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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ation of Ulysses[Thires] 2023. 3. 16. 02:41
Thires님의 글 "죽음(Death) = 재탄생(Rebirth)" 테마는 불사조 및 그와 유사한 신화들에서부터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단편소설에서까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줄곧 볼 수 있는 주제이다. 만약 이 주제를 충실히 따른다면, "무엇인가"를 새롭게, 다시 만들기 위한 조치로서 취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는 일단 "그것"을 죽이고 없애는 것이다(?). 이를 충실이 수행하고자 함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상당한 수의 전위예술가들은 기존 예술을 죽여나갔고, 그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들은 물론 어디에서도 보고 들을 수 없는 종류의 것들이었지만, 감상하고 즐기기는 아주 어렵고 고약한 것들이 많았다. 그러한 '새로움',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새로움'이 과연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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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used[Thires] 2023. 3. 16. 02:41
Thires님의 글 "음악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어찌보면 순진한, 치기어린, 시쳇말로 '중2'스러운 이 말은, 이미 몇 십년 전부터 웬만한 사람이면 전혀 믿지 않을, 오히려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이 가질 않아 황당해하거나 피식거리며 비웃기까지 할 수도 있는 그런 종류의 진지함과 감성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중2'와 같은 단어 자체의 의미가 뜻하듯 다소 젊은 나이에 우리에게 찾아와 한껏 물들이고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스스로 없어져 간다. 그리고 우리는 잠들기 전 이불속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떠올리며, 부끄러워하고, 잊고 싶어하고, 그러지 않고 싶어한다. 급진/좌파적 사상을 머리에 가득 채우고 록밴드를 하던 스웨덴의 Refused는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음악, 생각, 행동이 정말로 중요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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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wound[Thires] 2023. 3. 16. 02:41
Thires님의 글 Do-It-Yourself(DIY) 정신에 영향을 받아 9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은 인디 록 밴드였던 Unwound는, 98년에 6번째 앨범을 발매한 이후, 심사숙고를 거쳐 마침내 스튜디오부터 직접 만들어서 모든 것을 자신들의 손으로 진행하기로 결심한다. 그들은 Olympia 주의 한 커다란 시골농장을 사서 스튜디오를 만들고는 그 곳에서 그들의 마지막 앨범이 될 "Leaves Turn Inside You"를, 'Self-engineered, Self-produced 2CD 앨범'을 만들기 시작한다. 녹음실과 스튜디오가 말 그대로 '그들 자신의 것'이었던 덕분에, 이들은 문자 그대로 '하루 종일' 합주와 녹음을 할 수 있었으며, 창의적인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이를 적용해 볼 수 있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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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esus Lizard[Thires] 2023. 3. 16. 02:40
Thires님의 글 혹시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들 중 가사를 정확하게 아는 노래가 얼마나 되는가? 자기가 좋아하는 외국 노래들 중에서는? 가사에 숨겨진 의미가 있어 보이는 곡들에 한해서, 그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곡들은 얼마나 되는가? 대중음악에서 가사가 차지하는 위치가 중요하지 않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상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사의 위치가 그렇게까지 중요하지는 않을 지도 모른다. 어떤 통계에 따르면, 록 음악을 듣는 사람들 중 1/3 이하만이 당시 히트 록 음악의 가사를 그럴듯하게 해석할 수 있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곡 중에서 1/3 이상의 가사 의미를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현대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가사를 잘 쓰는 사람들 중 하나로 알려진 Bob 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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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ement[Thires] 2023. 3. 16. 02:40
Thires님의 글 개인용컴퓨터, 월드-와이드 인터넷, 각종 하이테크놀로지가 판을 치는 현대사회는 음악 또한 고음질, 고품질, 고퀄리티의 하이레벨(?)로 격을(?) 높여주었다. 어디서나 세계 각국의 최신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작은 기기들, 깔끔한 음색과 음질, 과장 조금 보태서 집에서도 할 수 있는 나름 멋진 마스터링, 악기 없어도 뽑아내는 쓸만한 리듬세션. 바야흐로 홈레코딩과 High-fidelity의 시대가 아닌가. 하지만 이상하게도 누군가들은 항상 어딘가 후진(?) 것들을 좋아하곤 했다. 언제나 누군가는 지하실에서 싸구려 레코더로 말 그대로 저질(?) 음악을 녹음했으며 그걸 수작업으로 조악하게 음반화해서 팔았고 또 누군가들은 그걸 좋아했다. 어떤이들은 '대세'나 '정석' 같은건 개나 주라는 듯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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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Order[Thires] 2023. 3. 15. 15:24
Thires님의 글 우리에겐 모두 크던 작던 어딘가에 평범하지 않은 구석이 있다. 우리의 가치관이나 감성이나 행동의 어떤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의도했던 의도치않았던 이런 부분들이 드러났을 때 주변인들의 반응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보통, 당혹스러움과 쓸쓸함이다. 사람의 정신적 방어기작으로 인해 이런 것들은 '나만 아는 것이다'같은 묘한 우월감으로 느껴질 때도 있지만, 결국은 외로움만 더해 갈 뿐이다. 1980년 5월 18일, 이언 커티스는 죽었다. 여러가지 문제와 혼란이 많았던 그는 Iggy Pop의 the idiot을 들으며 목을 맸다. 이언은 Joy Division이라는 우울한 밴드의 보컬 겸 리더였었다. 그의 밴드 동료들은 친구의 죽음을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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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83[Thires] 2023. 3. 15. 15:24
Thires님의 글 비단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편이 아닌 사람이어도, Claude Debussy나 Erik Satie의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짐노페디 1번과 같은 명곡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고 아름답다고 여긴 적이 있을 것이고. 프랑스는 예술로 유명한 나라이고, 당연히 음악도 매우 유명하다. 꿈결의 이미지를 그대로 선율로 옮긴 듯한, soundscape 라는 단어에 정말 잘 어울리는 위 두 작곡가의 곡들은 명곡들도 정말 많고 애호가들도 정말 많다. 그런데 "Shoe-Gazing" 이나 "Dream-Pop" 같은 장르에 대해서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예전에 소개했던 The Jesus And Mary Chain같은 밴드들이 이런 장르의 개척자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런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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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oges카테고리 없음 2023. 3. 15. 15:24
Thires님의 글 '음악'에 있어서 '기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장 중요한가? 상당히 중요한가? 결국은 2차적인 문제인가? 양념같은 역할 뿐인가? 사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가? 60년대 후반, 디트로이트의 양아치였던 James Osterberg는 The Doors에게 완전히 빠져버려서 자기도 짐 모리슨같은 간지남이 되어 무대를 휩쓸고 다니려는 생각에 경도되어 있었다. 그러나 하늘도 무심하시지 제임스는 악기라고는 연주는 커녕 제대로 만지지도 못하는 사람이었으며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아니고 짐 모리슨과 같은 시인도 아니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예술적 재능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것 같은 제임스가 잘 하는 거라고는 난동부리기와 때려부수기가 전부였다. 그래서 제임스는 어떻게 했나? 그는 자신이 잘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