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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우크치온 2. Леонид Фёдоров
    [...]/[Auktyon (АукцЫон)] 2023. 3. 28. 12:35


    https://youtu.be/Wsjka9Ran7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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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auctyon.ru/article/i_lenyai.html

    드미트리 이바니셴 (Дмитрий Иванишен)

    "새(Птица)", "경매(Аукцион)" 및 모든 것에 대하여


    레오니트 표도로프(Леонид Федоров)와의 인터뷰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록 평론가들에 따르면, [Птица]는 올해 최고의 앨범이다.

    (서두를 대신하여)

    - 우선 최신 앨범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원래는 АукцЫон의 열성 팬까지는 아니었었다. 하지만 6개월 전, [Птица]를 처음으로 들어 본 후, 나는 그 앨범을 계속해서 들었고, 이제는 들어도 들어도 모자랄 정도까지 되었다. [Птица]는 그야말로 대단한 앨범이다. [Птиц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기 어려울 정도이다.

    - 나는 [Птица]를 좋아하지 않는다.

    - 어째서 그런가?

    - 음, 정확히 어째서인지는 모르겠다, 악마나 알겠지. 그 앨범을 만들면서 너무 많은 에너지가 낭비되었고, 결과물은... 글쎄, 어째서인지 잘 모르겠다. 어쩌면 [Птица]가 모든 사람이 좋아할 법한 앨범이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앨범에 대해 진심을 담을 수가 없다. 노래는 부를 수 있고, 좋아도 하지만, 앨범 전체를 듣는 것은 - 글쎄.

    - [Птица]를 만드는 데 너무 긴 시간이 걸렸던 것인가?

    - 음, 우리는 보통 빠르게 20곡 정도를 만드는 편이다. 기본적으로 반년 정도를 리허설을 하고 그 후 본격적인 다듬기에 들어간다. 모스크바에서, 정확히 1년 전이었다. 우리가 모스크바에 도착했던 시점은 쿠데타 시도(역주: 러시아 10월 사태)가 이루어지던 바로 그 때였다. 9월 19일에 도착해서 20일에 작업을 시작했었다. 고골레프스키 대로(Гоголевский бульвар)에 작업실이 있었는데, 10월 3일, 나는 작업실에서 깨어났다. 길거리에서 총성이 들려왔다. 우리는 1층에, 정확히 말하면 반지하에서 거주하고 있었는데, 나는 "통-통-통"하는 소리를 들었다. 사람들은 뛰었고, 그 후 "부-부, 투툳"하는 소리가, 교실 쪽에서 들렸다! 그 때 작은 휴대용 녹음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나는 그 녹음기를 창문에 갖다대고 녹음을 시도했다. 나는 조용히 몸을 낮추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녹음되지 않았다. 이 쿠데타는 결국에는 그저 통행금지령 정도의 효과만 불러일으켰을 뿐이었다.

    - 그런 상황이 작업에 영향을 미쳤던 것인가?

    - 아니, 앨범 작업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그런 것들과 관련된 작업이 아니었으니. 직접적인 사건은 당일, 그들이 발포하기 시작했던 그 날 뿐이었다. 드미트리와 미하일이 무슨 일인지를 보러 뛰어갔었다. 그 날의 녹음은 이미 거의 끝나있었고.

    - 앨범 수록곡들을 작곡하는데에는 얼마나 걸렸나?

    - 2년. 모든 곡들이 쿠데타들 사이에 만들어졌다. "Птица"는 확실히 1991년 8월 20일에 쓰인 곡이다. 19일에 첫 쿠데타가 있었고, 20일에 가르쿠샤(Олег Гаркуша)와 나는 우리의 다챠(별장)로 피신했었다. 어째서냐면, 결국에는, 모든 것이... 그 군부대, 그 장군이, '모두 체포해서 집단농장으로 보내'라는 식으로 주장했었으니. 우리는 '이 곳을 떠나는 편이 좋겠군'같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첫날 우리는 머리 끝까지 취했고, 다음날 그들이 우리 마을을 떠났다. 우리는 그 자리에 앉아 보드카를 마시며 노래 하나를 만들었다. "Птица".

    - 흠, 그러면, "Птица"가 앨범 전체에서 가장 먼저 작곡된 곡이겠고, 가장 나중에 작곡된 곡은 무엇인가?

    - "С Днем рождения". 이 곡은 모스크바에서, 녹음 작업 도중에 만든 곡이다.

    - 만들었던 곡 전부를 [Птица]에 수록했나, 아니면 몇 개의 곡들은 앨범에 넣지 않고 쳐냈나?

    - 15개의 곡을 만들었으니, 6개는 앨범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말이 되겠다.

    - 그 6개의 곡들도 나중에 제대로 녹음 할 생각이 있는지?

    - 아마 안 할 듯 싶다. 뭐하러 하겠는가? 나름의 이유가 있어 앨범에 수록하지 않은 곡들이었다. 명백히, 의도적으로.

    - 하지만 [Дупло]도 [Жопа]라는 이름으로 재발매하면서 이전 버전에는 수록되지 않았던 2개의 곡을 추가로 수록하지 않았는가.

    - 그건 앨범의 원래 버전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재발매였기 때문이다. [Жопа]를 처음 발매하려 했을 때, 'Жопа'(역주: 항문)라는 단어가 여러 이유들로 인해 금지되었고, 두 번째로, 10개의 곡이 한 개의 CD에 다 들어가지를 못했다. 그 당시 CD 제작 공장은 아직 60분짜리 CD를 제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Дупло]라는 이름으로 앨범이 나왔다 - 개인적으로는 'Дупло'라는 이름이 'Жопа'보다 더 더러운 것 같지만 말이다. [Бодун]의 경우, 앨범에 실리지 못했던 곡은 편집상의 이유 때문이었는데 - 그 곡에 'Блядь'(역주: 창녀)라는 단어가 들어갔었기 때문에... 아니, 아니다. 'Ни Хуя'(역주: 좆도 아니다)라는 구절 때문이었다. 그들은 'Блядь'는 놓쳤지만 'Ни Хуя'는 발견하고는 절대 안 된다고 엄포를 놓았었다.

    - 전반적으로 말해서, АукцЫон의 아카이브에 완전히 완성된 형태로 보관되어 있는 곡들이 많이 있는 편인가?

    - 아니다, 우리는 제대로 녹음을 한 곡들은 보통 발매까지 하는 편이다. 음, 흐보스텐코(Алексей Хвостенко)와 같이 한 작업들의 경우는, 우리는 여러 종류의 버전들을 많이 녹음했었는데, "Чайник вина"의 경우,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아주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버전이 하나 더 있긴 하다. [Чайник вина]에 실린 버전은 파리에서, 흐보스텐코의 창고에서, '비누 접시'(역주: 작은 컴팩트 카메라의 별명)에 담긴 주정뱅이들이 녹음했던 것이었다. 나는 앉아서 기타를 튕기고 있었다. 흐보스텐코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누군가가 하모니카를 불고, 누군가는 또 플루트를 불기 시작했다. 그 창고는 일전에 작업장으로 쓰던 넓은 곳이었는데, 거대한 울림이 있는 정말로 멋진 장소였다. 그렇게 모든 연주들이 녹음되었고 우리는 그냥 이 '비누 접시'로부터 모든 것을 만들었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버전을 만들었는데, 이 버전은 앨범에는 실리지 않았지만, ЛАТ에는 있다.

    - [Птица]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르쿠샤의 역할은 무엇이었나?

    - 언제나와 같았다. 흠. "Уши"에서 그는 자신의 시를 읊었다. 그리고. 이런 식이다: 먼저 우리가 녹음을 해 보고, 무엇을 더 하면 좋을지를 생각해 보고, 그러다가 내가 아이디어 하나를 떠올리는데, 가르쿠샤가 와서 곡을 좀 더 망치면 더 좋겠다는 아이디어다. 일반적으로는 이게 전부다. 한번 더, 마지막 곡에 '파-파라-파라-예'를 넣는 것이다.

    - 그렇다는 것은, 간단히 말해서, 밴드의 현 상황에서 가르쿠샤의 역할은 그냥 밴드의 마스코트 정도라고 보아도 되는 것인지?

    - 당신도 잘 알겠지만, 가르쿠샤는,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아주 훌륭한 시인이다. 말하자면 진짜 술주정뱅이라는 것이다. 때때로 정말 멋진 아이디어들,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그의 미친 머릿 속에 있는 아이디어들. 우리는 [Птица]를 기본적으로 같이 만들었다. 가장 근본이 되는 아이디어는 가르쿠샤의 머릿속에서 나왔고, 그가 없었으면 [Птица] 또한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그런 식의 다른 멋진 것들도 있었고. 그러니, 가르쿠샤를 '탈리스만'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특정한 방식으로 기여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과정 중 그 누구도 날선 반응을 보이거나 하진 않는다.

    - 이런 질문을 한 이유는: 모스크바에서 진행되었던 저번 'Индюки' 페스티벌에서, 가르쿠샤의 '쇼'가 АукцЫон의 새로운 음악들과 물리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가르쿠샤가 잘 융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서이다. 알다시피, АукцЫон의 모든 것이 바뀌지 않았는가: 음악도, 미학도, 에너지도. 그리고, 프론트맨 가르쿠샤는,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것 처럼, 그대로이고.

    - 음, 어쩌면. 모든 것들이 어떤 특정한 환경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이해할 수도 있겠지. 가르쿠샤는 조용히 멀어지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냥 앉아서 술을 마시기도 하고, 평범한 단어로 그와 소통하는 것은 거의 잘 일어나지 않는, 어려운 일이다.
    이전까지 우리는 아주 친밀하게 소통을 했고, 뭐랄까 같은 배를 타고 있었다. 이제는, 물론, 그런 정도까지는 가기 힘든 일이다, 사람이란 완전히 변하기도 하는 법이니까. 그래서, 그러면, 그를 바꾸어야 하나? 말도 안 된다, 가르쿠샤는 신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그는 근본적으로 펑크 그 자체다. 누가 만든 개념이 아니고, 그는 그냥 태어나면서부터 그 자체가 펑크인 인생을 살아 온 사람이다.

    - 그런 부분이, [Птица]의 앨범 커버가 두 가지 버전으로 존재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가?

    - 그 것과 관련된 모든 일들은 우리의 친구이자 매니저인 한 독일인의 돈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우리에게는 돈이 한 푼도 없었기에 그 친구를 통해서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독일 친구는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Птица]를 발매하고 싶어했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결정을 내렸는데, 앨범 수록곡들이 다 되어 존재하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앨범을 가능한 한 빠르게 러시아에서 발매하자는 결정이었다. 그래서 관련 자료들을 전부 키릴 쿠비르딘(Кирилл Кувырдин)에게 넘겼고, 그는 앨범 디자인을 만들었는데 최악이었다 - 그냥 가르쿠샤의 사진을 찍어서 앨범 표지에 떡하니 박아놓고는 바로 앨범을 발매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디자인은 우리가 만든 디자인으로 독일에서 발매한 것이다. 독일 버전은 '마스터 테잎'이 조금 다르고, "Дорога"가 번역되어서 실려 있기도 하다.

    - 그렇다는 말은, 두 버전 모두 공식 버전이지만, '진짜 정식 버전'은 독일 버전의 '초록색' 앨범이라는 것인가?

    -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독일 버전이 좀 더 아름답다. 음향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첫 번째로, 모든 음향은 우리가 여기 모스크바에서 만든 것이긴 하다. 그리고, 나는, 대체로, 앨범 음향 같은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신경도 안 쓴다.

    - 최근, 러시아 록 음악은 구체적으로든 추상적으로든지간에 점점 더 '전쟁'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 같다. 대표적으로 예고르 레토프(Егор Летов)가 있겠다. '전쟁'이라는 단어가 쉽사리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이 '전쟁'이라는 주제는 당신의 음악에도 등장하였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맥락에서 등장하였다. '용감한 것은 지루하다'(скучно быть смелым)라는 당신의 가사는, 일반적인 견해와는 충돌하는 방향의 의견인가?

    - 물론, 그 어떤 충돌도 없다. 그 대목은 그냥 곡을 위한 가사일 뿐이다. 곡을 만들 때마다 곡의 음향과 잘 들어맞는 소리를 찾아가면서 단어들을 골라 가사를 쓴다. 전부 다 그렇다. '전쟁'이라는 주제가 나온 것은 맞다, 그리고 거기에 무슨 의미가 담긴 것도 맞다. 하지만 단어들은 그냥 아무데서나 별다른 이유 없이 나온 것들이다. 생각해 보면...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음악에서 의미를 찾으려 헤메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음악만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드미트리 오제르스키(Дмитрий Озерский)와 나는 가끔 그런 농담을 하곤 한다: '우린 예언가다: 곡을 하나 쓰면, 1년 이내로 - 모든 것이 진실이 된다.' 이동식 주택에 대한 곡을 쓰고 난 후 1년, 우리는 버스를 구매해서 그걸 타고 다니며 생활하게 되었다. [В Багдаде все спокойно](역주: 바그다드에는 모든 것이 고요하다)를 만들고는 1년 후 앨범을 발매했는데, 그러자마자 바그다드에서 여러 문제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전부 넌센스이지만, 동시에, 명백히, 무언가가 있기도 했다. 우리는 무엇에 대해서인지, 무엇을 위해서인지 같은 것은 모르고, 앉아서 그저 만들어나갈 뿐이다. 모든 것들을. 예를 들어, 나는 평생 재미있고 멋진 음악을 만들고 싶어했지만, 뭐랄까 그 동안 만들어 온 음악은 좀 슬픈 음악들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내가 어쩔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그냥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되었을 뿐. 그럼에도, [Птица]에는 굉장히 재미있는, 나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우리가 그 동안 만들어 온 것들 중 가장 재미있는 곡이 있다 - "Всё вертится".

    - 음, 뭐랄까... 그 곡은 재미있기는 하지만, 마지막으로 나아갈수록, 절망적인 느낌이 서서히 차오르기 시작하는 것 같다. 잘 알겠지만, 예고르 레토프의 인터뷰가 떠오르는데, 그는 자신의 미친, 잔인한 곡들 중 몇몇을 아주 즐겁게 즐긴다고 말했었다. 레토프와는 잘 아는 사이 아닌지?

    - 그렇다. 나는 언제나 레토프의 곡들을 정말 좋아했었다. 좋아했었다 - 흠, 이렇게 말 해 보겠다. 레토프의 새로운 곡들, 2개 정도를 들어봤는데 - 그 곡들은 별로 좋지 않았다.

    - [Сто лет одиночеств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기이하다. 아니, 기본적으로는, 나는 그 앨범을 좋아한다. 나는 그 앨범이 이 나라에서 발매된 모든 앨범들을 통틀어 가장 좋은 앨범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 전 앨범과 [Сто лет одиночества] 둘 다. 예고르는 창작이라는 개념에 있어 아주 명확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그는 창작을 아주 진지하게 생각하며, 자기 자신도 아주 진지하게 생각한다. [Сто лет одиночества]의 경우는, 흥미롭다. 사실 다른 유럽이나 우리 나라나, 밴드들이 보여 주는 음악 기술의 수준이 요새는 거의 같아졌고, 러시아의 젊은 밴드들도 더 이상 뒤쳐진 기술로 연주하지는 않는다. 이제는 다들 멋지게 연주한다. 이제 상트 페테르부르크에는 괜찮은 밴드들이 여럿 있다. 하지만 러시아나 다른 나라들이나, 자신의 모든 것을, 자신의 영혼 전부를 쏟아붓는 사람은, 그렇게 정말로 모든 것을 불어넣어 어떤 식으로 연주하던지 무엇을 연주하던지 전혀 상관 없어지는 경지에 다다른 사람은, 없다. 예고르는 그런 식으로 한다. 그렇기에 모든 사람들이 바로 그 이유로 예고르를 따르는 것이다. 나는 예고르의 인터뷰들, 그가 "씨발 대체 이 음악은 뭐지? 이건 '음악'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인터뷰들을 정말 좋아한다. 정말로 음악이 아닌 다른 무언가인 것이다. 단순한 음악이 아닌 어떤 종류의 의식, 영혼을 뒤트는 방법, 무엇을 좋아하던지간에 또 어떤 종류의 창작을 하건 간에 상관없는 것이다. 그리고,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는 멋진 전문 연주자가 되어서 모든 악기를 다 다룰 줄 알아야 하고 모든 화성에 통달해야 한다 - 그렇다, 그런 사람들이 '음악'을 만든다. 하지만 나는 그런 '음악'은 이해하지 못하겠다.

    - АукцЫон 또한 '음악이 아닌 것'인가?

    - 아마추어리즘이라고 하자.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아마추어리즘에 우리의 심장과 우리의 영혼을 부어넣고 있다.

    - 해외 공연에 대해서 이야기했었는데...

    - 매니저가 투어를 준비해 주었다. 주로 독일에서 가장 많이 공연을 다녔다. 모든 종류의 공연장들, 작은 클럽에서부터 스타디움까지, 온갖 페스티벌들에 다 참여했던 듯 싶다. 단연코 러시아에서보다 독일에서 더 많은 공연을 했었다. 올해만 해도 독일에 세 번인가 네 번인가 방문했으며, 대략 40번의 공연을 진행했다. 아직도 독일을 자주 방문한다. 이렇게 공연을 계속해서 하는 것이 우리가 살아있을 수 있는 방식이다, 밴드 활동으로 벌 수 있는 돈은 아주 적으니. 그렇다, 가능한 한 적은 공연만을 해 보려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흠. 그렇게 해서 뭐 하겠는가? 알다시피, 요새는 음반만 팔아서는 돈을 벌 수 없다.

    - 여담이지만, [Птица]는 얼마나 팔렸는가?

    - 적게 팔렸다: 가르쿠샤의 얼굴이 있는 버전은 1,300장 정도, 다른 버전은 1,200장 정도, 카세트 테이프로는 1,000개 정도 팔렸다. 원래는 테이프가 가장 잘 팔려나갔지만, 발매하자마자 해적판이 바로 풀렸다.

    - 이전 음반들의 판매량은 어땠는가?

    - 흠, [В Багдаде все спокойно]는 '멜로디야'(Мелодия) 레이블에서 발매했었는데, 대충 40,000장, 아니면 그 것보다 좀 더 팔렸다 - 정확한 숫자는 아무도 모른다. [Дупло](역주: 원제는 [Жопа])도 40,000장 정도 제작되었었다. 그 당시에는 그 음반들을 사람들이 사 주었었는데, 이제는 그 누구도 음반을 구매하지 않는다. 마치 영화관과 같다, 예전에는 모두가 갔지만 이제는 아무도 가지 않는 것 처럼.

    - 이제 이전보다 20배 정도 음반을 덜 팔고 있다면, 삶도 그만큼 안 좋아진 것인지?

    - 전반적으로는, 물론, 그렇다. 모두가 그러하고 우리도 그렇다. 예전에도 그렇게까지 고급스러운 생활을 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예전에는 이전 음반들을 재발매 한다는 생각 같은 건 하지 않았었다.

    - 위대한 밴드들은 이전 앨범들의 수록곡을 가지고 한번 더 공연을 진행하기도 한다. 당신들도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 대체 왜? 음악에 관련하여 좋은 표현이 있다 - 음악은 '순간적'이다. 연주가 될 때 존재하며, 연주가 끝나면 죽어 없어진다. 단 한순간에만 존재하는 것이며, 끝나면 말 그대로, 끝난 것이다. 여담이지만, 러시아에선 세르게이 쿠료힌(Сергей Анатольевич Курёхин)이 공연에 대해 정확한, 알맞은 태도를 취하고 있다. 내가 라이브 공연의 녹음을 들어 볼 때가 있다면, 그 것은 그저 지난번 공연이 어땠는지, 어떤 부분을 망쳤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일 뿐 다른 이유는 전혀 없을 것이다. 그 녹음된 공연 음원을 가지고 뭘 더 할 수 있을지 전혀 모르겠다. 공연의 분위기는 녹음된 음원으로 전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 공연이 일어나고 있을 때 관객석에 있었어야만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Pink Floyd"같은 밴드라면 - 공연은, 내 의견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연극과 같다: 미리 준비된 대본이 있고, 모두가 자기의 역할을 수행하고, 아주 정확한 음악이 연주되어지고, 모든 것이 아주 진지하다 - Pink Floyd는 언제나 그렇다. 지루함 그 자체다.

    - АукцЫон의 공연에 즉흥적인 부분이 항상 있는 편인가?

    - 그러려고 노력하지만, 정말 많은 수의 공연을 진행하다 보면 쉬운 일은 아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발명하고 매 공연마다 다른 것을 선보여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같은 곡을 계속해서 연주하는 건 지루하다. 우리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질리지 않을 수 있는 곡을 만들려 노력한다. 새 곡을 만들어야만 하는 때가 나중에 오도록.

    - 무대 없이, 공연 없이 얼마나 오랫동안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 흠, 잘 모르겠다. 어쩌면 아주 오랫동안 버틸 수 있을지도. 요새는 공연을 많이 했다. 올해처럼 격렬하게 많은 공연을 하고 나면, 1년 정도 아무런 일 없이 쉬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이는 공연마다 다르다: 몇몇 공연들은 정말 좋은 공연이고, 참여하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일이지만, 나머지 대다수는 그냥 똑같은 일들이다. 나는 해외에서 우리가 공연을 자주 못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의 저작권이 10년 정도 이후면 말소될 것이라는 것도 잘 이해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각 앨범마다 정말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고 있으니 말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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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1/24 14:49