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Gold Is The Metal
    [...]/[COIL] 2023. 7. 3. 13:53


    https://youtu.be/qXeXKLOk4dg
    "The Sewage Worker's Birthday Party"


    *********************************************************************************************

    http://brainwashed.com/coil/writings/option.html


    Human Rites: Coil의 고통과 황홀경
    Scott Lewis
    [Option]
    1991년


    Coil이 실제로 어떻게 작업을 하는지에 대한 예시를 찾는다면: "Disco Hospital", 밴드의 최신 앨범 [Love's Secret Domain] (Wax Trax 레이블) 의 수록곡인 이 곡은 여기저기에서 찾아낸 테이프들을 조각내어 박스 하나에 던져넣고는 무작위적으로 이어붙인 후 이 결과물을 다시 조각내어 같은 과정을 한번 더 반복해 만들어진 음원들을 가지고 만들어진 곡이다.

    Coil의 두 핵심 멤버 Peter Christopherson과 John Balance는 현재 런던의 한 아파트에서 같이 살고 있었으며, 1980년대 초반에 처음으로 만난 사이였다. 둘은 모두 Psychic TV의 멤버였다. 1982년 시작되었던 Coil은 Balance의 솔로 프로젝트로 출발하여 금세 성장해 Christopherson을 멤버로 영입하게 되었다. "CoilPsychic TV에서 쫓겨났다거나 했던 것은 아니었다." Balance의 말이었다. "그냥 그 무렵 우리가 Gen (Genesis P-Orridge, Psychic TV의 창립자이자 Throbbing Gristle에서 Christopherson과 함께 활동했던 음악가) 과 서로 잘 맞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분리되어 나왔던 건 어쨌든지간에 일어났었을 일이었다."

    Psychic TVCoil의 공통점으로는 의식 (ritual) 적인 자기파괴 행위 - 현재의 바디 피어싱 유행은 Psychic TV와 책 [Modern Primitives]에서 출발했던 유행이다 - 와 오컬트, 상징, 노이즈, 테이프 조작에 대한 흥미가 있을 것이다. Balance와 Christopherson은 의식 그리고 음향의 의식적 사용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고 있었으며, 이 공통된 신념은 Coil의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이들의 첫 주요 앨범 [How To Destroy Angels]는 1984년 초에 녹음되었던 앨범으로, 바이닐의 한쪽 면에 느리게 분위기를 쌓아 올려가는 징 소리를 담은 앨범이었다. 앨범 겉면에는 "남성의 성적 에너지를 축적하기 위한 의식 음악" (ritual music for the accumulation of male sexual energy) 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비록 Balance는 이 앨범이 남성만을 위한 앨범으로 만들어지지는 않았다고 부인하였지만.

    "우리가 남성이니까 '남성의 성적 에너지'라고 말한 것이었을 뿐이다." Balance의 말이었다. "누구든 자기가 원하는 대로 [How To Destroy Angels]를 사용할 수 있다. 그 앨범은 마르스 신, 그리고 카발라에 나오는 마르스 신과 관련되어 있는 숫자 17 및 5에 기반한 의식용 음악이다. 17분 길이의 "How To Destroy Angels"에는 5개의 거대한 무쇠 징이 사용되었고, 우리는 칼, 마르스를 상징하는 물체인 칼을 들고 징을 쳤었다. 거기에 더해 불로러 (bullroarer) 를 연주하기도 했는데, 이 악기는 남성들만의 의식에 사용되는 악기다. 긴 막대기 모양으로 생긴 부분을 머리 위로 휘두르면 웅웅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음향이라기보다는 '느낌' 같은 소리가 난다 - 헬리콥터처럼 말이다."

    천국에서 지상으로 빠르게 내려오며 둘은 1985년 [Scatology]를 발매하였고, 이 앨범은 둘의 친구 Jim Thirlwell, Foetus로 더 잘 알려진 그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그의 광기어린 열망은 우리의 우울한 측면을 훌륭하게 보완해 주었다." Christopherson의 말이었다. "우리는 우리의 분위기를 보완해 줄 사람, 어느 정도의 격렬한 광증을 첨가해 줄 만한 사람을 원했다. 흐물거린다거나, 무언가의 사운드트랙같다거나, 늘어지고 움츠러드는 그런 느낌으로 흘러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움츠러드는 듯한 느낌 따위는 전혀 없는 앨범인 [Scatology]는 야만적인 퍼커션, 맥동하는 베이스, 성병에 대한 라이너 노트, 기독교를 '옛 관습'이라 비난하는 가사로 채워진 앨범이었다. 특별히 위협적인 곡은 "Godhead=Deathhead"로, 초반에는 성가 스타일의 드럼 연주로 흘러가다가 곧 불길한 신디사이저와 함께 씁쓸하게 읊조리는 Balance의 목소리로 끝나가는 곡이다: "성모 마리아, 약하면서도 거칠은 자, 원치 않는 아이를 제거하고 있네" (Virgin Mary, weak and wild, rids herself of an unwanted child).

    "분노에 가득 찬 젊은이였던 내가 처음으로 내 분노를 표출할 수 있었던, 첫 무대였다." Balance의 말이었다. "그래서 가사를 통해 의도적으로 반기독교적인 이미지와 행동들을 표현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 분노에서 벗어난 후 돌이켜 보면서, 우리는 이제 '다른 측면'을 보여주려 하는 중이다. 이제는 고함을 지르며 무언가를 파괴하는 것에는 큰 관심이 없어졌다, 대신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쪽을 더... 우리는 '거듭난' (born-again) 이교도들이다. 우리는 이전에 존재했던 것들을 다시 한 번 세우고 싶어하고 있다."

    Christopherson이 이어갔다: "[Scatology]를 통해 우리는 교회, 특히 교회 내 근본주의적인 시각에 대한 우리의 분노를 상당히 직설적인 방식으로 표현했었다. 그 앨범을 만들 때 우리는 실제로 '그리스도를 위해 동성애자를 죽여라' (Kill a queer for Christ) 같은 말들이 쓰인 전단지를 나눠주곤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우리 또한 좀 더 성장하고 발전함에 따라 이제는 보다 더 옛날의 것들, 보다 더 근본적인 종교적 사상들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Scatology]의 대부분은 딱딱하고 강한 느낌으로 채워져 있지만, 그와 동시에 Coil만의 음향적 탐구 또한 담겨있기도 했으며 이런 측면은 이후의 앨범들에서 더욱이 도드라지게 된다. 대표적인 예시는 "The Sewage Workers Birthday Party"로, Coil 작품들에 깊이 내재되어 있는 모순을 포착하여 선보이고 있는 곡이다.

    "The Sewage Workers Birthday Party"의 제목은 스웨덴의 하드코어 S&M 잡지에 실린 불쾌한 일화에서 따 온 이름이었지만, 곡 자체는 굉장히 섬세하고 심오할 정도로 슬픈 곡이며 Balance가 E-bow를 가지고 하는 채프먼 스틱 (Chapman Stick) 베이스 연주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곡이다. 곡의 배경에 흐르는 의문스러운 소음은, Christopherson의 전형적인 수수께끼 같은 설명에 따르자면 "내가 당시에 하던 의식들과 환락적이고 난잡한 파티들에서 녹음한 음원에서 따 온 노이즈"였다. "그 실험적인 행위들을 탐험할 때의 분위기는 가능한 한 최대로 더럽고 난잡한 방식으로 고요하고 명상적인 분위기였으며, 이러한 분위기가 음악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우리가 느끼는 정신적인 상태와 집착은 개인적인 삶에서부터 음악을 만드는 주제와 방식에까지 스며드는 편이다."

    그러한 '집착'중 하나는 AIDS 위기일 것이다. 1980년대 초반부터 Coil의 두 멤버의 삶은 AIDS라는 질병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아 왔으며, 많은 친구들을 AIDS 관련 합병증으로 잃어 오기도 했다. Coil은 이들의 첫 싱글, "Tainted Love"의 리메이크 버전의 수익금 전부를 AIDS 치료 연구에 기부하였으며, 전세계에 걸친 디스코 클럽에서 상영되어 논란을 일으켰던 AIDS 관련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게이 디스코 클럽에서 우리 영상을 직접 봤다고 하는 목격담을 자주 들었다." Balance의 말이었다. "그리고 이 영상이 나올 때 클럽의 사람들은 춤을 잠시 멈추고 영상을 본 후 얼굴이 잿빛으로 어두워졌다고 하더라. 그 당시만 해도 - 좀 순진한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 이렇게 충격 요법 비슷한 것을 하는 게 정말 중요했는데, 아직 사람들이 AIDS에 대해 큰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을 때였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세련된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어야만 했고, 그래서 젊고 어린 남자가 침대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팝 음악 비디오로 만들었던 것이다. 어떤 의미로는 굉장히 변태적인 아이디어이긴 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방식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고. 이 영상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만나 서로가 서로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바로 그 장소에서 상영되었다. 아마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에 직접적으로 닿았던 것일 것이다."

    그리고 Coil은 자신들이 가진 아이디어를 가지고 비약적으로 도약했다 - 음악적으로도, 가사적으로도, 그리고 컨셉적으로도 - 1987년 발매된 앨범 [Horse Rotorvator]를 통해서.

    [Horse Rotorvator]에서 이들의 음향은 한층 더 폭이 넓어졌으며, [Scatology] 시기의 리듬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보다 더 명상적이고 서정적인 느낌으로 나아갔고, 기타 연주 샘플링, 현악 연주, 그리고 이 앨범에서부터 3번째 멤버로 이름을 올린 Stephen E. Thrower가 간간히 연주하는 클라리넷 까지도 포함하고 있었다.

    AIDS에 대한 메시지를 알리는 데에 Coil이 거둘 수 있었던 작은 성공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지인들은 계속해서 죽어가고 있었다. "죽음을 바로 옆에서 접하면서 우리는 죽음이라는 것에 관한 모든 측면을 탐구해 보기로 결정했었다." Balance의 말이었다. "[Horse Rotorvator]의 모든 수록곡이 전부 기본적으로 '죽음'을 주제로 다루고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Ostia"는 로마 근교의 해변에서 남창에게 살해당했던 이탈리아 영화 감독 Pier Paolo Pasolini에 대한 곡이다. 앨범에는 Leonard Cohen의 곡 "Who By Fire"의 커버 버전도 실려있는데, 이 곡은 한 인간이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거의 성경이 연상될 정도의 용어들로 자세히 설명하는 곡이다. 비가 (dirge) 에 가까운 합창곡 "The Golden Section"은 고대 페르시아의 시인이 가지고 있었던 죽음에 대한 태도에 관한 곡이다. 그리고, "The First Five Minutes After Death"는 기타 연주 샘플링, 목관악기, 피드백 음향이라는 날개를 가지고 미지의 세계로 날아오르는 듯한, 자기성찰을 담은 연주곡이다.

    [Horse Rotorvator]는 "병적이거나 우울한 느낌이 되도록 만들어진 것은 아닌" 앨범이었다고 Christopherson은 말했다. "우리가 죽음을 바라보는 관점은, 모든 것이 완전히 종료하는 것으로 보는 서구권의 관점보다는 지속적으로 흘러가는 에너지 같은 것으로 보는 불교적인 관점에 가깝기 때문이다."

    "The Golden Section"에서 Coil은 페르시아의 수피즘 시인 Rumi가 가졌던 죽음에 대한 관점을 다룬 Peter Wilson의 책을 인용하고 있었다. 이 인용문은 BBC에서 과학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유명인사 Paul Vaughan이 낭독했다. Christopherson의 말에 따르면, "잉글랜드 사람이라면 Vaughan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과학적 권위와 진리의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점에서 Vaughan의 목소리를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 페르시아 시인은 자신이 죽음으로부터 환영을 받을 거라고 확신했으며,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중한 초대를 받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게 과학적인 진실이라고 생각했다."

    "Horse Rotorvator"라는 모호한 이름 또한 묘하게 앨범의 주제와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Balance는 "묵시록의 네 기수의 꿈을 꾸었는데, 그들이 말을 타고 내려와 세상을 부수는 모습이 아니라, 자신들의 말을 죽여버리고 그 말의 턱뼈를 꺼내어 거대한 기계로 만드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는 그 거대한 기계장치로 지구 전체를 휘젓고 다녔다." 그에 따르면 "Horse Rotorvator"라는 이름은 그 말의 턱뼈로 만들어진, 지구를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는 기계장치 같은 것을 말하는 이름이었다.

    "The First Five Minutes After Death"의 마지막 화음과 함께 Coil은 거의 4년간을 사실상 잠적한 채로 보냈고, 1991년 중반이 되어서야 새로운 앨범을 발매하게 되었다. 그 4년의 기간동안 이들은 여러 실험과 변주를 담은 앨범을 발매하기도 하였고, 컴필레이션 앨범을 제작하기도 하였으며, Clive Barker의 공포 영화 [Hellraiser]의 사운드트랙이 될 뻔한 곡들을 만들기도 하였다. Coil에 따르면, [Hellraiser]는 Barker가 Balance 및 Christopherson의 집에 방문했을 때 보게 되었던 피어싱에 관한 잡지 및 "인간의 성적 측면에 있어 보다 더 극단적인 측면에 대한 참고 자료"에서 어느 정도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영화였다. Coil은 오싹한 샘플들과 불길한 퍼커션으로 구성된 몇 개의 곡을 [Hellraiser] 용으로 만들었지만, Barker의 할리우드 투자자들이 더 일반적인 느낌의 사운드트랙을 고집하게 되면서 영화에 실제로 참여하지는 못하게 되었다.

    Coil은 [Unnatural History]라는 이름으로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매하기도 하였는데, 이 앨범은 밴드가 여기저기서 만들었던 곡들 12개와 "How To Destroy Angels"를 담은 앨범이었다. 또한 미공개 싱글, 아웃테이크, 음원 조각들, [Horse Rotorvator] 수록곡의 재작업 버전 등을 50분짜리 컴필레이션 [Gold Is The Metal (With The Broadest Shoulders)]으로 정리하기도 했다.

    "[Horse Rotorvator] 작업에서는 거의 더블 앨범 분량의 곡들이 만들어졌었다." Balance의 말이었다. "그리고 거기서 추려낸 것이 최종 수록곡이 되었다. 그러고 나니 남은 것들이 있었는데 - 일부는 완성된 곡들이었고, 나머지는 아직 미완성 상태였다 - 이게 [Gold Is The Metal]이 되었다. 만약 당시에 자금이 충분하기만 했더라면 [Horse Rotorvator]를 아예 더블 앨범으로 만들어 발매했었을 것이다."

    그러나 [Gold Is The Metal]의 탄생 배경에는 Coil의 연금술적인 경향성, 자신들의 작품을 계속해서 변화시키려는 성향 또한 있었다. "앨범을 만들어내는데 우리가 가진 모든 시간과 노력, 분노를 쏟아낸 후, 3개월 정도가 흐른 다음 갑자기 앨범 제작 당시에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또 다른 해석과 또 다른 방향이 떠오르는 경험을 자주 한다." Christopherson의 말이었다. "[Gold Is The Metal]의 수록곡 중 일부는 [Horse Rotorvator]의 수록곡들과 비슷한 방향으로 시작하는 곡들이며, 또 몇몇 수록곡들은 [Horse Rotorvator]에 실린 원곡 버전과는 다른 느낌을 가진 곡이다."

    마침내, 1991년, Coil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앨범 [Love's Secret Domain]을 발매하게 되었다. 이는 [Horse Rotorvator]를 발매하기도 했던 레이블 Some Bizarre 측과의 문제로 인해 연기되었던 발매였다. [Love's Secret Domain]은 이전의 앨범보다는 훨씬 더 '신나는' 앨범으로, 다층적인 음향과 복잡한 패턴의 퍼커션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앨범이다. 가사적으로도 [Horse Rotorvator]에 비해 더 가볍고, 더 낙관적인 분위기이다.

    "지난 앨범을 '병적인 앨범이다'라고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우리도 알고 있다." Christopherson의 말이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삶을 살고 있을 때에도 그러는 것처럼, 우리는 음악에서 또한 좋은 시간, 흥미로운 시간, 강렬한 시간을 보내는 것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미래의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같은 건 상관하지 않은 채로.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내년이나 10년 후에 죽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만 하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큰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강렬하게, 열정적으로 사는 것이 훨씬 더 흥미롭..."

    Balance가 끼어들었다: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책임감 있는 쾌락의 남용'인데..."

    "...그렇다고 해서 이번 앨범이 특별히 마약 복용에 관한 앨범이라는 말은 아니다." Christopherson이 이어갔다. "그렇지 않다. 개인의 삶의 강렬함을 더 강화시킬 수 있는 여러 방법들에 대한 앨범에 가깝다."

    [Love's Secret Domain]의 두 개의 싱글곡 중 첫 번째, "Windowpane"은 이러한 두 가지 관심사를 결합시킨 곡이다. 특별히 강력한 LSD 브랜드의 이름을 따 온 "Windowpane"은 Christopherson에 따르자면 "물리적 그리고 은유적인 '관문'을 열어젖히는 것에 대한 곡"이다. 이 곡은 6분간 부유하는 신디사이저 연주 위에서 느리게, 독특한 질감으로 흐르는 시퀀서 트랙으로, 이 위에서 Balance는 꿈을 꾸는 듯 가사를 읊조린다: "하늘을 만지고 싶다면, 눈에 창문을 달아" (If you want to touch the sky, just put a window in your eye). "Windowpane"의 비트는 춤을 추기에 충분할 정도로 강렬하지만, Balance는 농담조로 말했다: "'windowpane'을 가지고 있다면 딱히 춤을 추진 않을 것이다 - 그냥 바닥에 누워서 곡을 듣고만 있겠지."

    "Windowpane"은 훌륭한 비트와 매력적인 보컬을 가진 곡이지만, 무엇보다도 이 곡을 가장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는 독특한 샘플링일 것이다 - Coil의 다른 곡들도 가지고 있는 그 신비한 매력과 마찬가지로. Christopherson은 1970년대 후반부터 샘플링을 하기 시작했으며, Throbbing Gristle의 키보드 연주자 Chris Carter가 Christopherson의 디자인을 따라 제작했던 아주 원시적인 샘플러, 6개의 카세트 플레이어와 1옥타브짜리 키보드를 연결한 장비를 가지고 시작했었다. Coil이 현재 운용하고 있는 장비는 그때보다는 훨씬 더 정교하고 복잡한 장비들이지만, Coil의 음악에 있어 정말로 중요한 것은 이들이 어떤 장비를 가지고 있느냐보다는 이들이 장비를 가지고 무엇을 하느냐일 것이다. "나에게 음향은 그저 음향이다." Christopherson의 말이었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테이프 조각으로도, RAM 메모리 하나로도, 줄 한개로도 만들 수 있다."

    Coil 앨범을 채우고 있는 음향의 60~70% 가량이 샘플링의 결과물들이며, Christopherson과 Balance는 자신들이 원하는 음향을 얻기 위해서라면 말 그대로 무슨 짓이든 다 시도해 보는 사람들이었다 - 컴퓨터와 같은 하이-테크 기기들에서부터 퍼즈 박스 (fuzz box) 같은 로우-테크 기기들까지, 모든 것들을. 이러한 기술적 '훼손' 덕에 Coil의 음악에는 일반적인 전자 음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인간적인 따스함 같은 것이 깃들어 있었다. 이는 아름다운 어쿠스틱 기타 샘플이 담긴 "Ostia"라던가 거의 영화 [Ben Hur]가 생각날 정도로 영화적인 아우라를 지닌, Christopherson의 조작된 보컬 샘플이 담긴 "The Golden Section"같은 곡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또 다른 수록곡 "Dark River"는 뒤집히고 느리게 늘어진 종소리 같은 느낌의 음향을 통해 최면적인 콜라주를 만들어내는 곡이며, LSD를 몇 번 연속으로 복용했을 때 도달할 수 있을 곳보다 더 먼 곳으로 청자를 데려가는 듯한 곡이다. [Love's Secret Domain]은 Coil의 음악세계를 통틀어 가장 넓은 범주의 음향들을 활용하고 있는 앨범이며, 풍성한 음색을 창조하기 위해 다양한 악기를 적재적소에 사용하고 있는 앨범이다. "Where Even the Darkness Is Something To See"같은 곡의 경우 밴드는 리듬감이 가득한 디제리두 (didgeridoo) 연주를 겹겹이 쌓아 드럼 비트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놀라울 정도로 독창적인 음향으로 빚어내고 있었다.

    Balance와 Christopherson은 앨범 발매일이 강제적으로 지연되었던 것 덕분에 오히려 작업물들을 보관해 두었다가 나중에 다시 재작업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거의 1년동안을 이 앨범에 관련하여 작업하고 또 재작업하면서 보냈었다." Balance의 말이었다. "이 앨범 속의 모든 것들이 명백하고 이해하기 쉽기보다는 잠재적이고 내재적이기를 바랬다. 그래서 모든 보컬에 변조를 가했고, 여러 샘플링을 활용했으며, 전체 트랙을 가져다가 다시 한 번 플랜지 (flange) 에 넣어 변조하면서 앨범 전체를 여러 겹으로 접었던 것이다. 그 결과, 말 그대로 어떤 것이라도 의미할 수 있을 정도로 앨범의 의미들이 완전히 파편화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게 넌센스는 아니다." Balance는 주장했다. "모든 것이 포장되어 숨겨져 있으며, 청자가 스스로 찾아내야만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각'을 치워버리고 '감각'만을 남겼다. 우리는 '의미'를 버리고 '느낌'만을 남겼다. 청자는 이전의 Coil 앨범들보다도 훨씬 더 스스로를 [Love's Secret Domain] 속으로 깊숙히 잠기게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앨범은 단순히 '주의 깊게 듣는다' 정도로는 부족하다 - 너무 수동적인 느낌이다. 이 앨범은 '능동적으로' 들어야 하는 앨범이다."

    이러한 최종 결과는 Balance와 Christopherson의 혁신적인 작업 방법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Balance에 따르면, Christopherson이 "모든 것을 시작하면, 내가 나타나서 전부 바꾸라고 말한다. 우리는 각자의 작업물의 절반 정도를 우선 지워버리고 시작한다. Sleazy가 무언가를 하면 내가 와서는 '그거 좆같은데'라고 말하고, 그러면 Sleazy가 그 부분을 잠시 그대로 두고, 그 다음 1주일 정도 있다가 내가 다시 와서는 '어, 그거 꽤 좋은데'라고 말하는데 실제로는 완전히 똑같은 트랙인 거다."

    [Love's Secret Domain]를 만드는 데 들어간 오랜 시간과 상당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Balance와 Christopherson은 언제나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일종의 의식 (ritual) 으로 여기고 있었다 - 비록 이와 관련된 측면은 대화 도중 간접적으로만 표현했지만. 특정 수록곡을 이야기하며, Christopherson은 말했다: "녹음, 그리고 믹싱 과정 모두 굉장히 강렬한 경험이었다, 음악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또..."

    "...약학적인 측면에서도 그랬다." Balance가 끼어들었다. "우리는 스튜디오를 신성한 장소로 만들었고, 그 다음 신성모독을 가했다."



    https://youtu.be/NIPMNxsXIFo
    "Chickenskin"


    *********************************************************************************************



    Peter Christopherson (1955.2.27. - 2010.11.25.) / John Balance (1962.02.16. - 2004.11.13.)

    rest in peace

    '[...] > [COIL]' 카테고리의 다른 글

    Amethyst Deceivers  (0) 2023.12.03
    Queens Of The Circulating Library  (0) 2023.07.23
    Dark River  (0) 2023.06.05
    Constant Shallowness Leads To Evil  (0) 2023.05.15
    Moon's Milk  (0) 2023.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