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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의 음악들...
    [Lists & Charts] 2023. 3. 14. 01:15



    올해에도 즐겁게 들었습니다.


    ===================== 올해의 음반들 =====================



    White Suns - The Lower Way (Decoherence)

    https://youtu.be/v4t0HeAdBxY
    "tundra"

    벌써 10년이 넘은 뉴욕 노이즈 록 밴드 White Suns의 LP입니다. 이전부터 눈여겨 보았던 밴드인데 아직도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노이즈 록" 밴드들이 대충 로파이로 뭉개거나 단순한 연주에 시끄럽게 음량만 올려놓고는 직설적인 폭력 찬양 따위로 가사를 때우는 성의없는(?) 모습을 보이는 데 반해, [The Lower Way]는 하이파이 프로덕션과 세심한 작곡 및 연주로 빚어낸 훌륭한 노이즈 록 앨범입니다. 사실 노이즈 록이라는 장르 자체가 이미 진작에 죽어있는 분야라 이렇게 괜찮은 앨범이 나올 줄은 전혀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Laddio Bolocko같은 뉴욕 노이즈 록 선배(?)들의 느낌이 나면서도 복잡하게 계산된 즉흥연주같은 개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Psychic Drift]에서 전자음악 실험을 충분히 한 덕인지 다양한 음향과 효과를 잘 활용하여 분위기를 더합니다. "tundra"같은 곡은 도입부부터 전개 및 결말까지 White Suns만이 만들 수 있는 곡이며, [The Lower Way]는 명실상부 2020년대 최고의 노이즈 록 (또는 록 노이즈) 앨범들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몇 년 전에 공연을 볼 수도 있었는데 귀찮아서 안 갔던 것이 날이 갈수록 더 후회가 됩니다...

    밴드캠프: https://decoherence.bandcamp.com/album/the-lower-way



    Aaron Dilloway & Lucrecia Dalt - Lucy & Aaron (Hanson)

    https://youtu.be/C85iH71F4Pk
    "Bordeándola"

    Wolf Eyes 시절부터 온갖 기묘한 전자음악을 만들던 Aaron Dilloway와 콜롬비아 출신의 실험 음악가 Lucrecia Dalt의 협업 앨범입니다. [Modern Jester]때 한 번 다시 들어본 후 잊어버려서 Aaron Dilloway가 아직도 음악을 하고 있는줄은 잘 몰랐었는데, 여전히 이렇게까지 독특한 앨범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이 꽤나 의외였습니다. "Bordeándola"나 "Niles Baroque"같은 곡들은 뭐라고 설명하기 힘든, 폐수로 오염된 더러운 바닷물 속에 잠수한 것 같은 기이한 분위기를 제대로 형성합니다... 테이프 음악/실험 음악/전자음악/노이즈 등을 아우르는 훌륭한 수작입니다.

    밴드캠프: https://hansonrecords.bandcamp.com/album/lucy-aaron-2



    Low - Hey What (Sub Pop)

    https://youtu.be/sebDnwlEnPs
    "White Horses"

    벌써 30년이 다 되어가는 Low입니다. [Double Negative]때부터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번 앨범은 굉장히 잘 뽑혔습니다. "White Horses" 도입부부터 제대로 된 포스트-인더스트리얼/노이즈 록 분위기를 마구 뿜어대는 것이 올 한해 가장 충격적이면서도 흡입력 있는 시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More"같은 곡은 단순하면서도 시끄러운 리프 하나만 깔고 노래하는 것이 무슨 Brainbombs인줄 알았습니다. 30년이 다 되어가는 밴드가 이런 정도의 방향전환을 하면서도 이런 정도의 앨범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결코 흔한 일이 아닌데, Low는 아주 훌륭하게 해낸 것 같습니다.

    밴드캠프: https://lowtheband.bandcamp.com/album/hey-what



    ===================== 괜찮았던 음반들 =====================



    Squid - Bright Green Field (Warp)

    https://youtu.be/bQsyUwziy4Y
    "Boy Racers"

    잉글랜드의 Brighton이라는 작은 도시 출신의 포스트펑크 밴드입니다. 최근 잉글랜드 출신의 여러 포스트펑크 밴드들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Squid가 가장 귀에 잘 꽂히더군요. 크라우트록이 생각나는 비트도 그렇고, 전자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Trans Am, Man or Astro-Man?같은 미국 밴드들이 생각나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자주 들었습니다. 다소 과장된 보컬도 음악과 그럴싸하게 어울리기도 하고... 어쩌다 공연을 보게 되었는데 상당히 잘 하더군요. 드러머/보컬 Ollie Judge가 표정이 풍부해서 그런지 보는 맛이 있었습니다. "Boy Racers"같은 곡은 인상적인 분위기 전환을 보여주는데, 공연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곡이었습니다. 전자음 노이즈/드론 등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이 다음 앨범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

    밴드캠프: https://squiduk.bandcamp.com/album/bright-green-field



    Juçara Marçal - Delta Estácio Blues (QTV Selo)

    https://youtu.be/xqGZTrbjhrE
    "Lembranças que Guardei"

    브라질의 음악가 Juçara Marçal의 앨범입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들어보게 되었는데, 브라질 언더그라운드 음악계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또 다른 유명한 브라질 밴드인 Metá Metá의 멤버이기도 하고... 처음 들어봤을 때에는 이게 뭔가 싶었는데 듣다보니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뼈대만 있는 엉성한 구조인 것 같다 싶다가도 의외로 다양한 스타일을 상당히 괜찮은 수준으로 섭렵하고, 그 와중에도 특유의 리듬감과 목소리로 개성을 잃지 않는 상당히 훌륭한 음반입니다 (예전에 한번 들어 본 칠레 밴드에서도 비슷한 리듬감을 느꼈었는데 이게 라틴아메리카쪽의 리듬인가 싶네요). 인더스트리얼 느낌이 나기도 하다가 포스트펑크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하기도 하고, 그냥 일렉트로 팝 같기도 하고, 포크 느낌이 나다가도 갑자기 이상하게 끈적한(?) 분위기도 내는 것이 CCCP Fedeli alla Linea의 종합선물세트 앨범이었던 [Epica Etica Etnica Pathos]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밴드캠프: https://qtvlabel.bandcamp.com/album/qtv055-delta-est-cio-blues



    Fire-Toolz - Eternal Home (Hausu Mountain)

    https://youtu.be/QHtgC7wbr-s
    "[ Maternal ♥ Havening ]"

    시카고 기반 1인 밴드 Fire-Toolz의 신작입니다. 2017년 [Drip Mental]이 나왔을 때 한두번 들어보고 잊었었는데 계속해서 음악활동을 하고 있었더군요. 예전에는 흔한 인터넷 세대(?)의 장난스러운 베이퍼웨이브 음악들 비슷하다 싶은 감상이었는데, 이번 앨범은 의외로 제대로 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블랙 메탈/이모/베이퍼웨이브/라운지 재즈/IDM 등등 온갖 장르 느낌이 나는 잡탕스러운 음악인데 은근히 잘 합니다. 커버나 뮤직비디오만 보면 그냥 대충 밈으로 버무려서 막 하는 컨셉 같지만 듣다 보면 다양한 음악을 진지하게 대하는 면모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어이없다가도 정말 괜찮게 들리는 순간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오네요. 생각보다 잘 들었습니다.

    밴드캠프: https://fire-toolz.bandcamp.com/album/eternal-home



    otay:onii - 冥冥 (Míng Míng) (WV Sorcerer)

    https://youtu.be/HQrKXj9OiW0
    "Blackheart Breakables"

    뉴욕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음악가인데, 제법 괜찮게 들었습니다. Björk같은 다른 음악가들이 생각나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Subhuman Sings"나 "Blackheart Breakables"같은 곡들은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으며 "Through Death a Cup of Coffee" 같은 곡도 나름 흥미롭습니다... 큰 부담 없이 그냥 틀어놓고 듣는 식으로 그럭저럭 자주 들었습니다...

    밴드캠프: https://otayonii.bandcamp.com/album/mingming



    Charmaine Lee - KNVF (Erratum)

    https://youtu.be/5r2wCFfi-VU
    "Monstas' Marriage"

    뉴욕에서 활동하는 홍콩계 호주인인데, 음악가라기보다는 종합 예술가(?)에 가까운 듯 보입니다. 여러가지 음향적 실험과 목소리 변형을 마음대로 해 보고 그 결과를 담은 앨범인데, 어색하다거나 좀 과한 부분들이 있습니다만 또 상당히 괜찮게 들리는 노이즈 트랙들도 있습니다. 마디마디로 쪼개져 해체된 시 낭송을 담은 "Exuberant Bodies (For Yan Jun)"같은 곡은 아주 흥미로운 시도이며, Ana Mendieta가 생각나는 커버 아트도 굉장히 잘 뽑힌 것 같습니다. 다음 앨범이 기대됩니다...

    밴드캠프: https://charmainelee.bandcamp.com/album/knvf



    ===================== 가장 많이 들었던 음반 =====================



    Аквариум - Радио Африка (self-release)

    https://youtu.be/2L8o3U_TxEk
    "Рок н ролл мёртв"

    1년 내내 정말 자주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앨범들 중 가장 낭만적인 앨범이 아닌가 싶네요

    플레이리스트: https://youtube.com/playlist?list=OLAK5uy_mgRjn_iSI8t6gzcYkfW3xuYkMqh6UN_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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