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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eve Albini가 현재의 음악산업에 대해 말하다
    [...]/[Steve Albini] 2023. 3. 20. 15:21

    스티브 알비니가 멜버른에서 열린 "Face the Music" conference 에서 기조강연을 했다고 합니다. 제법 길이가 긴데, 음악계에서 오래 구르던 사람의 의견이니 시간 많이 남을때 한번쯤은 읽어볼 만한 것 같습니다... 알비니다운 구석이 군데군데 보이는 강연이긴 하지만...

     



    https://youtu.be/Gh-SBGIx-2I

    http://www.theguardian.com/music/2014/nov/17/steve-albinis-keynote-address-at-face-the-music-in-full

    "우선 자기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저는 52살이고, 항상 밴드에 속해 있었으며, 1978년부터 어떤 형태로든지 간에 음악 씬에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밴드에 속해 있으며, 레코딩 엔지니어로 일하고도 있고, 시카고에 스튜디오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 한때에는 팬 잡지 작가도 했었으며, 라디오 DJ, 공연 프로모터도 해 봤었고 작은 레이블도 운영해 봤습니다. 그 중 어느것도 엄청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하기는 해 봤었으며, 따라서 제 CV에 써넣을 정도는 되는 일들이었습니다.

    저는 매일 음악 및 밴드와 함께 일하며, 이런지도 벌써 30년이 넘었습니다. 저는 수천장의 음반들을 만들어 왔으며 이중에는 인디밴드 것도 있고 슈퍼 락스타 것도 있으며 큰 레이블 것도 있고 작은 레이블 것도 있습니다. 2일전에도 음반 하나를 만들었으며 다음 월요일에도 하나 만들 예정입니다. 따라서 저는 제가 오늘날의 음악 씬의 상태와 관련하여, 지금의 씬이 과거에는 어떠했는지에 대해 말할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여기에 음악 씬과 음악 커뮤니티의 상황에 대해 말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저는 제 스스로가 현재의 상황에 대해 만족하며, 지금의 씬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사회적인, 그리고 기술적인 변화의 영향을 좋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몇몇 동료들은 지금이 힘든 시대라고들 말합니다: 인터넷이 음악 씬의 다리를 잘라내 버렸으며 돈이 없기에 아무도 음악을 만들지 않게 될 거라고들 합니다. 사실상 음악이 만들어지는 모든 곳에서 이와 비슷한 문제들이 있습니다. 로열티를 통해 괜찮은 돈을 벌던 사람들은 로열티가 없어지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음반을 팔아 돈을 벌던 사람들은 음반 대신 디지털 음원을 파는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들은 더 이상 음반을 만들지 않습니다.

    먼저 과거에는 우리가 어떻게 해 왔었는지를 기억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그러니까 제가 밴드활동을 가장 열심히 했던 시대를 "pre-internet 시대"라고 불러 봅시다. 이 당시 음악 산업은 사실 음반 사업이었고, 사람들이 음악을 접하고 경험하는 통로는 음반과 라디오였습니다. 80-90년대를 지나며 MTV와 video또한 이 판에 끼어들었지만, 사람들이 음악을 접하는 가장 본질적인 방식은 녹음된 음반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급속히 발전하는 밴드 씬이 있었고 밴드들은 하나같이 '정통성의 증명' 같은 느낌으로 '음반'을 만들기를 열망하였습니다.

    하지만 음반 제작은 귀하고 비싼 과정이었으며 따라서 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데모테잎 하나 만드는 것만 해도 상당한 장비들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밴드를 시작하던 70-80년대에는 대다수의 밴드들이 음반은 커녕 곡 하나라도 녹음을 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이제 저는 미국에 한정하여 상황들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다른 곳들에서도 대부분 미국과 비슷한 구조와 상황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경제상황의 척도를 보여주자면, 1979년에 우리는 45rpm짜리 싱글을 1달러에 살 수 있었으며, 새앨범은 5달러, 클럽공연은 1달러, 그리고 공연장 공연은 7달러로 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아직 가지고 있는 옛날 공연 티켓과 음반 가격 스티커에 나와 있는 가격들입니다. 라이브 공연 가격과 녹음된 음반 가격이 제법 비슷하다는 것에 주목해 보시기 바랍니다. 90년대를 지나며 조금씩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음반 가격이 조금씩 올라가기는 했지만, 어쨌든지간에 음반이야말로 음악을 접하는 가장 핵심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음악 관련 사업들은 전부 음반 판매량에 좌우되었으며, 음반 판매량은 음반이 얼마나 대중에게 노출되느냐에 좌우되었습니다. 큰 레이블 소속의 밴드들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음반을 홍보하기 위하여 열심히 순회공연을 다녔습니다. 그리고 레이블은 밴드가 계속 순회공연을 돌 수 있도록 홍보비와 실비를 제공했습니다. 이는 에이전트, 매니저, 로디, 홍보요원들에게 전부 돈을 줘야만 하는 일이었고, 따라서 비용은 꽤나 많이 들어갔습니다.

    소매상들 또한 중요한 요소였었고, 이들을 통한 홍보 효과도 있었습니다: 전시, 포스터, 인쇄광고에서의 언급, 증정품, 싸구려 악세서리들, 그리고 진열대 끝의 광고판들. 레이블들은 이와 같은 홍보물들을 위해 충분히 돈을 썼으며 음반상점들은 이런 홍보물들을 팔아서 부수입을 챙기곤 했습니다. 체인점들은 특별히 전 체인을 아우르는 거대 홍보를 했으며 지역적인 선호가 어떻게 되냐에 상관없이 마구 홍보를 해댔습니다. 세련된 아웃렛에 헤어 메탈 밴드의 거대한 광고판이 전시된 풍경이 자주 보였으며,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곳이지만 레이블이 값을 지불했기 때문에 그냥 광고판이 놓였습니다.

    라디오 방송국들의 영향력은 엄청났습니다. 라디오야말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으며 레이블들은 이를 활용하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했습니다. 대놓고 주는 뇌물은 불법이었지만, 누구나 법망을 피해갈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홍보 요청은 짭짤한 수입원이었습니다. 그러나 라디오 방송국의 수입 상태는 그들이 플레이리스트에 어떤 음반을 얼마나 넣느냐에 좌우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홍보 비용을 계속 받기 위해 종종 곡의 일부분만을 틀어주고는 바로바로 다음 곡들로 넘어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리스트들을 밤늦게 틀어주고는 했습니다. 유명한 라디오 방송국들은 가끔 대형 공연을 기획해 진행하기도 했으며, 이는 공짜 공연일 때도 많았고, 레이블이 밀어주려는 밴드들만 잔뜩 나오는 명목상의 대형공연일 때도 많았습니다. 이렇게 무료인 라디오 공연들은 밴드들의 순회공연 수입을 갉아먹는 것이었지만, 홍보 효과를 생각하면 충분히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평론을 쓰는 기자들과 편집장들,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라디오 감독들과 DJ들은 레이블이 아부하는 주요 대상들이었습니다. 홍보용 악세서리들과 홍보용 음반들이 그들에게 보내졌습니다. 가끔은 박스 단위로 보내지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그것들은 명목상으로는 소비자들보다 먼저 듣고 평가하라는 용도로 보내진 것들이었겠지만, 사실 그건 뇌물이었습니다. 이런 홍보용 음반들은 즉시 음반가게에 중고로 팔려나갔으며, 따라서 정식 발매일이 되기도 전에 음반가게에서 팔리는 음반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제 아내는 90년대에 중고물품도 취급하는 음반점에서 일을 했었는데, 가게의 진짜 주요 고객들은 레이블의 홍보용 음반들을 받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당시 음반점의 기록을 보면, 지역 주간잡지 음악 코너를 담당하던 편집장이 자기한테 온 홍보용 음반을 팔아 매달 1,000달러 이상의 고정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즉 이 옛 시스템은 아주 취약하고 비효율적인 것이었지만, 정말 많은 사람이 시스템을 활용해 돈을 벌고 있었습니다. 음반가게 주인들, 바이어들, 피고용인들, 광고 에이전트들, 디자이너들, 클럽 주인들, 레이블 대표들, 레이블의 신인 발굴 팀들, 프로듀서들, 스튜디오 관계자들, 출판업자들, 변호사들, 기자들, 라디오 프로그램 감독들, 유통업자들, 투어 매니저들, 예약 에이전트들, 밴드 매니저들, 그리고 모든 보조적인 작업에 필요한 사람들: 은행업무, 배송, 인쇄, 사진촬영, 여행 관리, 리무진 운전, 스판덱스 의상 담당, 코카인 딜러들, 창녀들. 이 거대한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사람들. 음악산업의 모든 것들은 이런 사람들에게 딱 맞춰져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회계상의 속임수로써 소위 '회수비용'이라고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음반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초기비용을 제외하고는 레이블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온갖 비용들은 밴드가 로열티로써 가져갈 수 있었던 수입에서 지불되었습니다. 모든 홍보용 음반, 포스터, 라디오 플러거들과 브로커들, 프로듀서들, 출판업자들, 순회공연을 도와주는 사람들, 8x10 glossy 사진들, 배송 및 운송 - 사실상 관련된 모든 것들이 결과적으로는 레이블이 아니라 밴드로부터 비용을 지불받았습니다.

    대세가 바이닐에서 CD로 변하자, 레이블들은 간편하고 가벼우며 문제가 적은 음악 감상 수단으로서 CD를 쉽게 팔 수 있었습니다. 순이익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눈먼 돈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CD의 소매가는 LP의 절반에서부터 2배까지 널뛰었지만, 실제로 제작, 배송, 그리고 보관에 필요한 비용은 정말로 얼마 되지를 않았습니다. 심지어 레이블들은 바이닐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이윤을 증가시키기 위해 CD 패키지를 독특하게 만들기를 요구했습니다. CD 패키지는 일종의 표준화를 위해 시도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또는 부서질 CD들의 수를 미리 산정하여 이에 대한 금액 지불을 미리 안 하고 떼어먹었는데, CD가 부서질 확률을 무슨 괴한이 창고에 난입해서 도끼로 난동을 부려야만 가능한 정도로 과장하여 계산했습니다.

    결국 이런 시스템에 속한 밴드들은 기념비적인 스타가 아니고서야 음반 판매만으로는 돈을 못 벌게 되었습니다. 정말 많은 밴드들이 레이블을 통해 그들의 커리어를 쌓아나갔지만 결코 '회수비용'을 제한 나머지로 돈을 벌 수는 없었습니다. 이제 레이블들은 각 음반마다 1장당의 수익을 고려합니다. 그리고 팔리지 않은 음반들에 대해서도 '회수비용'을 제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은 밴드에게 로열티로 갔어야만 했을 돈으로 급여를 받습니다. 놀랍지도 않지만, 이 사람들이 받는 급여는 상당합니다. 레이블이 그들에게 지불하는 돈이 다른 사람의 돈이기에, 급여로 얼마를 주어야 하냐는 큰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90년대에는 일종의 군비경쟁처럼 어떤 레이블이 가장 큰 계약을 맺느냐가 주된 관심사였습니다. 이는 사실 밴드를 '대신해서 지불될 돈'에 대한 계약이었습니다. 그 돈은 밴드에게 로열티로 지불됨으로써, 시스템에서 빠져나와 밴드 멤버들의 월세나 식료품이나 대학 등록금 등등에 사용될 수 있었습니다. 아니면 그 돈은 음악산업의 다른 사람들에게 지불되고, 이를 지불하는 사람의 특권과 영향력을 강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건 마치 당신의 보스가, 당신에게 급여를 주는 대신에, 보스의 친구와 사업동료들에게 그 돈을 주고는 당신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보스가 써야하는 돈이 같은데, 그의 친구와 사업동료들의 지지까지도 덤으로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마당에, 보스가 당신에게 돈을 주겠습니까? 이 옛 시스템은 애초부터 내부에서 가장 돈을 흥청망청 쓰는 사람에게 보상을 줌으로써 밴드의 돈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낭비할 수 있게 설계된 것이었습니다.

    이제 밴드들은 레이블을 떠나서 존재합니다. 제가 있어 온 밴드들에겐 모든 것이 항상 작고 단순했었습니다. 홍보는 언제나 전봇대에 붙인 전단지들이 전부였고, 가끔 대학가 라디오나 팬잡지에서 언급되는 정도였습니다. 광고를 하지 않는 장소에서 공연을 진행해 보면 텅 빈 방에서 공연하는게 뭔지를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전국구급의 헤드라인에 실리지 않는 이상 지역방송은 당신에 대해 전혀 신경을 안 쓰기 때문에, 언론의 반응 같은 건 잊어버려도 됩니다.

    세계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말도 안 되게 돈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바다 건너 다른나라 사람의 손에 당신의 음반이 들어가게 하기 위해선 유통업자를 설득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 다른나라 사람들이 한 명이라도 당신의 음반을 듣고 사야겠다는 결정을 하게 만들 방법이 딱히 없다는 것이 정말로 힘든 점이었습니다. 결국 당시에 사람들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값을 지불하고 홍보용 음반들을 태평양 건너로 보내는 것이었으며, 그걸 아무나라도 듣게 될 지에 대한 확신은 전혀 없었습니다.

    단 한 가지 예외가 있었다면 그건 BBC의 훌륭한 DJ인 John Peel일 것입니다. 그는 우편으로 받은 음반들을 하나하나 거의 종교적으로 집중하여 들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제가 만든 첫 음반을 보낸 적이 있는데, 그는 그걸 라디오에서 틀어준 것 뿐만 아니라 내게 엽서까지 보내 주었습니다. 저는 그 엽서를 보물처럼 보관하고 있으며, 이 경험으로부터 John Peel이 정말로 위대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무튼 이 인디밴드들은 '전략'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있어야만 했었습니다. 그들은 인디클럽, 프로모터, 팬잡지, DJ들로 구성된 나름의 인프라를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나름대로의 홍보 통로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 중에는 초기 인터넷 문화도 있었습니다 - 그들은 자신들의 게시판과 뉴스그룹을 만들었습니다. 인디밴드들은 자신들의 레이블조차도 직접 만들었습니다.

    저는 그런 환경, 펑크와 노이즈 괴짜들과 드랙퀸들과 실험음악 작곡가들과 주절대는 길거리 시인들이 가득한 인디 씬에서 자라났습니다. 우리는 펑크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우리는 펑크로부터 스스로 음반을 만들고, 스스로 사업을 진행하고, 스스로 커리어를 쌓아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만약 여드름이 잔뜩 난 약쟁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어떤 사람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발매된 음반의 수는 엄청났습니다. 수천 개에 달하는 소규모 음반들은 인디에 특화된 '구멍가게' 들을 만들어 내었고 이를 통해 인디 음반의 유통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는 레이블 패러다임의 대안으로써의 인디가 시작되는 지점이었습니다. 인디의 방식은 번거롭고 느렸지만 거대 레이블들의 '샷건' 방식, 그러니까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을 밴드의 돈으로 해결하는 방식보다 더 효율적이었습니다.

    또한 이는 우리가 소위 peer 네트워크라고 부르는 것의 시작이었습니다. 90년대 중반 무렵에는 인디레이블과 유통을 통해서 100만 달러 정도의 시장이 형성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인디밴드들은, 효율적인 '인디 방식'을 통해서 좋은 수입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제가 했던 밴드는 (아마도 Big Black인듯 하네요) 음반 판매 수익의 절반을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밴드는 Michael JacksonBruce SpringsteenPrinceMadonna나 기타 슈퍼스타들보다 더 높은 [로열티/음반1장] 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인디밴드는 수 천이 넘었습니다.

    예전 시스템은 바로 그러했습니다. 이 시스템이 바로 인터넷 때문에, 모든것을 공짜로 만들어버린 인터넷 때문에 우리가 잃어버린 그것입니다. 제대로 말하자면 잃어버리고 있는 중인 것입니다. 인디 레이블 네트워크는 아직 존재하긴 하지만, 규모가 정말로 많이 축소되었습니다. 이 레이블들은 안목 있는 청자들에게 적절한 음악을 공급함으로써 살아남고 있습니다. 그들은 효율성 문제에 정말로 민감하기에 예상되는 수요량에 맞춰서 구조를 바꾸어가고 있고 그래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입니다.

    아마 알아차리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pre-internet 시대의 대중음악 시장과 산업에 대해 말하면서도 밴드들과 이들을 듣는 청자들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음악산업의 양극단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두 주체에 대해서 산업 종사자들은 거의 고려를 하지 않아왔습니다. 팬들은 그저 라디오를 듣고 음반을 사는 사람들이고 밴드들은 음반을 만들고 순회공연을 도는 사람들 정도로만 생각해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돈이 나오는 원천은 청자들이고, 음악이 나오는 원천은 밴드들입니다.

    그 무엇보다도 접근성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인터넷'을 통하여, 무한한 음악들이 마침내 무료로 이용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큰 레이블들은 온라인 유통을 통해 얼마나 돈을 벌 수 있을 지를 예측할 수 없었고 따라서 무시해 버렸으며, 온라인 공간은 해커들과 청자들에게 남겨져 다운로드의 새로운 서막을 열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편리함 때문에 LP에서 CD로 갈아탔던 것 처럼, CD에서 다운로드로 갈아타는 것은 자연스럽게 일어났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음악을 다운받거나 스트리밍으로 듣거나 유튜브에서 들을 수 있으며, 인터넷 게시판 사람들이나 친구들에게 우리의 음악파일을 공유할수도 있습니다. 귀하고 비싸며 물리적인 수단으로만 전해들을 수 있었던 음악은 눈 깜짝할 사이에 어디에나 존재하고 전세계적으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정말로 환상적인 발전입니다.

    음악산업 종사자들은 음악의 무료 공유가 얼마나 끔찍한 일이며 도둑질과 다를 게 없는 행위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제 생각에 그건 전부 개소리들이며, 이에 대해서는 조금 있다가 다루겠습니다. 그 전에, 저는 여러분들이 post-internet 시대를 살아가는 음악 팬이 느낄 경험이 어떨지를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그동안 찾기 힘들었던 음악들은 이제는 너무나도 찾기 쉬워졌습니다. 청자의 취향에 꼭 맞는 음악들이, 그 취향이 얼마나 병신같건간에 상관없이, 그냥 몇 번의 클릭만 하면 구할 수 있게 되었으며, 게시판에 질문글을 올려 찾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제가 상상만 해 오던 음악들을 훨씬 더 많이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열성팬들의 도움을 받아 멋진 음악들에게로 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와 같은 청자 중심의 음악 유통은 다른 장점들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잊혀졌던 음악들이 새롭게 화젯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대를 앞서나가는 음악을 하는 밴드들은 이 음악에 꼭 맞는 청자들에게 닿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전 세대의 유통망을 통해서는 불가능했으며 그저 한 열성팬이 어떻게든 찾아내어 다음 세대에게 전달해주는 것에 기댈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디트로이트 밴드 Death가 이와 같은 사례에 해당하는데, 이들은 제가 알기로는 1975년에 형식적인 음반 하나만 내고는 사라졌으며, 누군가가 음원을 디지털화하여 인터넷에 올리기 전까지는 완전히 잊혀진 상태였습니다. 점차 이들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며, 멋지게 재발매되었고, 밴드는 다시 재결성되었으며, 밀도 높은 순회공연을 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옛날의 "스타" 시스템에서는 무시당했던 Death는 이제 밴드로서의 활동이 가능할 정도가 된 것입니다. 오늘날 이런 사례들은 수백가지가 넘으며, 잊혀진 고전들을 재발매하는 것만이 목적인 전문레이블도 있을 정도입니다.

    자, 이제 밴드의 관점에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전과는 다르게 이젠 녹음 장비들과 기술들이 많이 저렴해지고 쉬워졌으며, 구하기도 쉬워졌습니다. 컴퓨터와 적절한 프로그램만 있으면 괜찮은 데모 음원을 만들 수 있게 되었으며, 이전에는 신비롭게까지 느껴졌던,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곳에서만 구할 수 있었던 마이크와 다른 장비들을 평범한 기타가게에서 싼 값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본질적으로는 어떤 밴드라도 자신들의 음반을 직접 만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음반을 굳이 만들지 않아도 뭔가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Bandcamp, YouTube, SoundCloud, 아니면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그냥 음악을 올려도 됩니다. 그들은 Reddit, Instagram, Twitter, 인터넷 게시판, 아니면 다른 곡의 댓글에다가도 자신들의 음악 링크를 달아두기만 하면 됩니다. "LOL", "이거 좆같은데", "이게 더 낫네", "가짜 메탈에 죽음을!", "LOL". 엄청난 돈을 들여 국제전화를 해서 자신들의 음악을 들어 줄 만한 청자를 찾는 대신에, 지구상의 모든 밴드들은 무료에다가 아주 빠른 방식으로 세계에 자신의 음악을 공표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런 발전의 중요성은 도저히 과장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예전의,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수직적 패러다임에서는, 지역 산업계가 각 시장들에서 어떤 음악이 유통가능할지에 대해 독재정책을 펼쳤으며, 시장들은 지역적인 또는 언어적인 이유로 서로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소규모 인디 밴드들이 그리스, 터키, 일본, 중국, 남아메리카, 아프리카나 발칸반도 등으로 진출하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었습니다. 누구에게 자신의 음악을 취급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 대상을 어떻게 찾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리고 단지 네다섯장의 음반을 보내는 데에도 필요한 환율 문제와 사업 문제를 어떻게 다룰 수 있었겠습니까?

    그렇지만 이제는 이런 먼 곳들도 뉴욕이나 런던과 다를 바 없이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팬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들을 발견하고는 그것을 만든 밴드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 정도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한 꼬맹이가 자기가 좋아하는 밴드를 찾고는 그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밴드의 보컬이 그 메시지를 받아보고는 스마트폰으로 바로 답장을 보내는 일은 당연히 가능해졌습니다 - 저는 이런 일들이 실제로 매일같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습니까? 제가 말씀드리건대, 이런 직접적인 관계는 단지 음반 속지의 글을 읽는 것만이 전부였던 옛날의 관계보다 훨씬 좋은 것입니다. 만약 제가 10대였던 시절에 이런 것들이 가능했더라면, 저는 분명히 Ramones를 무진장 귀찮게 했을겁니다.

    몇 년 전에 제 밴드(Shellac)는 동부 유럽에서 순회공연을 돌았습니다. 우리는 체코, 폴란드,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마케도니아, 불가리아에서 공연을 했고 심지어 터키의 이스탄불까지 갔었습니다. 공연이 일상화되지 않은 그런 장소들에서 공연을 하는 것은 굉장한 경험이었고, 우리는 마치 친구처럼 환대받았습니다. 우리는 서유럽에서 공연하던 장소들과 비슷할 정도로 큰 공연장들에 섰습니다. 이 곳 호주에서 공연하던 장소들에 비할만큼 멋진 곳들에서 말입니다. 그리고 관객들은 어쩐지 우리 음악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서유럽/호주와 이 동유럽의 유일한 차이는 동유럽에서는 우리 음반이 말 그대로 단 1장도 안 팔렸던 곳이라는 것 뿐이었습니다. 즉 우리 음악을 미리 알고 있던 관객들은 틀림없이 비공식적인 인터넷 루트를 통해 들어본 사람들이었습니다.

    순회공연 도중 우리는 해당 지역 프로모터들과 예술단체들 그리고 우리 음악에 흥미를 보이던 관객들과 접촉할 수 있었으며, 적당한 양의 음반을 팔 수 있었습니다. 이 덕분에 동유럽 지역으로 공연을 오는 것은 더 쉬워졌으며, 우리는 지난번에 만든 커넥션을 통해 이번 봄에 이스탄불에 또 가게 되었습니다. 이스탄불 공연은 틀림없이 멋질 거라고 기대합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인터넷은 밴드로써 그날 그날 꾸려가는 사업을 쉽게 진행할 수 있게 해 주었고 효율을 높여 주었습니다. 온라인 캘린더를 통해 리허설 일정을 잡고, 공연장을 이메일로 예약하고, 음반과 머천다이즈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에서부터 음반을 만들기 위한 자금을 모금하는 것 까지(pre-internet 시대의 밴드들이 무척이나 바래왔던 바로 그것입니다). 옛 시스템은 음악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음악이 비공식적으로 공유되는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밴드들이 팬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으며, 이는 옛날의 언더그라운드와 같은 방식으로 팬들과 밴드들이 직접 만든 시스템입니다. 이는 모든 중간과정들을 생략합니다.

    밴드들은 이제 청자들에게 노출되는데에 있어 기본적인 제어권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라디오에서 당신의 음반을 틀기 위해 라디오 DJ에게 뒷돈을 대 줄 사기꾼들에게 돈을 줄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이제는 사람들이 당신의 음반을 듣게 하기 위해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좀 더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제는 라디오에서 틀어주는 것만 듣지 않아도 되고 음반가게에서 구비해 둔 것만 사지 않아도 되기에,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을 더욱 깊이 파고들어가고 있습니다. 제 동료들은 이제 상상만 해 오던 독특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듣고 있으며 이는 그저 평범한 일이 되었습니다.

    우리 사무실 직원은 스튜디오에 Hi-Fi 시스템을 갖고 있으며 하드코어 밴드 Leather의 새로운 45rpm을 틀거나 Tim Hecker의 전자음 드론을 틀거나 신시내티 소울을 틀거나 핸드백 디스코를 틀거나 기타 즉흥연주를 틀거나 하며 Oren Ambarchi의 신보를 틀거나 30년 전의 Takoma 레이블 음반을 틀거나 합니다. 사람들은 이제 언제라도 그들이 좋아죽는 음악만을 골라서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종류의 음악과 이에 대한 하위문화에 대한 활동적인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있습니다. 당신이 Dusty의 Deep Cut 레게를 좋아하던, 미니멀한 전자음악을 좋아하던, 심포닉 팝을, 텍사스 블루스를, 일본 노이즈를, 파워 일렉트로닉스를, 동요를, 크리스마스 캐롤을, Raymond Scott를, 또는 Burl Ives를 좋아하던지 무튼 뭐가 되었던간에 그 음악을 다루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존재하고, 그곳에서 당신의 취향과 아주 잘 맞는 다른 열성팬들을 만나 교류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이런 온라인 커뮤니티들은 요즈음의 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지금 말씀드리는 논지와 또 다른 토론들이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 또한 제가 보아왔던 온라인 토론들에서 무의식적으로 의견을 취했을 수 있으며 일종의 표절 가능성을 고백합니다. 이 고백을 통하여, 지금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인터넷 포럼들에 들어가 흥미로운 대화에 참여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당신이 따먹고싶거나 따먹히고싶은 모든 종류의 페티쉬들이 있는 거대한 회관을, 당신의 취향이 때때로 바뀌더라도, 그리고 어떤 기구나 장비가 필요한 것이더라도, 그저 당신이 문만 열면 언제라도 편안한 매트리스 위에서 당신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그런 곳을 상상해 보십시오. 음악 팬들에게는 인터넷이야말로 바로 그런 공간입니다. 게다가 인터넷에는 응원단용 관중석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팬들은 음악에 더욱 열정을 갖게 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자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돈을 더 많이 쓸 의지가 있습니다. 그들은 잠깐 쓰고 버릴 상품들에 대한 구매의욕도 더 높게 가지고 있으며 음악을 만드는 밴드와 개인적인 관계를 가지는데에 더 열정적이게 되었습니다. 결국 공연 관람료는 올라갔습니다. 또한 공연장 내 머천다이즈 판매대는 더 활발해졌습니다. 원래 5-6달러밖에 안 하던 공연들은 20-30달러로 올라갔습니다. 심한 경우 클럽 공연 관람료가 80달러 이상이기도 합니다. 결국 공연을 통해 밴드가 얻는 수입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제 밴드(Shellac)는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같은 공연장에서 공연을 한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런 공연들에서 우리는 똑같은 공연장임에도 불구하고 10-15년전보다 10배는 더 많은 수입을 얻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어떤 곳들은 우리가 400-500달러만 벌던 곳들이었는데 이제는 그곳에서 4,000-5,000달러를 벌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쉬운 접근, 늘어난 관심, 수입의 증가는 밴드와 비주얼 아티스트, 온라인 영화제작자, 안무가 그리고 다른 사람들간의 개인적인 협력의 가능성을 창조했습니다. 공동작업은 실제로 일어나거나 서로 얼굴을 보지 않고도 작업이 가능한 인터넷 공간에서 일어나기도 합니다. 제 절친한 친구 중 한 명은 작년 한 해동안 여유시간이 생겨 몇몇 새로운 밴드를 시작했었는데, 그 중 한 밴드는 온라인상에서만 아는 사람들끼리 결성하여 온라인 작업으로만 음악을 만든 밴드였습니다. 이는 순전히 인터넷의 상호연결성에 의한 결과였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이 모든 특징들은, 이 모든 가능성들은 바로 인터넷을 통한 음악의 공유 덕택에 가능해졌고, 인터넷을 통해서 시작되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들은 변화하는 음악 산업에 대한 제 열의를 설명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어째서 낙관적인 태도도 갖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음악의 온라인 노출에 대한 한 '진부한 의견'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모두에게 잘 맞을 인터넷 유통 방식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낼 필요가 있다." 저는 제 자신의 의견과 이 '진부한 의견'에 대한 거리감을 표시하기 위해 finger quotes(손가락을 얼굴 양옆에 토끼같이 들고 인용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바로 그 행위)를 하겠습니다. 제 친구 Tim Midgett은 아주 아이러니한 의견을 인용할 때 이를 나타내기 위해 3손가락으로 finger quotes를 합니다. 이 경우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2손가락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저는 딱히 악의는 없는 이 '진부한 의견'에 반대합니다. 이는 악의없고 재미없으며 누군가가 "요즘 음악 씬은 어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방을 가득 채우곤 하는 의견입니다. 그리고 이는 오늘날 음악산업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비극적이라고 잠정짓고는,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는 희망을 보여주는 의견입니다. 바로 "모두"에게 더 나은 방향으로. 이 "모두"라는 단어는 문장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예전의 물리적인 유통 방식이 "모두"에게 잘 맞는 방식이라는 명제가 박혀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인터넷 유통은 그렇지 못합니다. 아직까지는. 우리가 "알아낼" 때 까지는.

    저는 옛 방식이 더 낫다는 주장에 반대합니다. 그리고 저는 "우리는 모두에게 잘 맞을 인터넷 유통 방식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낼 필요가 있다" 는 문장이 맞다고 믿지 않습니다. 저는 이 일상적인 문장이 모종의 암묵적인 가정을 깔고 들어가기에 반대합니다: 제 음악가로서의 인생을 통틀어 불만을 가져 왔던 착취 시스템의 체제 말입니다. "우리는 모두에게 잘 맞을 인터넷 유통 방식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낼 필요가 있다", 이 진부한 문장은 괴물의 뼈대를 감추고 있습니다.

    한 번 처음부터 알아봅시다. "우리는 알아낼 필요가 있다": 이 문장의 주체, 그러니까 "우리"는 포괄적인 뜻으로 들리지만 맥락을 따져 보면 사실 포괄성을 없애는 것입니다.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을 시행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진 사람이 대체 누구입니까? 방에 모여서 앞으로 어떻게 해 나아갈지를 토론할 수 있을 사람이 누구입니까? 우리가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밝혀낼 수 있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산업 종사자와 소비자들? 소비자들이 괜찮은 답변 같기는 합니다만, 과연 소비자들이 음악이 축소되어야 한다거나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거나 아무나 다 사용해도 되어야한다거나 하는 것들을 결정하기 위한 투표권이라는 것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까? 그렇습니까? 소비자들이 Apple이 U2의 새 앨범을 iTunes 라이브러리에 강제로 처박았을때 이 행위를 하냐마냐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습니까? 물론 없었습니다. 이런 일들은 그저 일어나버렸고 우리는 이미 일어나버린 일들을 다룰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소비자들의 반항이나 불평들 - "market pushback" - 은 무언가를 실행하기 전에 하는 결정에 참여하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것입니다. 명백하게도 이 문장에서 "우리"는 음악 청취자를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청자를 무시하면서 음악 씬을 바꾸려는 시도들은 반드시 망하리라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밴드들일까요? 과연 밴드들이 "우리"들이 있는, 알아낼 필요가 충족되어지는 그 곳에 자리 하나라도 받은 적이 있었을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만약 당신이 밴드들에게 원하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 저는 스스로도 밴드에 속해있고 또한 밴드들과 매일같이 일을 하므로 이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 그들은 그들의 음악이 노출될 기회와 관객들로부터 지불받을 수 있을 기회를 원한다고 말할 겁니다. 저는 인터넷 시대의 음악계야말로 노출될 기회에 있어서는 최적이며, 지불받을 기회에 있어서도 이전 세대의 음반 레이블 패러다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우리"는 누구입니까? 바로 예전 음반사업계의 관리자들입니다. 수직적인 구조로 수많은 음악들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레이블들입니다. 그들이 바로 "알아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바로 agenda를 원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구조를 고치고 싶어합니다. 밴드들, 청자들, 그러니까 음악을 만들고 소비하는 사람들 - 그들은 명백하게 음악산업계의 논의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

    "필요"라는 단어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알아낼 "필요"가 있다? 필요는 사실 "원한다"는, 선호한다는 뜻입니다. 음악산업계의 남은 자들은 인터넷과 밴드와 청자들끼리만 서로 뭉쳐서 잘 지내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상황을 바꿔 다시 적절한 것으로 만들고 싶어합니다. 요즘 홍수처럼 발생하는 '360 deal'들, 밴드가 하는 모든 것은 음악부터 T-shirt 그리고 Twitter 계정까지 모든 것들이 레이블에 소속된다는 계약들을 보십시오. 레이블은 이 모든 권리양도를 대신하여 시작에 필요한 자금을 밴드에게 지급합니다. 저는 이런 계약들은 Kickstarter 같은 것들, 훨씬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밴드와 청자간의 직접적인 소통인 것들에 의해 망할거라고 믿습니다.

    동사 "알아낼"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알아낼" 필요가 있다. 이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글로벌 유통업계를 제대로 공략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있다고 가정하는데, 사실 이미 인터넷이 바로 그 공략을 효율적이고 고통 없는 방식으로 이루어냈습니다. 수도꼭지의 형태가 거의 바뀌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수없이 이루어진 시도들은 가장 멋지고 간단하게 뜨거운 물을 조절하는 방식은 바로 꼭지를 돌리는 것이라는 걸 보여주었습니다. 문제는 해결되었고, 뜨거운 물을 조절하는 문제는 더 이상 해결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장의 다음 부분은 "잘 맞을 유통 방식을 만들다" 입니다. 이는 우리가 유통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있으며, 따라서 남들은 못 하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은 이 암시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우리가 음악을 발표하면 그것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저는 "release"라는 동사가 그저 일상적인 단어이기에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release"야말로 완벽하게 잘 들어맞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께서 무언가를, 새라던지 방귀라던지를 release할 때를 생각해 보면 적절하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겁니다. 여러분들께서 그것들을 release하면 그것들은 그저 세상에 존재하게 되고 세상은 그것들에게 반응하거나 그것들을 사용하거나 합니다. 방귀는 사라지기 전까지 코를 찌푸리게 합니다. 새는 바깥으로 날아가거나 창문에 부딫히거나 농부에게 사냥당하거나 합니다. 그것들은 release 된 것이고, 여러분들은 그것들을 통제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방귀를 얼마나 좋아하던간에 그걸 다시 넣어둘 수는 없습니다. 놓아준 새를 계속 보호할 수는 없습니다.

    유통이라는 말은 문제가 많은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물리적인 상품들의 희소성과 각 지역마다의 할당량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것들을 창고에 정리해 넣을 수 있고, 세금을 매길 수 있으며, 관세도 매길 수 있고, 도둑으로 의심되는 녀석의 가방을 뒤져볼 수도 있습니다. 이들 중 어떤 것도 디지털 파일에는 적용할 수가 없습니다. 만약 레이블들이 디지털 파일들에 대해서도 엄격한 통제를 할 수 있다면(안심하십시오, 이런 일들은 불가능합니다), 레이블들이 장부를 솔직하게 작성해야할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물리적인 상품이 있는 유통이라면야 재고물품들과 운송업체 기록과 장부를 대조해 봄으로써 레이블이 사기를 치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습니다. 디지털 파일에 대해서도 이런 대조가 가능합니까? 디지털 파일을 얼마나 팔았고, 얼마나 남아있는지를 확인하는게?

    유통이라는 단어는 문제가 많긴 합니다만, 가장 문제인 단어는 "잘 맞는" 입니다: "우리는 모두에게 잘 맞을 인터넷 유통 방식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낼 필요가 있다". 지금의 맥락에서 "잘 맞는다"는 건 불가능한 말입니다. 그 단어는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레이블들에게 "잘 맞는다"는 것은 재생횟수당 이윤이 발생해야 하고, 음악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고 광고하는 것들에 접근을 허용해 부수입을 올릴 수 있어야 하고, 홍보 시장을 다시금 일으켜야 하는 것입니다.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잘 맞는다"는 것은 음악에의 열린 접근성, 특별하고 취향에 맞는 음악을 찾을 수 있는 능력, 무한대의 반복 재생, 성가신 것들의 제거, 쉬운 사용법, 스파이 짓거리로부터의 자유, 저렴하거나 무료인 가격, 다양한 장비에서의 재생 가능성, 마케팅과 광고들의 제거입니다. 밴드에게 "잘 맞는다"는 것은 자신의 음악을 들어 줄 사람들을 찾는 것과 어디가 되었든 참여하는 것에 장벽이 없는 것, 그리고 무엇이 되었던 창작물의 제작 갯수의 제한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시스템의 구성원 모두를 완전히 충족시키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요즘 시도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접근 방식은 서투르고 모욕적입니다. 저는 최근에 공식적인 라이센스 사이트를 통해 팟캐스트 하나를 들으려고 해 본 적이 있습니다. 팟캐스트를 듣다가 고양이들이 싸우길래 잠깐 자리를 떠나 그녀석들을 떨어뜨려 놓고 먹이를 준 다음 다시 컴퓨터 앞으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놓친 몇 분 길이의 팟캐스트를 듣기 위해 지나간 부분을 재생하려고 하자, 저작권법 때문에 지나간 부분을 다시 듣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팟캐스트를 올린 사람들이 이딴 쓰레기같은 조항의 적용을 원했다고는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진부한 의견'의 결말 부분인 "모두에게" 또한 문제가 많습니다. 저는 음악적 경험을 정의하는 데에, 더 나아가서는 밴드와 청자들의 관계를 정의하는 데에 모든 사람들이 들어가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며, 그럴 만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음반가게들을 받아들여야 할 지도 모르는데, 음반가게들은 한때 음악산업의 영업용 얼굴마담 같은 것이었으며 조금 전에 설명드렸던 홍보를 위한 뒷돈을 받는 쪽이었고, 디지털 시대에는 끼어들 자리가 없습니다. 요즘 음반가게들은 중고음반들을 거래하는데 매력을 느끼고 있으며, 중고음반들은 사실 예전 산업계에서는 버리다시피 하던 것들이었습니다. 그리고 특수하고 취향을 타는 물건들을 다루는 것은 기업들에게는 너무 이윤이 없는 부분이므로, 이들은 "모두"에 들어갈 만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한물 간 지난 시대의 사무실들을 새로운 시대에 참여시켜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음악산업의 규모는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줄어들면서 중간업자들이 끼어들 자리가 없어졌으며 밴드들과 청자들이 직접적인 관계를 처음부터 만들어 나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런 변화를 좋다고 생각하며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지난 30년간의 경험으로부터 배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밴드들과 청자들을 내버려 두고 알아서 잘 지내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밴드들은 자신의 음악을 청자에게 어떻게 들려줄 지에 대해서 알아낼 수 있으며, 청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밴드들에게 보답할 지를 찾아낼 것입니다.

    인터넷은 밴드와 청자간의 가장 직접적이고 효율적이며 간편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비효율의 사무실들이 죽어버린 것에 어떤 애도의 감정도 들지 않습니다. 아마도 몇 사람들은 직장을 잃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똑같은 일들이 말에서 자동차로 교통수단이 바뀔 때 일어났었으며, 대장장이들은 마구를 만드는 대신 정원 대문을 만드는 식으로 적응해 나아갔었습니다.

    여기 오는 비행기 안에서 대본을 읽어 보았을 때 저는 제가 불만사항들만을 나열하는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는 것 같다고 느꼈었으며, 그러니 마지막으로 현재의 음악산업 환경이 얼마나 멋진지를 다시금 짚어보며 끝내고자 합니다. 저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지금 가장 많은 밴드들을 보고 가장 많은 음악들을 듣고 있습니다. 공연은 더 많아졌으며, 들을 수 있는 곡들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많아졌고, 밴드들은 더 존경받고 있으며, 그들의 커리어와 목표에 대해 더 많은 통제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진취적인 기라성같습니다: 몇몇은 큰 밴드이고 몇몇은 작은 밴드이지만, 작은 밴드들은 그들의 청자로부터 좀 더 즉각적인 반응을 받고 앞으로 나아갈 기회가 더 많습니다. 이는 정말로 멋진 일입니다.

    비록 꽤나 오랜 시간동안 말을 했지만, 저는 아직 지적 재산권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했습니다. 저는 질문의 여지를 남겨 두고자 하며, 제가 많은 것들을 말한 이후에 - 출판, 훔친 크레딧, 샘플링, 정당한 사용, 영감 - 이에 대해 건강한 토론이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그런 토론들은 반드시 필요하고, 사실 지금으로서는 조금 늦었다고까지 생각합니다.

    제 입장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녹음된 음원들에 있어 배타적인 지적 재산권의 개념은 자연스럽게 끝나고 있다고 믿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들에게 "release" 라는 단어의 의미를, 마치 새나 방귀에서의 의미처럼, 받아들여야 할 필요를 가져왔습니다. 디지털화된 물건들에 대해서 이제는 더 이상 누구도 통제권을 가질 수가 없으며, 통제권을 가지려고 하는 행위는 공공의 이익에 위반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창조적인 작품들을 공유화하는 것에는 엄청난 공공 이익이 있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저작권법은 심하게 변형되어 왔으며 그에 따라 이제는 창조적 작품들의 공유화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졌습니다. 이 법은 저작권 문제가 불거질 때 마다 모순을 불러일으키기만 합니다. 이 시대에는 작품들이 법적으로는 공유화되지 않았으나 그 작품들의 정당한 소유자인 작가와 창작자들은 죽거나 사라진 경우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리고 그런 작품들은, 법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의 문화에서 없어진 것들입니다 - 아직 저작권이 걸려 있기 때문에 누구도 그것을 카피하거나 재발매를 할 수 없습니다.

    다른 모순점들도 많습니다: 홈비디오나 학생 프로젝트의 배경으로 음악이 악의 없이 사용되는 경우, 이 또한 기술적으로는 저작권 침해이며, 이런 사용을 막기 위한 공식적인 장애물들이 고안되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결혼식 피로연을 찍은 비디오를 원할때 - 시아버지와 신부가 처음으로 추는 춤을 찍은 그런 비디오 - 배경음악이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 비디오는 '불법'이 됩니다. 당신의 어린 딸이 Prince 노래에 맞춰 특이한 춤을 추고 있다면, 이를 동영상으로 찍어서 할머니가 볼 수 있게 YouTube에 올릴 때, 별다른 걱정 없이 올리던지, 아니면 이 보라색 난쟁이놈이 당신에게 법적 경고를 날리던지입니다. 제가 그 '작은 남자'를 불쾌하게 한 것입니까? 좆까라 그러십시오. 그의 음악은 독입니다.

    음악은 마치 바람과 같은, 공기중에 떠다니는 먼지와 같이 여겨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음악은 통제나 이득의 수단으로 여겨져서는 안 됩니다. 뭐, '정당한 소유자들'께서 제가 형세를 역전시키고 다시 옛 시스템을 돌려놓기를 바라신다면 모르겠지만. 저에게 음악을 들려 주는 것이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신다면야, 저 또한 좋습니다. 식료품을 사러 돌아다닐때 Phil Collins 노래를 들어라? 20달러 주시면 듣겠습니다. Def Leppard? 100달러 주시면 듣겠습니다. Miley Cyrus? 저에게 Miley Cyrus 음악을 듣게 하기엔 돈이 얼마가 있어도 모자랄 겁니다.


    2014/11/2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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