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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Replacements
    [Thires] 2023. 3. 15. 15:22
    Thires님의 
     

    '자유'와 '방종'의 경계는 어디인가?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문제들 중 하나인 이 질문은 너무 중요하여 도스토예프스키를 비롯한 대문호들의 명작에도 자주 주제로써 나타나곤 하는데 (여담이지만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은 '자유'의 의미에 대한 심도있는 주제가 담긴 대작소설이다 완전 짱짱하다) 무튼 다분한 사회비판의식을 담고 의도적인 방종을 일삼았던 비트족과 그들의 후예인 펑크 그리고 펑크의 직간접적 후예라고 할 수 있는 오늘날의 대다수의 음악들에 있어 자유는 무엇이고 방종은 무엇인지, 어디까지가 자유고 어디서부터가 방종인지, 그리고 정말로 둘은 다른 것인지를 잠깐이라도 생각해 보는 것은 꽤나 의미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70년대후반 미네아폴리스의 한량들이 모여 결성했던 The Replacements는 아마도 '자유와 방종사이'라는 테마에 더없이 들어맞는 록밴드일것이다.
    그들의 최고명반인 'Let it be'에서조차 진지함을 조금 찍어발라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영원한 불만족이나 우리 모두가 갖는 필연적인 고독감에 대해 사뭇 진지한 노래를 부를라치다가도 '토미가 편도선이 부었는데 수술하자'같은 무슨 되도않는 곡을 써서 연주하는 이 펑크 주정뱅이들은 가장 막장인게 '음주공연'을 심히 즐겼다는 것인데 사실 너무 꽐라가 돼서 공연이고 나발이고 악기로 주정을 부린게 한두번이 아니라고 하니 음주공연을 즐긴게 아니라 그냥 막장 술꾼들이었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이들은 심지어 만취난동을 부린 죄로 SNL 라이브에서 영구제적을 당하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인사불성이 될때까지 술을 들이붓지 않은 경우의 공연은 누구나 정말 최고라고 인정할 정도의 훌륭한 펑크공연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들의 명성과 명곡들을 듣고 공연장을 찾아온 관객들은 공연을 시작할때까지 꽐라들이 나올지 펑크 아티스트들이 나올지 전혀 모르는 두근두근한 스릴을 느꼈다는 것인데 아무리 펑크의 컨셉중 하나가 의도적인 막장질이었다고 하지만 이건 너무했다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런 논란도 음악이 어떤 측면에서건 진실되지 않았다면 아무짝에도 쓸모없으리라. 리플레이스먼츠의 음악은 명실상부 80년대 미국펑크들중 최고수준의 음악이며 조금 과장을 보태 90년대 이후의 수많은 얼터너티브 록밴드들은 사실상 리플레이스먼츠의 카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고품질의 록이다. 진지함을 양념 정도로 친 장난질같은 이들의 음악은 사실 들으면 들을수록 결코 가볍지 않으며 오히려 잠깐잠깐 너무 무겁게 다가와 이 한량들이 진짜 한량인지 아니면 천재들의 의도적 코스프레인지 진지하게 헷갈릴 정도이니... 

    Favorite thing은 이들의 가장 에너제틱한 곡들 중 하나인데 
    'Rock don't give a shit, you know'
    하며 너스레를 떠는 이들의 노래를 들으면 유쾌하기 그지없다. 무튼 막장짓을 일삼으면서도 노래에 자유의 냄새를 요령껏 담아 오늘날의 무수한 하이틴 펑크밴드들은 가볍게 바를만한 명작들을 만들었던 리플레이스먼츠는 그냥 짱짱이다. 적어도 이렇게 좋은 음악 앞에선 자유니 방종이니 하는 고민거리는 설명할 수는 없지만 너무나도 손쉽게 해결되기도 할지도 모른다, 비록 잠깐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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