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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itualized[Thires] 2023. 3. 15. 15:22
Thires님의 글 구글 이미지검색에 Jason Pierce인가 Spiritualized인가를 검색해보면 우주복을 입고 잠든 남자의 사진이 나온다. 나에게 이 남자의 이미지는 첫 조우부터 지금까지 이 사진이었다. 80년대 Spacemen 3라는 괴물밴드를 조직하여 스페이스록이라는 특이한 장르를 탐닉했던 Jason Pierce는 무중력 유영과 끝없이 광활한 우주공간에 깊이 빠져들어 이름을 J. Spaceman으로 바꾸고 Spiritualized라는 이름하에 솔로 프로젝트들을 시작하게 된다. 이 남자의 대표작 Ladies and gentlemen...은 약상자를 모티프로 삼은 디자인과 내용물로 매니아들의 큰 흥미를 끌었는데 이 음반은 말그대로 '우주적인' 사이키델리아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는 90년대 록의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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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placements[Thires] 2023. 3. 15. 15:22
Thires님의 글 '자유'와 '방종'의 경계는 어디인가?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문제들 중 하나인 이 질문은 너무 중요하여 도스토예프스키를 비롯한 대문호들의 명작에도 자주 주제로써 나타나곤 하는데 (여담이지만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은 '자유'의 의미에 대한 심도있는 주제가 담긴 대작소설이다 완전 짱짱하다) 무튼 다분한 사회비판의식을 담고 의도적인 방종을 일삼았던 비트족과 그들의 후예인 펑크 그리고 펑크의 직간접적 후예라고 할 수 있는 오늘날의 대다수의 음악들에 있어 자유는 무엇이고 방종은 무엇인지, 어디까지가 자유고 어디서부터가 방종인지, 그리고 정말로 둘은 다른 것인지를 잠깐이라도 생각해 보는 것은 꽤나 의미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70년대후반 미네아폴리스의 한량들이 모여 결성했던 The Re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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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losions in the Sky[Thires] 2023. 3. 15. 15:21
Thires님의 글 아마 인디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포스트록(post-rock)이라는 장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포스트록이 무어냐? 사전을 찾아보자: post라는 단어에는 우편물 같은 뜻 말고도 '~이후에' 같은 접두어로써의 의미도 있다. '록 이후의 록'? 그래서 이게 무엇인고?? 90년대부터 시카고 등지에서 흥하기 시작한 포스트록은 기타베이스드럼 이라는 전통적 록 악기를 사용하되 전통적 록과는 다르게 연주하여 음색과 질감에 의미를 크게 부여하고 보컬은 없거나 있어도 악기의 일부 취급을 받는 음악의 총칭으로, 쉽게 말해서 서사에 중점을 두는 연주 중심의 수분-수십분의 매우 긴 곡들을 하는 록 아닌 록 음악이다. 아니 클래식도 아니고 무슨 수십분이라니 거기에 노래도 안부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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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ic Youth[Thires] 2023. 3. 15. 15:21
Thires님의 글 음악과 음악이 아닌 것의 경계는 어디인가? 누군가에겐 훌륭한 음악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좋은 수면제가 되어 고전음악이 은은히 연주되는 콘서트홀에서 숙면을 취하는 사람을 찾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고, 또 다르게는 어떤이에게는 신나고 아주 그냥 좋은 음악이 다른이에게는 시끄럽기 그지없는 소음이 되어 공연이라도 할라치면 소음공해라고 경찰에 신고까지 하는 일도 빈번히 일어나고는 한다. (여담이지만 어떤 유명한 노이즈 마에스트로는 "시끄럽고 불쾌하게 들리는 것이 노이즈라면 나에게는 팝 음악이 노이즈입니다" 라는 명언아닌 명언을 남기기도 했었다...) ...자 그렇다면 음악과 음악이 아닌 것의 경계는 어디일까? 70년대 후반, 시골에서 올라온 갓 20살을 넘긴 촌뜨기였던 써스턴 무어와 리 레이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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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re[Thires] 2023. 3. 15. 15:21
Thires님의 글 펑크는 무엇이고 펑크적인 것은 무엇인가? 이건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뭘까?? 1976년 10월, 런던에선 펑크밴드를 이제 시작하기엔 나이가 좀 있었던(...) 네명의 남자가 Wire라는 밴드를 조직하여 본격 영국펑크계에 출사표를 던지고 인기를 끌어모아 데뷔앨범 pink flag를 77년 발매하게된다. 아트스쿨에서 먹물좀 먹었던 멤버들은 미니멀리즘 미학을 당대의 단순무식펑크에 접목시키려고 하였고 pink flag는 해체된 구조와 2분도 안되는 길이의 펑크송들로 가득한 매우 독특한 앨범이 되었다. 요즘 들어봐도 양질의 개성넘치는 아트펑크인 pink flag는 당시에도 나름 인기를 얻었다고 하더라. 문제는 이 양반들의 걷잡을수없는 창조력이었는데, pink flag를 발매하고 이를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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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int[Thires] 2023. 3. 15. 15:20
Thires님의 글 사물의 색 같은 건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물질들은 각각이 빛의 파장에 따른, 나름대로 고유한 굴절률과 흡수 계수의 스펙트럼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기에 이걸 각각이 갖는 색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만, 대다수의 사물들은 가시광 영역을 나름대로 반사할 능력이 있기 때문에 파란빛을 비춰주면 파랗게도 보이고 빨간빛을 비춰주면 빨갛게도 보이고 뭐 그렇다. 게다가 플라스틱이라던가 생물이라던가 하는 녀석들은 자외선을 흡수하여 상당한 양의 발광을 할 수 있는 능력마저 가지고 있기에 자외선등을 비추어 보면 또 요상한, 주로 푸르스름한 빛깔로 보이게 되는데 이게 또 백색광 아래서 볼 때랑은 전혀 다른 색이다. 비약해 보면 다른 모든 측면에서도 정해진 특징이나 성질은 없고 관점만이 있을뿐일지도 모른다.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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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gazi[Thires] 2023. 3. 15. 15:20
Thires님의 글 70년대 펑크는 굉장했지만, 애처롭게도(?) 곧바로 꺼져버리고 말았다. 원조펑크의 아이콘이라고 할만했던 섹스피스톨즈는 무정부주의를 부르짖으며 열심히 기득권층과 부자들을 까댔지만, 결국 그들 자체가 아이콘화, 패션화되면서 펑크룩이 유행하게되었고 '펑크 산업'이라는 웃지못할 개념이 나오면서 피스톨즈의 매니저는 이걸로 돈을 억수로 챙겼다. 스스로가 그토록 비난했던 짓거리를 하는 꼴이 되었다는 한 편의 희극이자 비극을 깨달으면서 펑크적인 그 무엇인가는 그냥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인디록 역사에서 펑크적 정신은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몇몇 훌륭한 밴드들은 나름의 가치관과 태도로 '펑크적 정신'을 지켜나갔다. 대표적인 밴드들 중 하나는 푸가지로, 이들은 당대의 비싼 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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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Black[Thires] 2023. 3. 15. 15:19
Thires님의 글 80년대 미국의 전설적인 포스트-하드코어밴드 Big Black은 굉장히 특이하고 고집센 방식을 고수했는데, 그건 심각할정도로 모든것을 스스로 해결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레이블과 계약서를 전혀 쓰지 않았고 거의 이름만 빌려오다시피했는데, 레코딩 및 프로듀싱을 알아서 하는건 기본으로 음반 만드는데 쓰이는 돈도 전부 스스로 냈으며 공연장 섭외나 교통편 운전 숙박시설예매등도 매니저를 고용하지 않고 전부 '알아서' 했다. 덕분에 리더인 스티브 알비니는 개고생을 했지만 그는 이 경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계약서를 안쓴다는건 걱정할 계약서가 없다는 뜻이다. 운전수가 없다는건 공연하러 이동할 때 그놈과 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매니저도 없었고 Booking agent도 없었고 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