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Heat

Posted by Thires on 2015년 5월 3일 일요일

　2014년말 개봉하여 수많은 관객을 동원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는 (개인적으로는 가르강튀아의 모습이 멋졌다) 포스터에 다음과 같은 사뭇 멋진 캐치프레이즈를 달고 있었다: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이는 사실 멋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제법 말도 되는 문구인데, 생각해 보면 인류는 언제나 다양한 위기와 곤경에 맞서 기가막힌 방식으로 그 해결책을 찾아내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종 중 유례없는 번영을 누리고 있어 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다양한 종류의 생물을 개량하였고, 비료를 합성했으며, 위생관념을 제안하였고, 무한한 종류의 기술을 개발하였고, 다양한 사회 체제와 자유, 평등, 권리와 의무, 정의 등등의 추상적 개념들을 만들고 정립시켜 왔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웃긴 것은 인류가 직면해 왔던 다양한 위기들은 거의 대부분이 근본적으로는 인류 스스로가 만들어 왔다는 것이다. 식량난이 찾아온 이유는 인류가 식량을 무자비할 정도로 심하게 소비하였기 때문이다. 전쟁이 발발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죽은 이유는 인류가 특정한 이익이나 가치를 위해 서로 무력충돌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에너지 위기가 찾아온 것은 우리가 에너지를 너무 많이 사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핵전쟁 위기가 있는 것은 인류가 핵을 개발하였기 때문이다. 학살과 차별과 각종 잔학한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인류가 그것을 저지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문제를 스스로 만들고는 그것 때문에 심각한 위기를 겪으며 놀랍게도 그것을 어떻게든 해결하거나 극복해 왔다. 그리고 위기와 극복은 그 스케일에 있어 시간이 지날 수록 엄청나게 거대해지고 있으며 몇몇 위기는 감당이 안 될 정도가 되어 인류 스스로의 존재를 위협할 정도가 되었다. 그렇지만 인류가 만들어 온 것들의 위대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인류가 만들어 온 것들이 없었다면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은 거의 대부분이 존재하지도 않을 것들이며 그보다도 우리 자신들 또한 대다수는 이미 죽었거나 매우 심한 꼴을 겪고 있을 것이다.
　70년대 후반-80년대 초반 활동하였던 전설적인 post-punk 밴드인 This Heat은 냉전이 마지막으로 심화되고 사회 분위기가 심각할 정도로 경직되어가는 시점에서 그런 복잡한 것들에 대한 복잡한 곡들을 만들었다. 우리는 정말로 대단한 것들을 만들어 왔지만, 정말로 죽을 수도 있을 것들도 만들어 왔다. 그리고 이것은 점점 더 빨라지고 거대해지고 있다.

Eat, drink and be merry
For tomorrow we die
Eat electricity
Drink five of the seven seas
Here is a paralyzed sleet
Here is a bubble bath rain
Acrid stench and festering tongue
New York, Moscow, Nairobi in flames

I don't know either, what is the answer?
We were told to expect more
And now that we've got more
We want more, we want more

We have moved from A to X
This welfare state is our progress
The size of it all carries us all along
More equals better, it's what we want
Our energy is endless it seems
It's there when we need it
We've got men on the job

We finance clinics to research
A cure for cancer, our least vague fear
A new kind of water
A new way of breathing
Always somehow a wonder cure all
Turns up when we need it
We've got men on the job

You know from experience
The creature comforts, a house that's warm
Your body would choose all this
Of course! It's innate we're selfish
But what if there's not enough to go round?
Defense is needed
We've got some odd men in odd jobs

We have moved from A to Z
This nuclear state is our demise
Fly away Peter, hide away Paul
Who can watch as the earth burns, shatters and dies?
Failsafe, foolproof, we've heard that before
Good sense is needed
Let's hope we've got men on the j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