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는 것은 정확히 어떻다는 걸까? 다른 몇 가지 추상적인 단어들처럼, 이상하다는 개념 또한 누구나 자주 쓰고 의미를 잘 알고 있지만 막상 풀어서 정의하려면 아리송하다. 네이버 사전의 힘을 빌려보자:
1. 정상적인 상태와 다르다. 2. 지금까지의 경험이나 지식과는 달리 별나거나 색다르다. 3. 의심스럽거나 알 수 없는 데가 있다. 첫 번째 뜻에서 몇몇은 '그럼 정상적인건 뭐냐?'라는 반발심 담긴 의문이 떠오르겠지만 적당히 눈감아주면 그럭저럭 수긍이 가는 뜻이다. 인간은 사회를 이루는 동물이고, 다수가 모이면 보통 '보편적'(절대 옳은건 아니다!!!)인 행동과 생각, 감정들이 생기게 되니 이게 아니라면 이상한 행동, 이상한 생각, 이상한 감정 등등이라고 할 수 있을것같다.
맨체스터의 청년들이 모여 만든 밴드 WU LYF(World Unite! Lucifer Youth Foundation, 사탄숭배 밴드 아니다)는 보컬 Ellery Roberts가 살짝 맛이 간 거 같아보이는거 빼고는 얼핏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밴드다. 기타-베이스-드럼-보컬 4인 구성에 멤버들은 딱히 잘생긴것도 아니고 패션도 아주 평범하고 딱히 스킬이 뛰어난다거나 하지도 않다. 기타가 조금 맑은 음색이고 리듬이 다소 강렬한 편이지만 요즘 세상에 그게 엄청나게 특이한건 아니다. 전자오르간을 가끔 연주하고 밴드명이 좀 길긴 하지만 이것도 뭐 21세기에는 전혀 특별할 게 없다.
그래서 아래 라이브를 틀어보면 이건 참 이상한 놈들이다. 보컬은 메탈이라도 하듯이 거친 괴성을 불안한 눈빛으로 질러대지만, 오르간과 기타는 목가적인 팝 음악처럼 맑고 잔잔하게 노래하며, 그런 와중에 리듬파트는 강하지만 또 막 빠르지는 않다. 감성이 한껏 담길 내용의 가사건만 이 청년들은 '집'으로 상징되는 무언가에 대한 깊은 그리움과 회한, 바램을 정말 '이상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이런 '이상한' 감정 표현은 오히려 클리셰를 충실히 따르는 표현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청자를 강타한다. 솔직히 이들만큼 'I wanna feel at home'같은 구절을 이렇게 절절하게 노래하고 모든 것을 쏟아내듯이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아주 진지한, 정말로 깊은 감정의 표현이 일상에서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면, 이는 일반적으로 상당히 '이상하게'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이상한' 음악들을 좋아하곤 했다.
And if the world unites, Sets the mounatin alight, Then outside your house will become your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