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이미지검색에 Jason Pierce인가 Spiritualized인가를 검색해보면 우주복을 입고 잠든 남자의 사진이 나온다. 나에게 이 남자의 이미지는 첫 조우부터 지금까지 이 사진이었다.
80년대 Spacemen 3라는 괴물밴드를 조직하여 스페이스록이라는 특이한 장르를 탐닉했던 Jason Pierce는 무중력 유영과 끝없이 광활한 우주공간에 깊이 빠져들어 이름을 J. Spaceman으로 바꾸고 Spiritualized라는 이름하에 솔로 프로젝트들을 시작하게 된다. 이 남자의 대표작 Ladies and gentlemen...은 약상자를 모티프로 삼은 디자인과 내용물로 매니아들의 큰 흥미를 끌었는데 이 음반은 말그대로 '우주적인' 사이키델리아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는 90년대 록의 명작이었다.
이런 설명을 들으면 상당히 비현실●초현실적인 음악을 하는 것 같지만 나에게 제이슨 피어스는 항상 어떤 점에선 지극히 현실적인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다. 이 남자의 쥐어짜진 목소리는 찌질하기 그지없고 각종 효과음들은 꿈결을 지나 환각적이기까지 하지만, 솔직히 피어스만큼 피곤하고 힘들고 구린 나날들에 위로와 위안을 가져다주는 음악가도 드물다.
Broken Heart의 애처로운 노래는 어떻게 들으면 참 찌질하다. 그런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는 찌질해 왔고 찌질하지 않은가?... 암튼 스피리추얼라이즈드의 음악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