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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Stooges
    [Thires] 2023. 3. 30. 01:47
    Thires님의 

     

    '음악'에 있어서 '기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장 중요한가? 상당히 중요한가? 결국은 2차적인 문제인가? 양념같은 역할 뿐인가? 사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가?

    60년대 후반, 디트로이트의 양아치였던 James Osterberg는 The Doors에게 완전히 빠져버려서 자기도 짐 모리슨같은 간지남이 되어 무대를 휩쓸고 다니려는 생각에 경도되어 있었다. 그러나 하늘도 무심하시지 제임스는 악기라고는 연주는 커녕 제대로 만지지도 못하는 사람이었으며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아니고 짐 모리슨과 같은 시인도 아니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예술적 재능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것 같은 제임스가 잘 하는 거라고는 난동부리기와 때려부수기가 전부였다. 

    그래서 제임스는 어떻게 했나? 그는 자신이 잘 하는 것이나 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자기 이름을 Iggy Stooges로 바꿔버리고는 밴드 Iggy And The Stooges 결성했으며, 땅콩버터를 온몸에 처바르고 관객들 사이로 들어가 있는대로 꽥꽥거렸고, 내면에 쌓인 모든 것들을 폭발시키고 무대의 모든 것을 엎어버리고 난장판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스투지스는 '기교'따위와는 진작에 담 쌓은 밴드였다. 그들의 대표작 Fun House에서 등장하는 연주는 문자 그대로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수준이었는데, 리듬 파트는 단순무식 그 자체에 딱히 초스피드도 아니고 기타는 코드가 2개? 1개? 아니면 없나? 수준에 솔로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프레이즈들만 있다. 메인보컬(?) Iggy는 여기에 한술 더 떠서 노래라기보다는 그냥 악쓰는게 다다. 

    하지만 스투지스가 내뿜는 에너지는 폭발 그 자체이다. 이들이 활동한지는 40년도 더 되었지만, 어메이징한 기교들과 음악적 기법들로 가득차 있는 무수한 록 명반들에 대해 스투지스는 에너지 그 자체만으로 맞짱을 뜨며, 이 엄청난 열기는 펑크 록을 촉발시켰으나 지금껏 나온 무수한 멋진 펑크앨범들 그리고 펑크로부터 파생된 앨범들 중에 스투지스와 비견될 만한 에너지를 내뿜는 작품은 거의 없다(기교면에서는 거의 모든 것들이 스투지스보다 뛰어나지만 말이다!). 
    '기교파'로 불리는 자들의 대척점에 서서 폭발하고 분출하고 타오르는 듯한 스투지스는 음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과연 뭐가 중요한가?

    물론 그런거 다 제쳐둬도 음악 자체가 훌륭하다.
     

    2014/09/0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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