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musick to play in the dark
    [...]/[COIL] 2023. 3. 27. 13:06



    https://youtu.be/ahrbSOQIVKM
    "Careful What You Wish For"

    *********************************************************************************************

    https://www.rocksbackpages.com/Library/Article/coil-englands-dreaming

    코일: England's Dreaming
    Ian Penman
    [The Wire]
    2000년

    16세기, 잉글랜드의 신비주의자 존 디가 울창한 숲 속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을 때, 대천사 우리엘이 그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었다. Coil의 John Balance 또한 어느 날 밤, 비슷한 환상을 경험했다. 그는 그 사건을 "디스코 계시(disco revelation)"라 불렀다... "진짜 하드코어 애시드 하우스 클럽이었다 - 영업이 이미 끝난 지 오래인, 새벽 4시인가 6시인가 하는 시간이었다. 사람들은 전부 클럽을 떠난 상황이었으며 나는 Marc Almond와 함께 둘이서만 앉아 엑스터시와 LSD를 복용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텅 빈 클럽 한복판에서 말 그대로 '천사'가 거대하고 웅장한 성서 낭독대와 불타오르는 성스러운 책을 가지고 등장해 나에게 그야말로 모든 것들을 보여주었다... 그 앞에서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럴수가, 나이트클럽엔 그냥 즐기려고 온 거였는데, 지금 여기서 묵시록적 계시를 받고 있구나..."
     이 영적 방문객과의 불편한 조우는 Coil의 [Musick to Play in the Dark²]의 두 번째 트랙, "Tiny Golden Books"로 기록되어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클럽의 댄스플로어가, 두려운 종류의 것이든지 아니면 다른 종류의 것이든지간에, '현현'의 장소로서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다. 밤의 여흥을 즐기려는 열망을 품고 세속에 나타난 천사? 결국에는, 이것은 Coil이었다.

    https://youtu.be/DQA27pLa-T4
    "4-Indolol, 3-[2-(Dimethylamino)Ethyl], Phosphate Ester: (Psilocybin)"

    최근 Coil - Balance와 오랜 파트너 Peter Christopherson 그리고 유동적인 공범 커뮤니티 - 은 런던의 죽어버린 디스코 센터를 떠나 야생의, 밀물과 썰물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 변두리 지역으로 거처를 옮겼으며, 이들의 새로운 음악은 웨섹스(Wessex)의 비탈길과 경사의 흔적들로 가득한 음악이었다. 오랜 스피드/크래쉬/좆/항문 생활에 대한 회개를 도와주고 있는 하늘과 정적. Balance가 "Paranoid Inlay"에서 명상조로 노래했던 것처럼: "일기장에게: 내가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수정으로 만들어진 사다리... 빛나는 것들... 미러 볼." Coil은 CCTV Necropolis를 떠나 고요한 물의 경계로 향했다: 광대한 하늘을 보고, 스톤 테잎(stone tape)의 소리를 들으며, 조수간만의 활동을 갈망하면서. 한밤중의 태양을 찾아서, 그 속에 숨어있는 황금을 찾아서. Balance와 Christopherson이 거처를 옮긴 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었으며, 이 변화는 새로운 Coil의 (좋은 쪽으로의) 파멸로 이어졌다: 4장의 [Solstice] / [Equinox] EP들, [Musick to Play in the Dark] 1편과 2편, 최면을 거는 듯한 앨범 [Astral Disaster], 여기에 다시 시작한 Time Machines 공연들. 옛 방식과 새로운 조건 사이의, 경계의 순간들. Coil은 회색지대의 불을 밝히고, 우리를 그 곳으로 초대하고 있다. 어두움 이후, 이것은 Coil이었다.
     1983년 Coil을 시작했을 때 John Balance는 21살 이었다 (이 때 Coil은 일종의 솔로 퍼포먼스 프로젝트로 Zos Kia와 협업 관계였다 - 이 시절의 작업은 [Transparent] CD로 남아 있다). 지금의 Coil은 Balance의 인생 전체에 대한 기록이었다: 그의 호기심을 담은 작업 일지, 그와 Christopherson의 인생을 함께 기록한 다조주의(polytonal)적 해석본, 더 넓은 궤적을 기록한 연대기 - 선구자적 섹스, 마법(magick)적 실천, 음악적 실험.
     이 모든 것은 좆같은 것들에 대한 찬양에서 시작되었다 - 피에르 파졸리니의 극한, 사드 후작의 '갑작스러운 심연', 야외 섹스, 햇빛에 그을린 갈색 피부와 불타고 있는 성당들을 지나는 반-오이디푸스적 여정. 이는 MDMA의 카타르시스적 관능과 떨림으로 이어졌다 - Balance와 Christopherson은 엑스터시에 취한 폴 베를렌 아르튀르 랭보처럼 런던의 아치들, 지하실들과 공원들 사이를 미친 듯이 뛰어다녔으며, 그 후에는 천 가닥의 금빛 실들로 풀어헤쳐져 버렸다 - 기도, 가명, 그리고 호출 신호들; 영원한 '변이'의 지속적인 창조, 다른 것으로 사라져가는 몇몇 것들, '거의 변화하지 않는 형태'의 물질의 우여곡절. (Coil의 역사는 초자연적 경제학과 함께 [The Wire] 175호에 실린 David Keenan의 기사가 다루고 있다.)
     그러고자 한다면, Coil이 지금의 자주성을 획득하고 유지하기 위해 밟아 온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밟지 '않았던') 여정에 대한 일종의 지도를 만들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방법들에 대한 전적인 수용 - 실제적인 그리고 형이상학적 수준에서의 전기적 저항 - 을 통해, Coil은 특정한 포스트펑크 부류들이 약속했지만 단 한 번도 실현하지 못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 한 번 자신들의 방식으로 보여주는 데에 성공했다. 무례한 언사와 후퇴 대신 놓여진, 의지와 팔레트. Balance의 오컬트적 직관과 Christopherson의 음향적 지식은 (의심의 여지 없이 훌륭히 돌아가는 분담 구조다) 충격적으로 아름다운 물질들 그리고 때때로 불안함을 불러일으키는 부드러움에 대한 음악을 탄생시켰다. Coil은 전통을 채굴하여, 새로운 전통을 조각한다. 이들의 음악은 발굴된 음악이다. 두 개의 정신으로 이루어진, 이것은 Coil이었다.

    https://youtu.be/95zstq50yqA
    "Broccoli"

    Balance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웨스트 컨트리(West Country) 지역에 위치한 집을 방문했을 때, 밀물-썰물은 머나먼 기억이자 하늘의 판암이었다. 이 집은 Coil의 '가정'이자 '본부', 그리고 '스튜디오'로 기능하고 있었다. (모두들 애정을 담아 'Sleazy'라고 부르는) Christopherson은 지금 다른 대륙의 서해안가에 가 있었다 - 로스 엔젤레스로 도망가 영상 감독 모자를 쓰고 괜찮은 돈벌이의 부업을 하고 있었으며, 이 '부업'은 역설적으로 Coil이 팝 음악의 거대 자본에 그 어떤 것도 저당 잡혀있지 않은 밴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땅 위에서 일함으로써 하늘을 일구리라("Broccoli"): 힘든 교환으로 이루어 낸 균형. (Henry Rollins를 위해 캘커타에서 뮤직 비디오를 촬영하는 일이 힘들게 돈 버는 일이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균형(Balance)을 이루기 위해서는 두 가지 측면이 필요하다... 그리고 Balance는 '과거'의 John, 마치 흡혈귀 같았던 John과 단절되는 것은 거부하고 있었지만, 우리 앞에 있는 지금의 Balance는 새로운 집과 정원의 고요함을 가장 소중한 보물로 여기는 사람이었다. 이 견고한 성지는 말 그대로 절벽의 끝에 위치한 작은 보금자리였으며, 해변과 나뭇가지들 사이의 혼란스러운 둥지였고, 하늘에 매달린, 오크 나무 숲에 인접한 집이었다: 사실상 '문턱'에 있는 주택이었으며, Balance는 이 곳에서 나무들을 울리기도 하고 돌아다니며 지저귀기도 하며 밤새도록 방랑자들을 감시하는 "새들의 의회"(그는 이렇게 불렀다)를 숭상하게 되었다. "범죄조직들 간의 전쟁 같기도 하다 - 저 뒷편의 까마귀들은 자신들의 영역과 자신들만의 사업을 가지고 있으며 갈매기들을 몰아내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집 안에는, 당연히 있을 법한 윌리엄 S. 버로스의 저서들과 대안 문화 서적들 사이로 [Silva: The Tree In Britain]과 Julian Cope의 [The Modern Antiquarian]이 있었다. Coil의 차크라 중 적어도 일부는 밑바닥에 남아 있을 터이지만, Balance의 심장은 발가벗겨진 채로 나뭇가지들 사이에서, 해변에서, 낮게 깔린 여명에서 떨고 있었다. 이것은 경계에 있는 그였다.

    https://youtu.be/WQf2m14qWis
    "Triple Sons And The One You Bury"

    "언제나 나를 사로잡았던 것이었다," Balance는 Coil의 새로운 '달'(lunar) 측면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서야 그 측면을 직접 보고 면밀히 조사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무언가의 끝일 것이며, 옛 Coil과 새로운 Coil 사이에 완전한 단절 같은 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원형 또는 나선형의 궤적에 가까울 것이다: 스스로의 과거를 좇아 끊임없이 도는 궤적을 그리는, 왜곡되어 흐르는, 새로운 에너지로 지나간 지점들을 다시 방문하는, 시간. 이들의 '새로운' 음악은 질풍노도의 음악보다는 '위안'의 음악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 그 눈동자에 구름을 가지고 있는 음악 - 하지만 Balance는 말한다, "그런 측면은 [Scatology] (1984) 에도 깃들어 있다," 비록 지난 3년동안 달의 측면이 훨씬 더 도드라지게 드러나긴 했지만.
     그는 말했다. "Coil의 상징은 대체로 검은 태양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의도적으로 태양의 측면에서 달의 측면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무엇이 일어나던지간에, 그것에 대해 완전히 열린 마음을 갖고 대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좀 더 성찰적인 음악을 만들기로. 논리적으로 봤을 때 자연스러운 결정이었다... 달의 음악."
     그 말이 맞을 것이다, 신비 속으로 들어가는 과정이 '논리적'일 수만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 때와 지금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와 간극이 있었다. Balance는 Throbbing Gristle  Psychic TV로부터 초창기의 그와 Christopherson으로 연결되는 부분에 대해서, 몇몇은 그다지 좋지 않게 생각하는 연결에 대해서 말했고, 또한 '인더스트리얼' 시대의 미학의 대부분은 분명하게 남성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고, "상징과 상징을 가지고 노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여겼었다"고 인정했다. 모든 상징은, 윌리엄 예이츠도 말했듯이 '기도'일 것이며, 그리고 나중에는 - 숨을 깊게 쉬고 눈을 감아라 - 무언가를 놓아버리려는 기분, 파도로 되돌아가려는 느낌일 것이다. 이 모든 '물의 행위'들은 너무나도 불분명하여 경계라는 것을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이 모든 것은 이미 런던에서, 강물 아래에서 시작했었다.
     Balance는 기억했다. "치즈윅(Chiswick)에서 지낼 때, 우리 거처는 길 하나만 건너면 템스 강일 정도로 강에 가까운 곳이었다. 우리는 매일 강가로 강아지를 데리고 나갔으며, 강물이 얼마나 조수간만의 영향을 받는지를 -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밀물-썰물 현상이 강한 강이었다 - 알아차렸고, 강물의 변화와 흐름에 곧바로 매료되었다."
     '밀물과 썰물'은 역사적인 것이기도 했다: Coil의 템스 강은 밀레니엄 돔(The O2 Arena)의 가짜 '계몽'으로 중화된, 피터 멘델슨이 알선한 천년의 창부가 아닌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어두운 복도이며, 존 디의 옷깃에 찰랑이며 떨어져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바닥에 놓여진 이아인 싱클레어의 닳아 해진 밑창 위로 덮이는 복도이다. 옛 노동과 상업의 템스: 연금술의 상처, 램버스(Lambeth)의 나일, 수정구슬을 통해 보이는 줄기들. 물은 자살을 위한 구덩이이자 세례를 위한 연고이다. 에테르 속에 잠긴, 그 흐릿한 유혹으로 액체화된 우리의 자신 속 불안한 염(鹽)에게 말을 거는, 하나의 귀.
     Coil이 런던에서 마지막으로 남겼던 숨결은 [Astral Disaster]가 되었다. "그 앨범은 1998년 사우인(Samhain)의 2일간, 고대 서더크(Southwart) 지역에서 녹음되었다." 사우인은 오늘날 우리가 '할로윈'이라고 부르는 명절의 켈트 족 버전이다 - 인간과 초자연적인 세계 사이의 경계가 활짝 열린다고 여겨지는 기간. 이것은 사색의 음악이다: 벽돌과 금속에 비추어지는 물결치는 빛, 그 빛을 내뿜는 항성의 파동(sidereal waves). '해안가로 쓸려 오는 음향'의 느낌.
     Coil은 시적인 가사와 합성된 음향적 질감에 동등한 수준으로 뿌리를 내렸으며,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목소리'와 '일렉트로니카'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있다 - 현실에도 존재하는 간극, 물질주의와 영혼 사이의 분리를 상징하는 (상징한다고들 지껄여대는?) 간극이라고 보여지는 것을. [Musick to Play in the Dark] 1편과 2편의 음악들은 때로는 황홀하며, 때로는 혼란스럽고, 때로는 기이할 정도로 진실하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기묘하기도 하다가 (특히 "Broccoli". 조용하게 치직이는 소리는 다른 세계에서의 암호 같기도 하면서 안락한 집 안의 벽난로 같기도 하다), 소름 돋을 정도로 아름답기도 하며 ("Batwings: A Limnal Hymn"), 놀라울 정도로 또 다른 해안가의 음악가를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 Robert Wyatt. (Balance는 찬사를 완곡히 피하며 말했다 - "맞다, [Rock Bottom]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달과 닮은 앨범일 것이다.")
     Coil의 비밀스러운 영혼의 음악은 보다 더 형식적인 일렉트로니카 음악들과는 전혀 다른 층계에 있는 음악이다. (클릭과 편집보다는 지팡이와 컵의 비중이 더 많다.) Coil의 모든 '채널'은 열려 있다... 한밤중의 속삭임, 죽은 유령 소년들, 마지막 숨결과 목전에 임박한 형태변화 사이를 정처 없이 떠도는, 마취된 마음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이것은 향정신성 약품 대신 연주될 음악이다: M. C. 에셔가 그려낸 전율 같은 "Ether"; 아쿠아마린 빛깔의 토머스 드 퀸시 표류를 담은 "MU-UR"; 수직으로 이륙하는 듯한 [Time Machines]; 형(形)을 탈피한 울음을 담은 [Musick to Play in the Dark²]. [Musick to Play in the Dark] 1편은 이들이 새로운 '하우스 스튜디오'에서 처음으로 작업했던 음악이었다. 해안가로의 이주가 음악에 영향을 끼쳤던 것인지?
     "그렇다고 본다." Balance는 확인했다. "우리는 새 거처를 찾는 데에만 1년가량의 시간을 썼고, 바다 바로 옆의 집을 구하고 싶었다. 지금 이 곳은 우리가 마지막으로 봤던 곳이었다 - 집을 보러 다니다가 정말로 마지막으로 보러 온 곳이었다. 우리는 바다를 보았고 바로 생각했다: 여기다." 그는 창문을 통해 보이는, 180도의 하늘과 바다 풍경을 가리켰다: 사실상 무료로 언제든지 볼 수 있는 마크 로스코 벽화였다. "태양이 떠오르고 지는 것을 볼 수 있고, 달이 떠올라 움직이는 것을 볼 수도 있다, 전부."
     Coil의 음악은 어둠 속에서 연주되어야 하는 음악인 것인지?
     "그러곤 했었다... 하지만 그건 약과 각성제의 도움으로 강제로 깨어 있던, 옛 시절의 이야기다." 그는 어쩐지 서글픈 듯 웃었다. "요새는 정말 일찍 일어나는 편이다: 나는 주로 아침에 작업을 한다." 고딕 성향의 Coil 팬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갈지도 모르겠지만, 이들의 야상곡, 향정신성 의약품에 절여진 곡들은 실제로는 밝은, 이른 아침에 따뜻한 쐐기풀차 한 잔과 유기농 식사와 함께 만들어진 곡들이었다. 이러한 모순적인 작업 환경이 이들의 '어두운' 음악을 비웃음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은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좀 더 엄숙한, 보다 더 복잡한 무언가를 달성한 것에 가까웠지. Coil이 이제는 좀 더 적합한 분자들을, 접근 가능하거나 검열 가능한 분자들을 신체 속에 지니게 된 것 처럼...
     "우리는 '달의 음악'을 만들고 있다고 결정했고, 이렇게 생각했다: 좋아, 이전까지 부정해 온 것들을 탐구해 보는 데에 겁내지 말자고. 80년대의 우리는 금속들을 부수고 온갖 혼란스러운 샘플링을 했으며 모든 사람들이 꽉 끼는 가죽옷을 입고 다녔었으니까" - 그는 눈을 빛내며 웃었다 - "그리고 그 모든 도시적 타락들. 나는 생각했다: 그런 거 전부 이미, 직접 경험해 봤던 것들이잖아."
     그는 이어 말했다. "대단한 결단인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성스러운 음악, 치유의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굉장히 시끄럽고 폭력적인 음악일 수도 있다 - Coil의 음악은 언제나 엄청난 분노를 담고 있었고, 아직도 그렇다: 우리 음악이 이제는 흐리멍텅해졌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나는 그저 청소년기의 분노를 잠재우고 달래는 것에는 더 이상 관심이 없어졌을 뿐이다." 그러한 분노는 나름대로 중요한 것이리라 - 단지 사람이란 시간이 지나며 변하고, 자라고, 중요한 것이 바뀔 뿐. "당신의 상처에 날개가 자라났는지?"("Where Are You?") 새로운 대변자: 모두가 그 안에서는 재흡수를 바라게 되는, 위대한 별의 어머니. 이는 영화 [Performance]와 같다 ([Love's Secret Domain]의 "Further Back And Faster"의 도입부에서 따 온, 다소 교활한 인용이리라). 단단한 방패를 두른 초-남성적인 '나'로 시작하지만, 신비로운 음향의 장벽을 뚫고 지나며 마침내 환상의 합일에 이르게 되는 여정.
     "나는 니콜라스 뢰그 도널드 카멜의 작품을 사랑한다. [Performance]는 록 앤 롤 업계에서의 위상을 넘어서는, 오컬트와 연결되는 어떤 미지의 힘을 가지고 있는 영화다. 아름답다. [Eureka], 잊혀진 영화다 - DVD로 다시 발매되기만 한다면, 나는 정말로, 정말로 기쁠 것이다. 우리가 영화였다면, [Eureka] 였으면 한다." 우리 모두 기쁠 수 있을 것이다, 그저 여기 앉아서 하루 종일 우리의 뢰그, 물 건너의 '왕'을 칭송하며 시간을 보낸다면. [Performance]와 [Eureka]는 그들의 마법(magick)적 의도에 우리도 공범이 되게 만들어버리는, 진정으로 신비한 연금술적 작품들이다. 위상은 변화하고, 행성들도 변화한다. 우리는 행복하게 여러가지 연결고리들을 생각해 보았다: 니콜라스 뢰그-콜린 윌슨, The Rolling Stones-케네스 앵거, 도널드 카멜-알리스터 크로울리의 대자녀(godchild) (카멜은 '마법사'(역주: Magus, 알리스터 크로울리의 별명)의 절친한 친구이자 전기 작가였다). Coil은 앵글로 색슨 기인들의 '중요치 않은' 전통 위에 서 있다. 발 하나는 이 세상에, 세 번째 눈은 다른 세상에. 천상의 작품, 그것을 만들어낸 지상의 사람들. 이것은 '연속성'이었다.
     Coil에게도 '가족'이라 부를 수 있는 돌들이 있다 - David Tibet (Current 93), Steven Stapleton (Nurse With Wound), Rose 및 Drew McDowall; Coil의 이전 멤버 Stephen Thrower의 Cyclobe와, Autechre; 현재 멤버인 Thighpaulsandra와 Simon Norris - 음악, 아트워크, 아이디어와 열정 사이의 어딘가에 참여하는 멤버들. 옛 교차점의 목소리들: 존 디, 오스틴 오스만 스페어, 알리스터 크로울리, 잭 파슨스. 때때로 이 두 줄기는 서로 만나기도 한다, 영화감독이자 마법사 케네스 앵거를, 처음에는 창공에 떠 있는 별과 같은 구심점으로 여기며 시작하였으나 곧 서로 친구 사이가 되었던 것 처럼. "영화를 만드는 것은 마법 주문을 거는 것과 같은 일이다," 앵거의 표현이지만, 이는 Coil의 음악에도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Coil은 앵거와 함께 협업으로 2개의 사운드트랙을 만들어 볼 예정이었다 - "하나는 알리스터 크로울리의 영지주의적 미사에 대한 재해석이며, 다른 하나는 크로울리에 대한 짧은 영화이다: [A Man They'd Like To Hang] (역주: 이후 [The Man We Want to Hang]라는 이름으로 완성되어 발표됨)" - 하지만 이 프로젝트들은 영적 유예(deferral)에 대한 또 하나의 예시가 될 지도 모른다, Coil이나 케네스 앵거 모두 기획된 프로젝트 중 많은 부분을 영원히 완성하지 못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으니 말이다.
     Balance는 헛된 희망을 담아 말했다. "그가 여러 일들을 마무리지을 수 있기만을 바란다. 그는 여러가지 작업들을 끝까지 완성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Coil 또한 팬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온갖 프로젝트들이 얼어붙은 환영처럼 공중에 매달린 채로 대기하며, 완전히 실체화되지도, 망각 속으로 빠져들어가지도 못한 경우가 많았으니. [Backwards] - 이들의 뉴 올렌즈 앨범으로 Trent Reznor의 레이블에서 발매될 예정이었던 것 - 이 하나의 좋은 예시가 될 것이다. "벌써 6년이 되어 가는 프로젝트다." Balance는 심란한 느낌으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 앨범은 아직도 곧 발매될 예정인지... 아니면 무산되어버린 것인지? 이에 대해 좀 더 캐물었을 때, Balance는 어쩐지 회피하는 듯한 느낌으로 말을 주저했다. (그렇게 늪 속에 빠져 있는 상황을 좋아하는 것 같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내 추측이므로 틀릴 수도 있다.) 어쨌든, 좋은 쪽만 보자면, 최근에는 그나마 어떻게든, 부적절한 방식으로라도 조금이나마 나아진 것 같기는 하다... (역주: [Backwards]의 곡들은 [The Ape of Naples] 및 [The New Backwards]로 재활용되어 발매되었으며, 원본은 Balance 및 Christopherson 사후 2015년 Danny Hyde에 의해 정리되어 발매되었습니다)
     "물론, 당연히... 눈치 채 줘서 고맙다!" Balance는 싱긋 미소지었다. "맞다: 나는 여러가지 프로젝트 기획들을 일부러 여기저기에 떠들고 다녔고 긴장감을 쌓아올려 Peter를 화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기획들을 완성하는 것, 당연히 전부 완성하고 싶다... 어쩌면 지금으로부터 한 20년은 더 걸릴 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가 공책에 써 내려간 모든 단어들과 표현들은 우리 음악의 가사로 쓰이고 있으며, 나는 이 모든 것들을 어딘가에는 재활용한다."

    https://youtu.be/ZcBbRoWvyYo
    "Fire Of The Mind"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우리는 아직 장소 - 음악적 패턴 - 정신 사이의 관계에 대해 사실상 거의 모르고 있다. 환상열석(stone circle)이나 주술적 동굴이 거대한 증폭기, 은밀한 마이크 역할을 함으로써 특정한 타악기 연주에만 반응하여 특정한, 아주 중요한 주파수에만 의도적으로 공명하도록 만들어졌다는 새로운 이론들이 있다. 태양의 흑점은 라디오 전파를 방해하고 간섭한다. 자기 폭풍은 우리의 노래하는, 공명하는 두개골에 속삭임을 불어넣는다. 대기는 라디오 전파가 이동하는 매개체가 된다. Balance는 오스틴 오스만 스페어가 종종 라디오 키트를 만들고 수리했었다는 것을, 스피커 칸막이에 마법적(magickal)인 문양을 그려넣곤 했었다는 것을 말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어떤 힘이 부여되고, 라디오에서 나오는 전파가 마법적인 전파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었다."
     Coil은 예전부터 Can의 팬이었고, 아마도 이전의 Can처럼, 이들의 음악은 계절성 가려움증, 구조적 날씨, REM 펄스의 특정한 무늬들에 매여 있는 음악이다. 순환하는 주문과 계절성 의학의 논리는 4장의 [Solstice] / [Equinox] EP들에서 정점을 맞았다 - 혼란속에서 스스로 만들어지고 발전해 나온, 살을 에이는 듯이 아름다운 음악: 불길하며, 열렬하고, 뱀처럼 구불거리며, 모래알 같다: 4장의 EP에만 존재하는 특수한 요소들. 이 음악들의 박자와 현악으로 연주되는 탄식은 고대의 잉글랜드, 잉글랜드만의 특징 그 너머로 향하는 것만 같다: 고대의 목소리들이 방황하는 곳. Coil의 목가적 노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하면서도 훌륭하게 독창적인 음성들 사이에 머물러 있다. 그 음악이 폴린 올리베로스 카를하인츠 슈토크하우젠의 머나먼 메아리와 함께 전율할 때 조차도, 이들의 음악은 마치 교수형 집행인의 딸처럼, '목가적'인 느낌을 주는 음악이었다. 날카로울 정도로 찬송가적이며, 가혹할 정도로 비밀스러운: 현대의 쟁기로 훑어 낸 민족의 기억, 신디사이저의 낫으로 베어 내 수확한 공기.
     Balance는 민속음악 그 자체에 대한 애호가는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The Watersons를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향후 집단의 우두머리가 되었던 Lal Waterson를 좋아한다는 것을 밝혔다. 특별히, "Rose McDowall이 커버했던 "Christmas Now Is Drawing Near", 나는 원래 Lal Waterson의 솔로 버전으로 들었었는데, 아직도 들을 때 마다 울지 않을 수가 없다. 순수하고 감정으로 넘쳐 흐르는, 청자의 감정을 자극하는 달의... 달의 음악이다. Lal Waterson는 여신의 현현 중 하나이다."
     [Musick to Play in the Dark²]의 거미줄 같은 울림은 다른 경계인들, 영국인들의 울림이기도 하며 - Robert Wyatt, John Cale, Peter Hammill, John Martyn, Nick Drake - 동시에 Popol Vuh, Cluster, Tangerine Dream 같은 외부의 다른 영향의 울림이기도 하다. 예전의 Coil이 위험을 무릅쓰고 공격적인 도전을 했었던 영역에서, 이들은 이제 조금 다른 목표의 도전을 하고 있다: 바로 진실해 지는 것. 명백히, 개인, 역사, 의도의 관점에서 볼 때 과거의 사람들과 Coil 사이에는 아주 큰 차이점들이 있다: Robert Wyatt 등등은 '싱어/송라이터'라는 개념이 지배적이었던 시대의 사람들이지만, Coil의 시대는 많은 것들이 변했고 또 많은 것들이 도전받는 환경의 시대이다: 포스트-펑크, 포스트-마가렛 대처, 포스트-애플 맥, 포스트(?)-에이즈. 이것은 달의 음악이지만, 동시에 애도의 합창이기도 하다. 비록 고독한 길을 걷는 음악이지만, 당신의 외로움을 달래 주는 음악.
     계속해서 '잉글랜드 스러움'이 들리는 것 같다: 이런 친숙한 감정을 느끼게 하려는 것이 의도였던 것인지?
     "흠, 우리도 음악을 할 때 그런 감정을 느낀다." 그는 교활한, 솜씨 좋은 장인처럼 웃었다. (음악가들은 음악가가 아닌 사람들과는 스튜디오 관련 일화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이다 - 여러가지 것들이 얼마나 우연히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더.) "물론 우리도 정말 강하게 그런 감정들을 느낀다: 우리는... 굉장히 희미하게 느낀다. 음악을 막 시작했을 때 몇몇 사람들이 와서는, '오, 이건 이러저러한 음악들하고 비슷한 느낌인데' - '아 정말?', 그런 대화를 하고 나면 나는 그 사람들이 언급한 이러저러한 음악을 들어 보기 시작하곤 했다 -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카를하인츠 슈토크하우젠이나 존 케이지 베르나르드 파르메자니의 음악을 거의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이제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괜찮은지를 그냥 간단히 체크만 할 뿐이다. 정말로 본능적인, 직감을 따라가는 작업이며, 우리는 의도적으로 많은 것들을 배제하려 노력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람은 보다 더 적은 선택지로 환원되는 법이다: 당신이 진정으로 숭배하는 것과, 그리고... 정적? "나는 우리의 현 거처 그리고 멤버들의 나이가 Coil 음악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라고 생각하며, 그리고, 당신에게도 들리겠지만," 그는 주변을 둘러 싸고 있는 신성한 지대를 가르켰다, "정적이다. 여기 뒷마당의 정적이야말로, 내가 지금 인생에서 가장 귀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영국인으로서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한 재검토이기도 하지 않은지? 어린 시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고 또 격렬하게 증오했었던 한 나라보다 실제로는 좀 더 괜찮았던 나라가 있다는 (혹은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재발견? "아 물론, 당연히 그렇다. 내가 더 이상 해외 여행을 갈지조차도 잘 모르겠다. 뭐, 예를 들자면 태국은 정말 좋아하지만, 나는 이 곳에 무엇이 있는지를 더 보고 싶다. 우리는 누구인지를.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80년대를 거치며 어째서인지 영국인이라는 것이 수치가 되는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모든 영국인들이 현재는 - 80년대의 숙취에 빠진 채로 - 대피하고, 도망가고 있다: 이들은 영국 바깥의 해외에서만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다, 정말 이상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아직 정말 많은 것들이 남아 있고, 이 것들을 발견하고, 재발견하고, 덮개를 활짝 열어젖히고, 이용하고, 사용하고... 다시 연결해야 하는데."

    https://youtu.be/U0zG_Ucp4lg
    "Sex With Sun Ra (Part One - Saturnalia)"

    "Bird-Mother는 뼈들을 복원하여 그들의 장소로 가져 오고, 지원자는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듯이 일어난다" - 미르체아 엘리아데

    그는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 같은 지혜를 속삭이는 사람으로 Julian Cope를 꼽았다: 특정한, 신비로운 접선을 적용하는 사람으로. Balance가 "마법"(magick, 알리스터 크로울리: "'의지'에 부합하는 '변화'를 일으키게 하는 과학 및 기술")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는 확신을 가지고 말하고 있었다. Coil이 좀 더 장난스러운/풀어진 록 앤 롤 느낌의 밴드였다면, 나는 지금 천을 두른 굴 속에 타오르는 검은 양초들과 문신들을 보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모든 겉치장 용품들을. 록 음악계의 악마주의자 지망생들이 곧잘 비탄에 빠지는 결과로 가 버리는 현상의 원인이 바로 그러한 아마추어스러움일지도 모른다 - 어째서 그들이 그렇게까지 자주 상처입은 채로 등장하는지, 그리고 경험을 겪으며 반성하는 꼴이 되어버리는지. 고집스러운 자아는 끈덕지게 붙은 채로 작품을 오염시키며, 결국 '어둠의 기사' 겉치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게 만든다.
     나는 여러 의심스러운 '영혼' 중개상들을 여럿 만나 봤었다: 전-양아치, 전-알코올중독자, 스스로 배웠다고 주장하며 어느 날 자신을 보호하던 양막에서 벗어나 자동차 보안 알람 소리에 숨은 비밀 신호를 들었다고 말하는 재야학자들, 유머감각이라고는 털끝만치도 없으면서 '진실'(그들은 언제나 진실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에 대한 해석에 관해서는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 고집을 가진 사람들. Balance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물론 활자로 쓰여진 이 기사에서는 실제 대화를 생생하게 만들어 준 그의 추임새를 표현할 수도, 알아차릴 수도 없겠지만. 설명을 시작하자면, Balance는 '전향자'가 아니었다 -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이미 영적인 고동을 그 안에 가지고 있었으며, 12살 무렵부터 이미 여러가지를 보고, 여러가지의 현현을 겪어 왔다 - 그에게 찾아와 사랑에 관한 속삭임을 하는 기이한 새들. (막스 에른스트의 'Loplop', 그리고 미르체아 엘리아데의 'Bird-of-Prey Mother' - "강철로 된 부리와 갈고리 모양의 발톱, 기다란 꼬리를 가진 거대한 새") 어린 Balance는 작가들과 예술가들에게, Balance가 태어나버린 잉글랜드의 협잡스러운 세상에서 벗어나 바깥의 자랑스러운 다른 세계로 탈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줬던 그 사람들에게 푹 빠져버렸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어디에서부터 그런 것들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전혀 모르겠다", 어쩌다가 마법(magick)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질문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하지만 어쨌든, 11살에 학교 선생이 이런 글을 써서 보냈던 적이 있다: 'Geoffrey가 다시 오컬트에 빠져들고 있어요, 유체이탈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려는 시도를 그만두게 할 수만 있다면!'. 학교는 나를 내쫓으려고 했었고 선생이 나에게 와서는 '너가 하고 있는 불온한 행동들을 그만두게 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텐데'라고 말하고는 가 버렸었다. 그는 우리가 무언가에 완전히 빠져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게 정확히 뭔지는 모르고 있었다. 12살이 되었을 때 나와 내 친구들은 진짜 오컬트 행위 - 다른 표현으로 말하자면 유체이탈 - 에 대해, 다른 학교의 한 선생님으로부터 배우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떤 한 녀석때문에 상당한 문제를 겪었는데, 그 녀석은 우리가 그 선생님과 모종의 동성애적인 뭔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 사람들에게 말했던 것이다, 결국 그 선생님은 쫓겨났었다..."
     "이 경험 하나만으로도 나는 흠, 이거 정말로 중요한 거네 라는 생각을 했다 - 무엇이 되었든지간에 관련이 있는 것이면 뭐든지, 할 수 있는 한 많이 배우겠다고. 하루는 '마녀들의 왕' Alex Sanders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보냈었다 - [Prediction]지의 광고를 봤나 그랬었을 거다 - 그가 주최하는 마녀 집회에 나도 끼워달라고. 나는 12살이었다. 그는 답장을 보내줬고, '너를 받아주는 거야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18살은 되어야 가능할 것 같아...'라는 내용이었다."
     고립된, 꿈결 같은, 부서진 젊음: 이는 정신적으로 풍요로우며 타고 태어난 기이함을 가진 사람의 생애에서 자주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그렇게 어린 나이에 이런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드문 일일 것이다. 좀 더 나이가 먹은 후 도달한(파괴된) 극단의 잔해에서 발견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식으로 접하는 것이 아닌.
     "나 또한 개인적인 위기를 겪었었다. RAF(역주: Royal Air Force, 영국 왕립 공군)와 내 친아버지와 특별히 양아버지에 대한 반항심 때문이었던 것 같다, 양아버지와 나는 완전히 정 반대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실제로 겪은 경험만을 중시하는 사람이었고, 영국 제국을 좋게 생각하는, '인도의 영국 지배, 모든 것은 여왕님께로'같은 사람이었다... 나는 내 방에 어떤 포스터도 붙일 수 없었고, 스스로를 표현하는 것도 하나도 할 수 없었다. 이 때 나는 막스 에른스트, 쿠르트 슈비터스, 한스 벨머같은 사람들이 바깥 세상에 존재하고 본능적, 마법적(magickal) 그림과 음악과 영화를 만든다는 것을 알았다. 바깥에 특정한 서브컬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곧바로 그 문화로 빠져들어갔다. 윌리엄 S. 버로스 - 바깥 세상에 버로스 같은 사람, 자신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하고 활동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나 또한 계속해서 살아가고 활동할 수 있다. 자살에 가까웠던, 분노로 가득한 10대 시절을 보냈었으니까..."
     Teenage Lightning + Time Machines = Love's Secret Domain.
     "그 후 나는 향정신석 약품들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11살 무렵에 복용했던 약은 '매직 머쉬룸'(역주: 환각버섯) 뿐이었다. 18살이 되기 전까지는 술도 입에 안 댔고, 스피드나 코카인 등등 다른 마약 종류는 전혀 복용하지 않았다 - 그런 것들은 나이를 먹고 난 후에 시도했던 것들이다. 하지만 매직 머쉬룸은 곧잘 복용하곤 했었다 - 엄청나게 많은 양의 환각버섯을 먹어댔고 그게 나의... 선생님이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맥락'이라는 것이 없었다: 오토바이 폭주족들이나 다른 중독자들과 어울리다가 같이 복용하고 그런 것은 전혀 아니었다는 말이며, 나는 그냥 매직 머쉬룸을 복용하는 것이 맞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복용했던 것이었다. 거의... 버섯이 어디 있는지 찾아다니면 버섯들이 나에게 어디로 오라고 말을 해 주는 것 같았다. 매직 머쉬룸은 당신에게 여러가지를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그는 씨익 웃고는 말했다. "나는 버섯이 키운 사람이다!"

    https://youtu.be/u8oal_1_YUk
    "Batwings: A Limnal Hymn"

    버섯으로 시작을 한 뒤, Balance는 '달라진 상태', 처음에는 탐험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계시였던 영역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나갔다... 그 자신의 죽음까지도 달려 있을 만한 물질들에게까지 손이 뻗어나가기 전 까지는 말이다. 그의 배는 서서히 기울어가고 있었다. 탐닉은 그의 모든 것들을 침수시키기 시작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Balance는 알코올 중독이라는 파도 위에서 서핑을 하고 있었다, 빠져들어갔다가 빠져나왔다가 하면서. 여러가지 방법이 시도되었고, 또 다른 여러가지 방법들이 거부되기도 했다. 그는 'Alcoholics Anonymous'(역주: 알코올 중독자들이 재활을 목적으로 갖는 국제적 모임)의 여정을 완료하기 전 멈추기도 했으며, 완전한, 기독교적인 '절제'를 달성하지 못하기도 했었다; 과도함의 윤리를 거부하려고 하지 않았고, 영지주의적 영감으로 향하는 어두운 길들을 비난하려 하지도 않았다. 깊은 비밀을 밝혀내는 듯한 "Paranoid Inlay"(양면성에 대한 양면적인 숙고)에서 Balance가 말했듯이, "평온함(serenity)은 문제이다 / 이 정도로 천국에 가까워 졌을 때에는." ('Serenity'는 재활 치료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핵심 개념이다.) 비록 지금은 대체로 과일 차와 다소 누그러진 성향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가끔씩은 대가리에 좆을 처박는듯한 순간들이 있다: 단지 불건전한 균형(Balance)을 유지하기 위해서.
     "'중독'에 대한 가장 흔한 정의는 그것이 지루함에 의해 발생한 결과라는 것이다: 나는 사실 그 정의보다는 훨씬 복잡하고 심오한 것이 뒤에 숨어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모두 비슷한 회색지대 위에 있었다 - 그리고 나는 내 나름의 이론, 술이나 마약이 '문제'가 될 때, 진짜 문제는 대체로 '시간'과 관련된 문제라는 이론을 꺼내보았다: 시간 속, 불편한 그리고 불확정적인 우리의 위치에 대해서. Balance는 나이(그리고 운)에 따라 특정한, 자연스러운 절제가 나타날 수 있고, 우리의 신체는 외부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회복할 수도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 오늘날 Coil은 그와 동등한 초월적 결과를 '자연'의 방법들로 달성하였다. 바다의 여사제("The Sea Priestess")와의 아침 식사. 혼돈의 마법(magick)과 고요한 회상. 파도 기계의 음악.
     "The Mothership & The Fatherland"([Astral Disaster])는 Balance의 의외의 우상에 대한 기도이기도 했다: Kate Bush. "너무나도 묻혀버린 예술가다." Balance는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여신의 한 측면이다." 나는 그런 평가에 반대하지 않는다: 나 또한 같은 숭배를 하는 사람이니까. 잉글랜드의 장미 아래의 라이히적(Reichian) 화산; Q awards의 뒤에 숨은 또 다른 니콜라스 뢰그 스타일 괴짜 한 명. 사람들의 생각 속에서는 작은 Laura Ashley 스타일의 새끼 양 한마리인 그녀는 스튜디오라는 도가니 속에서 풀어져 다른 존재가 되고, 자신에게 있는 보다 더 공포스러운 측면을 보여 준다. Coil 또한 스튜디오에서 그러한 현기증을 겪는지?
     "내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은 - '우리는 스튜디오를 신성한 곳으로 만들고, 그 후 그 신성함을 모독한다.' 그리고 우리는 실제로 그렇게 한다 - 나는 그 방식을 믿는다." Coil의 스튜디오 작업은 레이블 회사의 지원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시간 제한'이나 이런저런 도구에 대해 다 아는 '전문가' 같은 것의 방해를 받지 않는 자유로운 작업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스튜디오로 들어오지 못하게, 많이들 그러듯이 이런저런 사람들이 스튜디오로 들어와 놀면서 이런저런 일에 참견하지 못하게 막는다. 우리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다, 누구도, 그 어떤 식으로도 방해하지 못하게 하는 것." Balance가 하는 것은 '꿈을 꾸는 것'이다. "Coil 작업을 할 때 나는 바닥에 눕곤 하며 그 후 일어나면 다시 음악 작업을 시작한다. 나는 작업 전에 먼저 꿈을 꿔야 한다. 자각몽도 꿀 줄 알며 상당히 자주 그런다."
     "The Mothership & The Fatherland"은 Julian Cope 스타일의 관심, Balance가 1970년대 독일의 혼합적 음악 - 프로그레시브의 영적 깨달음 - 에 대해 가졌던 관심에서 발전해 나온 곡이다. Balance는 그 음악들의 "우주적 연결과 우주적 통신자들"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표현했다. 이 동시성은 Sun Ra의 고리 모양으로 연결된 신화세계 그리고 Funkadelic의 연출된 유폴로지(ufology)에도 맟닿아 있다: "명백히 LSD 그리고 그들의 LSD 복용 체험과 연결되어 있는 음악들이다. 모선(mothership)과 부국(fatherland) - 어머니와 아버지, 두 측면을 모두 갖는 것이다." 이것은 토머스 핀천의 [중력의 무지개]의 독일이다: 전쟁 이후의 '구역', 심령주의와 과학이 교차하는 곳, 베르너 폰 브라운이 내세(afterlife)에 대해 이야기하고 로켓 과학자 잭 파슨스가 자신의 양자적 탄트라로 모하비 사막의 하늘에 구멍을 뚫는 곳. 받아들여진, 인정된 역사 아래로 기이한 그래프가 희미하게 떠오르고, 다양한 줄기들이 얽히고 섞인다: 의약품, 중공업, 그리고 전자음 드론: 크라우트록-카발라(Krautrockabbala).
     "총과 마약과 전자 음악, 그렇지..." Balance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다: 단 한 번도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지만, 사실은 지금 생각하는 아이디어들에 대해 단순한 주장을 넘어선 뭔가가 있다, 나는 실제로 어린 시절을 독일에서 보냈으니까 말이다. 그 때에 크라우트록을 들었던 것은 아니지만, 크라우트록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바더-마인호프 그룹(역주: Baader-Meinhof, 독일 적군파 테러리스트)이 활동하던 시기 나는 주독 영국 공군기지에서 살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내 지독한 아버지를 날려버리기만을 바랬다. 그 때의 내 인생을 완전히 둘러싸 포위하고 있던 구역질나는 연대도 함께 말이다. 개인적으로 영국 공군기지 테러에 대해 대찬성이었다!"
     Balance는 군인 가정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었다: 군인 가정 특유의 끝없는 거주지 이동은 잉글랜드의 안정적인 성장 환경(상징: 굳건한 오크 나무)과는 정 반대의 경험이었다. "특이한 성장 환경이었다," Balance 또한 동의했다. "어린 시절 함께 자라며 친구들을 만들어 나가지만... 몇 년마다 친구들을 떠나 계속해서 전학을 가는 환경. 끔찍했다. 아직도 그 시절을 생각하면 정말로 좋지 않은 기분이 든다. 11살이 되기 전까지 9개의 학교를 전전했었고, 그 다음에 기숙학교에 보내졌다 - 기숙학교는 그나마 나았는데, 최소한의 안정감은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전까지의 생활은 끔찍함 그 자체였다: 그간 쌓아올린 것을 계속해서 뿌리채 뽑아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곳으로 가 다시 새 친구들을 만들고, 다시 그 친구들을 전부 잃어버리고."
     벗어난, 항성의 삶(sidereal life). 기숙학교의 '안정감' 조차도 상대적인 의미의 안정감에 불과했다: 소년들은 윌리엄 블레이크적 환상을 보는 Johnny를, 어느 날 아침 운동장에서 불길한 날개를 펄럭이며 나타난 전달자를 보던 Johnny를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곤 했다. "학교에서 여러 심각한 문제들을 겪었었다. 나는 내가 보던 것들을 분명하게 표현하려고 했었고, 그들은... 그들은 나를 외면하고 격리했다." Balance는 여신이 그에게 준 '재능'에 대해 명백히 양면적인 감정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이렇게나 위험한 게임을 하는 유일한 사람이고 싶지 않다", "I Don't Want to Be the One"), 스스로 노력하여 여러가지를 배우기 전 까지는. Balance의 어린 시절은 열정적인, 영원한 현재와 함께 살아 있다. 환상은, 그대로 머무르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제는 그 것들을 거의 전부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말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겪어 왔던 환영의 경험들에 대해 충분히 배웠다. 나는 언제나 '환상을 볼 수 있다면 정말 멋진 경험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 앉아서 작은 요정들이 들판을 활기차게 뛰어다니는 것을 본다거나 하는 식으로. 하지만 나의 경험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내 눈에 들어 온 것들은 완전히 두려운, 공포로 가득 찬 것들이었다 - 커튼을 보거나 나무를 보거나, 수많은 죽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일 뿐이었다. 나는 그 환상과 맞서 싸우려고 했었다... 이제는, 오스틴 오스만 스페어와 다른 사람들의 저작을 읽고 나서는, 내 환상들을 점점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시기에는 굉장히 우울하고 답답한 것들을 보지만, 다른 시기에는 정말로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것들을 보기도 한다. 신의 사랑이 내 심장으로 들어오는 것이 느껴진다 - 기독교도인 것은 아니지만 그 느낌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 환상을 본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 천국과 지옥을 모두 보는 것."
     환상은 남았지만, 맥락은 없었다. 모든 것은 잉글랜드 성공회의 격식과 예의, 그리고 미적지근한 (해롤드 윌슨/토니 블레어) 테크노 설교로 뒤덮여, "앨비언의 섬유와 신경다발 아래의 내부는 숨겨져 있었다" (윌리엄 블레이크). 억제된 귀환, 낡은 꽃... 우리에게는 그저 메시지를 번역할 수 있는 의식(ritual)이 없을 뿐이다. 다른 문화권에는 그런 고대의 영역과 맞닿을 수 있는 의식과 방법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여러 화신(avatar)들이 존재하여 스스로 새로운 것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의식에 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곤 했었다: 존 디의 '에노키아'(Enochian) 문법, 오스틴 오스만 스페어의 그림들, W. B. 예이츠와 황금여명회(Hermetic Order of the Golden Dawn). 이들의 지혜는 일시적인 '현재'만을 추구하는 영국에 의해 잘못 활용되었으며, 나불대는 미디어라는 마취제에 의해 마비되어 왔다. 한 가지 긍정적인 반짝임은 막 태어나던 초창기의 레이브 씬이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트랜스 상태에 빠져들 수 있는 수단은 있었다고 한다면, 디오니소스적 소용돌이 속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가지고 나올 수 있을 영적 세계의 문법은 없었다. '황홀한' 환상들은 진공으로 분출되어 내뱉어졌다... 제임스 폭스와 똑같이 생긴 복제인간들이 클럽으로 몰려들어와 모든 것을 죽음으로 내밀었으며, '라이프 스타일' 잡지들이 마지막 일격을 날려버렸다. 뒤집어졌던 세상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으며, 이 '제자리'는 길바닥 양아치들이 DJ 월급 수표를 손에 들고 자랑해대면서 '즐기는' 세상이었다: 노스페이스 재킷을 입은, 무감각한 80년대의 물질주의.
     하지만 그 곳에는 불꽃이 있었다 - 그리고 Coil은 그 불꽃을 다른 하늘 아래에서 계속해서 지켜 왔지만, Balance는 처음의 불꽃이 얼마나 빨리 꺼져버렸는지, 그 모든 것들이 수정주의 역사관에 의해 얼마나 빠르게 지워져 버렸는지를 바라보며 개인적으로 큰 상처를 느꼈다. "레이브 씬을 막 시작했을 때 우리는 우리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 곳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영적이고 중요한 무언가가 있었다 - 마침내 60년대가 재조명을 받았고,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https://youtu.be/rELqs5B75eI
    "The Snow"

    Balance와 Christopherson은 이미 나이를 어느 정도 먹은 사람들이었고, 여러가지 헛된 기대들이 떠올랐다가 사라져 버리는 것을 봐 왔었다; 영국이 자신의 카를 융을 스스로 죽이는 것을 보았고, 스타시드(starseed)를 없애는 것도 보았으며, 전달자들을 검열하는 것도 보았다. 손쉬운, 안일한 '구토와 섹스' 헤게모니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성적 지향정은 여전히 중요한 부분으로 남아 있었다. 1983년, Coil의 개선행진 드럼 연주는 사람들의 격분을 불러일으켰었다 - The Weather Girls의 "It's Raining Men"이 시대정신이던 그 시절, 두 명의 동성애자 마법사들은 강철의 메아리와 지하실의 웅얼거림을 가지고 온갖 혼란과 문제를 발생시켰던 것이다. [How To Destroy Angels] - "남성의 성적 에너지를 축적시키기 위한 음악"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던 앨범 - 은 그 당시의 정신들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과했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그 앨범은 성적 에너지에 대한 것이 맞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이 그 때만 해도 사람들은 우리가 동성애자인지를 잘 몰랐다. [How To Destroy Angels]는 이성애자 남성의 성적 에너지에 대한 앨범이 아니었고, 이성애자 남성의 성적 에너지와 동성애자 남성의 성적 에너지는 서로 엄청나게 다른 것이다: 앨범 발매 당시의 사람들은 이를 착각하고는 '여성혐오', '여성의 배제' 같은 생각을 했었다 - 그리고 그 앨범은 화성(Mars)적인 앨범이었으니, 남성의 요소가 들어가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How To Destroy Angels]는 동성애자 남성들이 만든 앨범이었고 그 사실을 반드시 고려해 생각해야 하는 앨범이다. Coil엔 이성애자 멤버들이 있었고 현재도 있지만, Queen Elizabeth Hall에서 진행할 Time Machines 라이브 공연은 동성애자 남성 멤버 넷이서만 진행할 것이다, 그러니 그 공연의 성적 에너지는 굉장히 흥미로운 종류의 에너지일 것이다.
     이러한 성적인 측면에 공감하는, 호의적인 사학자들이 있을 것이다. 이 기사의 주제를 벗어난 내용이지만,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Coil의 지난 앨범들은 그에 관련된 여러 참고 저작들로 자유롭게 뻗어나갈 수 있는 복합적인 구조의 문서일 것이다. Coil의 음악은 이미 정립된 규칙들에 대한 동성애자 모더니스트들의 전복 시도와 연결된다 - 기 오껭겜(프로이트/맑스), 윌리엄 S. 버로스(SF/생태학), 피에르 파솔리니(가톨릭주의) 등등 인습을 타파하려 했던 사람들에. 여유로운 느낌의 패러다임: 구멍들, 유빙들, 결합들을 서로 연결짓는 연쇄로서의 도시 (지형학적 단체 섹스), 상황주의자들의 숙취에 찌든 심리지리학의 성적 픽업.
     하지만 이런 서브컬쳐는 결국 변화할 수 밖에 없었다: 한때의 신비한 힘은 이제 복합적 투약량과 캠페인용 탄환이 되어버렸다; 저항과 참고도서용으로. 위상의 변화. 치유하는 어조.
     "이상하게도 그는 죽은 자들에 대한 꿈을 가끔씩 꾸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다, 언제나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그 였지만 말이다." (토머스 브라운) 연극이나 문학계에 비교하자면 AIDS에 대한 얼터너티브 음악계의 반응은 좋게 봐 줘서 너그러운 편이었고, 정확히 말하자면 보통 밖에는 못 되는 편이었다. Coil은 여러가지를 떠올리게 하는 목소리와 스튜디오에서의 기도를 통해 그 주제를 다시 수면 위로 올려놓는다. Coil의 최근 앨범들은 (특히 [Musick to Play in the Dark²]) 어쩐지 상실감의 분위기로 가득한 것 같다: 절친한 친구들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이 세상을 떠난 사람들에 대한 것인지?
     "이 또한 경계선상에 위치해 있다 - 잃어버린 무언가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잃어버렸다가 다시 발견하게 된, 다시 비집고 들어가게 된 것에 대한 것인지?" 오늘날의 Balance는 시간을 통해 단련된 낙관주의와 함께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어린 시절의 나는 어두움을 상당히 심하게 무서워하는 아이였었다 - 아마 부모님께서 그렇게 가르치셨던 것이 아닌가 싶다 -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결정적 전환의 순간은, 언제 한 번 돌아서서 이렇게 말했던 때였다: 한밤중에 숲 속으로 가겠어, 어두움 속으로, 죽는다면 죽는 거겠지, 받아들이겠어. 실제로 그렇게 했었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두움에 대한 공포가 틀린 생각이라는 것을 알겠다고. 사실은 오히려 편안한 축에 가깝다. 그 때부터 나는 - 말 그대로 - 어두움을 받아들이며 살아 왔다. 악한 의미로의 어두움 말고 말이다."
     "나에게 주어진 일생의 목표는 '어두움은 사악하고 빛은 좋다'라는 명제를 타파하고 없애버리는 것이다. 우리에게 빛은 필요치 않다는 사실을 재발견해야 한다." Balance는 말을 이었다. "빛 - 밝음 - 은 어두움 속에서 나오는 것이지, 전기 조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나는 기독교 기반의 사회가 이를 아주 잘못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영국에 불을 밝히기만 하면 살아가는데 아주 안전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무엇이 일어나는지를 보고, 포착하고, 통제하기만 한다면 - 그리고 나는 그런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고 본다. 사실은 정 반대로 해야 한다. 어두움 속으로 뛰어들어 잠겨질 수만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안전해 질 것이다."
     데릭 저먼은 우리가 깜빡이는 화톳불을 어떻게 TV 스크린의 죽어 있는, 평면적인 동태 눈으로 바꾸어 왔는지에 대해 설명하며 애도를 표했었다. Balance는 그가 몹시도 그리워하는 조언자의 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끔찍한 일이다 - 모든 사람의 무의식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고, 논의될 수 있고, 즐겁게 유희할 수 있는 카를 융 스타일의 안전한 장소 대신, 단방향의 송출만이 허용되는 통신이라니. 어두움은 가지고 놀아야 할 대상이지, 피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Musick To Play In The Dark]는 어두움이 찾아오는 시간, 해가 지는 시간, 불 앞에 모여 앉아 서로에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에 대해 다시 한 번 논하고 재정립하려 했던 Coil의 첫 시도들 중 하나이다... 그 시간, 그 시간이야말로 진정한 마법(magick)이 사람들 사이로 엮여지고, 서로의 언어가 더 강한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잊혀져버린 시간이며, 우리가 잃어버리고 만 유대감의 지점이다."
     "The Dreamer Is Still Asleep"은 두 번째 의미도 분명하게 말하고 있는 곡이다: 전사들의 왕(Warrior King)이 언덕 아래에 잠들어 있으며, 우리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아서왕에 대한 곡이다." Balance는 짓궂게 웃었다. "어딘가에는 아서왕으로 가득 찬 창고가 3개는 있을 것이다. 대체 뭘 기다리고 있는 건지? 왜 기다리기만 하고 있는지? 영국은 당장 그들이 필요하단 말이다!"

    https://youtu.be/3QOR2qgHmMw
    "Ostia (The Death Of Pasolini)"

    [Astral Disaster]는 현재 Threshold House 레이블에서 발매되어 있다. [Musick to Play in the Dark²]는 5월 7일, Threshold House의 메일 오더를 통해 발매될 것이다. [Musick to Play in the Dark] 1편은 2000년 중 재발매될 예정이다. 이번 달, Coil은 [Time Machines] 공연을 런던의 사우스뱅크에서 진행할 것이다. Coil의 웹페이지: www.brainwashed.com/coil


    *********************************************************************************************





    Peter Christopherson (1955.2.27. - 2010.11.25.) / John Balance (1962.02.16. - 2004.11.13.)

    Rest In Peace

     

     

     

    2022/03/11 03:29

    '[...] > [COIL]' 카테고리의 다른 글

    Constant Shallowness Leads To Evil  (0) 2023.05.15
    Moon's Milk  (0) 2023.04.23
    Worship the Glitch  (0) 2023.03.27
    love's secret domain  (0) 2023.03.27
    coil : death is centrifugal  (0) 2023.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