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il : death is centrifugal[...]/[COIL] 2023. 3. 27. 13:06
************************************************************************************************
http://brainwashed.com/index.php?option=com_content&view=article&id=5456:coil-the-million-dollar-altar&catid=74:interviews&Itemid=91
https://youtu.be/k0x77EdoXhw
Grant Regnaert> [The Ape of Naples]는 시작부터 끝까지 너무나도 아름답게 흘러간다. 이 아름다운 앨범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말해줄 수 있겠는가?
Peter "Sleazy" Christopherson> 나에게 이 앨범은 제작 당시의 '상황'과 떼어놓고 생각하는 것이 불가능한 앨범이다. 뉴 올렌즈 시절에 이미 만들어 두었었던, 당시에는 그럴싸하지 않은 걸로만 들렸던 곡들이, Jhonn의 죽음 이후 완전히 새로운 측면으로 다가왔다. 마치 기적처럼, 그 곡들은 바로 내 눈 앞에서 변화했으며, '이럴수가 - 바로 이거였어!'라는 생각과 함께 일종의 계시가 내 머릿속을 강타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이 앨범을 만들 때의 상황을 아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는 나와 비슷한 순간들을 겪으리라 생각한다.
수록곡들이 얼마나 오래 전부터, 제각기 따로따로 작곡되어진 곡들인지를 생각한다면, 앨범 전체가 이 정도로 통일성을 보여준다는 것이 나 스스로도 믿겨지지가 않는다 - 우리가 만들어 온 음악들에 'COIL 스타일'이라는 게 정말로 있었다면 이 'COIL 스타일'이 그만큼 탄탄했었기 때문이리라.
나는 아직도 이 앨범을 들으면 목에 무언가가 걸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 솔직히 말해서 지난 한 해 동안 너무 많이 울었고, 아직도 앨범을 들으면 너무 쉽게 눈물이 나 그나마 다행히도 목구멍에 걸린 그 '무언가'가 쉽게 쓸려나가곤 한다.
가끔 흥미가 동할 때마다 어울려 내 욕망을 (그게 얼마나 이상한지 또는 변태적인지는 전혀 상관없이) 충족시켜 주는 집 근처 태국 청년들은 내가 [반지의 제왕]이나 [피터 팬], 아니면 더 감상적인(작품명을 언급하기 부끄러워질 정도로!) 영화를 보고 울음을 터뜨릴 때마다 날 보고 좀 미친 것 같다고 생각하더라.
원래 질문에 대답하자면, 나는 이 앨범이 나의 최선을 담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완전히 만족하며, 틀림없이 Jhonn도 만족할 것이리라.
Regnaert> 우리야 팬의 입장에서 앨범을 객관적으로 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너무나도 가까운 곳에서 손을 직접 그릇에 넣어가며 앨범을 만든 당신은 앨범을 분명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을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언제나 단점이 보이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혹시나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앨범에서 바꾸고 싶은 부분이 있는가?
Sleazy> 기술적인 문제야 언제나 있었다. 돌이켜 보자면, 나는 언제나 더블린에서의 마지막 공연 녹음을 조금이라도 더 좋은 장비와 환경으로 - 최소한 멀티트랙이라도 - 했었으면 했었다. COIL 투어를 돌 때 우리는 항상 음향 엔지니어를 고용해서 멀티트랙 컴퓨터나 녹음장비 같은걸 가지고 공연 전체를 좋은 음질로 녹음하려 노력했었다. 하지만 더블린에서는 사정이 잘 안 맞아 그럴 수가 없었고, 마지막 공연의 녹음은 잘 되지를 못했었다.
그래서 "Going Up"에 있는 Jhonn의 보컬 파트엔 당시 더블린 공연을 (섬뜩한 반향이 울려퍼지던, 원형의 돌로 된 묘지 너머) 저 멀리서 촬영하던 한 팬의 DV 카메라에 달린 일반 마이크로 그냥 녹음 된 것을 쓸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니 음질이 좋을 수가 없었다. 그 녹음에서 가능한 한 최대로 좋은 음원을 뽑아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마지막 공연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도저히 노력을 쏟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마지막 공연은 Jhonn이 많은 생각을 하고 여러가지 단어들을 읊조렸던, 특별한 공연이었다... Jhonn 나름의 비문(epitaph)이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리라.
그 공연을 적절히 믹싱하고 편집해서 곧 발매될 DVD 박스셋에 담고 싶지만, 아직 공연에 대한 파일을 얻지 못했다. 그날 처음으로 선보인, 하지만 [The Ape of Naples]에는 수록되지 않은 곡들이 몇 개 남아있으며, 당시 공연에서는 거의 '완벽'하게 연주했었지만, 앨범 수록곡 정도로 만들 수 있을 음질을 가진 녹음파일은 충분히 얻지 못했다...
Regnaert> Jhonn 없이 혼자서 COIL 앨범을 프로듀싱 하는게 이번이 처음이었는가? 만약 처음이라면, 혼자서 하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려줄 수 있겠는가?
Sleazy> [The Ape of Naples]는 Jhonn과 같이 프로듀싱한 앨범이다 :-)
뭐 하나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Jhonn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소년 성가대를 좀 더 넣으라고 나한테 계속 짜증나게 굴지는 않았던 거 하나는 좋았었다!
Regnaert> [The Ape of Naples]의 마지막 두 곡("Amber Rain"과 "Going Up")은 수많은 COIL 팬들이 정말 좋아하는 곡들이다. 이 두 곡들, 특히 "Going Up"은 완벽한 앨범의 완벽한 마무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그 두 곡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리고 "Going Up"에 영국 시트콤([Are You Being Served?])의 테마를 사용하자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
Sleazy> "Amber Rain"의 기초는 [Love's Secret Domain]을 발매한 직후였던, 1994년인가 1995년인가에 런던에서 만들었었다. 보컬과 "기타 솔로" 부분(사실 기타가 아니라 아마도 Nord 신디사이저로 연주했었을 것이다)은 뉴 올렌즈 시절의 언젠가에 녹음했었다. Mike York가 자기 손으로 만든 특이한 악기로 연주를 더했었고, Simon(Ossian)이 신디사이저 풍의 연주를 더했었다. 마지막 부분의 고무가 꽥꽥거리는듯한 소리는 North Tower에서 2005년 봄에 녹음한 음향이었다.
이 곡을 믹싱할 때 나는 Jhonn의 마지막 가사인 "how life just trickled through my hand..." 부분을 거의 놓칠 뻔 했었고, 그 부분은 원래 보컬 트랙이 아닌 다른 트랙에, 전혀 다른 타이밍에 남아 있었다—아마 처음에만 썼었던 참고용 보컬 트랙에 남아있었던 것 같은데, 다행히도 마지막 순간에 눈 앞에 나타나 사용될 수 있었다...
"Going Up"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Jhonn의 생각이었다. Ian의 친구였던 Francois를 불러서 녹음하자는 것 또한 Jhonn의 생각이었다. Jhonn은 Francois의 목소리를 좋아했지만, 나는 그가 스튜디오로 오기 전까지 단 한번도 그의 목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었다. Francois는 훌륭하게 작업을 해 주었고 한 3번인가 4번인가만 하고도 모든 게 끝날 수 있을 정도로 잘 해 주었다.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던 때, Jhonn은 사실상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술에 취한 채로 침대에 누워 지냈었지만, Francois가 올 때는 특별히 술을 마시지 않고 대기하며 Francois의 보컬을 '지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Francois의 노래를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었지만, 어째서인지 당일에는 이상할 정도로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할 줄을 모르는 모습이었고, Francois가 떠나기 전부터 이미 방으로 돌아가 보드카의 편안함 속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시작 부분의 TV 테마 부분 말고 곡의 주 멜로디는 2004년 여름 내가 끼적대면서 만들었던 것이었다. 처음에 Jhonn은 그 "피그미 스타일"의 장례곡스러운 느낌을 별로 탐탁치 않아했지만, 몇 번 같이 연주하면서 좋아하기 시작했다...
물론 초창기 버전은 현재의 COIL 버전처럼 복잡한 오버톤이나 해석이 아직 들어있지 않은 버전이었다. Jhonn과 나는 몇 년 동안 "윗 층으로 올라간다"는 표현이 죽음에 대해 점잖게 돌려 말하는, 웃기는 표현이라고 농담하곤 했었다...
보컬 파트에 이펙트가 적용되는 부분에서도, 곡에 담긴 효과들과 악기들에서도, Jhonn이 물건을 모으는 걸 얼마나 좋아했는지가 떠오른다. 그가 죽었을 때, Jhonn이 구매했지만 포장조차 뜯지 않았던 물건들을 모으자 방 몇개를 가득 채울 정도였었다 (다행히도 프라다같은 명품보다는 자선업체 물건이나 중고품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모아두고 쌓아둔다는 것은 이제 어떤 측면으로는 반전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위로 올라가면서", 물질적인 것들에 대한 필요성을 점점 버리게 되었고, 마지막으로는 단순히 따뜻한 "차" 한 잔 정도만 필요했었던 것처럼 말이다...
Regnaert> 첫 곡 "Fire of the Mind"의 멜로디는 어디서 많이 들어 본 것 같은 느낌이다. 우리가 아는 바에 따르면 "Fire of the Mind"의 첫 버전은 10년전 Trent Reznor의 Nothing Studios에서 COIL과 Danny Hyde가 만들고 프로듀싱한 곡인데, 이 새로운 버전에 특별한 비하인드 스토리라도 있는가?
Sleazy> 맞다,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멜로디가 익숙하게 들린다면, 그건 아마도 지난 10년간 무수히 많은 버전들이 MP3라던지 하는 방식으로 인터넷이나 팬 리스트를 통해 유출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초기 버전은 좀 더 전자음향 리듬 파트가 많이 들어가 있었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곡을 처음으로 구상했을 때는 Danny의 친구인, 아일랜드 출신의 보란(bodhran) 연주자들(안타깝게도 이름이 크레딧에 오르지 못했다. 아무리 기억하려 노력해도 그들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데다가, 지금의 버전에는 그들의 연주가 사실상 없는 수준이기도 하다)과 함께 한 연습 세션이었다. 그들이 보란을 연주하고 있을 때 내가 전자오르간으로 드론 연주를 더했고, 나중에 뉴 올렌즈 시절인가에 Jhonn이 "노이즈" 기타 연주와 보컬을 더했던 것 같다.
"Fire of the Mind"는 (유일한 것이 아니라면) 몇 안되는 절/후렴구 구조의 COIL 곡이며, 믹싱/프로듀싱 과정에서 내가 반복되는 구조로 편집하고 Jhonn의 "holy" 가사를 여러군데에 집어넣어 만든 곡이다. "holy" 가사는 원래는 훨씬 더 무작위적으로 분포해 있었다. 우리는 한동안 이 "holy"라는 가사 부분이 기독교적으로 (안 좋은) 의미를 보이지는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어쨌든 Jhonn은 이 부분을 마음에 들어했고, 더블 트랙으로 겹쳐 넣어보자 Jhonn의 목소리가 굉장히 괜찮게 들렸기 때문에 그냥 포함하고 가기로 결정했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원래는 "There are hounds beneath the pylons, Guardians of the sirens"라는 가사로 된 구절이 하나 더 있었는데, 믹싱을 하다 보니 지금 앨범에 실린 버전이 훨씬 더 강력하고 간결한 것 같아 이렇게 만들게 되었다.
2005년 봄, Thighpaulsandra가 아코디언같은 소리가 나는 악기를 가지고 연주를 해 주었는데, 이 연주를 통해 곡의 화음에 음 하나를 더 얹어 보자 (아마 우연히 이렇게 했었나 아니면 그냥 한번 시도해 본게 잘 뽑힌 것이었던가 였다) 굉장히 마음에 드는 결과가 되었다. E음이었나 그 비슷한 음이었는데 -그 음 하나를 더한 것 만으로도 곡 전체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는 느낌이었다. 이전 버전은 뭐랄까 좀 절망적이고 고독한 느낌이었는데, 그 음 하나를 더하자 곡의 분위기는 훨씬 더 회한에 찬 듯한, '스스로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듯한 분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Thighpaulsandra에게 좀 더 그 'sweet-note'를 연주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바로 이런 점이, 내가 음악이라는 것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된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 수학적인 진동수들의 단순한 결합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복잡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인지. 그러니까, 도대체 어떻게 -기본적으로는 그냥 단순히 특정한 주파수로 진동하는 음향의 수열에 불과한 것이 - 우리에게 이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란 말인가? 게다가, 문화라던가 인종이라던가 하는 근원에 상관없이 특정한 화음이나 음을 들으면 어느 정도는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은 대체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Jhonn이 맞았던 것 같다: Angels are mathematical...
Regnaert> 앨범에는 무려 15년전에 이미 발표했던 곡의 새 버전, "Teenage Lightning 2005"도 들어가 있다. 특별히 이 곡을 선택해서 다시 만들어 보자는 결정을 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
Sleazy> 이 '새 버전'은 한 1년 전부터 공연에서 연주해오고 있긴 했었다. 언제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 아마 파리에서였나, 아니면 런던의 Ocean에서였나 그럴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신곡들 사이에 옛 곡을 끼워서 같이 공연하는 걸 좋아했고, 그 '옛 곡'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새로운 부분을 더해서 사실상 재작업에 가까운 수준으로 곡을 바꾸었었다 - 원래 부분은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여전히 그 냄새를, "저 먼 곳에서 벌어지는 Burroughs 스타일 축제가 느껴지는 정도로..."
새 버전에는 라디오에서 훔쳐온 여러 샘플링도 들어 있는데, 하나 예를 들어보자면, 헝가리 집시 소년들의 합창을 따와서 넣은 부분이 있다. 하지만 내가 워낙 그 샘플에 (소년들이 아니고 샘플 말이다) 장난을 쳐놔서, 그 소년들이 곡을 듣고 알아채기는 힘들 것이다...
Regnaert> "The Last Amethyst Deceiver"는 또 어떤가? 원래 1998년에 이미 발표된 적 있지만, 이번 앨범의 버전도 정말 훌륭하다.
Sleazy> "Amethyst"는 공연에서는 오랫동안 연주해 왔지만 "이게 진짜다"하는 버전으로 발매한 적은 없었다. [Moon's Milk]에 실린 버전은 엄청나게 다른 버전이다. 우리는 "Amethyst"를 여러 가지 버전으로, 여러 멤버 구성으로 다양한 공연에서 연주했었다 - 아마 2001년부터 그랬던 것 같다. 이제서야 '책을 다 읽고 덮은' 느낌이다.
아마 [The Ape of Naples]에 실린 버전의 보컬은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했던 공연에서 녹음한 멀티트랙일 것이고, 배경은 당시 공연의 (Ableton) 라이브 셋이었을 것이다 (v 3인가 v 4인가 그랬다).
Regnaert> [The Ape of Naples]에서 특별히 좋아하는 곡이 있는가?
Sleazy> 특별히 좋아하는 곡이라... 만약 조금이라도 덜 좋아하는 곡이 있었다면 앨범에 실리지도 못했을 것이다. 수록곡 전부 다 정말 좋아한다.
뉴 올렌즈 시절에 만들긴 했지만 앨범에 수록되지는 못했던 곡들이 몇 개 있기는 하다... 당시에는 내가 좀 덜 좋아했던 곡들이었고, 지금은 "잃어버린" 곡들이 되었지만... 뭐 딱히 대단한 곡들까지는 아니었다.
"The Million Dollar Altar"라는 곡 하나가 좀 특별했는데, Andy Warhol의 슈퍼스타들 중 한명인 Taylor Mead의 보컬이 들어간 곡이었다. Jhonn과 나는 언젠가 뉴욕에 가서 그의 좁은 집에서, 낡은 신문지들과 고양이 대변으로 가득한 그의 작은 방에서 그의 보컬을 간신히 녹음했었다. 그 보컬 트랙을 기반으로 음악을 더해갔었고. 우리는 이 곡을 정말 좋아했지만, 이 곡은 너무 과장된, 경박한 (그리고 음탕한) 곡이어서 앨범 전반의 분위기와 맞지 않았다. 언젠가는 발매되어 세상의 빛을 볼 지도 모른다 - 누가 알겠나?
Regnaert> 개인적으로 Andy Warhol 슈퍼스타 중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Mary Woronov지만, Taylor Mead가 참여한 곡도 정말 들어보고 싶다.
많은 COIL 팬들이 아직도 그 60분짜리 [Acid Jam—Parts 1-5] 라던지, William S. Burroughs 목소리가 들어간 그 뭐냐, [Wounded Galaxies Tap At The Window] 였던 것 같은데, 그 앨범들에 큰 관심을 갖고 듣곤 한다. (곧 발매될 DVD 박스셋 말고) COIL의 희귀 음원들을 발매할 계획이 있는가?
Sleazy> 내가 COIL "앨범"을 더 발매하고 싶어할지를 잘 모르겠다. 하지만 곧 나타날 블루레이 포맷이라면 COIL의 모든 음원을 한 디스크에 넣어 발매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러면 COIL이 만들어 온 모든 음원과 HDTV영상을 전부 담아 발매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하고는 있다. 만약 이런 구상이 정말로 실현가능하다면, 그 1장짜리 앨범에만 수록될 특별한 곡과 영상 등등이 상당히 남아 있다...
Regnaert> 다시 [The Ape of Naples]로 돌아가서, 좀 전에 당신은 Thighpaulsandra가 단 한 개의 음을 넣자 "Fire of the Mind"의 분위기 전체가 바뀌었다고, 이런 현상이 우리의 문화나 인종적 근원에 상당히 무관하게 발생하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던 것 같다. 여기에 관련해서, 어째서 "Cold Cell"을 6분 길이의, 슬픔에 찬 원래 버전에서 아름답게 줄여졌지만 여전히 슬픔에 찬 4분짜리 버전으로 바꾸었는지,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가?
Sleazy> "Cold Cell"은 곡의 주제를 생각하면 앨범에 당연히 들어가야 하는 곡이었지만, 나는 곡을 새로운 버전으로 다시 만들고 싶었다. 비록 이전 버전과 사실상 거의 같은 요소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버전이라도 말이다. 보통 나는 곡에 이것저것을 너무 많이 넣어서 좀 과하다 싶을 정도까지 가고는 했다. 그래서, 이 곡의 경우는 (그리고 사실상 앨범 거의 전부에 대해서는) 내가 일부러 곡에 이미 들어가 있던 요소들을 좀 쳐내려고 했었다 - 단순할수록 더 좋은 거니까.
Regnaert> 비슷한 질문을 "Triple Sun"에 대해서도 하고 싶다, 원래의 '라이브 버전'(라이브 앨범 […And The Ambulance Died In His Arms]에 실린 그것)은 14분짜리였지만, 이번 앨범에 실린 것은 고작 4분 남짓이었다. 하지만 4분 남짓으로 줄어들었다고 해도 여전히 정말 아름다운 곡이 되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많이 줄인 것인가?
Sleazy> 솔직하게 말해서, 사실 어쩌다가 "Triple Sun"을 앨범 수록곡으로 집어넣었는지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 아마 당신이 예상한 그 이유가 맞는 것 같다, 우리는 "Triple Sun"을 일년 또는 그 이상 동안 연주해 왔었지만 스튜디오 버전으로 발표한 적은 없었고, 그래서 앨범 수록곡으로 정했던 것 같다.
[…And The Ambulance Died In His Arms]에 실린 버전이 (사실 그 앨범에 실린 모든 곡들이) 그렇게까지 긴 이유는, 그 앨범에 해당하는 All Tomorrow's Parties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Jhonn이 알코올 과다섭취 때문에 심리적으로 여러가지 문제,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며칠간이나 벌어지는 문제를 겪었기 때문이었다 -Jhonn이 직접 말하곤 했던 Marylebone Road에서 기억을 잃었었다는 일화는 진짜다. 공연 당일날 나와 Thighpaulsandra는 Jhonn이 보컬은 아마 하나도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 날 Ian이 Jhonn의 공연용 의상을 직접 준비해 주고, 공연장에도 와서 "손을 잡아" 주었기 때문에 Jhonn이 겨우 나타나 공연을 어떻게든 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대체로 길고 낮은 키의 곡이나 새로운 곡들로만 구성된 공연이었기에 Jhonn은 어떤 부담이나 기대 같은 걸 생각하지 않고 공연을 할 수 있었다...
공연에서 실제로 보여졌던 것처럼, Jhonn의 천재성은 무언가 설명할 수 없이 아름답고 적절하게 음악으로 깃들었다, 비록 (아니면 '그래서' 인지도 모른다) 그가 완전히 패닉에 빠진 상태였었지만 말이다.
Regnaert> 내 생각에 "Triple Sun"은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곡인 것 같은데, 맞는가?
Sleazy> 아마 맞을 것이다.
Regnaert> 나는 그 곡의 마지막 1분30초 가량, Jhonn이 "and I swallowed the one you bury"를 반복할 때를 정말 좋아한다. 그 보컬이 2003년 4월 4일 All Tomorrows Parties 공연의 보컬인가? 아니면 다른 공연에서 가져 온 것인가?
Sleazy> 그 공연에서 가져 온 것이 맞다... 내 생각에는 ("you bury" 보다는) "Yew Berry" 라고 불렀던 것 같지만.
Regnaert> 사람들이 또 많이들 언급하는 곡이, 바로 그 "Heaven's Blade"다. 이번 앨범의 4분짜리 버전은, [Backwards] 에 실린 7분짜리 데모와 비교했을 때, 단순히 길이만 짧아진 게 아니라 아예 다른 곡이 되었다; 그냥 이름은 같지만 전혀 다른 두 곡이라고 말해도 믿을 정도다. '원래 버전',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옛날부터 돌아다니던 버전은 훨씬 더 공간감을 가진, 부유하는 듯한, 클럽에서 들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댄스곡스러운 버전이었다. 게다가 보컬도 없는 연주곡이었는데, 당신은 이 곡을 엄청나게 바꾸고 보컬도 넣었지만 이름은 똑같이 유지했다. 그렇게까지 곡을 바꾼 이유는 무엇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름을 바꾸지 않은 이유는 또 무엇인가? 이전에는 곡을 바꾸면서 이름도 같이 바꾸었던 적이 많지 않았는가?
Sleazy> 90년대 초반, "Heaven's Blade"를 처음으로 녹음했을 때, 우리는 Beloved 같은 느낌의 클럽용 곡을 만들고 싶어했었다. 순전히 Danny Hyde의 프로듀싱 및 편곡 실력 덕분이었지.
처음에 Jhonn과 나는 COIL도 Beloved같은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재미있어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Heaven's Blade"의 데모 버전이 급속도로 질리기 시작했고 - 마치 이 곡엔 'COIL스러움'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았다 - 게다가 이 곡은 나름의 상업성을 가지고 있어 우리들의 통제를 벗어날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는 그런 점을 상당히 짜증나게 생각했다. [Backwards]에 수록된 모든 곡들 중 "Heaven's Blade"의 데모 버전이야말로 가장 후회스러우면서도 불안한 선곡이었다 - 어째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종의 '사생아' 같은 느낌이었다.
보컬 부분은 그 곡을 녹음했던 세션에서 같이 녹음했었다 - 단지 편집을 좀 하고 믹싱을 다르게 했을 뿐이다. 그래서, 이 곡을 앨범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우리가 짜증난다고 생각했었던 부분은 전부 없애버려야 겠다고 결심했다. 첫 녹음 당시 Danny가 짧으면서도 괜찮은 부분들을 정말 많이 녹음했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건 생각보다 쉬웠다. 동시에, 근본적으로는 COIL스러움을 유지하여, Jhonn의 보컬이 잘 어울리면서 새로운 의미를 지닐 수 있게 (다른 모든 곡들도 마찬가지였지만) 만드는 것도.
Regnaert> "Cold Cell" 말고 또 오리지널 세션에서 나온 곡이라고 하면 "I Don't Get It"이 있을 것이다. 이 곡은 원래 버전("Spastiche")와 상당히 비슷한 것 같은데, 이 곡에 대해서, 그리고 왜 이름을 바꾸게 되었는지에 대해 말해줄 수 있겠는가?
Sleazy> "Spastiche"는 Jhonn과 내가 작업에 너무 지쳐서 손 하나도 까딱하지 못할 때 Danny가 임시로 붙여 준 이름이었다. Jhonn은 그 임시 제목을 싫어했다 (그리고 그 곡을 그렇게까지 마음에 들어하지도 않아서 제목을 새로 만들 의지도 없었다 - 특히, 약음기 끼운 트럼펫을 연주하는 연주자(이름이 도무지 기억나지 않아 미안한 또 한 명의 사람이다)와 함께 오랫동안, 불협화음 가득한 합주를 하고 난 이후엔). 보컬 부분은 뉴 올렌즈에서 녹음했었다 - 데모 버전에도 보컬이 들어가 있었던가? 기억이 안 난다.
나는 언제나 느와르 영화의 음악들을 좋아했었고, 따라서 이 곡은 앨범에 넣어야겠다고 금방 결정을 내렸다. 곡을 좀 더 재미있게 만드는 문제만이 남아 있었다. Thighpaulsandra가 아주 잘 해 주었고, 곡은 좀 더 "케타민 먹은 Turner Classic 영화"스러워졌다.
Regnaert> 비교적 새로운 곡들 중 하나인 "Tattooed Man"은 2004년 6월 11일 이탈리아의 예시에서 Marc Almond에게 헌정되면서 연주되었던 곡이었다. 이 곡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한다. 약간 "통통 튀는" 멜로디와 가사가, 거의 COIL스럽지 않다고까지 할 수 있을, 사실 Legendary Pink Dots의 Edward Ka-spel이 부른 곡이라고 해도 믿을 만한 곡이라고 생각하는데.
Sleazy> 내가 기억하기로 그 곡은 원래 [Black Antlers]에 넣으려고 만든 곡이었는데, Jhonn이 알맞는 가사를 쓰는 것을 어려워해서 결국 거기에 넣지는 못했던 곡이었다. Jhonn은 가사를 넣어 부르고는 싶어했지만 어떤 가사를 어떻게 불러야 할 지에 대해서는 전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곡의 배경음은 내가 라디오에서 엄청난 음향들을 훔쳐 오던 시절에 만들었었다. Jhonn이 익숙해 진 다음에야 실제 공연에서 곡을 연주할 수 있었다.
보통 나는 그 '훔친' 음향들에 상당한 변화를 준 다음 활용했고, 썩 괜찮은 결과들을 얻을 수 있었다. "Tattooed Man"의 경우 남아메리카 삼바 연주를 좀 느리게 만들고 피치에 변화를 준 배경연주를 사용했었다 - 하지만 가끔은 내가 실수해서 '원재료'가 뭔지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의 음향이 남아있곤 했었다. 그 무렵 만들던 곡들 중 "Wraiths and Strays"가 King of Woolworths의 노래에서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의 샘플을 가져와 사용했던 곡이었다.
Regnaert> 그리고, Marc Almond과 어떤 관련이 있는 곡인가? Marc Almond이 심지어 COIL곡 몇 개를 직접 불렀던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 ("Slur", "Titan Arch", "Dark Age of Love" 등)?
Sleazy> 나는 그 곡이 Marc보다는 Ian에 대한 곡이었다고 생각한다 (Jhonn과 Ian은 정말로 같은 문신 몇 개를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Jhonn의 가사는 늘 그렇듯이 어느 정도는 중의적이고 모호하다. 물론, Jhonn과 같은 문신을 한, 무덤 속에 누워있는 한 남자는 Jhonn자신이다.
대략 20년간 친하다가 멀어졌다가 하던 사이였지만, Marc와 Jhonn은 마지막 몇 년 정도는 서로 좀 소원한 사이었는데, 인터넷에 돌아다니던 몇몇 오해들 때문이었고 - 나는 그 오해가 정확히 뭔지 잘 모른다 - 이탈리아 예시에서의 공연을 할 때 쯤에는 다시금 막 친해져서 연락을 하던 사이로 돌아왔을 무렵이었다. 그게 다인 것 같다.
Regnaert> 내가 기억하기로는 "It's in My Blood"는 원래 "AYOR"이라고 불리던 곡이었던 것 같은데, 어째서 곡 이름을 바꾸었는지, 어떻게 이 버전으로 정착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다시) 설명해 줄 수 있겠는가?
Sleazy> "Heaven's Blade"의 경우와 99% 같다.
Regnaert> Peter, 내가 주목하는 또 다른 부분은, 90년대 중반부터 COIL이 "Sidereal Sound" 라고 불리게 될 녹음방식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994년 12'' [Nasa Arab/Fisrt Dark Ride]에서 시작해서, 그 이후 몇 개의 COIL 음반들(예를 들자면, Black Light District 이름으로 낸 [A Thousand Lights in a Darkened Room] 같은 것)에서도 두드러지는 특징인 것 같다. 물론 직접적으로 "Sidereal Sound"라고 적혀 있는 COIL 음반을 본 적은 없지만 말이다. 아까 Danny (Hyde) 에게 물어봤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신이 제일 잘 알고 있을 거라고 하던데.
내가 잘못 알고있는 것이 아니라면, COIL 곡들 중 처음으로 "Sidereal Sound" 방식으로 녹음한 곡은 1993년 만들어 처음에는 Sub Rosa 레이블의 컴필레이션 [Chaos In Expansion]에 수록했다가 나중에는 [Unnatural History III]에 넣었던 곡인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들 중 하나이기도 한) "Baby Food" 였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를 것 같은 부분이, 이 "Sidereal Sound"라는 단어가 악명 높은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COIL, 특히 Jhonn이 특별히 좋아하는) 오컬트 아티스트 Austin Osman Spare이 만들어 낸 표현이라는 것이다. 내 생각에 Austin Osman Spare은 그 자신만의 "뒤틀린" 버전으로 헐리우드 배우들을 그리면서 이 단어를 사용했던 것 같다.
COIL이 [The Ape of Naples]에도 그 "Sidereal Sound" 방식을 사용했는가? 그렇다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겠는가? 만약 이번에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Sidereal Sound" 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준다면 감사하겠다: 이전 음반들에는 어떻게 적용된 것이며, 그 방식의 기본적인 원리가 무엇인가?
Sleazy> 당신의 설명이 맞다. Jhonn과 나는 Austin Osman Spare를 좋아해서 당신이 말한 것처럼 묘사된 "헐리우드 초상화"들 몇 개를 포함해 여러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Sidereal Sound"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 그 표현은 특정한 녹음장비나 기법을 말하기보다는 녹음의 의도를 말하는 것이었다. 이상한 방향에서 청자에게 다가가거나, 전혀 생각치 못했던 관점을 들려주는 음악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도 - 필터나 이상한 효과를 잔뜩 먹이고 음질도 망쳐서 청자를 당황하게 만드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멜로디나 곡 자체보다도 말이다.
'청자의 기대에 반해서 당황시키자'는 목표는 청자들이 갖는 믿음, 우리가 COIL이라는 이름과 "Sidereal Sound"라는 단어를 갖고 있으니 우리의 음악은 과학적인 무언가일 것이다라는 믿음에서 출발하기도 했다. 사실 우리의 작곡 과정은 완전히 주관적이었다 -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소프트웨어와 장비를 활용한 결과들이었다. 물론 전혀 평범하지 않은 방식으로 활용하기는 했었지만.
Regnaert> [The Ape of Naples] 앨범 아트워크는 Ian Johnstone의 작품으로 알고 있다. 예전 COIL 앨범들도 아름다운 아트워크를 가지고 있었고, 대부분은 COIL이 스스로 했거나 Steven Stapleton(Nurse With Wounds)의 작품으로 알고 있다. 이번 앨범의 아트워크는 이전과는 많이 다른 느낌인, 거의 "단순"(말하자면)하면서도 여전히 아름다운 아트워크인 것 같은데, 이번 앨범의 아트워크에 대해 좀 설명해 줄 수 있겠는가? Ian의 작품을 쓰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Sleazy> Jhonn과 Ian이 서로 만나기 시작한 무렵부터 (아마 2003년 10월이었나?) Jhonn은 Ian과 함께 어떤 방식으로든 협업을 하고 싶어했고, 나 또한 새로운 영감과 재능의 원천을 접하는 것이 좋았다. Jhonn이 죽고 난 후, 자연스럽게 음향 부분은 내가 맡게 되었고, Ian은 그래픽 부분의 작업을 맡게 되어갔던 것 같다. 앨범 커버로는 유인원이 깃털 펜으로 뭔가를 쓰고 있는 이미지와 유인원이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이미지 등을 생각하다가 결국 지금의 커버가 되었다. [The Ape of Naples]의 초판은 UK에서 인쇄했는데 인쇄 퀄리티가 너무 개판이라 우리 모두가 정말 싫어했었다. 최근 태국에서 재판을 인쇄했는데, 이 버전은 썩 괜찮았다.
Regnaert> [Horse Rotorvator] 이후부터 COIL은 곡 하나하나마다 대응되는 사진을 싣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따라서, [The Ape of Naples] 아트워크 속 각각의 곡에 대응되는 것 같은 사진들을 보았을 때 큰 인상을 받으면서도 그 의미가 궁금해진다. 사진들이 각각의 곡에 대응되는 것이 맞는가? 그렇다면 어떤 의미인 것인가?
Sleazy> 이미지와 곡들 사이에는 아주 느슨한 관계만이 있을 뿐이다. 내가 알기로는 곡과 이미지가 불러일으키는 감정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숨어있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Regnaert> 앨범을 열어보면, 처음으로 눈에 띄는 사진은 숨 막히는 우중충한 하늘과 (햇빛이 사이로 비쳐오는)아름다운 구름, 그 아래 어두운 물이다. 이 곳은 어디이며, 언제 찍은 사진인가?
Sleazy> 그 곳은 Sand Bay 근처다. Weston-super-Mare 에서 살았던 무렵인 것 같다. 그 장소에서 개를 데리고 산책하고는 했었다.
Regnaert> 앨범의 사진들은 단순하면서도 이 앨범의 주제 - 죽음 - 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는 것 같다.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사진들은 Jhonn의 얼굴, 풀밭에 누워있는 사슴의 시체, "해마"의 뼈로 보이는 사진,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무에 매달려 썩어가는 사람처럼 보이는 것의 사진이다. 이 "목매단 시체"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이 사진들에 대해서 설명을 해 줄 수 있겠는가?
Sleazy> 사슴과 까마귀, Sand Bay 사진은 Ian이 찍은 것들이다. Jhonn의 얼굴 사진은 (물론, 죽은 후의 사진이다) 아마 내가 찍었던 것 같고, 해마처럼 보이는 것과 나무에 매달린 신체 사진은 어딘가에서 찾아낸 사진들이다. 목매단 시체 사진에 대해서 더 이상의 자세한 사항은 안타깝지만 나도 잘 모른다. 하지만 그 사진은 분명히 특별한 느낌이 통하는 사진이었다. Ian의 (그리고 당연히 COIL의) 작업에 있어서 많은 결정이 본능에 기대서, 그 어떤 논리적인 설명 없이 이루어졌다.
Regnaert> 커버의 그림 (그리고 "Tattooed Man" 가사 옆의 그림도) 은 다른 사진들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수채화 같아 보이는데, 이 그림을 사용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이 그림이 바로 그 'Ape of Naples'인가?
Sleazy> 그 그림은 Ian이 그린 그림이다. 내가 알기로 아마 멜라닌 수지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렸던 것 같다. 그 그림이 'The Ape' 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Regnaert> "Racing Green Box"라고 불리는, 3장짜리 12'' LP로 이루어진 특별판에 대해서, 그리고 그 특별판의 이름이 왜 "Racing Green Box"인지에 대해서 설명해 줄 수 있겠는가? 그리고 원래 이 특별판이 23개 제작으로 기획되었었는데, 지금은 13번째 박스까지만 나와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게 맞는지, 그리고 어째서 23개에서 13개로 줄어들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Sleazy> 23개를 제작하기로 한게 맞으며, 단지 13개를 제작하면서 Ian이 너무 힘들어해서 잠시 제작을 멈춘 것 뿐이다. 처음 13개는 모두 오랜 COIL 컬렉터들에게 넘어갔다 - 나머지 10개는 Ian의 의견을 따라 올해 말쯤에 제작할 것 같다. 나는 왜 이 특별판이 "Racing Green"이라고 불리는지 모르겠다 - 이 특별판에는 초록색인 부분이 아예 없는데 말이지.
Regnaert> 만약 Jhonn이 죽지 않았고, COIL이 계속해서 활동을 했더라면, Ian이 좀 더 아트워크를 담당하게 된다던가, 아니면 당신의 새로운 밴드(The Threshold Houseboy Choir)에서 활동을 한다던가 할 가능성이 있었겠는가? 아니면 당신이 계속해서 대부분의 아트워크를 담당했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Sleazy> 나는 Ian이 앞으로 있을 COIL의 DVD/비디오 박스셋이나 다른 음원 발매(아직 예정은 없지만)에서도 아트워크를 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The Threshold Houseboy Choir는 아닐 것이다. 아마 우리가 새로운 콜라보레이션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Regnaert> 'The Ape of Naples'가 무슨 뜻인가? 이 제목은 누가 떠올렸고, 제목에 숨겨진 뜻은 무엇인가?
Sleazy> Simon (Ossian) 이 런던 소호 거리에서 일하면서 불법 게이 포르노 비디오를 팔고는 했었다 - 대부분이 VHS 포맷이었다. Jhonn과 Simon은 그럴싸한, 가상의 게이 포르노 제목들을 상상해 보면서 농담을 하고는 했었다 - 성적으로 아주 변태적인 무언가를 암시하는 제목들을 상상하면서. 'Black Antlers'와 'The Ape of Naples'는 우리가 떠올린 것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제목들이었다.
Regnaert> 이 마지막 COIL 앨범의 제작 과정을 생각하면, 당신에게는 여러가지 의미로 "치유의" 과정이었을 것 같다. 이 측면에서 좀 더 설명을 해 줄 수 있으면 감사하겠다. 또한, [The Ape of Naples]에 관련하여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더 있다면, 알려줄 수 있겠는가?
Sleazy> 이 앨범의 수록곡들은 분명하지는 않은 모종의 이유들로 완성된 적이 없었다가, 처음으로 명확해지며 완성된 곡들이다; 이런 측면에서는 "치유의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예술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이런 클리셰로 마무리짓기는 좀 망설여지지만: 이 앨범은 말 그대로 "완결"이자, 예술적 통일성이었다. 나에게도, 그리고 COIL을 사랑하고, Jhonn을 그리워하는 모두에게도.
https://youtu.be/wO9ZLxwUrgs
************************************************************************************************
rest in peace, jhonn balance-peter christopherson2018/08/27 23:04
'[...] > [COIL]' 카테고리의 다른 글
Constant Shallowness Leads To Evil (0) 2023.05.15 Moon's Milk (0) 2023.04.23 Worship the Glitch (0) 2023.03.27 love's secret domain (0) 2023.03.27 musick to play in the dark (0) 2023.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