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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ack eyes] 2023. 5. 8. 10:47


    https://youtu.be/dkfZ7IB6afw

    "A Pack Of Wol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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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daily.bandcamp.com/features/black-eyes-dischord-records-reunion-interview

    '장르의 한계'에 도전했던 Dischord 레이블의 밴드 Black Eyes가 그들이 남겼던 유산을 되찾기 위해 돌아왔다

    Jonathan Williger
    [Bandcamp]
    2023년 4월 17일


    Black Eyes의 음악을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사람일지라도, Haydee's - 워싱턴 D.C.의 Mount Pleasant 지역에 위치한 엘살바도르 식당이자 '연례행사'가 벌어지는 곳 - 의 중앙에 놓인 밴드의 악기 배치를 보게 된다면, 이 밴드의 음악을 명확하게 범주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리라는 걸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공연 공간의 모든 사분면에 드럼과 타악기 세트가 자리하고 있으며, 두 개의 키트가 중심을 대칭으로 정확히 상대를 바라보고 있는 배치. 두 개의 베이스 지지대가 뒷편에 닻처럼 내려져 있으며, 심벌즈 지지대와 케이블로 이루어진 바다 속에서 색소폰이 금빛으로 반짝이는 광경. 기타 앰프는 무대의 왼쪽에 처박힌 채로, 다른 장비들에 가려져 거의 없는 듯이 보이고 있었다.

    이 5인조 밴드는 이번 달에 거의 20년만에 처음으로 공연을 하게 되었다. 고향인 워싱턴 D.C.에서 2번, 그리고 곧바로 뉴욕과 필라델피아에서 1번씩. 이 공연에 맞추어 새로운 잡지인 [Speaking In Tongues]도 발간 될 예정이었으며, 이 잡지에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미칠 듯이 달려갔었던 밴드의 역사가, 그리고 모든 한계를 동시에 뛰어넘기 위해 스스로를 극단으로 밀어붙였던 이 밴드를 지지했었던 워싱턴 D.C. 펑크 커뮤니티의 역사가 기술되어 있었다. 이 잡지와 더불어 2003년의 데모와 공연 음원들 또한 발매될 예정이었고, 이 음원들은 무제한적인 창의성에서 탄생한 무제한적인 음향들을 그 자체로 증언하고 있었다. 또한, 이 기록물들은 밴드가 창조력의 정점에서 산산조각나게 될 단초가 된 밴드 내부의 긴장감과 갈등들, 당시 가장 훌륭하고 신선했던 음악이 오히려 경시되고 오해받게 되어버린 결과로 이어지게 될 단서들을 담고 있기도 했다.

    "Black Eyes 음악은 말 그대로 '에너지 필드'와도 같은 음악이었다." 밴드의 멤버 Daniel Martin-McCormick의 말이었다. "말 그대로 음향이 지닌 물리적인 힘. 나에게는 시대를 초월하여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같은 음악이다. 가사 또한 정말 중요하며 음악에 그대로 녹아들어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것은 녹아내려 하나로 합쳐진 밴드의 '음향', 이 음향 덩어리의 강력함과, 이 강력함을 이끌어냈던 감정들이었다." Black Eyes 가사의 정치적인 성향과 음악의 '전력질주'적인 느낌 사이의 통일성에 대해 설명하며 Martin-McCormick은 더했다, "뭐랄까, 우린 음악이라는 형식을 빌려 어떤 '폭발'들을 써 내려갔었던 것 같다."


    Black Eyes는 물리적으로나, 창조적으로나 항상 '움직이고 있는' 밴드였다. 이들의 음악은 뚜렷하게 정의내릴 수 없는 음악이었으며, 항상 유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었고, 덥, 프리 재즈, 하드코어 펑크, 힙합, 노 웨이브, 기타등등 온갖 문화적/음악적 경향들로부터 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었다 - 당신이 언제 Black Eyes를 보느냐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달라지는 영향을. 미끄러지듯이 넘실거리며 맞물리는 베이스의 그루브는 날카로운 스네어 드럼 위에서 흘러가며, 끝을 알 수 없는 공허로부터 반향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보컬 Martin-McCormick과 Hugh McElroy는 개인적, 문화적 불안감에 대한 일화들을 비명을 통해 내지르며, 다른 시인들과 작사가들의 구절을 자유롭게 인용하며 폭력과 불의로 가득 채워진 세상 속에서 자라나고 살아가며 겪어 온 개인적이고 복잡한 경험을 토로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그토록 중요했던 시기에 만들어졌던 Black Eyes의 음악은 수치심, 두려움, 소외로부터의 해방을 외치는 황홀경의 비명과 외침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Black Eyes는 Dischord Records에서 2장의 앨범을 발매하였으며, 둘 모두 Ian MacKaye의 프로듀싱으로 제작되었다. 밴드의 첫 LP [Black Eyes]는 2003년에 발매되었으며, 발매 직후 미국 투어(Dischord의 또 다른 밴드 Q and Not U와의 합동 투어였다)와 유럽 투어를 쉼 없이 진행했었다. 정치적으로 그리고 또 사회적으로 점점 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던 분위기를 겪으며 해방의 욕구를 대변해 줄 음악에 목말라하던 세계의 관객들은 이 투어를 통해 Black Eyes에 대해 알게 되었다. 2000년대 초 여성 혐오 정서를 미화하던 Alt-bro 문화에 대한 비판을 담은 "A Pack of Wolves"같은 곡이나, 트라우마를 남길 만큼 충격적인 첫 성경험의 여파를 다룬 폭발적이고 격렬한 에너지의 분출 "Deformative"같은 곡은 관객들을 말 그대로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 넣었던 것이다 ("A Pack of Wolves"는 Black Eyes의 '모쉬 핏 송'이었다. 정말 이상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밴드 멤버 Dan Caldas는 [Speaking In Tongues]에서 말했다). 밴드의 열광적인 공연에 대한 소문이 퍼져나가며, 워싱턴 D.C. 바깥에서의 Black Eyes에 대한 인지도 또한 높아져만 갔다.

    외부인들에게는 Black Eyes가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로 나타났던 밴드 같아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새롭게 발매된 데모 곡들과 공연 음원들을 통해 드러난 그들의 모습은 스스로를 창의적인 모습으로 매번 뛰어넘고자 열성을 다해 노력하는 밴드의 모습에 가까웠다. McElroy는 밴드의 이러한 모습을 영화 [Little Shop of Horrors]의 육식성 꽃, 'Audrey 2세'의 모습과 비슷했었다고 표현했다 - "먹을 걸 내놔, Seymour!"라고 소리지르는 모습과. 밴드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었던 것이다, 무엇이든지 더 먹어치워버리기 위해서. "음악에 정말로 어떤 것이라도 들어갈 수 있다는, 그런 정서가 있었다." McElroy의 말이었다. "유연성, 호기심, 개방성이 너무 과해서 수많은 가능성으로 이루어진 마법의 공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마저 있었다." 마찬가지로, 밴드 멤버 Jacob Long 또한 밴드의 창작 과정을, 광대한 즉흥 잼 연주가 가지고 있는 '즉흥성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세심하게 깎아내려 가 "본질에 맞닿을 정도로 명확해질 때 까지" 몇 시간이고 길 위에서 연주하고 다듬어가며 완성했었던 과정이었다고 기억했다.


    Black Eyes 음악의 '깊이'는 스튜디오에서 더 명확해졌다. 녹음 과정을 회상하며, MacKaye는 "밴드에 대한 인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었다"고 말했다. "잠시 멈춰서 시간을 들여 진지하게 바라보면 Black Eyes의 음악에는 엄청나게 많은, 의도적인 질감들이 쌓아올려지고 있으며, 대위적인 부분들과 정말로 놀라운 멜로디가 들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가 "A Pack of Wolves"? 정말로 무거운 가사를 가진, 정말로 무거운 곡이다." Martin-McCormick 또한 비슷한 경험에 대해 말했다: "몇 주 동안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을 때도 있었지만, 스튜디오에 직접 들어서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확실히 알기 어려웠다. 공연에서는 멤버 모두가 그 좆같은 '에너지 필드'을 끌어올려서 표현하려고 노력해댔지만, 스튜디오에서는, '우와, 전부 새로운 디테일들을 가져오고 있군!'이라는 생각이 들 뿐이었던 것이다."

    [Black Eyes]의 녹음과 발매 이후, 밴드의 접근에 있어 미묘하지만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게 되었다. 투어를 돌던 와중 프리 재즈 앨범들을 구매해 듣다가 영감을 받은 Long이 직접 색소폰 연주까지 배웠던 것이다. 그리고 Long은 밴드 멤버들에게 이 새로운 악기 연주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전까지는 단 한 번도 관악기를 연주해 본 적이 없었다." Long은 [Speaking In Tongues]에서 회고했다. "엄청나게 흥미로워 보이는 음악이 한가득이었고, 나는 그저 나 또한 이 악기를 연주하는 법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2003년 11월이 되었을 때, 새롭게 발매된 공연 음원들에서도 드러나듯이, Black Eyes의 공연의 연주곡들은 거의 대부분 색소폰의 휘몰아치는 연주와 모달 멜로디(modal melody)가 결합된 신곡들이 되었다. 동시에 밴드의 작곡 또한 덥의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측면과 함께 불규칙적인 리듬의 격동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고작 몇 개월의 시간이 지났던 것이었지만, 밴드의 음악적 DNA는 완전히 변해버리게 되었다.

    2004년 1월 녹음되었던 [Cough]는 듣자마자 청자의 정신적 방어막을 한번에 무너뜨려 버리는 앨범이었다. 의도적인 휘발성을 가지고 느릿하고 불온하게 기어가다가 갑작스럽게 엄청난 밀도로 폭발하며 분출하는 앨범. 촘촘하게 엮인 반음계를 따라 모든 멤버들이 즉흥연주를 격렬하게 내뱉다가도 선명한 퍼커션 위에서 디지털 리버브가 무한한 공간으로 울려퍼지는 앨범. 가사는 음악만큼이나 파격적이며, 종교적인 텍스트들과 상징들을 총기 폭력("Drums")이나 퀴어적 각성("Holy of Holies")과 병치시키고 있었다. 밴드가 처음에 가지고 있었던 '순수한 음향을 통한 카타르시스'라는 비전은 원형으로부터 완전히 변형되어, 더 극단으로 치달으면서도 결코 '순수한 혼돈'으로는 빠져들지 않고 있었다.


    "작곡 과정이 정말로 어려웠다는 걸 기억한다." 밴드 멤버 Mike Kanin은 [Cough] 시절을 회고하며 말했다. "기억하기로는 그 앨범이 굉장히 파편화된, 부서진 느낌의 앨범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청자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지금와서 다시 들어보면 그렇게까지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Martin-McCormick 또한 비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정말 다양한 분야의 것들로부터 영향을 받기도 했고, 어떤 야망도 갖고 있었다. 5명의 멤버 모두가 공동으로 작곡하고 모두 동의해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고, 가끔은 좌절스럽기도 했으며,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어떻게든 해결을 해내긴 했지만 항상 쉽게 해결책을 찾았던 것은 아니었다." [Cough]에 담긴 음악들의 내부에 존재하는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기본적인 요소들과 보다 더 아방가르드적인 충동들 사이에 존재하는 청각적 긴장감은, [Cough]가 가진 긴박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Cough]에 대해 말할 때, McElroy에게는 스스로의 창의력을 확장시켜나가는 것에 대한 기쁨으로 장식된, 어떤 장밋빛 기억이 감돌고 있었다. "굉장히 만족했던 기억이 있다." 그의 말이었다. "나는 뭐랄까, '이게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야. 이 제작 과정, 에너지, 달성할 수 없을 무언가를 향해 끊임없이 손을 내밀고, 모두 스스로를 밀어붙이고 있는, 이 음악.' 같은 생각을 했었다. 나는 Black Eyes 멤버들 같은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정말로 기대와 흥분으로 가득했었으며, [Cough]가 그 결과물이었다."

    3개월 이후, 워싱턴 D.C.의 'Black Cat'에서의 공연 도중, McElroy는 이 공연이 Black Eyes의 마지막 공연이라고 무대 위에서 선언했다. [Cough]의 발매까지는 아직 2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었다. 각자의 개인 사정도 변하고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밴드 내부에 존재하는 균열이 급격하게 수면 위로 떠올랐었다 - Long과 Martin-McCormick은 더 앞으로 나아가 음악적 구조 자체를 없애버리고 싶어했지만, 나머지 멤버들은 오히려 다양한 구조들을 탐구하며 그 위에서 음악을 쌓아올려 보고 싶어했던 것이다. "멤버들 각자가 밴드에 말 그대로 모든 것을 가져와 부어댔고, 나에게는 모든 것이 너무 빠르게 돌아가게 되었다." [Speaking In Tongues]에서 Kanin은 털어놓았다. 'Audrey 2세'의 식욕이 최고조에 달했던 것이다.

    2004년 당시의 비평가들은 [Cough]라는 앨범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아예 모르고 있었다. MacKaye에 따르면 [Cough]는 발매 첫 해에는 아주 천천히 판매되었다. 관객을 감싸버리는 밴드의 '에너지 필드', 음악의 직접성을 강조하고 적절한 맥락 속에 있을 수 있게 해주는 밴드의 에너지 필드 없이는 앨범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밴드의 팬들은 Black Eyes라는 창의적인 유기체가 너무 이른 시기에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생각을 했으며, 만약 해체하지 않았더라면 어디까지 갈 수 있었을지에 대한 집단적인 애도가 감돌기도 했다. "[Cough]는 다음번 앨범이 발매된 후 진정으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그런 앨범이었다." MacKaye의 말이었다.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했던 앨범이었다. [Black Eyes]도 훌륭했지만, [Cough]는 정말로 좋은 앨범이었다. 너무 좋은 앨범이라 Black Eyes 멤버들이 이게 어떤 앨범이 될지를 인지하면서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들 정도였다." 그는 더했다: "당시 Black Eyes 멤버들은 '무언가 다르게 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엄청나게 시달리고 있었다."


    2023년 4월 6일이 되어서야, Haydee's에서 팬들은 [Cough] 발매 이후 처음으로 Black Eyes 멤버들이 직접 수록곡을 연주하는 것을 들어보게 되었다. Black Eyes가 보여 준 광란의 에너지는 관객들에게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 20년간 수면 아래에 잠들어 있던 Black Eyes의 유산의 가장 중요한 측면이 이날 밤, 그리고 다음날 밤 Black Cat에서의 공연을 통해 다시 드러났다: 이들의 음악은 '커뮤니티'가 한데 모여 함께 소리지르고 춤을 추며 황홀경에 빠진 의식을 통해 세상을 심판하는 음악이라는 것이다. Black Eyes가 자신들의 음악을 가지고 한계 너머로 끌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계속해서 유지하던 '펑크의 신조'는 여전히 밴드의 핵심 속에 내재되어 있었다 - 마치 진주의 핵심에 존재하는 작은 모래알처럼 말이다.

    Black Eyes라는 '커뮤니티'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풍성함은 [Speaking In Tongues]에 잘 묘사되어 있으며, 멤버 Kanin은 최근 프리 재즈 레이블 Astral Spirits의 산하 레이블인 On Repeat을 설립한 다음 이 레이블을 통해 초기 워싱턴 D.C. 밴드들의 옛 앨범들을 발매하고 있다 - Et At It, RaRaFre+Am, Rench's Rifles 같은 밴드들의 테잎들, Black Eyes의 재결성을 준비하던 과정 중에 발견했던 밴드들을. 수십년간 팬들의 머릿속을 맴돌던 "만약 해체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밴드가 어떤 대답을 선택하는지와는 관계 없이 (McElroy는 "공연은 공연이고, 그 다음에 어떻게 될 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Black Eyes의 재결성 공연은 현재의 순간을 되돌아보고 재구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Black Eyes 음악이 지금의 현실과도 상당히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 좀 그렇긴 하지만, 동시에 내 안에서 드는 감정들 중 하나는, 뭐, 그런 것 같다." McElroy의 말이었다. "우리의 음악이 우리에게나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 순간이, 아직은 완전히 지나간 것 같지는 않다."



    https://youtu.be/Qjq2qJpjrOM

    "Commenc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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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cob Long / Dan Caldas / Mike Kanin / Hugh McElroy / Daniel Martin-McCorm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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