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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fused
    [Thires] 2023. 3. 16. 02:41
    Thires님의 


    "음악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어찌보면 순진한, 치기어린, 시쳇말로 '중2'스러운 이 말은, 이미 몇 십년 전부터 웬만한 사람이면 전혀 믿지 않을, 오히려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이 가질 않아 황당해하거나 피식거리며 비웃기까지 할 수도 있는 그런 종류의 진지함과 감성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중2'와 같은 단어 자체의 의미가 뜻하듯 다소 젊은 나이에 우리에게 찾아와 한껏 물들이고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스스로 없어져 간다. 그리고 우리는 잠들기 전 이불속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떠올리며, 부끄러워하고, 잊고 싶어하고, 그러지 않고 싶어한다.

    급진/좌파적 사상을 머리에 가득 채우고 록밴드를 하던 스웨덴의 Refused는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음악, 생각, 행동이 정말로 중요한 것들이라고,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었다. 단적인 예로 이들의 대표곡 "New Noise"는 'New art for the real people'이라는 대목에서 볼 수 있듯이 '기존의 기득권적 예술들을 뒤엎어버리고 대체할(해야만 하는) 새로운 진짜 예술'에 대한 곡이다. 
    이들은 희망에 부풀어 미국 투어를 계획하였고, 미국이라는 낯선 땅에 도착하여 공연하였으며, 돌아온 반응은 냉담함과 싸늘함 그 자체였다. Refused는 해체를 결심하였고, 마지막 공연은 경찰의 개입으로 인해 초반에 중단된 채 그대로, 그렇게 끝나버렸다.
    (이는 이들의 다큐멘터리 "Refused Are Fucking Dead"를 보면 자세히 나와 있다. 유튜브 검색을 통해 볼 수 있다)

    그러나, Refused의 음악은 실제로는 정말로 훌륭하고 진보적인 결과물이었다. 전자음악적 효과와 작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포스트-하드코어 스타일의 곡들은 대단히 신선하고 성공적이어서, 아직까지도 많은 팬들이 찬사를 보내며 수많은 밴드들이 이들의 영향을 받았다. 

    우리는 중2스러움들을 묻으며 어서 '철이 들도록' 스스로를 교육해야 하는가, 아니면 적극 장려하며 이런 감수성만이 가져올 수 있을지 모를 놀라운 반짝임들을 살려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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