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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ughing Stock
    [...]/[TALK TALK] 2023. 3. 20. 15:17


    https://youtu.be/OKkYsZqlybM
    "Ascension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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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snowinberlin.com/laughingstock.html


    Talk Talk 인터뷰
    Cliff Jones
    [Melody Maker]
    1991년 10월 26일


    Talk Talk, 다루기 어려운 고약한 성질머리를 가졌으면서도 동시에 천재적인 재능도 보유한, 그런 아이 같기만 한 이 밴드는 대중의 인내심을 다시 한 번 시험하고 있었다. 이들의 5번째 LP [Laughing Stock]은 마치 Mark Hollis와 그를 따르는 악동같은 동료들이, 선생님이 기다란 자를 들고 그들의 뒤통수를 때려 제자리로 돌아가게 만들기 전까지 있는 대로 도발을 하며 온갖 물건들을 이리저리 사방팔방으로 던져대는 듯한 앨범이었던 것이다.

    1988년의 앨범, 정교하면서도 자유로웠던 아름다움 [Spirit of Eden]을 발매함으로써 Talk Talk은 백만 장이 넘게 팔렸던 앨범 [Colour of Spring]에 이끌려 밴드에게 빠져들었던 수많은 팬들을 저 바깥으로 밀쳐 내 버렸었다. 많은 사람들이 대중이 소비하기에는 [Spirit of Eden]이 '너무 난해하다'고, '너무 이상하다'고 평가했었던 것이다.

    작년 12월, EMI를 떠나 Polydor의 Verve 레이블과 계약한 후 스튜디오 속으로 사라져 버렸던 Talk Talk은 7개월의 시간 후 지금 새로운 앨범으로, 그들이 지금까지 보여 주었던 음악의 연장선에 해당하는 앨범을 가지고 다시 나타났다. 새 앨범은 음향적 콜라주 기법을 거의 추상화에 가까운 영역으로 이끌고 들어갔으며, 손끝만 대어도 바로 산산이 부서질것만 같은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Talk Talk에 대한 비평은 이제 [Laughing Stock]이 앞으로 나아가기보다는 옆으로 한 발짝 벗어나 본 앨범에 가깝다는 비판으로, 더 이상 음악적 '진보'는 아니라는 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Hollis에게 있어서는, [Laughing Stock]은 정 반대의 성공적인 앨범이었다. [Spirit of Eden]에서 탐구했던 여러 음악적 주제들을 결론으로 이끌어 가는 것에 성공한, 음악적 성취를 이룬 앨범이었던 것이다. 대중들과 멀어지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물론 누구나 다 그런 생각을 마음 속 한 구석에는 갖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창작물이 여러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 좋겠다는 욕구 말이다. 하지만 나는, 결국에는, 사람들이 Talk Talk 음악을 이해하고 합당한, 합리적인 의견을 내 놓기를, 아니면 최소한 제대로 들어는 보기를 더 많이 바랬다. 나에게 있어 [Laughing Stock]은 밴드가 제대로 된 CD로 발매하는 첫 앨범이며, 따라서 사람들에게 이 앨범에 무슨 음악이 담겨있는지 집중해서 한 번만 들어보라는 것이, 열린 마음으로 정말로 '들어' 보라는 것이 결코 무리한 요구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Laughing Stock]은 청자가 가만히 앉아 집중해서 들어 보기를 바라며 만든 앨범이고, 그런 식으로 집중해서 듣지 않는다면 완전히 즐길 수는 없는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제는 더 이상 대중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 입장이 아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 음악적 아이디어들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을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사람들이 내가 만들어 낸 음악들, 그 속에 담겨있는 의미와 감정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나에게 Talk Talk 음악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이다. 음악이 이미 모든 것을 스스로 말하고 있으니.
    Talk Talk 음악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거기에 말 몇마디를 더한다 해서 상황이 더 나아지거나 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Talk Talk은 통상적인 형식으로부터 가능한 한 최대한으로 멀어지려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그러한 통상적인 형식들이 너무나도 비좁고 제한적이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명시적으로 말해지지 않는 규칙들, 불문율을 깨뜨렸다. 그런데, 애초에 '규칙'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는 한지?"

    많은 사람들이, [Spirit of Eden] 및 [Laughing Stock]에서 명백히 보여지는 전통에 대한 회피 그리고 자유로운 형태의 추구를 '너무 갑작스럽다'라고 느끼고 있다. Hollis는 이런 의견에 대해 Talk Talk은 수면 밑에서 새로운 형식과 음악을 언제나 갈망해 왔다고 대답한다.

    "어째서 여러 사람들이 [Spirit of Eden]과 [Laughing Stock]이 파격적인 변신이었다고 생각하는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Talk Talk의 음악적 변화는 사실 [The Colour of Spring] 시절, 혹은 그 이전부터 시작되었던 변화였다. 가장 초기의 Talk Talk 음악은 신디사이저에 굉장히 의존하는 음악이었고 나는 이 때의 음악을 싫어한다. 그 때 내가 신디사이저를 자주 사용했던 단 하나의 이유는, 당시의 우리는 예산이 없었고 따라서 여러 객원 음악가를 초빙할 돈이 없어서 대신 그냥 가짜 음향으로 진짜 악기 연주를 모사했었기 때문이었다. [The Colour of Spring]는 Talk Talk이 달성할 수 있었던 첫 발전이었다. 여러 앨범들에서 우리는 우리만의 분위기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했었다. 예를 들어, 여러 음향이 스스로의 형태를 찾아가 나름의 방식으로 자리잡도록 자유롭게 풀어 놓는 방식의 실험은 사실 [The Colour of Spring]의 "Chameleons Day" 같은 곡에서부터 엿보이는 시도였다. [Spirit of Eden]을 만들 때의 우리는 우리가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한 청사진이 아예 없었고, 그냥 되는대로 해 보니 저절로 생겨나 형태를 갖추게 되어 만들어진 앨범이 [Spirit of Eden] 였다. [Laughing Stock]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Spirit of Eden]에서 만들어졌던 기법들을 가지고 좀 더 유기적인 느낌으로 만들어 보고자 했던 앨범이다.

    Hollis는 또한 [Laughing Stock]을 만들어 나가는 데 '분위기'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했는지에 대해서도 말했다.

    "스튜디오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숨이 턱 막히는, 압박 그 자체였다. 매일매일, 하루 종일 존재하는 압박감. 나는 스튜디오의 분위기에 완전히 빠져들어가 일상의 모든 것을 전부 잊어버리고 작업에 몰두했다. 7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는 자는 시간 빼고는 언제나 스튜디오에 처박혀 있었다. 녹음, 스튜디오, 나, Tim Friese-Greene, Phill Brown, Lee Harris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 정도의 집중이 음악을 만들어 나가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우리는 '자연스러움'을 연습하고자 했다. 데모 테잎 없이, 계획도 없이. 스튜디오에 들어가 앉아 내 Country Gent 기타를 들고 일종의 줄거리를 연주한 후, 그 위로 온갖 것들을 더해 다이나믹을, 공간을 쌓아 올렸다. '공간', 그게 바로 중요한 부분이었다. 긴장감을 쌓아 올리고 해소하는 데 공간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내가 가진 악기들 중 가장 강력한 악기는 '정적'(silence) 이었다.
    수록곡 전부 리허설 없이 진행했고 심지어 스튜디오에 들어가기 전 작곡 과정을 하지도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 곡에 사용된 음 하나가 적절하다 싶으면 바로 또 다른 곡으로 옮겨 넣기도 했다. 나는 대부분의 음악이 추구하는 2가지 차원을 넘어서 모든 차원에 스며드는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다. 그러했기에 내 목소리 또한 하나의 악기로 취급했던 것이다. 나는 '완벽한 분위기'를 만들고 그 위에 생각 없이 그냥 보컬을 얹는 방식의 작업에는 관심이 없었다."

    [Laughing Stock]은 강렬한 음향, 부드러운 음색, 최소한의 타악기, 불가해한 목소리의 기이한 콜라주이며, Hollis가 창조한 풍경 위에서 완벽하게 부유하는 앨범이다. Hollis 또한 앨범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분위기'라고 말했다.

    "결국에는 주어진 공간의 어디에 음을 배치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었고, 분위기와 공간의 창조가 실제 음 및 이 음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와 동등한 수준으로 중요한 일이었다. [Laughing Stock] 제작 과정에서 많은 것들이 '우연'히 발생한, '실수'를 기반으로 만들어낸 것들이었다. 나는 특별한 음과 소리를 찾아 헤맸고, 어떻게 구조를 쌓아올릴지, 작은 것들을 어떻게 배치할지에 대해 숙고했다. 긴장을 쌓아올린 후 다른 음향을 활용해 그 긴장을 해소하는 것, 그리고 이 모든 음이 존재하는 공간 자체를 조작하는 것. 어떻게 보자면 굉장히 다이나믹한 작업이었다, 긴장을 창조하고 해소하는 것 말이다. 얼마나 적은 수의 음으로도 충분히 이 정도의 감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돌이켜보면 굉장히 놀라울 뿐이다. 예를 들어보자면, 우리는 40명의 객원 음악가를 동원했지만 그 중 20명의 음악가들의 녹음만을 실제로 사용했다. 그 20명분의 녹음에서도 우리는 구분을 확실히 지었으며 가끔씩은 한 명의 녹음에서 단 한 개의 음만을 사용하기도 했다. 나머지 음들이 전부 어딘가 잘 맞지 않는다고 판단을 내려서였다. 비율을 따지자면 [Laughing Stock] 내 1분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 1시간이 넘는 녹음 분량이 파기되었다고 보면 되겠다."


    [Laughing Stock]을 위해 Talk Talk은 다시 한 번 엔지니어 Phill Brown과 런던의 Wessex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Glyn Johns, Eddie Kramer 같은 저명한 엔지니어들과 함께 작업해 본 경력이 있는 노련한 엔지니어 Brown은 Talk Talk의 녹음 세션이 다른 밴드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Spirit of Eden] 작업 때에도 굉장히 강렬한 녹음 세션이었다고 생각했었는데, [Laughing Stock]은 또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모든 것이 혼란 그 자체였다. 대부분의 시간을 특정한 분위기를 잡는데에 보냈으며, 대부분의 음향이 1967년 느낌의 옛 스타일이지만, 단어 그대로의 의미로 '사이키델릭'한 요소들이 분명히 들어가 있기도 했다. [Spirit of Eden] 때에는 스튜디오의 조명을 거의 끄고 오일 프로젝터를 켜 둔 상태로 작업을 진행했었다. [Laughing Stock] 또한 시작부터 그런 분위기를 조성했다. 기름 방울들이 떠다니는 이미지가 벽, 양초, 향초 등을 뒤덮고 다녔고, 바깥의 빛은 완전히 차단된 공간이었다. 스튜디오에 들어가 1시간만 지나면 대체 지금이 몇 시인지, 얼마나 오래 스튜디오 안에 있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굉장히 고요했고, 굉장히 기이했다.
    우리는 스튜디오 자체의 분위기를 형성하려고 굉장한 노력을 기울였고, 가능하다면 다른 요소를 추가하지 않고 형성된 분위기 그 자체를 이용하려 했다. Mark의 목소리에는 아주 약간의 스프링 리버브를 더했고, EMT plate 리버브도 앨범 전체적으로 살짝 걸어 '습한' 느낌을 여기저기에 부여했다. 나머지는 전부 마이크 테크닉, SSL 데스크의 플랫 이퀄라이저만을 사용해 만들어 낸 것이었다. 플랫 이퀄라이저를 적용하는 순간 엄청나게 많은 음향을 잃어버리게 되기에, 나는 가급적 잘 맞는 마이크를 골라 정확한 장소에 두는 방식의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려 심혈을 기울였다.
    드럼을 예로 들어보자면, 우리는 6개의 마이크를 Valve 앰프와 Solid State 앰프에 연결해 하나하나를 각각 전부 시험해 보고 알맞는 구성을 골랐다. [Laughing Stock]의 드럼 파트는 모노 방식으로 녹음되었고, Neumann U47 마이크와 STC 앰프를 드럼 키트에서 30피트 떨어진 곳에 두는 것이 최적의 설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기타, 다른 모든 악기들, Mark의 목소리도 비슷한 방식의 과정을 거쳤고, 6피트 떨어진 곳에 마이크를 두어 녹음을 진행했다. 그리고 또한 녹음실의 이곳저곳에 다른 마이크들도 더해 녹음실 전체의 분위기, 이 공간의 깊이를 담아내려 했다. [Laughing Stock]을 들어 보면 이 공간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네 명의 음악가들이 당신을 둘러싸고 각자의 연주를 하는 느낌을.

    Phill Brown은 [Spirit of Eden]을 통해 Talk Talk와의 협업을 시작했고, [Laughing Stock] 작업에서 음향적 몽타주 기법을 더 깊이 이해하고 잘 활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보자면, [Laughing Stock]에서 우리는 Studer 24트랙 녹음기의 6트랙을 활용해 기본을 담아두고 시작했다. 모노 방식으로 녹음한 드럼, 기타, 베이스, 그리고 키보드. 나머지 18트랙은 3개의 다른 장비에 연결했다 - 이렇게 총 60트랙 이상의 추가 트랙을 구현했고, 이 트랙들은 전부 노이즈나 작은 소리들을 담는데 사용해 전체적인 분위기 형성에만 활용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온갖 것들을 여기저기 뒤섞어 가며 작업을 진행했다. 가끔은 Tim의 키보드 연주를 녹음한 후 편집해 1트랙에 몰아 넣고, Mark의 보컬에도 똑같은 짓을 한 후 그 두 트랙을 다시 1트랙에 편집해 욱여넣기도 했다."

    Mark Hollis의 유명한, '같이 일하기 힘든 성격'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그가 스튜디오에서 한다고들 하는 특이한 행동들에 대한 소문이 사실인지?

    "흠, Mark는 그렇게 어려운 사람이 아니다. 그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아주 명확한 비전이 있을 뿐이다. [Spirit of Eden]에서 25명의 합창단을 불러 아주 아름다운 노래를 녹음한 후 그 다음날 그 녹음을 전부 지워버리고 폐기했다는 일화는 사실이다. Mark의 말에 따르자면, 가끔씩 '너무 완벽한' 것들이 있는 것이다. Mark는 분위기를, 아주 정교하면서도 개인적인 분위기를 추구하는 음악가다. [Laughing Stock]은 '공간'에 대한 앨범이며,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아주 특별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본다."


    [Laughing Stock] 및 여러 EP들은 지금 Verve Records를 통해 발매되었다.


    https://youtu.be/5KDS4u8-D4Q
    "After The Fl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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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 Harris / Mark Hollis

     

    2021/10/07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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