으로 평가절하되곤 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 때문에,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Carnibal Corpse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 음악은 모든 사람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어버린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Carnibal Corpse나 전부 음악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과 흥미의 다른 측면들인 것으로 보인다. 인정한다, 20대 시절의 내가 다른 무엇보다도 메탈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가장 집중해서 들었었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많이 듣고 있다. 나는 메탈헤드다, 그렇지 않은지? 하지만 KTL 레이블의 앨범 같은 것들을 듣고 있는 나를 보고 애인이 놀리면서 말하는 것이, "웃기네, 지난달 내내 무슨 인도 플루트 음악 같은 것만 듣고 있잖아!"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사실 다 같은 거야!" 서로 달라 보이는 장르들의 사이를 엮고 있는 가닥들은 실제로 존재하고 있으며 아주 흥미로운 대상이다. 스스로를 특정한 카테고리에 제한시키면서 음악을 듣는 행위는, 음악가로서 할 수 있는 가장 멍청한 행동일 것이다. 심지어 음악가가 아닌, 그냥 듣기만 하는 청자의 입장에서도 멍청한 짓이다. '팬'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고. 나는 이러한 탐구, 탐험에 거의 중독되어 있다.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다.

    Joseph Stannard> 서로 다른 타입의 음악들 사이에 존재하는 공통점을 찾는 것은 거의 깨달음을 얻는 듯한 기쁨을 주는 발견이다. Sonny Sharrock이나 James 'Blood' Ulmer Slayer Kerry King 사이에 존재하는 연관성을 발견하는 것 처럼. 아마 Kerry King은 그냥 와미 바(whammy bar)를 최대한 빠르게 흔든 것이 다였을지도 모르겠지만...

    Stephen O'Malley> 하지만, 어쩌면 Kerry King이 바를 흔드는 건 Sonny Sharrock이 바를 흔들던 것과 똑같은 의도와 방식이었을지도 모르는 거다! 다른 재료를 가지고 같은 케이크를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음악가로서, 그리고 음악의 팬으로서... 그렇게 서로 다른 음악가들의 비슷한 부분들을 듣고 처음으로 알아차리는 순간들이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지 모른다. "우와! 이거 분명히 무의식적으로 뭔가 연결되었다거나 하는게 분명한 정도잖아!" 어쩌만 나 혼자의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혈통을 따라, 내 조부모님이라던가 아니면 그보다 더 위에서 연결되어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연결은 실제로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공명이다. 정말로 즐거운 것이며, 스스로 이미 아주 잘 알고 있었던 무언가를 새로 발견하는 것 처럼 기쁜 일이다.

    Joseph Stannard> 나는 Napalm Death의 [From Enslavement To Obliteration]의 첫 트랙에서 그런 순간을 겪었었다. 첫 곡의 가장 첫 부분에서 터져나오는 디스토션 음향이 있는데, 거의 전기의자 처형같은 느낌의 소리다. 그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내 머리 위로 아주 환한 불빛이 비추는 것만 같았다. 그 노이즈, 그 음향을 듣자 마자 나는 이 음악이 펑크와 메탈에 뿌리를 두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아방가르드, 실험 음악이라는 것을 갑자기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Stephen O'Malley> 바로 그거다, 한 장르를 완벽하게 표현하는 밴드나 음악가들, 언제나 그 장르의 현신이라고 여겨지는 음악가들의 음악은 거의 언제나 그 장르의 특징이나 선입견들을 완벽하게 대체하고, 앞서고 있다. Napalm Death는 '그라인드코어'라고들 하지만... 흠, 실제로는 프리 재즈에 가깝기도 하다. 아니면 다른 장르들에 가까울지도 모르고. Necrony처럼 정형화된 느낌과는 많이 다른 것이다. 한 장르의 선봉장으로 여겨지는 밴드들은 거의 대부분 그 장르의 바깥에 있는 것 같다.

    https://youtu.be/UQTLaS-23ps
    "Al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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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n O)))

     

     

    2022/10/28 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