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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Promise
    [...]/[Xiu Xiu] 2023. 3. 18. 14:14




    https://youtu.be/CKhCunNUI7g
    "Clowne Tow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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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deathofanabsurdist.wordpress.com/2015/10/08/cross-sections-xiu-xius-a-promise/


    Cross Sections: Xiu Xiu의 [A Promise] 뒤에 숨어 있는, 갈등과 조각난 마음들
    [Death of an Absurdist]
    2015년 10월 8일


    [A Promise]에 대한 이야기는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게이 삐끼들이 호객행위를 하는 장소에서 시작한다. Jamie Stewart, 캘리포니아의 실험적 음악 밴드 Xiu Xiu를 통해 당대 유행하던 모든 인디 트렌드들을 전부 극단적으로 수용해 나름의 방식으로 표현해 왔던 이 음악가는, 2003년 밴드의 두 번째 앨범을 발매하기 전 베트남으로 휴가 여행을 갔었다. 그는 여행 도중 우연하게 젊은 노숙자 청년을 만나게 되었고, 이 만남은 지난 십수년 동안 가장 충격적이면서도 논란의 대상이었던, 가장 많은 비웃음과 조롱을 받았던 앨범 커버를 낳게 되었다.

    빈털터리 신세였던 젊은 청년으로부터 섹스를 댓가로 돈을 달라는 요청을 받았던 Stewart는 대신 그 청년을 호텔 방으로 데리고 가는 길을 택했다. 그 방에서 Stewart는 돈을 지불하고 그 청년의 사진을 찍었으며, 여행 내내 가지고 다닌 고무 아기 인형 또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청년은 옷을 벗었고, 아기 인형과 함께 포즈를 취했으며, Stewart의 돈을 받고는 방을 떠났다. 이 장면, 부조리극의 한 장면 같았던 섹스와 인간관계의 충돌은 Stewart의 죄책감과 함께 [A Promise]의 참혹한 감정세계의 밑거름이 되었으며, Xiu Xiu는 [A Promise]를 통해 인디 록 업계에서 그 악명을 드높이게 된다.

    [Cross Sections] 인터뷰는 컬트적인 인기를 누린 앨범을 앨범을 만든 사람과 함께 자세하게 해부해 보는 기획 시리즈이다. 나와 Stewart는 잉글랜드 브리스톨의 Baldwin Street에 있는 반짝이는 채식주의 식당에 함께 앉아 [A Promise], 관계, 자기 학대, 이 앨범의 제목 뒤에 숨어 있는 가슴 아픈 맹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https://youtu.be/dqcHwFNyfXA
    "Sad Pony Guerrilla Girl"

    sjbaglow> Xiu Xiu의 오랜 팬들은 이 곡이 사실 당신의 이전 밴드, Ten In The Swear Jar의 곡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째서 이 곡을 선택해 다시 작업하게 된 것인지?

    Stewart> 어째서 특별히 이 곡을 선택했는지에 대해 괜찮은 논리와 이유가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은 거의 현실적인 이유가 전부였었다. Ten In The Swear Jar는 그 누구도 들어보지 못했던 밴드였다. Ten In The Swear Jar는 CD 딱 1장만, 그것도 멤버들의 돈으로 직접 만들어 발매했었으며 500장 한정이었고 거기에 투어도 단 한번도 돌지 않았던 밴드였다. 이 곡은 Cory McCulloch, 나와 함께 Xiu Xiu를 만들었던 사람... 맞다, 아무튼 그와 내가 좋아했던 곡이었고, 그렇게 버려져 잊혀지지 않았으면 했던 곡이었다! 그리고 나는 Ten In The Swear Jar 버전은 곡의 분위기와 좀 안 맞는 느낌이 있다고도 생각했다. 그 버전은 좀 더 '록' 스럽다.

    sjbaglow> 그렇다면, [A Promise]에 실린 것이 좀 더 맞는 거라고 생각하는지?

    Stewart> 아 물론 그렇다. 적어도 내 귀에는 Xiu Xiu 버전이야말로 곡의 진짜 의도와 잘 맞는 것으로 들린다.

    sjbaglow> 그렇다면 이 곡의 내용은 무엇인지?

    Stewart> Cory와 나는 그 당시 정말 개판이었던, 끔찍했던 집에서 살았었다. 밴드를 막 시작했을 때 우리는 완전히, 말도 안 될 정도로 파산한 상태였었다. 그 집은 말 그대로 부서져가고 있는 집이었다. 펑크 스타일의 집은 아니었고, 오히려 펑크 스타일로 꾸몄지만 사실은 너드 스타일인 집에 가까웠었다. 그 집 옆에는 작은 아파트가 한 채 있었는데 내 침실 창문에서 그 아파트 방 하나가 보였다. 아파트의 그 방에는 어린 여자 한 명이 살고 있었는데, 그 여자는 동성애자였고 근처에 사는 다른 나이든 여자와 사귀는 사이였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나이든 여자 쪽은 사실 다른 남자와 결혼한 상황이었다. 이 두 여자의 관계는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은, 완전히 비밀스러운 관계였었고, 그 둘은 내 침실 근처의 그 방에서 몰래 만나 연인이 되곤 했었다. 하지만 그 둘은 아래에 내가 있어 둘을 보고있다는 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sjbaglow> 그러니까 일종의 관음증적인 경험인 것인지?

    Stewart> 그렇다. "Sad Pony Guerrilla Girl" 가사의 대부분은 그 두 여자가 서로에게 말했던 말들을 그대로 따 온 것이었으며, 나머지는 그 둘이 서로 관계를 맺기 위해 취했던 불가능한 시도들을 관측하던 경험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 두 여자는 존재한다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굉장히 구체적이고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어려움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존재의 어려움'인 것 같다, 시대가 몇 년도이건간에, 무슨 일이 일어나건간에... 이게 말이 되긴 하는 건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https://youtu.be/7s2_sTA-Gyk
    "Apistat Commander"

    sjbaglow> 이 곡의 가사에 등장하는 중국식 이름들은 무슨 의미인가?

    Stewart> "Chen"은 당시 Xiu Xiu 멤버이자 곡도 함께 썼던 Yvonne Chen의 이름이다. 이 무렵 우리 둘은 정말로 친한 친구사이였다. "Wei"와 "Huai"는 Yvonne의 형제자매의 이름이다.

    sjbaglow> 실제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곡의 개인적인 요소들을 더 부가했던 것인지?

    Stewart> 솔직히 말해서 기억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곡은 사실 '자살'에 대한 곡이기 때문이다. 이름들은 뭐랄까, 자살로 인해 발생하는 상실이 무엇인지를 묘사하려고 넣었던 것 같다.

    sjbaglow> 이 곡에는 명백히 자살에 대한 '불확실함'의 느낌이 들어가 있다. 자살에 긍정하는 느낌은 아니다.

    Stewart> 이 곡은 자살을 삶의 한 방식으로서 다루는 곡에 가깝다. 그 방법을 일종의 '탈출구'로써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수없이 존재하는 삶의 방식들 중 하나인 것으로... 삶을 대하고 견뎌내는 방식들 중 하나로. 그냥 여러 선택지들 중 하나일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이제는 내 인생에서 더 이상 그렇게까지 큰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내 삶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거의 매일마다 자살을 고려했었다. 이제는 그 정도는 아니다, 다행이지.

    sjbaglow> 이 곡의 특징적인 기계 소리, 쇠 긁는 느낌의 소리는 어떻게 만들었던 것인가?

    Stewart> 그 때의 우리에게는 신디사이저가 단 2대 있었다. 2개 모두 좆같은 상태였고, '좋은 쪽으로 좆같음'같은 건 전혀 아니었다. 하나는 야마하 DX21 이었는데, 아마 이 세상에서 Cory만이 유일하게 그 신디사이저에서 그나마 들어줄 만한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그냥 쓰레기였고 정말로 그 누구도 가지고 싶어하지 않을 만한 물건이었다. 우리는 그 2대의 신디사이저를 디스토션 페달 몇 개에 연결시켰다. 페달을 한 3개인가 갖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말 그대로 진짜 그렇게 한다, 다른거는 전혀 안 쓰고 오직 디스토션 페달만! 페달 하나는 노란색 MXR 이었는데 어느날 공항에 갔다가 주차장에서 잃어버렸다. 다른 하나는 쓰레기같은 상태의 RAT 였다. 하지만 마지막 하나는 꽤 멋진 녀석이었고 정말 저렴한 Danelectro 모델이었다, '프렌치 토스트'라는 녀석이었지. 정말 싼 모델이었다, 한 25달러 했나, 그리고 페달 자체가 끔찍한 수준의 옥타브 쉬프트를 가지고 있어 입력을 아무것도 따라가지 못하는, 거의 랜덤하게 아무거나 이것저것 해 대는 물건이었다. 언젠가는 다시 사용해 보고 싶은 모델이다. 쓰레기였지만, 정말 훌륭한 쓰레기였다.

    https://youtu.be/L4NO3-XwPJE
    "Walnut House"

    sjbaglow> 이 곡은 앨범에서 가장 기괴하면서도 가장 생생한 가사를 갖고 있다 - "they have as many eyes as a pineapple"같은 부분. 동시에 정말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대목들도 나온다, "I am the dumbest bitch on the planet" 같은. 이런 혼란스러운 다이내믹은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자연스럽게 나온 것인지?

    Stewart> 이번에도 같은데, 그 뒤에 숨은 괜찮은 논리가 있으면 좋겠지만 딱히 그렇지는 않다. 이 곡은 내 외할머니가 지내면서 천천히 죽어갔던 양로원에 대한 노래다 - 그 양로원 이름이 'Walnut House' 였다. 굉장히 초현실적인 장소였다 - 사실상 육체적으로는 천천히 해체되어가고 있으며 정신적으로는 치매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만으로 가득 찬 창고라고 할 수 있는 곳이었으니까. 내가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면, 이 곡에 사용된 많은 이미지들은 내가 그 때 당시에 읽고 있던 책에서 베껴 왔던 이미지들이었거나, 아니면 그 양로원에서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을 엿들은 내용들이었다.

    sjbaglow>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정신나간 "don't worry Mom" 반복은 어디서 온 것인가?

    Stewart> 아, 그 부분은 실제로 외할머니가 죽어가는 것을 보고 있었던 어머니를 위로하려고 내가 나름대로 작게나마 노력했던 말에서 따 온 것이었다. 그 무렵 나는 상당히 위험한 성생활로 빠져들어가고 있었고, 어머니가 이것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내 생각에 어머니는 내 전반적인 생활 자체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 곡의 가사는 여러가지 문학 참고 / 죽어가는 외할머니 / 어머니를 안심시키려는 노력을 아주 엉성하게 짜 맞춘 가사였다고 할 수 있다.

    sjbaglow> This Song Is a Mess But So Am I의 주제하고 아주 비슷한 것 같다. 그는 암으로 죽어가는 어머니에 대한 노래로만 앨범을 채웠지 않나.

    Stewart> 그랬지. Freddy (Rupert) 와 나는 아직도 아주 친하게 지내는 친구사이다.

    https://youtu.be/DKcbwWCkCWo
    "20,000 Deaths For Eidelyn Gonzales, 20,000 Deaths For Jamie Peterson"

    sjbaglow> 가장 뻔한 질문이겠지만, 'Eidelyn Gonzales'와 'Jamie Peterson'이 누구인가?

    Stewart> 이 곡은 사실 그 둘에 대한 곡이 아니다. Xiu Xiu 곡의 대부분이 그런 식인데, 제목과 곡의 주제가 따로 노는 경우가 많다. Eidelyn Gonzales는, 좀 더 괜찮게 설명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다, 나와 섹파 관계였던 사람인데, 나는 Eidelyn을 정말로, 정말 정말 정말 나쁘게 대했었고, 그녀를 명백하게 끔찍한 방식으로 이용해먹었었다, 거의 몇 년 동안을 말이다. Jamie Peterson은 내가 정말로 좋아했던 퍼커셔니스트인데 사람들은 거의 모르는 음악가였다. Jamie는 캘리포니아 Bay Area의 여러 밴드들에서 연주를 했었고, 많은 실험적인 음악을 했었지만 거의 그 누구도 듣지 않았다. 하지만 Jamie는 정말로 훌륭한 타악기 연주자였다. 뭐 어쨌든지간에, Eidelyn, 미안해, 진짜 좆같이 굴었던 거.

    sjbaglow> 앨범 전체적으로 실제 사건들에서 얼마나 영향을 받았던 것인지, 그리고 어느 정도가 만들어진 환상에 대한 것인지?

    Stewart> Xiu Xiu 음악에 있어 지금까지도 일관된 특징은 대부분의 곡들이 실제로 일어난 것들에 대한 곡들이라는 것이다.

    https://youtu.be/0z6afkvoT70
    “Pink City”

    sjbaglow> 이렇게까지 명확한 구조가 없는 곡은 어쩌다가 만들게 되었던 것인가? 이 곡은 작곡 도중에 100만 가지의 다른 기분을 느끼면서 만들어낸 곡 같다.

    Stewart> 앨범을 만들 무렵 나는 거의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였고, 따라서 정말로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 때는 정말로 힘든, 어두운 시절이었다. 정말로. 맞다, 이 곡은 그냥 흔한 멜로드라마처럼 들리기는 한다, 하지만 이 곡을 만들 때에 나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나는 비참한 존재였었다.

    sjbaglow> 조금 전에 문학 작품에서 영감을 받기도 한다고 했었는데. 이 곡은 방탕하면서도 폭력적인 가사를 가지고 있다 - 뭐랄까 William S. Burroughs J. G. Ballard 작품 느낌이 난다.

    Stewart> 내 곡을 다른 사람에게 상세하게 설명하는 것은 언제나 꺼려지는 일이다, 이 곡 또한 당신이 설명한 것 과는 상당히 다른 곡이지만, 나는 당신에게 뭐라고 비난하고 싶지도 않고 당신이 잘못했다는 식으로 말하고 싶지도 않다. 이 곡의 절반 정도는 발칸 반도 전쟁에 관한 책에서 온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인인데 발칸 전쟁 당시에는 헤로인에 잔뜩 취해서 거의 죽을 정도가 되어 있었던 사람이었다. 우리는 이 곡을 공연에서 연주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그래서 나는 이 곡을 거의 잊어버리고 있었다. 단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던 곡이었다. 어쨌든, 다시 한 번 멜로드라마 느낌이 되는 것은 미안하지만, '감정'이 곡을 연주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https://youtu.be/qm_TeOjdUbo
    “Sad Redux O-Grapher”

    sjbaglow> 이 곡도 옛 곡이지 않나?

    Stewart> 이 곡은 두 가지 버전이 있다. 하나는 5 Rue Christine 레이블의 컴필레이션에 실린 버전인데, 나는 이 버전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곡의 주제는 그냥 한 소년을 좋아하게 되는, 그리고 이 소년이 당신을 멍청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 소년이 그렇게 멀리 있는 사람은 아닌 경우다. 다시 한 번 양해를 구하지만, [A Promise]는 상당히 예전에 만들었던 앨범이므로 내 기억이 조금은 부정확할 수도 있다. 내가 좋아하던 한 소년이 있었는데, 나는 그 소년도 나를 좋아하게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막상 그 소년은 나를 멍청한 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년이 맞았다, 나는 실제로 상당히 멍청한 놈이었다. 그런 상황에 처해 보면 누구나 그런, 꽤나 비참하고 절망적인 기분이 든다. 전형적인 '슬픈 노래'의 주제라고 볼 수 있겠다.

    sjbaglow> "Walnut House"하고도 잘 맞는 곡인 것 같다. [A Promise]를 만들 때 수록곡들의 순서나 앨범 전체적인 구조도 많이 고민해서 만들었던 것인지?

    Stewart> 뭐랄까 그냥 운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그냥 곡 몇 개를 만들다가 10개 정도가 채워지면 그냥 이제 다 됐다고 바로 결정하는 식이었었다. [A Promise]는 [Knife Play]를 만들 때와 같은 장소에서 녹음했다, 멤버 구성도 똑같았다.

    sjbaglow> [A Promise] 시기의 Xiu Xiu 멤버 구성은 어땠는지, 각자 어떤 역할이었는지?

    Stewart> 앨범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에는 Yvonne Chen도 멤버로 참여해 연주했었다. 하지만 투어를 돌기 시작하게 되자 Yvonne는 밴드에서 떠나게 되었다, 그녀는 투어를 다니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대체로 Lauren Andrews / Cory McCulloch / 나 이렇게 3인조 밴드였었다. Lauren은 작곡에는 그렇게까지 참여하지 않았었지만, 뭔가 정말로 훌륭한 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정말로 단순하지만 동시에 엄청나게 격렬한 느낌의 연주를 할 줄 알았고, 진짜로 훌륭한 공간감각도 가지고 있었다. 각각의 음 사이의 간격들은, 적어도 내 귀에는 완벽하게 들린다. 특별히 [A Promise]는 굉장히 비어 있는 앨범이기에 이러한 공간감이 더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Lauren은 정말로 훌륭한 연주를 선보였다 - 연주와 연주를 하지 않는 부분 사이의 긴장감과 이 긴장감의 해소를. 음악 매니아 찐따들이나 따질 만한 주제이긴 하지만, 어쨌든 Lauren은 정말로 훌륭한 연주자였다.
    Cory는 보컬 녹음에서 훌륭한 부분을 골라 뽑아내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멤버였다. [A Promise] 무렵 Cory가 환상적일 정도로 잘 하던 것이 3가지 가 있었다. 하나는 키보드 파트였는데, 그는 굉장히 불협화음이면서도 동시에 아주 멜로딕한 연주를 할 줄 알았다. 두 번째는 정말로 훌륭하면서도 동시에 정말로 음악적인 피드백을 만드는 일이었다. 마지막은 보컬 파트에 대한 프로듀서 역할이었고. Cory 만큼이나 보컬 프로듀싱을 잘 하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지금까지도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아주 오랜 시간동안 친하게 지낸 사이였었고, 지난 몇 년간은 만나보거나 이야기해보지는 못했지만, 나는 Cory를 정말로, 진심으로 신뢰했다. 그의 앞에서는... 마음을 열고 편하게 있는 것이 정말로 쉬웠다. 그와 단 둘이서 있을 때에는 정말로 마음속의 모든 말을 다 할 수 있었다. Cory는 나를 아주 잘 알고 있었고, 내가 진심으로 말하는 건지 아니면 거짓으로 말하는 건지를 판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내가 거짓으로 말하고 있다면 Cory는 나를 밀어 진심을 말하게 할 수 있었다.

    https://youtu.be/vpWXgolkUYI
    “Blacks”

    sjbaglow> [A Promise]를 만들 때, 청자에게 도전하는 듯한 앨범을 목표로 하고 만들었던 것인지?

    Stewart> 의식적으로 그런 목표를 세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 곡도 그렇고 다른 모든 곡들도 그렇고, 우리는 청자에게서 무언가를 끌어내고 싶어하는 밴드다 - 그 무언가가 정확히 뭔지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지만, 나는 특정한 곡이 나에게 무슨 의미인지를 가지고 그 곡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방해하고 싶지는 않다.

    sjbaglow> 그런 생각을 작곡 과정에도 계속 마음에 두고 있는 건지? 청자가 Xiu Xiu 곡을 들을 때 주관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는가?

    Stewart> 물론,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며 작곡한다. Xiu Xiu 음악은 나에게는 언제나 아주 아주 특정한 것에 대한 곡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그런 특정한 의미가 전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청자들이 Xiu Xiu 음악을 들을 때 특정한 무언가를 생각하기를, 이 곡이 특정한 무언가를 떠올리게 하는 곡이기를 바라지만, 그 '특정한 것'은 청자들 개개인마다 다른, 아주 개인적인 무언가일 것이다. Xiu Xiu가 이런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밴드로서 바라는 목표인 것만은 맞다. 도전적인 음악을 만들려고 한다기보다는 그냥 멤버들이 듣기에 좋은 음악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고, 실제로 청자가 도전적으로 받아들이는지 아닌지는 우리의 손을 벗어난 문제다.

    https://youtu.be/UN2S6_e-8MQ
    “Brooklyn Dodgers”

    sjbaglow> 이 곡의 배경이 된 사건이 따로 있었는지?

    Stewart> 이건 내 형제에 대한 곡이다. 그 때 우리 가족은 전부 캘리포니아 Bay Area에서 살았었다. 다행히 지금 현재는 가족 전부 전반적으로 좀 더 안정된 느낌으로 살고 있다. 하지만 (그나마 순화해서 말하자면) 위기가 찾아왔던 시기에 내 형제는 더 이상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결정했고 아무에게도 상의 없이 갑자기 뉴욕으로 이사를 가 버렸었다. 나는 충격을 받았고 마음이 조금이지만 부서져버리는 느낌을 받았었다. 아니, 그를 비난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 정도의 배짱이 있었더라면 나도 캘리포니아를 떠나 멀리 가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지간에 그는 그 시기에 가족과 함께 살며 다 같이 재앙의 수렁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것 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역주: Jamie Stewart의 아버지 Michael Stewart는 2002년 11월 13일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https://youtu.be/hw4DWE1WN2Y
    “Fast Car”

    sjbaglow> Tracy Chapman 커버라니, 아주 인상적인 선곡이다. 이 곡은 전혀 다른 시대의 곡이지만 곡의 감성은 [A Promise]의 다른 곡들과 맞닿은 부분이 많이 있다. 기억하기로는 지난번 인터뷰에서 팝 음악가들을 정말로 존경한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Stewart> "Fast Car"는 언제 들어도 정말로 놀라운 곡이다, 팝 음악이면서도 내가 살면서 들었던 무수한 곡들 중 가장 우울한 곡이기도 하니까. 온갖 나쁜 일들이 일어나고, 그 다음에는 그냥 끝인, 그런 곡이다. 그 어떤 '해피 엔딩'도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sjbaglow> 앨범 전체를 관통한다고 볼 수 있는 곡이 이 앨범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 아니라는 사실이 상당히 아이러니한 것 같다.

    Stewart> 뭐, 밴드가 이 곡으로부터 받은 영향이 엄청났었다! 어린 시절 MTV에서는 [120 Minutes]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방영했었는데, 말 그대로 120분동안 "얼터너티브" 음악의 뮤직비디오를 방영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부분은, 이 프로그램에 Tracy Chapman 뮤직비디오도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시절에는 Tracy Chapman 음악도 "얼터너티브"라고, 언더그라운드 음악이라고 여겨졌던 것 같다. 아마 곡들의 주제가 너무 어두워서 그랬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Tracy Chapman은 가벼운 록 음악 느낌으로 큰 히트를 쳤고 오랫동안 인기를 유지했었다. 어린 시절에 그의 음악을 처음으로 접했었다.

    sjbaglow> 그러니까 어린 시절에도 이미 그 곡을 듣고 큰 감명을 받았었던 것인지?

    Stewart> 그 때에는 너무 어려서 "Fast Car"가 무슨 의미인지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었다. 그러니까, "Fast Car" 뮤직비디오를 보면, 다음에 곧바로 PiL 비디오가 나와서 그걸 보고 그런 식이었다. 나이를 먹고 나서 언젠가 차를 몰고 돌아다니다가 그제서야 "Fast Car"가 얼마나 황량하고 절망적인 곡인지를 깨닫고 충격을 받았었다. 하지만 [A Promise]의 커버 버전을 만들면서는 그 황량함에 그렇게까지 주목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우리가 그 곡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그리고 Tracy Chapman에게 얼마나 감사한지를 표현하고 싶었다.

    https://youtu.be/0ZLqCHKfX54
    “Ian Curtis Wishlist”

    sjbaglow> “When you tell me everything, I will take it too far”?

    Stewart> 이 곡은 나 자신이 너무나도 멍청하고 비현실적인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대한 곡이다! 그리고 내가 멍청하고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스스로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걸 멈추지 못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흔해빠진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예전에 내가 좋아하던 한 여자가 있었는데 굉장히 예의 있는, 상대방을 충분히 존중해주는 사람이었고, 나에게 그냥 "미안하지만 힘들 것 같아, 너는 뭐랄까... 조금 엉망인 것 같아"라는 답을 했었다. 그 때 나는 내가 얼마나 좆같이 망가진 루저인지를 온몸으로 깨달았고, 내가 얼마나 외롭고 멍청한 새끼인지, 그리고 그 사실을 스스로도 알고 이해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때에도, 그 여자에게 느꼈던 그런 감정은 아주 잠깐동안만 스쳐 지나가는 것이었다. 그녀와 나는 단 한번 지하실에서 단 둘이 밀회를 즐겼던 사이였고, 그 직후 완전히, 아주 이상할 정도로 비현실적이 되어버렸던 관계였다. 뭐랄까, 한 사람과 절망적일 정도로 사랑에 빠져버리게 되는 그런 경험이었다기 보다는 그냥 스스로 멍청한 새끼가 되어버리는 것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어쨌든 이 시기는 내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게 병신이었던 시기였고, 거의 모든 것들이 얼마나 제대로 풀리지 않았던지, 나 자신의 지혜의 끝을 감당하고 있던 시간들이었다. 나는 그저 나 자신을 견딜 수 없었고, 상황을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게 만들지도 못하고 있었다.

    sjbaglow> 이 곡의 보컬도 굉장히 산발적이고 즉흥적인 느낌이다. 몇몆 가사는 거의 애드립 같기도 하다.

    Stewart> [A Promise] 제작 과정에 대한 내 기억이 아직까지 그럭저럭 정확하다면, 이 곡의 보컬 녹음 과정도 상당히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 때 나는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었고, 퇴근 후에는 곧바로 술을 마시기 시작해 개처럼 취하곤 했었다. 그렇게 취한 채로 내 방 책상에 앉았는데, 특이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일반적으로 보컬은 서서 녹음을 하니까 말이다. 어쨌든 책상에 앉아 마이크를 앞에 뒀고, 기억하기로는 책상에 가사를 써 둔 종이도 있었다. 뭐랄까 이 때 보컬 녹음을 시도했던 것은 상당히 즉흥적인 느낌의 시도였었다. 나에게 보컬 녹음은 언제나 일종의 '시험'같은 느낌이었고 언제나 용기를 필요로 했었다. 이 시도에서 나는 2번의 녹음을 했고 몇일 후 다시 들어보면서 여기저기를 짜깁어 하나의 트랙으로 만들었다. 미리 써 둔 가사가 있었지만 녹음을 진행할 때 굉장히 취해있었기 때문에 가사가 어느 정도는 정해둔 것을 벗어났던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 돌아보며 갑자기 드는 생각은, 그 때 내 룸메이트들은 내 녹음을 들으며 어떤 생각을 했었을지다! 내가 지내던 집은 크기에 비해 사람이 너무 많았던, 진짜 북적이는 곳이었고, 나는 그냥 내 방에서 헤드폰을 쓰고 온갖 소리를 내며 녹음을 진행했었다! 보통이라면 나는 집에서 그러지 않고 사람이 없을 때를 기다리지만, 그 당시 나와 Cory가 살던 집의 다른 거주민들은 진짜 완전 개자식들 뿐이었다. 물론 그들도 나를 개새끼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집 전체가 완전 적대적인 분위기로 가득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집에서 녹음을 할 때 소음을 줄여보려는 노력을 단 하나도 안 했었던 것 같다. 우리는 민폐 그 자체였었다. 하지만 다른 거주민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위험하고 역겨운 녀석들, 절망적인 찐따들이었으며 무엇보다도 '나쁜' 찐따들이었다. 항상 서로가 서로의 신경을 긁어댔었다. 아마 다들 나를 그 중에서도 최악이라고 여겼었을 것이다.


    sjbaglow> 베트남 여행의 경험이 앨범에 직접적으로 끼친 영향이 있었는지?

    Stewart> 베트남 여행은 [A Promise]를 만들기 몇 년 전에 했었던 여행이었다. 그 사진을 앨범 커버로 쓴 것은 그냥 썼던 것이지 딱히 여행 경험이 앨범과 연결된다는 암시 같은 것은 아니었다. 그냥 앨범을 만들 때의 상황과 감정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있어 사용했던 것이다. 감정적으로는 분명히 연결되지만, 시간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그 태국 청년의 몸 여기저기에는 담배빵 자국이 많이 있었다. 어딘가에서 음습한 학대를 당했던 것 같았다.

    sjbaglow> 앨범 커버로 그런 사진을 사용했다고 나쁘게 생각하는 반응은 없었었는지? 음반점에서 진열을 거부한다거나 하는?

    Stewart> 초판에는 작은 오렌지색 사각형을 썼다. 영화 감독 Todd Solondz에 대한 오마주 같은 것이었다 - 나는 그의 영화를 정말 좋아하고 앨범을 만들 당시에는 거의 숭배했었다. Todd Solondz의 영화 중 하나에는 섹스 씬이 있었는데 그 누구도 이 장면을 상영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는 그 장면에 그냥 오렌지색 박스를 덧씌워 버렸었다. 이 행위에 대한 오마주로써 우리도 작은 오렌지 사각형을 넣었다.

    sjbaglow> 마지막으로, [A Promise]라는 제목은 무슨 의미인지?

    Stewart> ...이 질문은 언제 받아도 우울해진다. 답을 하는게 꺼려진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정말 황량한 이유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어머니가 나에게 약속을, '자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게 했었다. 그 약속 덕에 나는 지금까지 살아서 여기에 있다. 그러니, 어머니에게 고마울 뿐이다.


    [A Promise]는 Kill Rock Stars를 통해 스트리밍 및 구매가 가능하다.


    이 기사를 쓰면서 듣고 힘을 얻었던 앨범들:

    Have A Nice Life – [Voids] (2009)

    Xasthur / Leviathan – [Split] (2004)

    Prince – [1999] (1982)


    https://youtu.be/95ms8A2XJY0
    "Ceremony" (Joy Division / New Order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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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mie Stewart / Cory McCulloch / Lauren Andrews

     

    2022/02/2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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